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툴롱8 - 툴롱의 자유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한적한 어촌 마을 마고에 가다!
어제는 툴롱 Toulon 에서 버스를 타고 생트로페 St. Tropez 에 가서 요트며 예쁜 부띠크
들을 구경하고는 산 정상에 자리한 생 트로페 요새에 올라 해양 역사박물관을 보고
다시 4시 30분 버스를 타고 툴롱으로 돌아와 해변을 들른후 오래된 골목을 구경했습니다.
오늘 5월 22일은 한적한 어촌 마을을 찾아보고 기차를 타고 마르세유를 거쳐 세잔을 보러
엑상 프로방스로 갈 생각이라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는데 그전에 방청소를 하니
이불을 잘 개고는 여기저기 흩어진 수건들을 개어서 욕실 선반에 차곡차곡 올려 놓습니다.
동아일보에 이은지 기자가 쓴 글에 “한국인 투숙객 떠난뒤 룸 청소... 악 소리
납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 있으니, “‘메이드’ 라고 불리는 객실 청소 담당
직원은 토요일 오후를 두려워 하는 것은 전날 밤 ‘불금’ 을 보내는 한국인
들이 ‘룸파티 ’나 ‘호캉스’ 후 카펫 바닥과 침대 위에 토사물이 있는가 하면......”
“청소하러 들어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바닥에 술병이 널브러져 있고 스카치 테이프
로 붙인 풍선을 떼려고 했는지 벽지가 찢어진 방도 있고 카펫 위에
케이크가 통째로 짓이겨진 모습이며..... ‘내가 내 돈 내고 왔는데 뭐가
문제냐.’ ‘대신 치워달라고 비싼 돈 낸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나요?”
“직장인 윤호영씨는 5년전 대학생 때 해외연수를 갔다가 일본과 대만 등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지금도 잊을수 없는건 그들의 숙소 사용 매너다. 윤씨는 “퇴실할
때 사용한 이불을 마치 자신의 침대를 정리하듯 각 잡아 정돈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며 “ 그동안 내가 숙소를 얼마나 함부로 사용했는지 처음으로 반성하게 됐다” 고 말했다“
호텔에 체크아웃을 한후 배낭을 맡기고는 나와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걷는데.... 이 도시
툴롱 Toulon 은 프로방스 알프코트 다쥐르주 바르 데파르트망 주도로 마르세유 동쪽
65km 지중해 연안에 자리잡고 있는 오래된 항구 도시로 프랑스 제1의 군항이기도 합니다.
툴롱 Toulon 북부에는 오래된 요새가 있는 파롱산이 있고 서부에 해군
공창이 있으며 로마 시대에는 “로마르티우스” 라고 하였으며
541~1790년 까지만 해도 도시에는 가톨릭 주교구청이 있었다고 합니다.
툴롱 Toulon 은 1481년에야 다른 프로방스의 도시들과 함께 비로소 프랑스령이
되었으며 1793년 프랑스혁명 때 왕당파와 영국군이 이곳을
점령하였으나... 나폴레옹 장군이 이를 격퇴 함으로써 큰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툴롱은 1942년 독일군에게 점령당하니 러일전쟁때 일본군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함
처럼 프랑스 함대는 기지 안에서 스스로 침몰했는데.... 전쟁 중에는 독일의
잠수함 기지로 이용되었으며 프랑스 국립 항공 우주센터가 설립되어 있다고 합니다.
툴롱역에서 남쪽으로 골목길을 걸어서 어제 들렀던 자유의 광장 Place de la Liberte 으로
가서 잠시 구경하고는 도로를 건너서 버스 정류소에 게시된 6번 버스 시간표를 봅니다.
우리가 가려는 어촌 Anse Magaud 는 누구 여행기에 보니 루이스 블렁광장 Pl. Louise
Blanc 에서 23번 버스가 간다고 했는데, 어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확인한
바로는 여기 자유의 광장 Place de la Liberte 에서 6번을 타는게 더 편리합니다.
나중에 툴롱으로 돌아와서 보니 23번 버스는 이곳 자유의 광장이 아닌
여기서 조금 떨어진 정류소에 서는데..... 툴롱 기차역 앞 3번
버스 정류소 표지판 앞에서 23번 버스를 타는게 그 중에 가장 편리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도 6번 버스가 오지 않는지라 영문을 모르겠기에 바로 옆에
서 있는 여학생들에게 묻는데.... 나는 프랑스어를 모르는지라
영어로 말했는데....... 내 발음이 콩글리쉬라 여학생들이 알아듣지를 못하네요?
그때 옆에 섰던 중년의 프랑스인 아저씨가 여러 시간표 중에 가장 아래쪽 일요일 시간표를
가리키며 좀더 기다려야 한다며 가버리는데.... 아니? 나도 그 정도는 안다구요!
그런데 오늘은 화요일인데 왜 일요일 시간표를 가리키는지 더욱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여학생에게 다시 어찌된 거냐고 물으니 뭐어라는데 다시 묻습니다. I beg your Pardon?
그러자 천천히 말하는데 Holy day 라나요? 아!!! 그럼 오늘은 화요일, 평일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축일이나 공휴일인 모양이니.... 일요일 시간표를 보아야 하는가 봅니니다?
