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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 05
S#1. 환 집 거실
4회와 연결해서... 변한 할머니 차림새에 놀라 멈춰서는 은성.
할머니 : (미소로) 어서 와.
은성 : 할머니... (믿기지 않는 눈으로 할머니 보는)
영란, 정 : (2층과 안방에서 각각 수영 가방 들고 내려오는)
할머니 : 오늘은 만두 떨이 했냐?
은성 : (반가운, 달려가 덥썩 손잡으며) 할머니 어떻게 된 거예요? (울컥해서 화내듯) 말도 없이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영란, 정 : (쟤 누구야? 놀라 쳐다보고 이후 다가오는)
할머니 : 아니까 불렀지.
은성 : (그제야 생각난 듯 확인하는) 기억 찾으신 거예요?
영란, 정 : (오다가 멈칫, 기억? 서로 쳐다보는데)
할머니 : (은성 말 막는) 아침 안 먹었지? 아침부터 먹자.
표집사 : (미소로 보고 있다가 주방으로 가는데)
정 : 할머니! 기억을 찾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영란 : 어머니, 이 아가씨 누구예요?
할머니 : 내 생명의 은인이다.
영란 : (영문 몰라) 생명의 은인이요?
은성 : (그제야 둘 보는, 일단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세요.
정 : 할머니 죽을 뻔 했었어?
할머니 : 아 배고파! (은성 손잡고) 일루 와. (주방으로 데리고 가고)
은성 : (얼결에 따라가며 둘에게 다시 목례하는)
영란, 정 : (벙해서 보고 있고)
S#2. 주방
적당하게 차려진 식탁에 마주 앉아 식사하고 있는 할머니와 은성.
은성, 할머니 환경과 그간의 할머니 행적 모르는 가족들 때문에 어리둥절한 상태다.
은성 : (갸웃하며 먹다가 할머니 보는)
할머니 : 힐끔힐끔, 벌건 대낮에 귀신이라도 보는 얼굴이야, 왜?
은성 : 이상해서요. 가족들이 할머니 사고 당했던 거 몰라요? 그리구 할머니 이렇게 잘 사시고 가족도 있는데 왜 시장에서,
할머니 : (입에 손대며) 쉬!
은성 : (멈칫하는)
할머니 : (웃으며) 내가 쫌 비밀이 많은 할머니거든. (먹는)
은성 : (이상하지만 더 말 못하고) 어쨌든 정말 다행이다. 집도 좋고 가족들도 있으셔서. (다시 먹는데)
할머니 : 은성아.
은성 : (먹다가 보면)
할머니 : 너, 나랑 살자.
은성 : (이게 무슨 말인가? 놀라 쳐다보면)
할머니 : 너 전에 그랬잖아? 할미 제정신만 같으면 같이 살아도 좋겠다구.
은성 : (황당한) 할머니, 그건 할머니 오가실 데 없으신 줄 알고, (하는데)
할머니 : (o.l) 니 동생, 내가 찾아주마.
은성 : (놀라) 네?
할머니 : 잃어버린 동생 찾아줄 테니까 오늘 당장 짐 싸갖고 들어와. 할미랑 같이 살자.
은성 : (할머니 정신이 다시 이상한가?) 할머니... 괜찮으세요?
할머니 : 왜, 내가 또 헷소리 하는 걸로 보이냐?
은성 : 할머니가 너무 이상한 말씀을 하시잖아요.
할머니 : 뭐가 이상해? 내가 너한테 진 신세 좀 갚겠다는데.
은성 : (진심인가?) 우리... 은우를 찾아주신다구요?
할머니 : (정색하고, 확실한 조건 내세우는) 대신 조건이 있어. 니가 꼭!... 내 집에 들어와 살아야 해.
은성 : (갑작스런 상황에 벙해서 보는)
S#3. 거실
영문 모르는 얼굴로 소파에 앉아서 표집사와 얘기하고 있는 영란과 정.
영란 : 표집사가 저 아가씨 데려왔잖아? 그래놓고 누군지 몰라?
표집사 : 전 어르신이 시키는 일만 했을 뿐입니다.
정 : 아저씨 쟤 어디서 데려왔어? 할머니가 뭐라 그러면서 데려오랬어?
표집사 : 어르신께 직접 여쭤봐라, 정.
정 : (답답한) 아저씨이!
영란 : 어머니 요새 정말 왜 저러시지? 일주일씩 사라졌다 오시질 않나, (하다 황당한) 생명의 은인?
아니 생각 정리하고 오셨다면서 뜬금없이 생명의 은인은 또 뭐야?
정 : 근데 나 쟤 어디서 본거 같애. 낯이 익어.
영란 : 어디서 봤는데?
정 : (갸웃하며) 어디서 봤드라...
S#4. 까페
브런치 세트 먹고 있는 환과 영석.
영석 잘 먹는데 비해 환, 완전 기분 상한 듯 샐러드 깨작거리고 있다.
영석 : (환 성격 다 안다. 보지도 않고 먹으며) 너도 그냥 그 가방 팔아버려.
환 : 그깟 거 몇 푼 한다구! 버리고 말지.
영석 : 버릴 거면 (엄지로 자기 가리키며) 나한테 버려라.
환 : (포크 탁 내려놓으며) 너, 그 기집애 찾아내.
영석 : (멈칫하는) 걜 찾으라구?
환 : 기집애한테 당하고 그냥은 못 넘어가니까 나 미국 가기 전까지 찾아내.
영석 : 미국 언제 갈 건데?
환 : (생각하다가) 할머니 나한테 삐져 일주일 가출쑈까지 했으니까 한 일주일은 비위 맞춰드리고 떠야지.
영석 : (난감한척) 이름 석 자 밖엔 모르는 애 찾으려면 돈 좀 들겠는데...
환 : 견적 뽑고 말해.
영석 : 오케이! 일주일 안에 니 앞에 꿇려 주께!
환 : (두고 보자... 표정 다지고)
S#5. 할머니 집 앞
나오는 은성, 집 돌아본다. 갑작스런 상황 믿기지 않는 듯 보다가 돌아선다.
S#6. 거실
출근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할머니. 영란과 정,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란 : 말도 안 돼요 어머니! 신세를 지셨음 사례를 하면 되지 왜 집엘 들이세요?
정 : 나두 싫어 할머니. 모르는 애랑 어떻게 한 집에 살어?
할머니 : 신세가 아니라 내 목숨 구해준 애야! 오갈 데 없는 나 일주일이나 돌봐줬어!
영란 : 그니까 사례금을 충분히 주면 되잖아요.
할머니 : (오르는) 사례금? 은성이가 주인 잃은 강아지 찾아줬냐?
정 : (애교) 돈을 많-이 주면 되지, 할머니이.
할머니 : (버럭) 어따 대구 자꾸 돈 돈이야! 니들이 돈 벌어?
영란, 정 : (찔끔하는)
할머니 : (화난) 생전 땡전 한 푼 벌어본 적 없는 것들이? 내가 여태 느이들이 하고 싶은 거 못하게 한적 있어?
내 집에 내가 들이겠다는데 왜들 짹짹거려!
영란 : (그래도 싫은) 가족도 아닌데 한집에 사는 건 불편하잖아요.
할머니 : 생전 첨보는 늙어빠진 할망구 집에 들인 은성인 쪼다라서 그랬다냐? 콧구멍만한 방에 꽤나 편해서 들였어!
영란 : (말문 막히는)
할머니 : 잔말 말고 3층 방 싹 치워놔! (가방 들고 일어나서 현관으로)
정 : 어떡해 엄마...
영란 : 미치고 팔짝 뛰겠다 증말... (짜증나는) 갈수록 왜 저러신다니?
S#7. 승미 집 주방
박변에게서 받은 인생스토리 자료들 옆에 널려있고 백성희, 노트에 미리 써놓은 자기 인생스토리 읽어보고 있다.
백성희 : (자신 있는) 이 정도면 됐어... (노트 들고 일어나 승미 방으로 가는)
S#8. 승미 방
침대에 앉아 활짝 웃으며 핸드폰 받고 있는 승미.
승미 : 저 합격했어요? 감사합니다... (잠시)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 끊는데)
백성희 : (노트 들고 들어오며) 승미야, 이거 컴퓨터로 좀 쳐주라.
승미 : (웃으며 일어서는) 엄마, 나 진성식품 합격했대!
백성희 : 그래? (했다가) 니 학벌에 성적에 합격이 당연하지. (놀리듯) 환이네 회사라고 좋아하는 거 봐.
