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선종 첫 번째 브리핑 전문
-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4.28 10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청 로비)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향년 90세로 4월 27일 밤 10시 15분에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하셨습니다. 정 추기경의 빈소는 밤 12시경에 명동대성당에 마련됐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님과 주교님들, 사제들, 수녀님들과 주치의 김영균 교수님과 의료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정 추기경님께서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정 추기경님께서는 항상 선교를 최우선의 사목목표로 삼고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원했고 특별히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목을 펼치셨습니다.
정 추기경님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27일에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고 2006년도에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고,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습니다.
생전에 가정과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정 추기경님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선종 후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님의 집도로 각막기증이 이뤄졌습니다.
정 추기경님의 통장은 비서수녀님이 관리하셨는데 모든 잔액을 지난달 이미 다 필요로하는 곳에 기증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통장에 있는 잔액은 모두 명동밥집, 아동 신앙 교육, 당신이 사후부터 활동을 부탁한 ‘정진석추기경 선교장학회(가칭)’등에 이미 봉헌하셨습니다.
당신의 장례비를 남기겠다고 하셔서, 모든 사제가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그건 안 된다고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지난달에 통장 잔액은 모두 소진했고 현재는 800만원정도 남아있고 이 돈도 그동안 수고해주신 의료진과 병원에서 수고해주신 분들에게 선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의 추도미사는 다음주 월요일(5월 3일) 10시 염수정 추기경님의 주례로 봉헌됩니다. 같은날 11시에는 총대리 손희송 주교 주례로 용인 성직자묘역에서 방역을 지켜가며 미사를 봉헌할 예정입니다.
이제 장례일정을 말씀드립니다. 어제 자정에 염수정 추기경님의 주례로 선종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명동대성당에서 모든 분들은 거리두기를 하며 자유롭게 조문을 할수 있습니다. 일절 화환과 조의금은 받지않습니다.
코스트홀에서 매일 미사가 봉헌되고 명동대성당에서는 연도가 진행됩니다.
이것은 각 본당별로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그래서 공지된 분들 아니면 참석할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것이라 이해를 바랍니다.
입관은 오는 금요일 오후 5시에 염추기경님 주관으로 이루어지고 토요일 10시에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님의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봉헌됩니다. 참석 인원은 정부 방역방침에 따라 준수하도록 하도록 하겠습니다.
교구의 방침에 따라 교구장인 경우 5일장으로 지냅니다. 그래서 정 추기경님의 징례도 5일장으로 진행됩니다.
언론 브리핑은 내일 목요일과 금요일 10시에 코로나19의 거리두기원칙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합니다. 평화방송이 생중계할 예정이고 원하시는 곳은 영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방역원칙준수로 인해 언론 취재에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립니다.
내일 10시에 비대면으로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홍보팀에게 연락을 주시기바랍니다.
<질의응답>
Q. (기자): 마지막 말씀으로 어제 보도자료에 나갔던 말씀이 있긴합니다만 의식이 있으실 때 하셨던 마지막 말씀과 3월에 통장 잔액을 말씀하셨는데 가능하면 어느정도 잔액이 남아있는지?
A. (허영엽 대변인) : 병원에 계실 때 항상 의료진 간호사 신부님들 오시면 늘 고맙다고 송구하다는 말씀 하셨고, 의식이 있을 때 항상 주교님께서 말씀하신 대부분 행복에 관한 내용을 말씀하셨다. 다른 곳에 메시지를 전할 때도 항상 행복에 대해서 진정한 행복을 갖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하느님 뜻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히 추기경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간 쓰는 것에 대해서 엄격하셨다. 시간은 생명과 같은 것이라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진정한 자기 희생이 되는 것이고 또 자기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리고 현재 통장잔액 800만원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3월에 선종하시는 줄 알고 다 소진시켰고 또 본인도 그렇게 준비하셨는데 두 달 정도 미뤄졌다. 교구에서 나오는 은퇴신부님들에게 드리는 금액과 6.25 참전용사로 보훈처에서 받는 금액 합쳐져서 약 800만원정도 있는데 이것을 병원 혹은 마지막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선물을 드려야되는데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조금 더 들 것 같다. 더 자세하게 어디에 얼마를 기부했는지 알아보고 보도자료를 통해 말씀드리겠다. 교구에서 보태서 선물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Q. (기자): 추기경님께서 다른사람에게 시간을 준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가요?
A. (허영엽 대변인) : 행복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뭔가 소유하거나 무언가 많이 갖거나 무언가를 누리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추기경님은 행복은 늘 버리는 데서 온다고 강조하셨다. 실제로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추기경님은 시간으로 생각하셨다. 추기경님은 매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셔서 저녁 10시 취침하실 때까지 일상생활이 시간표에 따라 움직였는데 그 이유를 여쭤보니 신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습관이 들어 평생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거의 정확한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시고 빠지는 경우가 없으셨다.
