여러분들께서 함께 걱정해주시고 궁금해하셨을 보신탕집 랩믹스 여아가 구조되어 대구로 왔습니다
전체적인 구조 상황은 이전 호구남아 이야기에서 드렸었지요
아이의 몸값을 치르고 병원 검사 치료등 비용도 적지않이 들 상황에 별달맘님 키쿠맘님께서 금전적인 부분까지 함께 부담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키쿠맘님은 아이들 주라고 비싼 처방식사료 대포장까지 따로 챙겨주시고...
별달맘님은 사비까지 털어 아는 지인분들과 안락사직전 아이들 넷이나 해외입양 보내주시며 이미 좋은일 하시고 계시고...
두분..ㅠㅠ
말씀드린대로 아이는 뜬장에 갇혀 오래지내다보니 밖에 나왔을때 두려움에 떨며 잔뜩 웅크린 상태로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걷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하루종일 안고다녀야 했습니다
앞선 호구남아 이야기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가 도착했을때 아이의 귀는 겁에 질려 웅크리다 혼자 철사에 찢어졌는지 아니면 개주인 아주머니가 아침에 뜬장에서 끌어내 낡은 목줄에 철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버둥거리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다 철사에 찢어진건지 왼쪽 귀 윗부분에 상처가 나서 벌어져있는 상태였습니다 봉합수술이 필요한 상태였구요
게다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아이 목욕까지 시켜주시겠다 해주신 키쿠맘님의 배려로
키쿠맘님 별달이맘님과 함께 이동해 아이를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제가 이미 철사로 상처난 그귀밑 엉킨 털을 잘라낸다는것이 그만 피부 일부분까지 같이 잘라버리는 사고를 치는바람에 다행이 피부가 완전히 떨어져나가진 않않지만 빠른 재생을 위해 봉합이 필요한 상황까지 발생해버렸습니다
그 부분은 목욕후 대구로 이동해 동물병원에서 검사 받고 예방 접종하며 봉합수술까지 진행해 치료가 되어 이제 덧나지않게 잘 낫기만 하면 될것 같습니다
아이가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뜬장밖으로 끌려나와있는 상황 자체에 두려움을 느껴 너무 겁에
질려있어 만지려고 하면 계속 버둥거리고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숨으려 해서 귀 상처 봉합수술을 하며 전신 마취를 했습니다
사상충 키트검사에서 다행스럽게도 음성 반응이 나왔으나 이는 사상충 감염후 6개월이 지나서 발현되므로 키트엔 안나올수 있다하니 하트가드 철저히 복용하며 중간중간 사상충 검사를 해서 확인 해봐야할것같습니다
그래서 귀 상처 봉합후 5종 예방 백신 중 한번에 다 맞으면 몸에 무리가 가니 2회로 나누어 절반 접종하고 프론트라인과 사상충 예방 까지 마무리 하였습니다
마취상태에서 아이의 발톱을 깍았는데
특이하게도 뒷발톱은 길기는 길었는데 앞쪽 부분들이 마치 게다리살 발라먹고 남은 빈껍질처럼 속이 텅텅 빈 쭉정이 상태였으며 앞발톱은 그냥 긴 상태였습니다
아이 추정 나이는 한살 조금 넘은듯 하다 하고
이빨 코 아주 깨끗하고 전반적인 건강상태 나쁘지 않아보인다 합니다
키쿠네 집 현관에서 안움직이려고 버티며 찍은 사진입니다
목욕을 해도 똥오줌 찌든 냄새가 계속 났지만
전반적으로 바깥에 떠돌아다니는 유기견 아이들 보다 오히려 갇혀있어 그런지 아니면 그 뜬장으로 잡혀오기전까진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어지던 아이가 어떤 연유로 길 잃고 헤매다 잡혀온건지 어떤건지 털상태나 그런것이 양호한 편이였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해서 집안에 있는 발리와 소형견 두 아이들은 일단 나중에 만나게 하는걸로 하고 메리 엘리와 첫만남을 가지게 하는데 아주 조심스러웠습니다
아이가 아직 몹시 불안해 하는 상태에서 계속 제 다리 사이로만 파고들고 걷지않으려했고