승미 : 담주 월요일부터 첫 출근이야. 그날 오리엔테이션 한대.
백성희 : 이제 넌 됐고 나만 남았구나? (노트 내밀며) 오늘 저녁까지 해줘.
승미 : 이게 뭔데? (노트 보면 ‘진성식품 가맹점 지원자 백성희’ 써있다. 놀라서 엄마 보면) 엄마 환이 오빠네 가맹점 할려구?
백성희 : 엄마가 니가 버는 푼돈 받아 살줄 알았어? 진성 가맹점 따내기만 하면, 작은 중소기업 매출이야.
승미 : (의아한) 엄마가 돈이 어딨어서 가맹점을 해?
백성희 : 내 돈 없음 못해? 빌렸어.
승미 : (굳어지는) 빌렸다구?... (안 믿기는) 이 아파트도 빌려서 얻었다며 또 빌렸어요? 누구한테?
백성희 : (말 길어지면 곤란하다) 말하면 니가 알어? (나가며) 다 되면 가져와.
승미 : (설마? 했던 의혹이 확신으로 굳어진다. 엄마 뒷모습 기막힌듯 보는)
S#9. 사장실
소파에 찻잔 놓고 앉아서 직원들 독후감 읽으며 흐뭇한 미소 띠고 있는 할머니.
탁자 위에 ‘엄마를 부탁해’ 를 읽고... 등 적혀있는 독후감들 수 십 편 쌓여있다.
노크에 이어 들어오는 박변.
할머니 : (읽다가 큭큭 웃는)
박변 : (실종 이후 첫 만남이다) 사장님!
할머니 : (웃으며 쳐다보는) 야야 박이사, 얘 안산지점 막내 좀 봐라. 열여섯 이후에 처음 읽은 소설책이란다, 이게.
박변 : (앉으며 마음 급한) 어디 가 계셨던 거예요?
할머니 : (파일 내려놓으며) 있어야 할 데 있다 왔네.
박변 : (살피며) 정리할게 있으셨다고 하셨다면서요?
할머니 : (말 돌리는) 회사는 별일 없었지?
박변 : (궁금한) 대체 무슨 일로,
할머니 : (말 자르며)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고, 이번 분기 직원 선발 끝났지?
박변 : 예, 사장님 안 계셔서 제가 면접 봤습니다.
할머니 : 잘했고... 거기 최종 명단에 직원 하나 추가 해.
박변 : 직원이요? (영문 몰라 보는)
S#10. 공원
얘기하고 있는 은성과 혜리. 혜리, 얘기 다 듣고 놀라있는 상태.
혜리 : (흥분한) 와- 완전 대박이다? 은성 너 내 말 안 듣기 진짜 잘했다. 난 그 할머니 당장 내보내라 그랬잖아?
은성 : 근데 혜리야, 이해가 안되는 게... 할머니가 나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 감사하구.
근데 왜 꼭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시는 걸까?
혜리 : 너 그지 같은 방에서 고생하는 거 안쓰러워 그러시겠지.
은성 : (그런가? 갸웃하는)
혜리 : 그래서 언제 들어가기로 했어?
은성 :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왔어.
혜리 : 야 고은성!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 무조건 들어가야지, 무조건! 은우 찾아준다는데!
은성 : 겨우 일주일 돌봐드린 거 갖고 어떻게 남의 집엘 덥썩 들어가? 할머니네 가족들도 있는데.
혜리 : 니가 지금 체면 따질 때야? 은우를 생각해봐.
은성 : 그래, 우리 은우만 생각하면... 전단지 백날 붙이고 다니는 것보다 낫지.
혜리 : 말이라구 하냐?
은성 : (은우 생각에 울컥해지는) ...
혜리 : 돈으로 사람 풀어 찾으면, 한 열흘이면 은우 찾겠다!
은성 : (솔깃해서 보는)
S#11. 천사들의 집 주방
겸용으로 쓰는 큰 마루. 그 외 방 두 개 정도 있는 구조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찢어놓은 신문지 조각 맞추고 있는 은우.
장애우 두 명, 할머니 한명과 앉아서 식사하고 있는 3회 14씬에서의 원장과 부인.
부인 : (은우 돌아보며 걱정) 밥도 지대로 안 먹고 말도 안하고, 쟈를 우야꼬...
원장 : 냅둬라, 쪼매 있다가 먹을끼다.
부인 : 갈수록 아가 심해진다 아입니꺼? 차라리 경찰서에 신고하는게 안낫겠는교?
원장 : 부모가 버리고 간 아 신고하면 우얄낀데?
부인 : 저러다 일날까 안그랍니까?
원장 : 자폐라는 게 저런기다. 기다리면 우리 자식 될끼다...
부인 : 안되겠심더. (일어나서 은우에게 다가가는) 아야 동우야, 니 배 안고프나?
은우 : (대꾸 없이 조각만 맞추고)
부인 : (은우 손잡으며) 있다하고 밥 먹, (하는데)
은우 : (손 확 뿌리치며 고함지르는) 아- (신문지 막 흩트리는)
부인 : (난감하게 보는)
S#12. 은성 동네 거리
집 쪽으로 걸어가던 은성, 멈칫 선다. 은우 전단지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 엉망인 채 땅에 떨어져있다.
놀라서 얼른 전단지 주워드는 은성, 속상해 들여다본다.
은성 : (가슴 아픈) 은우야... (손으로 먼지 털다가 멈칫하는)
할(E) : 니 동생, 내가 찾아주마.
은성 : (사진 속 은우 얼굴에 찍힌 발자국 손으로 문지르는)
할(E) : 대신 조건이 있어. 니가 꼭!... 내 집에 들어와 살아야 해.
은성 : 은우야... (순간 결심하는, 전단지 가방에 넣고 가는)
S#13. 환 집 거실
소파에서 얘기하고 있는 백성희와 영란.
영란 : 어머머 그럼 승미가 우리 회사에 입사한 거야?
백성희 : 어, 오늘 합격 통보 받았대.
영란 : 아니 근데 왜 여태 말을 안했어?
백성희 : 나두 몰랐어. 지 능력으로 들어가고 싶었댄다.
영란 : (대견한) 어쩜 그렇게 속이 꽉 찼니 젊은 애가?
백성희 : (슬쩍) 근데에, 딸이 회사 직원이어도 가맹점 할 수 있니?
영란 : 왜 안 돼? (미안한 듯 웃으며) 너두 합격만 하면 할 수 있지. 참 그건 다 썼어?
백성희 : 어, 너하구 박 이사님 덕분에. 낼 제출하려고 하는데... (슬쩍) 정말 박이사님한테 내도 돼?
영란 : 그럼? 어차피 박이사 거쳐 어머니한테 가거든.
백성희 : 근데 박이사... 언제 이혼했니? 혼자 사는 남자 같지 않게 깔끔하든데.
영란 : 준세 대학 입학하고 나서니까 한 8,9년?
백성희 : (관심 가는) 꽤 됐네? 재혼 안한대?
영란 : 왜, 어디 좋은 여자 있어?
백성희 : 어? 아니... (하는데)
표집사 : (침대 커버 세트와 스탠드 박스 등 들고 현관에서 들어온다. 백성희 보고 다가와 목례하며) 오셨습니까.
백성희 : (웃으며) 장을 많이 보셨네요?
표집사 : (목례하고 2층으로 가는)
영란 : (보다가 인상 팍 쓰며) 내가 울 어머니 땜에 미치겠다, 성희야. 신세 좀 지셨다구 어떤 애를 우리 집에서 살게 하신대.
백성희 : 그게 무슨 소리야? (영문 몰라 보는)
S#14. 은성 방
접시에 놓인 찐만두 하나씩 집어 우물거리면서 옷가방에 짐 싸고 있는 은성.
은성 : (방 한쪽에 놓아뒀던 전단지 뭉치도 챙기는데)
인영 : (밖에서, 소리) 은성아- 은성아-
은성 : (? 문 쪽 보고 일어나서 문 열면)
인영 : 하두 연락 안와서 혹시나 하구 혜리한테...
<시간경과>
마주 앉아 있는 은성과 인영. 은우 잃어버렸다는 얘기 듣고 어쩔 줄 모르는 인영.
인영 : (눈물 어려) 어머 어뜩해... 정말 미안해 은성아. 우리가 잘 돌봐줬음 은우 안 잃어버렸을 텐데...
은성 : (뭐라고 말 못하는, 고개 숙이고) ...