드디어 Terre Promise 행 6번 버스가 오기로 1.4 유로를 내고 타는데 나는 오프라인
체질이라.... 좀전에 기다리면서 주요 정류소를 종이에 모두 적었으니 우리가
내려야할 정류소는 20번째 Maison Blanche 를 지나 21번빼 정류소인 마고 Magud 입니다.
6번 버스는 툴롱시가지를 벗어나 오른쪽에 지중해를 끼고 계속 달려서 마고 Magud
에 서기로 내리는데 듣던대로 빵집이 보이고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50미터
쯤 가니 거기 오른쪽 홍 뿌앙 Rond Point 에서 오른쪽에 어두운 골목길이 보입니다
이 골목길은 메흐가 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한쪽은 산이고 다른 한쪽은 저택들
인데 어찌나 좁은지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서로 교행하기가 어려운지라
남의 일이지만 걱정이 되는데..... 가파른 골목길을 7~8분을 걸어 내려갑니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 골목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니.... 이윽고 바다가 보이고 해변이
나타나기로 왼쪽에 골목길을 그냥 지나쳐서는 자연스레 오른쪽으로
걷는데,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해변에는 무슨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여기 어촌도 농경지는 없으니 옛날에는 오로지 생선을 잡아 팔아 생계를 유지했지 싶은데
문득 동아일보 ‘이영광의 시의 눈’ 칼럼에 나오는 오탁번님의 시 “굴비” 가 떠오릅니다.
굴비 ― 오탁번(1943∼)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가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여기 바다에는 건너편에 어촌이 보이니 Anse de Mejan 이라고 불리는 마을인데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배 위에서 어로 작업을 하는 어부들도 보입니다.
바다를 보노라니 문득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바다를 노래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정지용의 시 “바다 1” 이 떠오릅니다.
오.오.오.오.오. 소리치며 달려가니
오.오.오.오.오. 연달아서 몰아온다
간밤에 잠 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졌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아들 듯 물결 새이 새이로 춤을 추어
오늘 비만 내리지 않으면 모래사장을 걸어서 저 건너편에 보이는 마을까지 가고 싶은데...
그냥 단념하고는 중간쯤에서 되돌아서 나오니 입구에 작은 선착장이 보입니다.
여기 몇 가구 어촌 마을 Anse de Mejan 의 선착장을 보자니..... 이 사람들은
툴롱 시내로 나가자면 버스나 승용차를 타는게 아니라 여기서
모터 보트나 어선을 타고 바로 바다를 가로질러 나가는게 더 편리해 보입니다?
그림 같은 어촌 마을을 보다 보니 마치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프랑스의
동화 작가라면 ‘샤를 페로’가 떠오르니 동아일보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 에 보면 “명곡으로 재탄생한 샤를 페로의 동화” 라는 글이 기억납니다.
“2년전의 1월 12일, 검색엔진 ‘구글’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구글 로고가 동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왕자가 잠자는 공주를 찾아오는 장면의 그림으로 바뀌어
있었거든요. “차이콥스키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가 초연된 날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림은 동화 ‘신데렐라’ 의 호박 마차로 바뀌었습니다. ‘
아 그렇군. ’그때야 감이 왔습니다. 그날은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
(1628∼1703)의 생일이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은 그의 390번째 생일이군요.”
“페로가 직접 줄거리를 지은 동화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민중 사이에서 전래되어 온
구전동화를 수집한 뒤 프랑스 옛 도시나 성, 자연 배경을 섞어 생생한 묘사를 더한
점이 사랑을 받았죠. 그런 페로의 동화는 21세기에도 동화책과 애니메이션, 게임
소재로 사랑받고 있을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선 음악작품 소재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 원 제목은 잠자는 미녀 )’,
로시니의 오페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버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 등이 페로의 동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인기곡입니다.
라벨의 피아노모음곡 ‘어미 거위’도 페로 동화집 부제목 에서 제목을 가져왔죠.”
“‘빨간 모자’ 나 ‘장화 신은 고양이’ 는 없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죠? 어린 시절 친숙
했던 이 친구들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에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오늘날 까지
페로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드는 동화 정리 작업은 한편 ‘노익장’ 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루이 14세 때 재상 콜베르의 비서였던 그는 상관이 죽자 67세때 은퇴 생활로 들어갑니다.
노년의 소일거리 겸 후손들에게 재밋거리를 주고자 동화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이 일이 오늘까지 그의 명성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페로의 작업은 동화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 19세기 초 독일 그림 형제의 동화 정리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새해, ‘또 한 살 먹었어’라고 한숨만 쉴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나눠줄 수 있는 지혜는 늘어난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어촌을 나와 오르막길을 올라 오른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니 Anse Magaud 마을로 거기에 또 다른 해변이
보이는데 여긴 인적이 드문 너무나도 한가로운 모습에 파도만 철썩입니다!
첫댓글
혀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행동을 다스릴 수 있다.
행동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다.
-바바하리다스-
늘 즐겁고 健康 하시고 幸福 하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한적한 어촌 마고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니 절로 힐링이.....
툴롱을 아직 가본적은 없지만 한번쯤 가보고싶은곳이죠
평화롭고 한적한 마을이니
보는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