첫만남부터 한번도 싸우거나 하지 않고 사이좋게 잘 지내던 메리 엘리가 이 아이에게 너무 심하게 경계를 하며 으르렁거리고 물려고 해서 일단 격리를 시켜야만 했습니다
처음 이런 으르렁거리는 상황을 접하고 나니 저또한 그런 경험이 없어 몹시 당황스럽고 겁이 났지요
일단은 아이를 별채 인조잔디쪽에 격리시키고 저녁밥을 먹인후 아이와 계속 마당을 서성거리며 놀다가 밤 열한시 넘어 별채 현관안에 재우고 저도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두시 넘어 짖고 낑낑거리고 난리가 나 아이를 꺼내주고 마당에 여기저기 다니다 현관 앞 발코니쪽 쿠션위에서 자게 뒀더니 잠잠해지며 밤을 지낼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첫날밤은 그동안 뜬장안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싶어 메리 엘리를 평소보다 좀 일찍 현관안으로 자러들여보내고 아이가 맘껏 정원 이곳저곳을 다니게 해주었는데요
구조당시부터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땅바닥에 엎드려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던 아이가 맞나싶게 조심조심 여기저기 움직이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저를 졸졸 따라다니며 중간중간에 이렇게 제 다리 사이로 머리를 집어넣어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마당 구석 구석 시선이 가는대로 보고 있더라구요
하는 행동이 덩치만 컸지 완전히 애기였습니다
아마도 사람과 고립되어 짬밥만 겨우 얻어먹으며 뜬장 생활을 오래해서 아무것도 훈련되어있지않고 발달되어있지않고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모든것이 낯선 아이가 되지않았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별채 현관안인데 처음엔 여기서 재웠는데 새벽에 짖어서 밖으로 꺼내주었습니다
남겨둔 호구 걱정에...
심하게 경계하는 메리 엘리 특히 메리...
그리고 데리고 온 아이 걱정에 몸도 마음도 몹시 힘든 밤이였습니다 ㅠㅠ
어찌어찌하여 날이 밝고 어슴푸레 해가 뜨기전 이른 아침에 드디어 다시 세 여자아이들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전날밤 첫만남 보다는 한결 좋아지고 잘 어울렸지만
여전히 좋다고 들이대는 낯선 아이가 성가신 메리가 중간중간 으르렁거리고 경계를 해서 저도 긴장을 늦출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밤새 저희집 마당이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흰색 여아는 믹스든 뭐든 그아이에게 남아있는 랩의 본성...
네...말그대로 저 정말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말괄량이 깨방정 날뛰는 망아지같은 랩의 신세계를 제대로 경험하고 멘붕 상태가 올 정도였습니다
여태 사람손을 타본적이 없고 명령어를 들어본적도 없는 애기 시절 집 나와 떠돌다 잡혀왔는지 어쨌는지
말귀도 안통하고 물통이란 물통은 다 발 담그고 긁어대고 뒤집어엎고 물만 보면 미친듯이 좋아 날뛰고 ^^;;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갑자기 심히 두려워졌습니다 휴...
이제야 알았습니다 우리집 말괄량이 엘리가 엄청 얌전한 아이였단걸...요...
하루종일 아이들 혹여라도 싸울까 낯선아이의 훼방에 화가난 메리가 엄마 사랑 뺏길까 잔뜩 예민해져 제게 더 집착하고 있는 걸 나름 상처받지않게 어루만지며 서로 적응할수 있게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따라다닌 결과...
하루사이 아이들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하루만에 많이 좋아졌죠?
