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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콜라보라 하면 너무 거창하구요~~~ ^^
제가 강아지들, 그리고 유기견들과 인연이 닿아 [팅커벨프로젝트]라는 유기동물 구호단체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이런 일까지 벌이게 되었네요.
매월 첫째 토요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건너편에 있는 공원 안에 위치한 반려견 놀이터 앞.
그곳에 부스를 차려놓고 유기견 입양 홍보 행사를 해 오던 팅커벨이었더랬죠.
저도 그 행사에 줄곧 함께 하였는데, 머릿속에 자꾸 부평 소리여울의 요양원 봉사팀 생각이 났답니다.
그분들 참 유쾌하게 연주들 잘 하시던데, 그분들이 와서 아리랑이나 한 곡조 해 주시면 행사에 더 흥이 나지 않을까 하고.....
한동안 생각만 하다가 팅커벨 대표님과 깨참원장님께 말을 꺼내 보니, 팅커벨측은 대환영, 원장님은 촬스실장님과 구상해서 해 보라고 격려해 주었죠.
그리하여, 지난 토요일, 시리도록 파란 가을하늘을 뽐내던 주말 오후에,
강아지와 국악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사상초유!!!"의 이벤트가 벌어진 것입니다!!^^
본디 개는 마당에 묶어 놓고 키우는 것이라는 한국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개를 애완, 심지어 반려견으로 여기면서 실내에서 함께 생활을 한다는 인식은 다분히 서양문화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강아지를 이뻐하는 사람 중에 전통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그닥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걱정과 고민, 또한 기대와 설렘으로 꾸며진 무대였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상상할 수가 없었거든요.....!! 난데없이 국악을 듣는 사람들의 표정이 쌩뚱맞으면 어쩌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가 예민한 강아지들이 악기소리에 불쾌해하면서 돌발행동을 일으키면 어쩌나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답니다.
공연 관련해서 부평 봉사단 책임자이신 도방주님과 얘기해 보니 소리여울 차원에서 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 주셨고, 그리하여 촬스실장님과 상의하였어요. 결국에는 소리여울전통공연예술단이 기획하고 연주는 소리여울 아마츄어 회원님들의 봉사로 이루어지는 작은 음악회가 마련되었답니다.
곡 선정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저는 약간의 퓨전국악을 기대. 그게 일반인들에겐 더 쉬울 것 같아서), 정통 전통 국악으로 구성되었어요. 30분 동안의 곡 구성은
1. 수연장: 궁중음악
2. 천년만세: 양반음악
3. 경기민요 태평가: 서민음악
여러 계층의 음악을 고루 접하게 하면서도, 강아지들 귀에 너무 거슬리지 않는 곡들을 고르셨더라구요.
처음에는 사람에게 심신 안정효과가 큰 정가 위주로 갈까 하는 생각에 소리여울 정가모임과 얘기가 되었는데, 정가는 국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난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였습니다. 또 가능하면 경쾌한 음악을 해 달라는 팅커벨측의 요구도 있었구요..... 그래서인지 이번엔 정가모임 회원님들이 많이 참여하셨어요. ^^
공연 상세가 결정되자, 안그래도 어마무시하게 바쁘신 회원님들과 촬스실장님, 어렵게 또 시간을 내시어 공연 연습을 하고 실장님은 음향이며 여러 준비물을 바쁘게 준비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일.......
오전에 상암동 반려견 놀이터 앞에 모여였지요.
그런데 야외 공연이라 대기실이 없는 관계로 주차장 관광버스 사이에 돗자리를 깔고 리허설을 하신 회원님들. ^^ 장소를 불문하고(붓을 가리지 않고?) 할 일을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멋지시던지!! 불평 한마디 없이!!^^
저는 그때 반려견 놀이터 안에 있었는데, 은은하게 울려오는 우리 가락이 얼마나 평화롭고 좋았는지 모른답니다!
하도 감미로워 "누가 국악 음원을 틀어놨나?" 여겼을 정도!!