인영 : 그때는 정말, 은우가 너무 갑자기 변해버려서... 내가 알던 은우가 아니어서 어떻게 할 줄 모르겠어서... 정말 미안해...
은성 : 아냐, 자존심에 앞뒤 안 가리고 나온 내 잘못이야.
인영 : 기집애, 여태 연락 한번 안 할 만큼 화났으면서... 야 승미가 너 찾았을 때 내가 얼마나 염치없었는지 알아?
은성 : (놀라) 승미가 날 찾았다구?
인영 : 어, 너 나가고 며칠 있다가 승미가 너 어딨냐구 전화했었어. 은우 학교도 가보고 했나봐. 너한테 연락 오면 꼭 알려 달라구,
후회 많이 했나봐.
은성 : (뜻밖인) 그랬구나...
인영 : 그리구... 형진 선배도 니 연락처 묻든데.
은성 : 뭐? (울컥 올라) 절대 알려주지 마! 내 얘기 하지도 말구.
인영 : 미안해, 괜히 나 땜에 형진 선배 알게 되서... 근데 인간이 어쩜 그러니?
준세씨 위해서 레스토랑까지 차렸다 길래 엄청 감동 했었는데.
은성 : (대꾸하기 싫다, 가방 잠그는)
인영 : (가방 보며) 근데 어디 가? 은우 찾으러 막 지방 돌아다니고 그러는 거야?
은성 : 아냐, 어떤 좋은 할머니 만나서 그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어.
S#15. 환 집 앞
가방 들고 걸어오는 은성, 대문 앞에 멈춰 선다. 오기는 왔지만 낯선 집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은성, 대문 바라보다가...
은성 : 눈치 좀 보이면 어때? 은우 찾아주신 다는데! (표정 다지고 벨 누르는)
S#16. 환 집 부근+ 환 차 안
집 향해 가던 환, 대문 앞에 서있는 옷가방 든 은성 뒷모습 본다.
누구지? 보는데 막 대문으로 들어가는 은성.
S#17. 환 집 뜰
뜰 둘러보며 걸어오는 은성, 현관 앞 쪽에서 멈춰 선다. 혼자 후- 숨 내쉬며 마음 다지고 현관 문 조심스레 여는데...
뒤에서 오던 환 눈에 마치 집안 동정 살피는 것처럼 보인다.
환 : (버럭) 누구야!
은성 :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 엄마야! (하고 돌아보는)
환 : (은성 알아보는, 눈 커져) 너...
은성 : (동시에 환 알아보는, 기겁해서) 어?
환 : (믿기지 않는 재회에 성큼 다가오며) 너, 너 뭐야?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은성 : (당황해) 아니 그게, (하는데)
환 : (갑자기 은성 팔뚝 확 잡으며 버럭) 이 기집애야! 너 여기 왜 왔어? 우리 집 어떻게 알고 왔어!
은성 : (놀라) 우리 집?
환 : (잡아먹을 듯) 어떻게 알고 왔냐구!
은성 : (당황해) 여기가 그쪽 집이라구요? (했다가) 이거 놔요! 놓고 얘기해요!
환 : (더 꽉 움켜쥐며 다그치는) 말 못해?
은성 : (아파서) 아!-
S#18. 거실
밖에서 들리는 소리 들은 듯 놀란 얼굴로 현관으로 달려가는 정. 영란, 정 뒤에서 따라 나간다.
S#19. 뜰
옷가방 땅에 떨어져 있고 환 손 뜯어내려 안간힘 쓰며 실랑이 벌이는 은성.
은성 : (아파서 찡그리며) 진짜 할머니 때문에 왔다구요! (빼려 애쓰지만)
환 : (끄떡없는, 쏘아보는) 헛소리 말고 제대로 말해!
정 : (현관 문 열고 나오다 둘 상황 보는, 놀라 눈 커지는)
환 : (정보고) 야 정! 빨리 119에 신고해!
은성 : (그 말에 놀라 환 보는데)
영란 : (뒤이어 나오는)
정 : 오빠 걔 도둑 아냐!
환 : (멈칫하는)
<시간경과>
잡혔던 팔 아직도 아픈 듯 잡고 열 받은 얼굴로 서있는 은성.
얘기 다 들은 환, 더 황당한 얼굴로 은성 보고 있다.
환 : 뭐? (믿을 수 없는) 얘랑 산다구? 얘랑 같이 산다구?
정 : (자기도 황당하다는) 그래에! 할머니가 그랬다니까?
영란 : 아니 근데 니들은 대체 어떻게 아는 사이야?
환 : (기막혀) 할머닌 얘가 어떤 앤줄 알고, (하다 영란에게) 이 기집애 완전 사기꾼이야!
은성 : (기막혀 환 보면)
정 : (퍼뜩 생각난) 맞다! 나이트! 너 그때 그 웨이터 맞지?
영란 : 나이트? 웨이터? (놀라 은성 다시 보는)
정 : (신난) 엄마 엄마 얘, 오빠 가방 빼돌리고 도망친 애야!
은성 : (울컥 올라) 그런 거 아니거든요?
영란 : 아니 대체 이게 다 무슨 말들이야?
은성 : (다급한) 비행기 안에서 가방이 바꼈었는데 오해가 좀 있었어요.
환 : (웃긴다는) 이 기집애 끝까지 사기 치네.
영란 : 어머, 환이 니 가방 사기 친 애가 얘였어?
은성 : (당황해 영란 보며) 그런 거 아니에요, 가방을 잃어버려서, (하는데)
영란 : (이미 기막혀 입 딱 벌어져 은성 쳐다보는)
은성 : (그 시선에 말문 막힌다. 모욕감에 굳어지는, 입술 달달 떨리는데)
환 : 가!
은성 : (휙 쳐다보면)
환 : 할머니 생각해서 경찰엔 안 넘길 테니까 가라구!
은성 : (너무 기막혀 눈물어려 노려보는)
환 : (계속 자기 방식으로 해석, 확 인상 쓰며) 뭐, 기어이 우리 집에 들어와 살겠다구?
은성 : 아니? 안살아! (터진다) 여기가 니 집 인줄 알았으면 절대 안 왔어!
영란, 정 : (놀라 쳐다보는)
은성 : (확 가방 집어 들고 대문 쪽으로 성큼성큼 가는, 이 악물고 눈물 참는)
S#20. 환 집 앞
할머니, 막 차에서 내려 대문 쪽으로 오는데 은성, 거칠게 대문 열고 나온다.
할머니 : (은성 보고 반가운) 은성아?
은성 : (할머니 보고 멈칫하는)
할머니 : 아이구 왔구나?
은성 : (설명할 여유 없다) 할머니 죄송해요, 저 여기서 못 살아요. 안녕히 계세요. (후다닥 뛰어 가버리는)
할머니 : (놀라 손짓으로 부르며) 은성아! (하다 멈추는, 영문 몰라 대문 쳐다보는)
S#21. 거실
소파에 앉았다가 일어선 듯 엉거주춤 서있는 영란, 환, 정.
할머니, 들어오자마자 상황 물은 듯 소파 옆에 선채로 화내고 있다.
할머니 : (화난) 내가 오란 아이야! (가슴 치며) 내가! 내가 오랬는데 니가 쫓아내?
영란 : 어머니 말씀을 다 듣고도 그러세요?
정 : 할머니 걔 완전 사기꾼이라니까?
할머니 : 내 생명의 은인이야!
환 : 생명의 은인이면 같이 살아야 돼?
할머니 : 뭐야?
정 : 할머니, 걔가 오빠 가방 팔아서 챙긴 돈이 얼만지 알아? 내 시계 그거,
할머니 : (o.l, 버럭) 시끄러!
모두 : (멈칫하면)
할머니 : (괘씸한 듯 환 보며) 가서 은성이 데려와!
환 : (기막혀) 할머니!
할머니 : (홧김에) 니가 쫓아냈으니까 니가 가서 데려오라구!
환 : (화나는) 할머니 아무리 그렇다구 그런 애랑 살라구! 할머니 도와준 건 도와준 거고,
(강조하는) 난 걔랑 절대 한 집에서 못 살아!
할머니 : 싫으면 니가 나가!
환 : (충격, 확 굳어지는)
영란 : (기막힌) 어머니 정말 너무하세요! 도대체 걔가 뭐길래 환이한테 이러세요?
할머니 : (또 한 번의 실망감으로 환 쳐다보는)
S#22. 은성 방 (저녁)
어둑한 방. 옷 가방 들고 들어오는 은성, 불 켜면 밝아지는 방.
