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덮고 잤던 이불을 둘둘 말아
세탁기에 넣었다.
지난밤엔 두어 번 잠이 깨서
내일은 이불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며
반을 접어 덮고 잤다.
계절 중 가장 추울 때 덮는 거위털 이불을 꺼냈다.
몇 년 전 가을에 한국을 갔을 때
압축하면 부피도 작고 무겁지도 않으니 갖고 가라고
작은 올케가 사 준 이불이다.
그 해 겨울 내가 얼마나 마음이 춥고 시릴지
언니는 잘 알고 있었다.
세탁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이불을 씌우는 커버를
사려고 많이 돌아다녔다.
한국과 미국의 이불 사이즈가 다른 것인지
적당히 맞는 것으로 사 와야 했다.
이불과 커버가 제멋대로 놀아서는 안 되기에
네 귀퉁이와 또 그 중간 사이 모두 합하면
여덟곳에 고정 시키는끈을 만들어 붙들어 맸다.
그리고 이불의 아래와 위를 중간중간에
몇 땀씩을 떠 주 었더니 이불과 커버는
딱 맞지는 않았어도 제법 친해졌다.
한국 방문 때 어느 숙소에서
이불을 고정시키는 핀이 있는 것을 보고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 .
나도 필요한데 그것을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몰라
더 알아볼까 하다가 번거로운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귀찮으면 귀찮은 대로 세탁할 때는 뜯어내고
또다시 꿰매고 그러면 되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게 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내 방식이다.
오늘도 그렇게 했다.
거실에 이불을 펴 놓고 그 위에 뒤집힌
이불 커버를 올려 놓고 8개의 끈이 맞춰지면
그게 제 자리인 것이다.
끈을 묶고 이불커버를 뒤집어서 고르게 한 다음
내 맘대로 몇 곳을 십자가 모양으로 몇 땀 씩
떠 주었다.
그동안 바빠서 못 보았던 내가 좋아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인 싱 어게인 3을 보면서 했다.
일이랄 것도 없지만 멍하니 앉아서
티브이를 보는 것 보담은 두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더 좋아진다 .
12월이 되니
모두들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요즘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던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해 보게 된다 .
그런대로 바쁘고 성실하게 잘 보낸 한해였다 .
그런데 올해는 왜 이렇게 벌써부터 추위가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최저 기온이 8~11도 최고기온은 18~22도
그리 춥지 않은 날씨다.
아직 겨울의 초입이어서 앞으로도
추운 날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 겨울을 어떻게 지낼까 하는 엄살이 생긴다.
잘 지내야지 .
이번 겨울도 예년의 겨울처럼.
밤엔 작은 올케 언니가 정성으로 준비해 준
이불 덕택으로 춥진 않을것이다 .
낮엔 몇 땀의 바느질처럼
나의 둥글지 못한 숨겨진 뾰적함을
마음의 이불에 고이 안착시키면
그런대로 보이는 면은 따스하고 평온 할 것이다 .
그러다가 작은 온기라도 남아 있다면
남에게도 전해 줄 수도 있을것이다 .
누군가에게라도 이불이 되어 주는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
소담스럽기보다는 소박하고 고요하게
사랑의 작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며 보내는 겨울이 되길 소망한다 .
춥지 않게 ~
포근하게 ~
또 다른 봄을 기다리는 맘으로 ~
그리고 오늘은 작은 올케언니한테
안부 메세지라도 보내야 겠디 .
언니가 사 준 이불이 있어
이 겨울도 춥지 않을것이라고 ~
첫댓글 예수님과
성모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랑을 나눌 곳 너무 많으니
제게 하느님 사랑만 풍성하게
베풀어 주시라는 기도 였는데
아녜스님
온기를 나눈다 는 글 대목에
찬기운이 사르르 도망 가네요.
이불 세탁하고 호청에
풀해서 고슬한 느낌 좋았는데
이제는 어려워서 포기 하였어요.
통으로 박음질 된 이불을
코인 세탁소에서 세탁 건조까지
보송하게 만들어 사용하게 되네요.
성탄
기쁨으로 우리게 오실
아기예수님 맞을 준비하는
대림시기 행복한 시간 기도 합니다.
내 인생 73세
성모 엄마가 계시니 행복하고
예수님 계시니 축복이기에
감사롭습니다.