< “사람이 사는 시간은 조금씩 차이는 있어도 대강 정해져 있잖아. 몇백 년 살 수 없는 것이니까 말야. 그런데 말이지 남을 돕는 일에 한 시간을 쓰면 그건 내게 남은 생명 중 한 시간을 남을 위해 내어주는 거야. 그러니 일을 잘하건 못하건 도움을 많이 주건 많이 못 주건 상관없이 내게 남은 생명을 내어주는 것이니 참 값진 일이야.” -정 추기경님 말씀->
Q. (기자) : 단체에 기부하신 것을 빠진 단체가 있으면 한번에 다시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A. (허영엽 대변인) : 제가 알기로는 명동밥집에 제일 먼저 기부를 하셨고, 아동신앙교육을 위해서 기부하셨다. 나머지 부분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바로 알아보고 알려드리겠다.
그리고 특별히 추기경님께서 선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셨는데 일례로 추기경님께서 뭔가 판단하실 때 기준이 되는 것이 자신의 말과 행동이 선교에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가 항상 식별과 판단의 조건이 되었다. 어린이들 선교에 대해 도움 될 수 있도록 하고, 특별히 그런 선교를 북돋아 주는 장학회를 만들어주시기를 요청했는데 살아계시는 동안 당신의 이름으로 장학회 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았다. 사후에 진행 중하라고 말씀하셨다. 이분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그리고 지난번에 세 번에 걸쳐 굉장히 위독한 상태셨고, 연명치료를 하지 않으신다고 사인을 하셨기 때문에 심폐소생을 하지 않는다. 심폐소생술을 해야하는 아주 위험한 순간이 여러번 있었는데 3월 1일 이후 모든 기구를 떼어내고 수액만 공급을 해서 약 두 달만에 안 좋은 상태에서 깨어나셨는데 병실로 들어오는 간호사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들어오는 간호사들이 무척 놀랐다. 평화를 빕니다는 사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처음 하신 말씀이다. 추기경님도 죽음앞 긴 터널에서 깨어나 처음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기자) : 정치권이나 문화계 주요인사 조문계획이 있는지?
A. (허영엽 대변인) : 아직 잡힌건 없고 종교계, 정치계, 여러 사회단체에서 조문하러 오시면저희가 예의를 갖춰서 도와드릴 예정이다. 아직 받은 연락은 없다. 아마 대통령께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실 것 같고 교황님께서 곧 메시지를 보내실 것이라 생각한다.
Q. (기자) 추기기경님 기증 각막 외엔 없으신지?
A. (허영엽 대변인) : 일반적으로 연세가 들면 장기기증이 다른 것보다는 각막만 할 수 있는 부분인데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성공적으로 잘 됐다. 추기경님께서 각막기증을 특별히 고집하시는 이유도 어머니께서 거동이 불편하시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누군가를 돕기위해 각막기증을 하셨는데 각막 기증하는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어머니 곁에서 지켜보셨다. 어머니의 영향도 많이 받으신 것 같다. 각막기증에 대해서 특별한 의사를 갖고 계셨고 만약 많은 나이로 각막에 문제가 있어서 기증이 안되면 연구용으로라도 써달라고 하셨다.
Q. (기자) 이번 경우도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각각 한분씩 두분에게 기증이 된 것인가요?
A. (허영엽 대변인) : 비공개이지만 김수환추기경님처럼 각막 한 개당 한사람에게 기증되고, 성공되면 그분들에게 새로운 빛을 주시지 않을까싶다. 두분에게까지 전달될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조금 전 들어온 소식은 오늘 오후 3시에는 문체부장관, 3시 30분에 홍남기 부총리, 5시에는 서울 오세훈 시장께서 조문예정,이라고 합니다.
Q. (기자) 3월 초에 기부하신 기부내역을 공개하실 수 있는지?
A. (허영엽 대변인) :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명동밥집에 천만원, 선교장학회에 5천만원, 다른 곳은 보도자료 통해서 알려드리겠다.
Q. (기자) : 본인께서 생전에 기부할 곳 지정해서 말씀하셨나?
A. (허영엽 대변인) : 의식이 있을 때 그리고 평소에도 신문을 보면서 특별히 명동밥집은 꼭 도와줘야겠다고 하셔서 명동밥집을 첫 번째로 지정하셨던 것으로 안다.
Q. (기자) 호스피스 병동에 계셨나?
A. (허영엽 대변인) : 그렇진 않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개인병동에 계셨다. 마지막까지 말에 반응하셨고 주무시듯 계시더 편안하게 영면하셨다.
또 다른 질문 있으시면 내일 말씀드리겠다. 아까 질문하신 기증 액수도 자세히 알려드리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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