모멸감에 기분 엉망인 은성, 가방 놓고 털썩 놓고 앉는다.
은성 :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분하고 기막힌) 어떻게 그 인간이 할머니 손자야? (말도 안 된다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기진한 듯 옆으로 쓰러지듯 눕는데 핸드폰 울린다. 주머니에서 꺼내 받는) 여보세요?... (잠시) 네, 제가 고은성인데요...
(뜻밖인) 진성식품이요? (얼른 일어나 앉는, 의아한 얼굴로 네, 네... 하며 듣다가 놀라) 면접을 보러 오라구요?
(영문 모르겠고)
S#23. 승미 아파트 외경 (다음날, 아침)
S#24. 승미 집 주방
아침 차리는 백성희. 승미, A4 파일 들고 들어온다.
백성희 : 어 앉어, 다 차렸어. (앉는데)
승미 : (앉는, 파일 내밀며) 엄마 이거, 일부러 나한테 치게 한 거지?
백성희 : (무슨 뜻인지 알지만) 어. 엄만 컴퓨터 잘 못 치잖아.
승미 : (자조적인) 환이 오빠네한테 엄마가 엄마 과거 어떻게 포장했나... 다시 한번 외워 실수하지 말라고.
백성희 : (먹으며 천연 덕) 세상사 실수해서 좋은 거 있어?
승미 :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자괴감에) 살아있는 친아빠는 돌아가신 걸로, 돌아가신 새아버지는 살아계신 걸로...
친아빠한테도 새아버지한테도 다 미안해.
백성희 : (올라서) 니 아빠! 14년을 단 한 번도 너 찾지도, 연락도 안한 사람이야. 죽은 거 하고 뭐가 달라?
승미 : (맞는 말이지만) 아줌마한테는 아빠하고 이혼했다고 할 수도 있었잖아요. 여고 때 둘이 친했다면서.
백성희 : 젤 친했던 친구, 괜히 연락 끊고 살았는줄 알아? 살다보면 그 앞에서는... 자존심이 목숨 보다 중요해지는 사람이 있어.
승미 : (? 보면)
백성희 : 부자 집 딸로 태어나 누구는 과부돼서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사는 팔잔데, (영란에 대한 감정 드러나는)
그 앞에서 바람에 도박에 손찌검까지 당하다 이혼했다고 해? 차라리 죽었다는 게 낫지.
승미 : 그게 환이 오빠 엄마야?
백성희 : (혼잣말처럼, 억울함 담긴) 더구나 그 결혼 누구 땜에 하게 됐는데.
승미 : 엄마 지금 환이 오빠 아줌마 얘기야?
백성희 : (얼른) 여고 때야 양조장집 딸에 넝마주의 딸끼리도 친구 흉내 낼 수 있지만, 결혼해선 달라.
등급이 맞아야 친구도 할 수 있고, (승미 똑바로 보며) 사돈도 될 수 있어. (다시 먹는)
승미 : (자조적인) 또 나 때문이네... (보다가) 낼 아버지 49젠건 알지?
백성희 : (먹다가 멈칫 보는)
승미 : 어떡할 거야?
백성희 : (모른 척 밥 먹으며) 요새 누가 49제를 챙겨?
승미 :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챙기던데? 그때 옷도 태우고 성묘도 가고.
백성희 : (딱 정색하고) 니 아버지야? 왜 니가 나서?
승미 : (원망처럼) 그래도 7년간 나 키워주신 분이야.
백성희 : 그 사람 세상 떠나면서 우리하고 인연은 끝났어. 호적이 얽혔어, 피가 섞였어?
승미 : (반항하는) 엄마 안 가도, 난 갈 거야.
백성희 : (단호한) 가지 마!
승미 : 엄만 사람이 왜 그렇게 독해?
백성희 : (흥, 자조적인) 너도 나처럼 끼니 굶어가며 살아봐라, 안 독해지나...
승미 : 가난했다고 다 독해져? 돌아가신 분이야. 그냥 찾아가서 편히 쉬시라는 인사도 못 드려? 아버지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백성희 : (버럭) 잊고 싶어 그래!
승미 : (멈칫하면)
백성희 : (자기만의 의미, 쏘아보며) 잊고 싶고, 잊어야 해! 그래야 내가 살아!
승미 : (엄마 기색에 놀라 더 말 못하고 보는)
S#25. 환 집 주방
어제 일 때문에 어색한 분위기로 밥 먹고 있는 할머니, 영란, 정.
환 : (잔뜩 굳은 얼굴로 들어오는)
영란 : 어 환아?
환 : (선채로) 할머니 나 오늘 나가서 티켓팅 해.
할머니 : 무슨 티켓팅을 해?
환 : (황당한 듯) 미구욱! 미국 가야할거 아냐.
할머니 : 나 몰래 까마귀 고기 삶아 먹었냐? 나, 너 유학 관두라고 불러들였어!
영란 : 어머니 그땐 환이한테 회사 일 배우라고 그러신 거잖아요.
할머니 : 그래서 회사 일 배웠냐?
환 : (오르는) 그래서 정말 유학 관두라구?
할머니 : (정색하고 환 쳐다보며) 니가 벌어 공부한다면 모를까, 할미 돈으론 못가.
환 : (아직 심각성 모른다. 화내는) 미국 안가면 여기서 나보고 뭐하라고?
할머니 : (미리 준비했다) 뭐할 건지 계획서 갖고 와.
환 : 계획서?
할머니 : (냉정한) 그럼 계속 놀고먹을 셈이야? 넌 설렁탕은 냄새도 비려 싫다며? 그러니까 이제부터 뭐해서 먹고 살 건지,
취직을 할 건지 장사를 할 건지 계획 세워서 제출 해.
정 : 할머니 아직 오빠한테 화 안 풀렸구나?
할머니 : (정 똑바로 보며) 정이 너두.
정 : (화들짝 놀라) 나두?
할머니 : 기한 일주일이다. (일어나서 나가는)
셋 : (황당해서 서로 쳐다보고)
S#26. 진성 본사 앞
면접 위해 원피스 정도 입고 걸어오는 은성, 진성식품 명패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S#27. 사무실
긴장한 얼굴로 한쪽에 서있는 은성.
팀장 : (다가온다) 고은성씨?
은성 : (긴장한) 네. (아직도 설마해서)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 받고 왔는데요.
팀장 : 따라와요. (나가는)
은성 : (따라 나가고)
S#28. 사장실
긴장해서 고개 숙인 채 조심스레 문 열고 들어오는 은성.
할머니, 사장 책상에 앉아 은성 본다.
은성 : (막 고개 들다가 할머니 보는, 깜짝 놀라) 할머니?...
할머니 : (일어서며 정색하는) 여기선 할머니 아니라 사장이야.
은성 : (놀라) 사장이요?
할머니 : (소파로 오며) 그래. 너 나한테 발목 잡혀 면접 못간 진성식품 사장이 나다.
은성 : (놀라서 눈 커지는)
<시간경과>
찻잔 놓고 마주 앉아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와 은성.
할머니, 은성에게 얘기 다 들은듯 고개 끄덕이고 있다.
할머니 : (은성 보는, 아쉬움 감추고) 하필 그렇게 엮였어 그래...
은성 : 죄송해요...
할머니 : (보다가 정색하며) 그래서, 우리 손주 놈 끔찍이 싫어서 안 들어올 거야?
은성 : 어떻게 들어가요...
할머니 : (계산적인, 차갑게) 너 동생 안 찾고 싶구나?
은성 : 네?
할머니 : (냉정하게) 분명히 말했다! 우리 집에 들어와야만 니 동생 찾아준다고.
은성 : (당황해) 할머니...
할머니 : (해대는) 넌 니 자존심이 동생보다 중요하냐? 환이 놈한테 당한 게 그렇게 분해 동생도 잊어버리고 뛰쳐나갔어?
너 전단지도 니 맘 편할려고 붙이고 다녔지!
은성 : (속상하고 황당한) 할머니!
할머니 : 사람 찾는 전문가 수십 명 풀어서, 전국 방방곡곡 지역별로 나눠서 니 동생 찾게 시킬 거야.
은성 : (멈칫하는)
할머니 : (비난하듯) 어느 게 빠르겠냐? 너 혼자 발품 팔아 전단지 백날 붙이는 거 하고. 어떤 게 빨리 동생 찾을 거 같냐구!
