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편지」
-왕우렁이
이제 뿌리를 내리고 제법 자리를 잡은 벼 줄기에 포도송이 모양의 섬뜩한 분홍빛 벌레알들이 여기저기 매달려있다. 논두렁의 풀밭에도 겁나게 매달려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왕우렁이 알들이다.
지난 1992년 남아메리카에서 도입한 왕우렁이가 논의 잡초를 먹어 치우는 우렁이농법은 친환경 벼농사법으로 각광받아 전국적으로 보급되었다.
왕우렁이는 한 번에 평균 320개 가량의 알들을 산란한다.
평균 수명 2~6년을 사는 동안 여러 번 산란한다. 게다가 부화 후 3개월 만에 성체가 될 만큼 성장력도 빠르다.
더 큰 문제는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동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주로 남부지역에서 월동란(卵)이 발견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왕우렁이가 식성이 대단해 논의 잡초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벼의 뿌리까지 먹어 치운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피해가 심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생태계 교란위해종으로 분류했다.
잡초제거용으로 보급한 왕우렁이 퇴치를 위해 각 나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왕우렁이 방제에 소요된 금액만도 100억 달러에 이르고 일본은 지난 1994년 규슈지방 논의 16%가 벼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인간들의 얄팍한 욕심에 의해 강제적으로 변화시킨 자연의 이변이 어디 한둘인가?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도 그렇다. 지금 당장 처리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강제로 바다에 흘려보내겠단다.
그래도 과학적?으로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떠들어대지만 100년도 못사는 사람들의 얄팍함으로 수천만 년 대자연의 질책을 어찌 감당하려는가
기왕지사 마을 앞 논에 우렁이가 많으니 우렁이를 숙주로 하는 늦반딧불이라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토종 우렁이와는 달라 왕우렁이가 오히려 반딧불이 유충까지도 먹어 치워 버릴 것이라니
참, 허참이다.
-섬진강 / 김인호
첫댓글 김선생님. 두려운 왕우렁이 소식입니다.황소개구리나 베스 같은 민물고기도 퇴치하는데
거기다 왕우렁이라니요.
더위와 장마에 건강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왜 인간들은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사고가 닷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