글쎄, 바람에 아득히 들린 소리라 멋진 연주로 들린건지, 실제 멋진 연주였던건지~~~ ㅎㅎㅎㅎㅎ ^^*
암튼 아득히 들리는 정악 소리가 그토록 감미롭고 부드러운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가을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억새 같았다니까요~~~^^
그러나 실제 리허설 모습은 산들산들과는 거리가 멀지요? ㅋㅋㅋㅋ
팅커벨이 마련해주신 점심 김밥을 얼른 먹고 연습에 열중하시는 회원님들 ^^
본 무대는 반려견 놀이터 안에 꾸며졌습니다. 다행히 평상이 2개 있어서 그걸 붙이고 자리를 깔고 앉으니 제법 그럴듯한 무대 분위기. 연주 중에도 호기심 많은 강아지들이 알짱거리는게 보이지요. ^^ (이 절묘한 인증샷은 서풍댁인 겸이님이 윤하를 업고 어렵게 찍어주셨어요!!! 겸이님, 감사드려요!!^^)
구경하시던 분들은........
모르긴 해도 일단은 홍주의에 압도되신 것 같기는 합니다. 아마도 국악도 난생 처음 들어보고, 더더군다나 홍주의는 듣도 보도 못한 분들도 계셨으리라 믿어요. ^^
이날 너~~~~~무 안타까웠던 것은, 강아지 귀에 거슬릴까봐 음향기기를 다 가져가고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ㅜㅠ
사실 저희도 팅커벨도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었는데, 결국 공원 관계자 분이 사용 않는게 좋겠다 하셔서 음향 없이 생 소리로 연주하고 노래하였지요. 악기 소리가 그리 작지 않음에도, 워낙 탁 트인 공간이라 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답니다.
은은해서 편안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더 잘 들려드리고 싶어 아쉽기도 했고 그랬어요.
특히 팅커벨측은 대표님 이하 회원님들이 너무도 아쉬워하면서,
"음향 했었으면 웅장했을 것 같은데 아깝다!"
"너무 아쉽네. 다음에 할 때는 반드시 마이크를 씁시다."
"뭐, 강아지들.... 음악소리 방해는 커녕 신경도 안쓴다!!" 등등 많은 호응과 아쉬움을 표명해 주셨어요.
음악은 모두들 생소한 음악일텐데도 좋아라 하셨습니다.
여울 회원님들의 연주도 좋았어요.
바람이 세게 불어 악보가 날리는 등 불편함이 많아 소리가 중간에 끊기기도 했집만, 그럼에도 모두들 음악의 주된 흐름을 놓치지 않고 하나로 자연스레 흘러가니 참으로 듣기가 좋았답니다.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요!! ^^
악조건, 뜨거운 햇살, 강아지의 짖음 등 여러가지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꿋꿋하게 연주 잘 해 주신 회원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참고로 연주자들은.....
강명희 장구님, 김문경 대금님, 이문자 가야금님, 도방주(닉넴? 본명? ㅎㅎ^^) 거문고님, 김남화 거문고님, 금은정 해금님, 김창수 실장님(해금), 민요로 흥을 돋워주신 선생님과 시원한 피리 소리 들려주신 선생님을 제가 존함을 몰라 죄송합니다!! =.=;;
팅커벨 황동렬 대표님은 "김실장님이 너무 준비를 많이 해 오셔서... 이런 공연 같으면 관객이 200명은 되야 할텐데!!"라 하시면서, "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니까, 다음 번엔 확실히 준비하고 홍보도 많이 해서 더 멋진 이벤트를 만들어 봅시다!! " 라며, 벌써부터 다음을 기약하는 즐거움을 감추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촬스실장님 나이를 물으시면서, 나이도 젊은데 참 좋은 사람 같다고 깨알칭찬도 빼먹지 않으시고요~~~ ㅎ ^^ 감사합니다. 황동렬 대표님!! ^^
그러한 촬스실장님은 뽀얀 두루마기를 입고 사회도 보시고, 마지막 곡 민요 반주도 하셨습니다.
평소 조용하고 말이 없고, 어느쪽이냐면 저돌적이라기보다는 점잖은 촬스실장님.