은성 : (괴로운) 할머니 저한테 왜 이러세요?
할머니 : 이 회사에 취직도 시켜줄 거야. 동생 찾고 나면 뒷바라지 할 수 있게.
은성 : (혼란스러워 할머니 보면)
할머니 : 하지만! (조금의 여지도 없이 쏘아 보며) 너 우리 집에 안 들어오면... (단호한) 너하고 내 인연은 이걸로 끝이다.
은성 : (할머니 분위기에 눌려서 보는)
S#29. 진성식품 로비
서류봉투 들고 통화하며 들어오는 백성희.
백성희 : 지금 도착했어요, 박이사님... (잠시, 웃으며) 네, 금방 올라갈게요...
(끊는, 핸드폰 가방에 넣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1층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할머니 내려서 백성희 쪽으로 온다.
핸드폰 넣고 막 고개 들던 백성희, 할머니 본다. ‘어머’ 하며 반갑게 다가가는데... 뒤이어 내리는 은성 보인다.
백성희 : (은성 보고 헉! 기겁해 놀라는)
은성 : (동시에 백성희 쪽 보는데)
할머니 : (돌아서며) 어떻게 할 거야?
은성 : (막 백성희에게 닿으려던 시선 할머니에게로 돌리는)
백성희 : (순간 당황해 어쩔 줄 모르다가 얼른 뒤돌아 기둥 뒤로 뛰어가 숨는)
할머니 : (여전히 사무적인) 매장 돌아보고 올 거니까, 들어올 결심이면 6시까지 짐 갖고 회사 앞으로 오고.
(아님 말고, 하는 시선으로 보는)
은성 : (뭐라고 대답 못하는) ...
백성희 : (놀란 가슴 누르고 살짝 내다보면 얘기하고 있는 둘 보인다, 이해 안 되는) 아니 은성이가 왜 환이 할머니하고 있어?...
(하다 멈칫)
영란(E) : 신세 좀 지셨다구 어떤 애를 우리 집에서 살게 하신대.
백성희 : (사색되는, E) 그게... 은성이었어?
할머니 뒤따라 현관 쪽으로 나가는 은성 뒷모습 보는 백성희, 아득해지고.
S#30. 거리
갈등하며 걷는 은성.
할(E) : 너 니 자존심이 동생보다 중요하냐?
은성 : (그건 아니라는 듯 고개 젓는)
할(E) : 너한테 동생 맡기고 돌아가신 엄마 아버지 생각해 봐.
은성 : (뚝 멈춰서는)
할(E) : 너 우리 집에 안 들어오면... 너하고 내 인연은 이걸로 끝이다.
은성 : (고개 푹 숙이는)
S#31. 스쿼시 장
스쿼시 하는 환과 승미, 둘 다 땀범벅이다.
화풀이하듯 있는 힘껏 치는 환. 열심히 받아치는 승미, 역부족이지만 기를 쓰고 환의 페이스에 맞춘다.
어느 순간 환 볼 받아치려던 승미, 헛스윙하면서 그 기세에 중심 잃고 어어- 하며 뒤로 몇 걸음 가다 뒤로 넘어지는데
얼른 달려와 승미 받으려던 환, 이미 넘어지는 승미 하중에 밀려 승미 뒤에서 감싸 안은 채 같이 뒤로 넘어진다.
넘어진 채 일어날 생각 못하고 그대로 기진맥진 뻗어버리는 환.
환 팔베개 한 자세로 같이 넘어진 승미, 역시 탈진해 그대로 뻗어버리고.
환 : (가쁜 숨 몰아쉬며) 괜찮냐?
승미 : 어... 오빠는?
환 : (뻗었던 팔 굽혀 승미 머리 쓰다듬는) 제법이다 꼬맹이. 가르친 보람이 있네.
승미 : (그 손길에 찡해지는) 오빠 언제 나 스쿼시 첨 가르쳐줬는지 알아?
환 : (언제더라?... 생각하는데)
승미 : 나 고3 졸업식 날.
환 : 맞다! 너 졸업식 안 갔지? 니네 그 팥쥐하고 같은 학교 졸업이라서.
승미 : 그 날 오빠가 화풀이하라면서 스쿼시 가르쳐줬지...
환 : (생각난 듯) 참 그 팥쥐는 잘 있냐? 유학 갔다 그랬지?
승미 : 팥쥐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걔 팥쥐 아냐, 내가 콩쥐도 아니고.
환 : 걔 땜에 너 힘들어했잖아.
승미 : (죄책감에) 걔가 힘들게 한건 아니지... 새 아버지 딸이 나랑 동갑이어서 힘들었던 거지...
환 : (뭔가 이상한 듯 승미 보는)
승미 : (환 시선 느끼고 얼른 일어나 앉으며) 오빤 오늘 왜 스쿼시가 치고 싶었던 건데?
<시간경과>
벽에 기대 앉아 음료수 들고 얘기하고 있는 환과 승미.
환 : 완전 사기꾼 기집애가 들어왔다니까?
승미 : 길에 쓰러진 할머니 병원도 모시고 가고 집까지 모시고간거 보면 나쁜 애 같진 않은데?
환 : 임마, 내가 가방 땜에 걔한테 한두 번 속은 게 아냐.
승미 : 오빠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면 어떤 사람인지 좀 알아는 봐야겠다.
환 : 안 그래도 영석이가 알아보고 있어. (벼르듯 라켓 탁 손으로 치는)
S#32. 준세 레스토랑 뜰
들어오는 은성, 멈칫 선다.
레스토랑 들어가는 입구 잘 보이는 곳에 은우 전단지 넣은 예쁜 액자 몇 개, 마치 인테리어처럼 걸려있다.
놀라는 은성, 준세 섬세한 마음 쓰임에 찡해서 보는데...
준세, 안에서 나온다. 액자 보면서 목걸이 꺼내 입 맞추는 은성.
그 애잔한 모습에 멈칫하는 준세, 끌린 듯 멈춰 서서 은성 보는데...
은성 : (시선 느낀 듯 돌아보는)
준세 : (들키고 약간 당황) 기도하는거야?
은성 : (자기도 멋쩍어 목걸이 놓는, 액자 가리키며, 알지만) 누구 아이디어에요?
준세 : 있어, 머리 엄청 좋은 사람.
은성 : (애잔한) 고맙다고 전해줘요, 그 머리 좋은 사람한테.
준세 : (다가오며) 아마 그 남자, 고맙단 말 듣자고 한건 아닐 걸?
은성 : (놀란 척) 남자였어요?
준세 : (처음 보는 은성 반응 뜻밖인 듯 어? 보는) 어라?
은성 : 왜요?
준세 : 무슨 일 있구나? 입으론 안하던 농담하면서 눈은 왜 그렇게 복잡하지?
은성 : (들키고 멋쩍어) 근데 (액자들 가리키며) 오빠가 사장도 아니면서 이렇게 막 해도 되요? (하다 퍼뜩 걱정되는)
사장이 싫어하지 않았어요?
준세 : 어? 어 괜찮았어. (얼른 말 돌리는) 새벽 장사 안 나온 얘기부터 듣자. 어떻게 된 거야?
<시간경과>
찻잔 놓고 마주앉아있는 은성과 준세.
준세 : (놀란 얼굴로) 그 기억 잃은 할머니가 진성식품 사장이었다구?
은성 : (끄덕이며) 네, 정말 신기하죠?
준세 : (의아한) 시장에서 노점상 하던 할머니였다면서? 혈육도 없고.
은성 : (자기도 이상한) 분명히 그랬는데, 진성식품 사장님이시더라구요. 더 이상한 건, 그런 얘긴 가족들한테 하지 말라는 거예요.
준세 : (의아한) 근데 니가 꼭 입으로 들어와야만 은우를 찾아주신다는 이유는 뭐라셔?
은성 : 그건 말씀 안하세요. 그냥 그게 조건이래요.
준세 : (이해 안 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할머니 집으로 들어갈 거야?
은성 : ...그럴려구요. 그래야 은우 찾아주신다니까.
<프래쉬 컷- 2회 66씬 중에서...‘환에게 뒷덜미 잡히고 버둥대던 은성’>
준세 : (환 성격 아는지라 걱정에) 괜찮겠어? 환, (하다가) 가방 때문에 오해 받아 다른 가족들하곤 불편할 텐데.
은성 : (씁쓸한) 진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드니... (하다가) 괜찮아요. 내가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에요?