방금 교우 들과 헤어져 집에 왔습니다 .
레지오 40주년 근속하신 분이 계셔서
조촐한 파티를 했답니다 .
저보다 딱 20년 나이가 많으신 분인데요.
아직도 건강하셔서 운전도 하시고 아무 약도
안 드시는 윤정님처럼 흥이 많으신 분이십니다 .
그분은 그 모든 은혜를 성모님으로 부터 받으신거라
하시네요 .
많이 배우고 느낀답니다 .
고맙습니다 조윤정님 .
나는 요새 두꺼운 담요 스타일의 이불을 덮고 잡니다
그런데 그이불은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질때에는 좀 춥습니다
그래서 이불을 더 두꺼운 것으로 바꿀까 했는데?
요새는 날씨가 따뜼해지니까 그이불이 덥습니다
그래서 더 두꺼운 이불 덮는거는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아직 두꺼운 이불로 바꾸시지 않았겠네요.
요 며칠은 한국의 날씨가 따뜻하다 들었거든요 .
날씨에 알맞는 이불을 덮으셔서 태평성대님의
잠자리가 편하시길 바랍니다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았으니 두꺼운 이불보고
좀 기다려 달라고 해 주세요 .
저도 "충성 " 입니다 .
시애틀에선 두꺼운 이불을 겉감만
가끔씩 세탁해서 갈아 끼우곤 했지요.
그곳과 기후도 차이가 나는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한국 의 친척들이 이불이며
옷가지 들을 보내주어서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내내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서도 따뜻한 이불을 살 수는 있는데
준비해 주는 한국의 친척들이 보내주는 정성으로
더 따스함을 느끼게 되는것이라는 생각 입니다 .
시애틀과 한국의 날씨는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제 무악산님은 한국 생활이 이제 잘 적응이
되셨을것 같습니나 .
무악산님은 어머님께 참 좋으신 아드님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아녜스님의 글은 참으로 편안합니다.
제목은 '이불을 바꾸며' 이지만
살림살이의 한 면과 이불이 주는 온기에
작은 올케가, 해외에 사는 시누이에게 보내는 정성
사랑을 받은 마음으로 올케에게 보내는 답
이 모두가 작은 행복에서 오는 마음 자락이
한 해의 끝에서 소확행으로 다가 옵니다.
의미있는 글,
소확행의 행복을 함께 느껴 봅니다.
콩꽃님의 말씀이 딱 맞습니다 .
저는 제 생활이 남들과 거의 비슷하기에
글로 부족하게 서술 되지만 다들 이해를 잘
하시는것 같습니다 .
저는 말보다 글이 제 감정표현을 하기가 더 편해서
사소한것도 글로 쓰고 싶답니다 .
이해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콩꽃님 .
한국에 비해 미국은
많이 따뜻하네요.
본래 겉이불과 속통에 각각 고리가 있고
끈도 있어요.
용케 제 길을 찿으셨습니다.
이불하고도 고시랑고시랑
잘 노십니다.ㅎㅎ
제가 사는곳은 한국에 비해 겨울 날씨는
더 따뜻하답니다 .
그래도 이곳의 날씨에 길 들여진 사람들은
조금만 추워도 난리가 난답니다 .
지언님 말씀대로 이불하고도 고시랑 고시랑
잘 놀고 그런 답니다 .
싸우지도 않고요 ㅎㅎㅎ
LA는 따뜻하니 이불이 두껍지 않겠군요.
이불을 바꾸면서 가족간의 훈훈한 추억 되새기는시간이 되셨군요.
이불 포근히 덮고 겨울 잘 보내세요.
저는 그래도 두꺼운 이불을 덮는것을 좋아해요 .
왜냐하면 난방을 거의 안 하거든요 .
한국의 온돌 난방 구조가 가끔그립답니다 .
이곳은 공기로 난방이 하는것이라 ...
푸른비님이 겨울도 따스했으면 좋겠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예전보다는 많이 수더분 해졌지만
의,식,주가 좀 까다로운 편 입니다 .
바뀌는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
한일합섬 담요가 유명하긴 했지요 .
일명 밍크 이불이라 불리는것이 아닌가 싶네요 .