마이크도 없이 사회 보기가 쉽지 않은데, 평소때 듣지 못한 깜놀할 만한 우렁찬 소리로 공연 소개와 곡 소개를 하셨습니다.
물론 생 목소리의 한계가 있어 맨 뒤쪽에선 좀 안 들렸을 수도 있는데, 평소때 보지 못한 늠름한 모습에 저도 모르게,
"오~~~ 실장님, 제법인데?"하고 감탄을 하였다는..... ㅎㅎ
암튼 이번 공연은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촬스실장님 혼자서 책임지고 준비한 것이라, 실장님에게도 좋은 의미와 경험이 되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큰 탈 없이 무사히 공연 마쳤으니 촬스실장님 능력 좋으시네~~~~^^ ㅎㅎㅎ
공연이 모두 끝나고 단체사진으로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날이 너무 좋아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공원측에서 [정원박람회] 등 큰 행사 두 개를 마련하여 진행하는 바람에, 인원이 분산되어 반려견 놀이터 쪽에 평소보다 방문객이 적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이 첫 행사였던만큼, 큰 탈 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이 행사가 지속가능한지를 가늠하는 것이 더 큰 의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또한, 함께 자리했던 모든 분들의 귀가 즐거웠고, 어쩌면 국악을 " 난생 처음 " 접했을 수도 있는 분들한테 전통국악을 소개했다는 것이 저는 뿌듯했습니다. ^^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지었어요.
상암동 유기견 행사는 10월이 마지막이므로 내년 봄에나 다음 행사를 마련할 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양 단체 간 더욱 협력하여 다음에는 더 유쾌하고 신나는 행사 만들었으면 해요. ^^
사고 없이 모든 걸 진행시키느라 수고하신 촬스실장님, 공연을 위한 여러가지를 지원하고 도와주신 팅커벨 대표님 이하 회원 여러분, 더운 날씨에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신 소리여울 아마츄어 회원님들과 객원 연주자님들, 그리고 음악소리에 찡찡거리지 않고 잘 들어준 이쁜 강아지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화창했던 공원....
동영상 올려요~~
(찍으면서 제가 수다 떠느라, 영상도 많이 흔들리고 제 수다 소리가 크게 들려요. 죄송합니다~~~=.=)
<김창수 실장님 사회>
<수연장>
<천년만세>
<경기민요 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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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깨알 같은 장문의 후기와 사진과 영상! 큰일 하셨네요. 홍주의는 실내에서만이 아니라 야외에서도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수고하셨습니다.
야외에서 음향 없이 듣는 정악.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지만 저는 참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랑님!!^^
좋은일 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다음엔 동혁쌤도 함께~~~^^
바람에 악보가 휘청일때마다 대금소리도 휘청하네요 ㅋ ㅋ
야외에서 부는 대금소리
들어보니 정말 형편없는 실력인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구만요 ㅜㅜ
그나마 오늘의 무대는 독특한 시도였고
시험적인 무대였다는 점에서
한편 위안을 삼아봅니다
행사관계자분들과 구경하신 분들의 느낌이 편안해하셨다는 평가에
또하나의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음 기회가 또 오겠죠
그땐 조금 더 잘 준비해 보고 싶네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모두 귀가 얼마나 즐거웠는지~~
특이한 상황에서 연주 이어가신 쌤들의 역량 느꼈습니다. 황동렬대표님도 다음번엔 함께 더 잘 준비하자고 기대하시네요~~^^
더운 날씨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공연 후엔 항상 아쉬움을 남기지만,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없기에 기회만 된다면 공연은 할수록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피리 조성환쌤, 경기민요 김선자쌤 선뜻 공연에
참여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갈수록 실력이 쌓여가는게 느껴집니다. ^^
조성환샘과 김선자샘께도 다시 한번 감사를!!
마지막 경쾌한 민요가 얼마나 좋았는지~~^^
와 좋은일 많이 하시네요.
자꾸 재밌는 일 만들어보려 이 궁리 저 궁리합니다.^^
우와~너무좋은캠페인이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유기견 입양해서 키우는데.. 좋은 일이예요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YMCN님^^
진짜 뜻깊은 행사같아요!!
의미있고 재밌기도 했답니다.^^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