(다짐하듯) 은우 찾을 수만 있다면 백날 오해 받음 어떻고 눈칫밥 천 날 먹음 어때요? 우리 은우 찾아주신다는데.
준세 : (찡해져서 더 말 못하고) 그래, 니가 그런 맘이면 됐다. 그 할머니 좋은 분이야.
은성 : (놀라) 할머니 아세요?
준세 : 아니, 소문으로 들었어. (말 돌리는) 부모님이 너한테 길 안내해 주시나보다.
은성 : 오빠 덕이기도 해요.
준세 : 왜 내 덕이야?
은성 : (그동안 쌓인 고마움 풀듯) 오빠가 나한테 진성식품 입사 지원서 줬잖아요. 그래서 원서 넣었고,
할머니 때문에 면접 못 가게 됐고, 그래서 취직도 시켜 주신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오빠 덕이죠.
준세 : (미안한 눈으로 보는) ...
S#33. 준세 레스토랑 앞
나오는 은성과 준세.
은성 : 괜찮다니까 그래요? 괜히 자리 비웠다가 혼나지 말고 들어가요.
준세 : (난처함 감추고) 버스 정류장까지만 바래다줄게. 낯선 집에, 것도 편히도 아니고 반은 지옥 들어가는 심정일 텐데
여기서 어떻게 보내?
은성 : (뭉클해서 보는)
준세 : 가자. (가는)
은성, 준세 : (몇 걸음 가면)
환 : (뒤쪽에서 와서 차 세운다)
승미 : 오빤 박준세씨 싫어하면서 여긴 오드라?
환 : (내리며) 사장은 재수 없지만 파스타 맛은 서울에서 제일이잖냐.
승미 : (웃으며 내리는)
S#34. 준세 레스토랑 뜰
들어오는 환과 승미.
승미 : (실내 쪽으로 가다가) 봄 되니까 여기 좋다? 여기서 먹자 오빠.
환 : 그럼 앉아 있어. (안 가리키며) 볼일 보고 온다. (안으로 들어가고)
적당한 자리 찾아 둘러보던 승미, 은우 액자 스쳐 지나다 멈칫한다.
다시 액자 보는 승미, 은우 얼굴 확인하고 놀라 다가간다.
은우 찾는 전단지 보고 기겁해 놀라는 승미, 전단지 훑어보다 고은성 이름과 핸드폰 번호 본다.
S#35. 진성 본사 앞 + 할머니 차 안
운전석에 앉아서 은성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 시계 보면 5시 55분이다.
할머니, 온다고 믿으면서도 초조한 듯 이쪽저쪽 보는데 걸어오는 은성 보인다. 어? 하던 할머니, 은성 손에 들린 옷가방 본다.
계획대로 됐다... 씩 웃는 할머니, 차창 내린다.
다가오다 할머니 보는 은성, 마음 결정했다는 듯 꾸벅 인사하고.
S#36. 승미 집 거실
팔짱 끼고 왔다 갔다 하며 생각에 골몰해 있는 백성희, 대책 마련 중이다.
<프래쉬 컷- S#32에서의 할머니와 은성>
백성희 :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 어쩌다, 하필! (미치겠는) 왜!... (소파에 털썩 앉는데)
승미 : (사색된 얼굴로 들어오는) 엄마! 엄마!
백성희 : (심란한 얼굴로 승미 보는데)
승미 : (엄마 보고 얼른 다가오며 울듯) 엄마, 은성이 은우 잃어버렸나봐!
백성희 : (허걱 놀라 무심코)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승미 : (너무 충격이라 눈치 못 채고, 글썽해서) 은우 찾는 전단지 봤어, 은성이가 붙인 은우 전단지. 은우 잃어버렸대...
백성희 : (놀라) 전단지를 붙였다구?
S#37. 환 집 거실
소파에 누워서 잡지 읽고 있는 정. 환, 소파에 와서 털썩 앉는다.
영란 : (방에서 나오며) 환이 너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승미 만난다드니?
환 : 중요한 약속 깜빡했대.
정 : (잡지 보며 놀리는) 오빠 보다 중요한 약속이 뭘까? 맘 변한 거 아냐?
할머니 : (들어오는)
환 : 까불어라. (하는데)
영란 : 어머니! (하다 기겁해 놀라) 어머!
환 : (돌아보면)
은성 : (할머니 뒤따라 들어오고 있다)
환 : (헉! 놀라 눈 커지는)
할머니 : (돌아보며) 이리 와. (은성 어깨 감싸고 소파 쪽으로 오며) 뭣들 하냐? 새 식구 왔다!
정 : (? 몸 일으켜 보다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
환 : (경악해서 벌떡 일어서는) 할머니!
<시간경과>
소파에 앉아서 할머니 얘기 듣고 있는 넷. 있는 대로 인상 쓴 환, 뜨악한 영란과 정.
담담하려 애쓰며 힘주어 손 모아 쥐고 있는 은성.
할머니 : 이제부터 은성이는 우리 가족이니까 잘 대해줘.
영란 : (당혹스런) 아니 어머니,
할머니 : (말 자르며) 은성아, 인사 해.
은성 : (엉거주춤 일어서는, 꾸벅 인사하며) 잘 부탁드립니다...
환 : (못 참고) 할머니!
할머니 : (무시하고) 정이랑은 동갑이니까 말 놓고 편히 지내면 되고, (환 쳐다보며) 이 놈은... 오빠 소리 나올 때 되면 하든가.
(홱 둘러보며) 인사들 안 해?
정 : (꼬는) 할머니 따라 다시 온 거 보니까 알아서 편하게 지내겠는데?
할머니 : (확 흘기는)
영란 : (심상치 않은 기색에 할 수 없이, 떨떠름한) 어서 와요...
환 : 할머니 진짜 왜 이래?
할머니 : (버럭) 입 닫어!
환 : (멈칫하면)
할머니 : (셋 번갈아보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은성인 이제부터 우리 가족이야!
환 : (잡아먹을 듯 은성 쏘아보는)
은성 : (죽을 맛이다. 고개 숙이고)
표집사 : (주방 입구에 서서 바라보고 섰고)
S#38. 환 집 은성 방 (저녁)
침대와 화장대와 서랍장 나란히 놓인 방. 할머니 따라 들어오는 은성.
할머니 : 어떠냐? 꾸민다고 꾸몄는데 맘에 들어?
은성 : (방 둘러보는) 이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되는데...
할머니 : 며칠 푹 쉬어. 그동안 너 사는 꼴 보니까, 너하고 사흘만 더 살았다간 내가 니 장례 치를 거 같아서
잽싸게 기억 찾은 거야.
은성 : (머쓱해서) 할머닌?...
할머니 : 옷 갈아입고 내려와, 저녁 먹자. (나가는)
은성 : 네... (심란하게 방 둘러보는)
S#39. 승미 방 (저녁)
은우 전단지에 적혀있던 은성 핸드폰 번호 보며 망설이던 승미,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 집어 든다.
번호 보며 버튼 누르는 승미.
S#40. 환 집 2층 거실 (저녁)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세면도구 들고 욕실에서 나오던 은성, 멈칫 선다.
소파에 심란한 얼굴로 앉아있는 환과 정.
환 : (일어나 다가오며) 야 스파이! 너 정체가 뭐야?
은성 : (보면)
환 : 뉴욕에, 웨이터에, 가출에, 우리 할머니 생명의 은인에, 거기다 우리집까지!
은성 : 그쪽 집인 거 몰랐거든요?
정 : 가방은? 너 그때 분명히 3일내로 집에 가서 가방 찾아다 준다 그랬잖아!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
은성 : (정색하고 사과하는) 그 약속 못 지킨 건 미안한데요... 집이 이사 가서 연락이 끊겼어요. 그래서 못 찾았어요.
환, 정 : (동시에 기막힌 듯 서로 마주보며) 하!
은성 : (모멸감 누르고) 언젠가 찾게 되면, 꼭 돌려줄 게요. (3층으로 가려는데)
환 : (홧김에) 너 우리 할머니 부잔 거 알고 접근했냐?
은성 : (뚝 멈춰서는)
환 : 그거 알고 내 가방 일부러 바꿔치기 한 거 아냐?
은성 : (으... 홱 돌아서며) 그러는 그쪽은, 할머니 친손자 맞아요?
환 : 뭐?
은성 : 혹시 입양된 거 아닌가? 아님 애기 때 병원에서 바꼈든가.
정 : 오빠 얘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은성 : (환 똑바로 보며) 할머니한테 그쪽 같은 손자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말야. (휙 계단 올라가는)
환 : (뒤통수 한방 제대로 맞고) !
