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계곡 도랑의 물꼬를 터 주자!
대천산림문화공원 생태습지학습장과 그 옆으로 통과한 물이 아래 도랑을 거쳐 장산계곡으로 흘러든다. 처음 하나의 도랑이 계곡변 등산로를 만나면서 두 개로 나뉘는데 두 곳 모두 징검다리와 돌다리가 놓여 있어 아주 운치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도랑에 토사가 쌓여 넘치게 되었고 넘친 물이 등산로를 파헤쳐 피해가 심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도랑 준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기사를 내보냈고 구청 담당자에게도 직접 건의했다. 당시 “인력으로 안 되면 작은 포클레인이라도 동원해서 준설하자”는 본지의 제의에 담당자가 “접수했다”고 응대하길래 곧 준설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어떠한 조치 없이 등산로만 보강하는 수순을 밟았다.
올해 들어 등산로에 야자 매트를 추가로 깔고 도랑 위에 덱으로 다리까지 놓아 지나기 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도랑의 준설은 이루어지지 않아 급기야 지난 5일 적잖이 내린 비에 돌다리 역할을 하던 돌까지 무너져 도랑을 막는 바람에 넘쳐난 물이 등산로를 덮쳐 토사를 유실시켰고 지나는 주민들 발목까지 잡아버렸다.
처음 도랑을 만들 때 도랑을 건널 수단으로 돌을 사용한 것은 운치 때문으로 알고 있다. 실제 이 도랑 근처를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다. 돌로 쌓은 도랑을 따라 졸졸 흐르는 물길과 물소리도 좋지만 돌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다. 그리고 물도 맑아 더운 날이면 담그고 노는 발들이 많다. 이런 곳의 운치를 다 망쳐 버리고 있는 관리 실태에 실망을 금할 수 없는 지경이다.
지금이라도 도랑에 쌓인 토사를 걷어내고 무너져 내린 돌들을 바로 세운다면 등산로가 망가질 일도 없어질 것이고 운치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정말이지 관리를 맡은 이들에겐 도랑에 쌓인 토사도 보이질 않고 돌다리를 만든 취지도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는 것인지 묻고픈 심정이다.
지금까지 도랑물이 넘쳐 망가진 등산로 복구에 들어간 노력과 예산만 해도 얼마일까?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까?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