비좁은 현관안인데 거실중문 열어 집안에서 저랑 발리 움직이는거 가까이서 다 보이는 이곳을 메리 엘리가 제일 편안해해서 저녁엔 이렇게 자는데요
복닥거리지만 우선 이렇게 같이 있게 했더니 초저녁부터 셋이 벌써 자네요
낮엔 하루종일 셋이 가끔 발리까지 넷이 같이 정원에서 잘 어울려놀았구요
메리가 아직 좀 경계하지만
제가 계속 붙어서 메리 예쁘다해주고 안심시키며 같이 지켜보고 있으니 조금씩 더 나아지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바깥생활을 해서인지 아이가 밑에 뭘 깔아줘도 낯설어해서 그냥 저렇게 자게 뒀는데 서로 한번씩 위치를 바꿔가며 이렇게도 자구요
아...!! 그리고 바깥에선 완전 망아지 같이 날뛰던 아이가 이 안에선 메리 엘리 하는걸 보고 그대로 따라서 얌전히 잘 있어서 정말 한시름 놓였답니다
제가 뭘 가르치는것보다 메리 엘리한테서 습득하는것이 훨씬 빠를것같습니다
이 아이..너무나 순하고 어리고 사랑스럽고 그렇습니다
아직 많은것들이 더 익숙해지고 해야겠지만요
처음 얘기 대로 이 아이의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을 좋은마음으로 지켜봐주실수 있고 사랑해주실수 있는 좋은 가족이 있다면 보다나은 삶의 질을 위해 보내는게 서로를 위해 좋겠지만 어떻게 될런지...
일단은 열악한 뜬장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신탕이 될뻔한 이 아이...
훨훨 날개짓 하듯 시원스럽고 힘찬 뜀박질 맘껏 할 수 있도록...
사람과 어울려 사랑받고 사는 것이 어떤건지를 느낄수 있도록...
서두르지않고 시간을 주려합니다...
참.. 아이의 이름이 필요해 고민중...
첫날 아이를 만난 큰 딸아이가 "젤리" 로 하자네요
좁은 우리 안에서 계속 있어 그런지 더러운 발을 씻기고 나니 발바닥이 까만게 통통하고 말랑말랑해
꼭 젤리 같다고..^^;;
중간에 글 쓰다 게시글로 등록이 되어버려 마무리하고 이제사 다시 올립니다
너무도 긴 하루가 지나간 지금 피로가 쓰나미처럼 몰려드네요...ㅎ
낮에 아이들 노는거 찍은 동영상 한편으로 마무리 할께요~~
비슷한 나이의 엘리와 젤리는 나뭇가지 하나로 한참을 놀며 엄마는 안중에도 없을때
평소에도 늘 엄마쟁이인 우리 메리씨는 저런 유치한 놀이 따윈 이제 관심이 없는지 오로지 제곁에서 혹여나 낯선 꼬맹이에게 엄마 사랑 뺏길까 딱 붙어있네요
그래서 손 꼭 잡고 딴애들 몰래 말해줬죠
"메리 니가 제일 예뻐~~♡"
그나저나 저 철딱서니들은 옆에 지난 여름 제가 어깨가 나갈정도로 톱질해서 정리한 분노의 가지치기로 쌓아놓은 산더미같은 나뭇가지들을 저만큼 두고 왜 하필 하나에 다 들러붙어 저러는걸까요?
아마도 순박한 젤리는 신기한 놀잇감에 재미로...
이제 철이 들기 시작한 우리 엘리는 힘겨루기로 기선제압하려고...그러는거겠지요? ㅎ
모두들 젤리 아가의 행복을 응원해주시고
호구 아가의 행운도 빌어주시겠죠?
그럼 다들 편한밤 되셔요~~
@(견.의식주)블랙랩300.이해돈.인천 아...저는 가여운아이들 위해 진짜 열심히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부족한거 투성이구요 ㅎ
그런데 삼백맘 임보 입양에 대해 그렇게 하시려고했다는거 자체가
참 감사하네요
한 아이라도 품어주시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죠
더군다나 삼백맘처럼 견공들의 습성이나 식성 여러가지면에서 잘 아시고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분이 함께해주시면 어떤 아이가 될진 모르나 그아인 정말 행운인거죠
지금 당장 여의치않아 실행하지못한다해도 그마음만으로도 참 훌륭하세요
칭찬해드리고싶네요
착하고 명랑한 삼백맘과 삼배기에게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