S#41. 은성 방 (밤)
들어오자마자 문 잠그는 은성, 침대로 가서 털썩 앉는다. 해대기는 했지만 이 집에서 살 일이 암담하다.
후... 깊은 한숨 내쉬는데 침대에 놓인 핸드폰에 부재통화 찍혀있다.
S#42. 환 방 (밤)
열 받아 왔다 갔다 하는 환.
환 : (생각할수록 황당한) 기집애... 완전 프로 사기꾼이네. (문 쪽 노려보며) 어떻게 할머닐 구워삶은 거야?
S#43. 뜰 (밤)
찻잔 놓고 얘기하고 있는 할머니와 표집사.
할머니 : 자네가 신경 좀 써줘... (짠한) 이 집이 바늘방석 일게야.
표집사 : 예, 어르신.
할머니 : 환이는... 나 없는 동안 어떻게 지내드냐?
표집사 : (민망해서 대답 못하는)
할머니 : (확인하고 싶은) 뭐하면서 하루 잡아먹어?
표집사 : 골프도 치고 술도 마시고... 그랬습니다.
할머니 : 그래, 여전했겠지... (씁쓸한 표정이고)
표집사 : (걱정 담긴) 어르신... 괜찮으시겠습니까?
할머니 : (천천히 끄덕이며) 괜찮아야지... (마음 다지듯 또 끄덕이고)
S#44. 시외버스 안 (다른 날)
간단한 제사 음식 담은 쇼핑백과 조화 옆에 놓고 검정 옷차림으로 앉아있는 은성, 눈물 글썽해 창밖 보고 있다.
S#45. 도로 + 백성희 차
뒷좌석에 풍성한 조화다발 놓여있고 백성희와 승미, 검정 옷차림이다.
승미 : (의아한 듯) 엄마 갑자기 왜 맘이 변했어? 아버지 49제 안 챙긴다며?
백성희 : 안 챙긴다고 뭐라드니 챙겨도 타박이네.
승미 : (다시 앞 보며) ...은성이 만날 수도 있겠다...
백성희 : 그거 걱정되는 애가 혼자라도 온다고 난리쳤어? (천연덕) 하루가 몇 시간인데 마주쳐?
승미 : (그렇겠구나... 끄덕이는)
S#46. 납골당 안치단
고평중 안치단 앞에서 간단한 과일과 술잔 놓고 절하고 있는 은성, 절하고 일어선다.
아빠 사진 앞으로 가는 은성, 눈물 어려 아빠 본다.
은성 : 아빠... 미안해요... 나 혼자 왔어... (눈물 툭 떨어지며) 은우도 못 찾고 혼자 와서 미안해... 죄송해요...
(떨리는 손으로 아빠 사진 만져보다 멈칫하는, 핸드폰 꺼내들어 통화목록에서 승미 부재통화 찾아보며) 아우 내 정신!
은우 본 사람일지도 모르는데...
S#47. 납골당 앞
저만치에서 걸어오는 백성희와 승미. 백성희, 긴장한 표정이고 승미, 착잡한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은성, 핸드폰 통화 버튼 누르며 나온다.
은성 : (핸드폰 귀에 대는, 컬러링 들리는데)
승미 : (핸드폰 울린다. 가방에서 핸드폰 꺼내드는)
백(E) : (반가운) 은성아!
승미 : (동시에 핸드폰 받으며) 여보세요?
은성 : (핸드폰으로 승미 말소리 듣다가 백성희 소리에 돌아보면)
승미 : (핸드폰 귀에 댄 채 은성 보고 놀라 딱 굳어져 멈춰서는)
은성 : (역시 둘 번갈아 보고 놀라 멈춰 서는데)
백성희 : (반갑게 다가와 눈물 날 듯 반기는) 은성이 맞구나? (은성 손잡으며) 얘 너 어디 있었던 거야?
내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알어?
은성 : (뜻밖의 반응에 어리둥절한데)
승미 : (엄마 반응에 더 놀라 쳐다보는)
S#48. 납골당 야외 휴게실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백성희, 은성, 승미.
백성희, 애절하게 얘기하고 있고 승미는 당황, 은성은 당혹스럽게 듣고 있다.
백성희 : 그땐 정말 미안했다... 내가 너무 예고 없이 니 아빠 일을 당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어.
은성 : (고개 숙이고 듣고만 있고)
승미 : (엄마가 왜 저러지? 당혹스럽게 보는)
백성희 : 며칠 지나 정신 차리자마자 니들 다시 찾았는데,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사라졌니? (눈물 글썽해) 은우 학교도 가보고,
승미가 니 친구한테도 알아보고 했는데... (손수건으로 눈물 닦는)
인영(E) : 승미가 너 어딨냐구 전화했었어. 은우 학교도 가보고 했나봐.
은성 : (누그러진 눈으로 승미 보면)
승미 : (차마 마주 못보고 고개 숙이는)
백성희 : 너한테 연락오기만 기다렸는데, 몰랐던 빚쟁이들이 또 찾아와서 할 수 없이 핸드폰 바꾸면서 너 얼마나 걸렸는지 몰라...
승미 : (엄마 기막힌 연기력에 다시 엄마 보는)
은성 : (서운함은 남았지만, 속아 넘어간다) ...그러셨어요...
백성희 : (안타까운 듯) 대체 어디 있었던 거니?
은성 : 그냥... 여기저기요.
승미 : 여기저기 어디?
백성희 : (말 막는) 우리 이제 연락하고 살자.
승미 : (마음 급한) 은우는 어떻게 된 거야? 전단지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
은성 : (은우 얘기에 훅 울음 올라오는, 손으로 입 막는)
S#49. 도로 + 백성희 차안
백성희, 한 고비 넘고 안도한 얼굴로 운전하고 있고 은우 얘기에 충격 받은 승미, 눈물 찍어내고 있다.
승미 : 어떡해 은우... 아우 그 여린 게...
백성희 : (괴롭고 곤혹스런, 후... 한숨 내쉬고)
승미 : (원망 담긴) 우리 때문이야, 우리랑 같이 살았으면,
백성희 : (o.l) 조용히 좀 할래?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승미 : 그럼 엄마, 은성이라도 집으로 들어오라 그러자.
백성희 : (기막힌, 홱 보며) 너 지금 은성이가 어디 사는 줄 알기나 해? 은성이, 환이네 있어!
승미 : (도저히 영문 모르겠는) 엄마 뭐라구?
백성희 : (다시 앞 보며 착잡한) 환이 할머니하고 엮여 환이네서 살기로 했어.
승미 : (헉! 놀라) 은성이가... 환이 오빠 집에서 산다구요? (충격이고)
백성희 : 그 뿐인 줄 알아? 환이네 회사까지 다닌대!
승미 : (충격에 눈 커지는)
S#50. 거실
소파에 마주앉아 얘기하고 있는 백성희와 승미. 승미, 거의 사색이다.
승미 : (떨리는) 엄마 우리 이제 어떻게 해? 환이 오빠가 알면...
은성이 아버지 돌아가시고 우리가 은성이네 내쫓은 거 알면 엄마...
백성희 : (미리 준비 다 끝냈다) 낼 회사에서 은성이 만나면 놀라는 척만 해. 그럼 나머진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승미 : (두려움에 말도 안 된다는) 나보고 회사 가서 은성일 만나라구요?
백성희 : 그럼 회사 안 다닐 거야?
승미 : 어떻게 다녀? 회사에서 은성이 만나면 우리 관계 바로 오빠네 알려질텐데.
백성희 : 회사만 안 다니면 은성이 피할 수 있을 거 같애? 환이 할머니가 무슨 맘으로 은성이 들였는지 모르지만,
일 년이고 이년이고 데리고 있으면!
승미 : (뚝 굳어지는)
백성희 : 니가 결정해.
승미 : (? 보면)
백성희 : 환이 포기하고, 다시 안 만나면... 은성이 피할 수 있어.
승미 : (쿵!... 해서 보는)
백성희 : (차분하게 보며) 우리가 걔들 내보낸 원망은 오늘 은성이 만나 풀었으니까, 큰 고비는 넘겼어.
승미 : (그제야 알겠는) 엄마... 안 간다고 하더니, 은성이 만나려고 아버지한테 간 거였어?
백성희 : (냉정하게) 어떡할래? 환이 포기할래?