뭐든 따스한것으로 덮고 등 쭉 펴고 편히
주무셔야 해요 .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취미생활 즐기시며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예전 고등학교 시절에
형과 누나들은 다 떠나고
가을 이불 호청 새로 갈 때
어머니 도와 호청 같이 갈던 추억
떠올려가며 읽었습니다.
춥고 시린 그 겨울 마음을 그 이불이 따뜻하게 감싸주리라 믿어 봅니다.
마음자리님 댓글을 읽으니 엄마가 해 주시던
풀먹인 하얀 옥양목 (?) 이불 호청이 생각이 났습니다 .
엄마가 쭉 펴놓고 바느질을 하면 그 가운데 가서
놀아서 엄마를 귀찮게 했었지요 .
엄마의 다듬이질 소리 , 입으로 푸~ 물뿌리던 모습..
그립습니다 .
이불 자체에 있는 끈 만으로는 부족해
끈을 더 만들어 고정을 시켰는데 아녜스님 글을보고 찾아보니 쿠팡에서 파네요
'이불을 바꾸며'를 읽었는데
'낙엽을 태우며'를 읽은듯 여운이 남습니다
ㅎㅎㅎ 첫번째 그림이 맞습니다 .
그렇게 사면 되는 것이었네요 .
아주 편리하더군요 . 모양도 이쁘고요 .
'들꽃마루 " 이름이 참 예뻐요 .
언젠가도 제가 했던 말인것도 같은데요 .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새 이불에서 상쾌하게
주무셨습니까? ^
카버만 바꾸어도 잠자리
기분이 다르죠..
옛과는 달리 힘들게 다름질하지
않아도 되지만, 두꺼운 솜이불에
살짝 풀먹인 호청이불이 그리워
지네요..ㅎ
요즘 날씨가 그 이불을 덮기에는 좀 이른가 봅니다 .
더워서 잠이 깨네요 ㅎㅎㅎ
잠자리에 들 때는 좋은데 자다보면 더운가 봅니다 .
그래도 그 이불로 겨울을 나야지요 .
저도 풀멱인 이불호청을 좋아 했어요 .
사각사각 소리도 나는것 같고요 .
서글이님이 그런것을 기억 하셔셔 놀랍습니다 .
저는 잠시 잊고 살았답니다 .
사소한 것 같으면서 평온하고 잔잔한 일상이
눈에 그려집니다.
올 한해도 잘 보내셨으니
내년에도 지금처럼 평안한 나날
되기 바라며 항상 건강하세요.
한스님이 그리신 제 일상이 아마 맞을것 같습니다 .
평범하고 사소한 그리고 조용하고 조금은
고독한 일상이랄까요 .
제가 좋아하는 그런 날들 입니다 .
내년에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
한스님께서도 바라시는 대로 잘 이루어지는
내년이 되셨으면 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이디어를 얻으셨으니 다행입니다 .
별것도 아닌데요 ㅎㅎㅎ
자질구레한 이불 이야기를 쓴 보람이 있습니다 .
저도 구븅님 할머님처럼 돋보기 끼고
바늘에 실꿰는 도구를 이용해야 한답니다 .
그냥 해 보려니 시간만 가데요 .
구봉님과 이불 이야기 참 재미 있었습니다 .
새이불을 선물 받으셨으니
올겨울 따뜻하게 잘 보내실듯요.
이불이나 커버만 바꿔도
분위기가 새롭지요.
저는 올해
새로운 이불은 없네요.
작년꺼 열심히 덮고 있어요.ㅋ
단풍님이 가끔 하시는 말
글을 대충 읽으셨군요 ㅎㅎㅎ
새 이불은 몇년전에 선물 받았다는것이고
그동안 추울때만 덮은 그 이불을 꺼내면서
써본 글 이었답니다 .
저도 새 이불은 없습니다 .
이제 새로 사는것은 안 하려고요 .
있는것 적당히 쓰면서 살아도 될것 같아요 .
하나씩 줄여가면서요 .
잘 지내세요 제라님 .
@아녜스
들켰네요.
딴짓을 하면서 읽었더니
이렇게 들통이 나고 마는군요 ㅋㅋㅋ
글을 정말 바쁜시간에 볼 때가 있어요
잘 지내시길
그리고 포근포근 하시길
그리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