승미 : (순식간에 눈물 어리는)
S#51. 승미 방 (밤)
여고생 차림으로 성인인 환과 찍은 사진부터 대학생 차림으로 환과 찍은 사진들 꼽혀있는 수첩 형 앨범 넘겨보며
눈물 뚝뚝 흘리고 있는 승미.
S#52. 안방 (밤)
‘진성 설렁탕 가맹점 지원서, 백성희’ 써있는 파일 쫙 찢는 백성희.
백성희 : 진짜 되는 일이 없어... (억울한 듯 찢긴 파일 들어보는)
S#53. 아파트 외경 (다음날, 아침)
S#54. 승미 집 거실
약간 긴장한 얼굴로 승미 방 쳐다보며 소파에 앉아있는 백성희.
잠시...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가방 들고 방에서 나오는 승미.
승미 차림새 보자 얼른 일어서는 백성희, 결심했구나... 안도하며 승미 본다.
마음으로 결단내린 승미, 굳은 표정으로 엄마 보고...
S#55. 진성 본사 앞
걸어오는 은성.
은성 반대편에 서서 은성 오기 기다리고 있던 승미, 은성 보자 모른 척 손목시계 보며 걸어간다.
무심히 오다가 승미 보고 놀라, ‘승미야!’ 부르는 은성.
승미 : (고개 들어 은성 보고 깜짝 놀라는 척) 은성아?
은성 : 여기 웬일이야?
승미 : 어 나 오늘 이 회사 오리엔테이션이 있어서. 넌?
은성 : (뜻밖인) 나두...
승미 : 진성식품? (하다) 나 면접 때 너 못 봤는데?
은성 : 어... 그게 좀 사정이 있었어.
승미 :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니? (하다) 늦겠다. 얘긴 나중에 하자. (서둘러 들어가는)
은성 : (정말 이런 우연이 있네? 신기한 표정으로 따라 들어가는)
S#56. 본사 회의실
신입 직원 20여명 앉아있는 교육실. 은성, 맨 앞자리에서 승미, 은성과 대각선 몇줄 뒤에서 교육 받고 있다.
반짝이며 교육 듣고 있는 은성 착잡하게 보는 승미.
S#57. 맛사지숍 건물
맞은 편 공중전화기 안에서 수화기 들고 건물 올려다보는 고평중, 초조한 얼굴이다.
백(E) : 아우 여보, 월요일은 안된다니까? 거기 예약 잡기 진짜 힘든데야.
고평중 : (간절한 얼굴로 간판에 적힌 번호 보며 전화 거는, 잠시) 여보세요?... 거기 손님 중에 백성희씨... 오늘 예약이 몇 신지
확인해 보라는데요? (완전 초긴장으로 수화기 힘주어 잡고 기다리는, 잠시, 밝아지는) 세시요?...
S#58. 본사 앞
나오는 은성, 걸어가는데 핸드폰 울린다.
은성 : (핸드폰 보면 모르는 번호다. 받는) 여보세요?
백(휠) : 은성이니?
S#59. 까페
찻잔 놓고 마주앉아있는 백성희와 은성.
은성 : 하실 말씀 있다고...
백성희 : 우리가 정말 다시 만날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승미 전화 받고 깜짝 놀랐어.
은성 : ...네...
백성희 : 너 어제 어떤 할머니 집으로 들어갔다고 했지? 그게 혹시 진성 식품 집안이니?
은성 : (놀라 어?) 어떻게 아세요?
백성희 : 역시 그렇구나. 승미가 면접 때 너 못 봤는데 이 회사 취직했다 그러길래 혹시 했는데 그랬어...
그 집, 우리랑 아는 집안이야.
은성 : (놀라) 네?
백성희 : 너 승미가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는 사람 있는 거 알지?
은성 : 네, 환이 오빤가... (하다 설마?... 보면)
백성희 : 그래, 환이. 진성 장사장 손자야.
은성 : (아... 뜻밖의 사실에 벙한데)
백성희 : 자세한건 몰랐겠지만 승미가 얼마나 그 사람 좋아하는지는 너도 알거야. 환이 오빠 환이 오빠 입에 달구 살았으니까.
은성 : 네...
백성희 : (씁쓸한 듯) 근데 그 집에선 우리 사정 잘 몰라... 왜 그런 거 있잖니, 말할 때 놓치고 흘러 흘러 가버리게 되는 거.
은성 :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갸웃 보는데)
백성희 : 니 아빠 그렇게 된 거 알면, 승미가 너무 난처해 질까봐.
은성 : (설마) 아빠 돌아가셨다는 얘길 안하셨다는 거예요?
백성희 : 안 한 게 아니라 못했지. 승미, 환이하고 결혼할건데, 두 번이나 과부 된 여자 딸,
거기에 돈 한푼 없이 단칸방 사는 거 알아 봐... 누가 좋아하겠어?
은성 : (그제야 아!... 무슨 말인지 아는) !
백성희 : 그러니까... 우리하고 니 관계, 그 집 사람들한테는 말 안 해줬으면 좋겠어.
은성 : (예상 못한 상황에 당황해서 보면)
백성희 : 승미 생각해서, 어? 그래도 우리가 한때는 가족이었잖아.
<프래쉬 컷- 2회 28씬 중에서... ‘우리가 가족이니?’ 하던 백성희>
은성 : (멈칫 보는)
백성희 : (얼른) 니 아빠 죽은 충격으로 너한테 모질게는 했지만... 너 나랑 겨우 2년 살고 유학 가있는 동안,
나 니 아빠하고 은우한테 최선을 다해 살았어. 니 아빠하고 나, 정말 사이도 좋았고.
은성 : (그건 그렇다) 알아요...
백성희 : (간절한) 그래도 나한테 서운한 맘 남았으면, 나 말고 승미만 생각해줘. 승미는 너한테 잘못한 거 없잖아.
나 때문에 승미 환이하고 잘못되면, 내가 승미 얼굴을 어떻게 봐...
은성 : (보다가)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백성희 : (절박하게 보는) 그럼...
은성 : (선선히) 할머니나 가족들한테 아무 말 안 할게요.
백성희 : (감동하는 척) 정말, 정말이니?
은성 : 제가 뭐하러 승미를 난처하게 만들겠어요?
백성희 : (감격스런) 아우 고맙다, 은성아. 정말 고마워...
S#60. 카페 앞
나오는 은성과 백성희.
백성희 : 은성아 그럼, 나 너 믿고 간다.
은성 : 네, 안녕히 가세요.
백성희 : 얼른 가, 너 가는 거 보고 갈게.
은성 : 아뇨, 가세요.
백성희 : 아냐, 난 바로 저기서 버스 타면 되니까 얼른 가.
은성 : 네 그럼... (다시 목례하고 돌아서 가는)
백성희 : (멀어지는 은성 보며 안도의 숨 내쉬는) 휴- (시계 보는) 어머 늦겠네. (서둘러 카페 옆 주차장으로 가는)
S#61. 맛사지 숍 건물 건너편
초조한 얼굴로 건물 입구 뚫어지게 쳐다보며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고평중.
고평중 : (지나가는 행인에게) 지금 몇 시 됐습니까?
행인 : (시계 보고) 세시 오 분 인데요.
고평중 : 예, 고맙습니다. (하고 고개 돌리는 순간)
백성희 : (운전하며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고평중 : (차창으로 언뜻 보이는 아내 모습에 어? 하는) 여, (보 하려다 말고 얼른 길 건너가며 차 후미 보는)
S#62. 지하 2층 주차장
급하게 엘리베이터로 가는 백성희, 서있는 엘리베이터 타고 사라지면
헐레벌떡 주차장 진입로 쪽에서 뛰어오는 고평중, 두리번거리며 백성희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낭패스럽게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지하 3층으로 가는 고평중.
S#63. 맛사지실
누워서 얼굴 맛사지 받고 있는 백성희.
백성희 : 얼굴 좀 잘 풀어줘, 며칠 하두 신경 썼더니 욱신거려 죽겠다.
직원 : 네, 사모님. (맛사지 하는)
백성희 : (고비 다 넘었다. 후... 편안한 얼굴로 눈감는)
S#64. 주차장
개운한 얼굴로 차 향해 걸어가는 백성희, 가방에서 리모컨 키 꺼내드는데.
고평중(E, 작게) : 여보!
백성희 : (멈칫하는, 돌아보면)
고평중 : (주차장 기둥 뒤에서 슬며시 나타나는, 감격스런) 여보...
백성희 : (고평중 보고 벙했다가 헉! 경악하는데서 엔딩)
<5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