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만남과 헤어짐, 나 .... -
권다품(영철)
인간들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 아닐까 싶다.
이웃에서 태어나서 친구로 지내다가, 또, 어릴 때 마음에 품었던 이성이 전학을 가고, 이사를 가는 바람에 헤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 빈 마음에 또 다른 사람을 만나서 그 허전함을 달래고, 그렇게 살다가 그 다시 만난 사람과도 또 헤어져서 아파하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살이에는 만남과 헤어짐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언제나 내 곁을 지켜줄실 것 같던 부모님마져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토닥거리고 싸우면서라도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그런가 하면, 없으면 마치 죽을 것 같던 사람도 주도가 나면 못살겠다면서 헤어지기도 하고, 가문 때문에 헤어져서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하는 '독한 이별'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가 하면, 부부간이라도, 또, 혈육간이라도 '이제 스트레스를 좀 덜 받고 편하겠구나' 싶은 그런 죽음이나 헤어짐도 분명 있긴 있을 것 같다.
새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천층 만층 구만층"이랄 만큼 만남과 헤어짐의 종류도 많겠다.
사람들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다 안다.
종교인들은 "만남과 헤어짐은 신의 조화"라고 말하고, 이젠 일반인들도'죽음'을 너무나 당연해서 진리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빨리 죽고 늦게 죽고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진다는 것은 너무 확실한 사실 아닌가?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이 죽으면, 사랑한 만큼 아프고, 친한 만큼 힘들다고 한다.
왜 그럴까?
"설마" 하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이 다 겪는 걸 보고, 언젠가는 내게도 올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설마 나한테도 그런 일이 있을라고. 아직은 아니야' 하는 '바보스러운 간절함'은 아닐까?
또, '정'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헤어질 준비도 안 됐고, 둘이 나누던 '정'이 아직도 새록새록한데, 갑자기 찾아오는 이별이라면, 충격이 더 클 수도 있겠다.
노래 가사처럼 "사랑보다 더 무서운 정"인가 보다!
나도 인간이라 세월을 피할 수 없는가 보다.
이젠 머리도 희끗희끗 하고, 그동안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 또, 몇몇 친구들의 죽음, 이런~ 저런~ 헤어짐을 맛보기도 했다.
이렇게 나이를 먹다보니, 이제야 '영원한 만남이란 없다'라는 말이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우리는 기쁠 땐 기뻐할 줄 알고, 슬플 땐 슬퍼할 줄 아는 사람에게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그런 사람과 밥이라도 먹고 싶고, 막걸리라도 나누고 싶다.
'조금 빨리 왔을 뿐이지 너무 당연한 이별이고, 언제 겪느냐가 문제지 우리는 인간이라 죽음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이별이지 않은가' 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 말에 뭔가 좀 삭막함이 묻은 것 같아서, 정은 덜 갈 것 같다.
나는 이런 고집은 좀 있다.
좀 있는 게 아니라 심한 편이라는 말이 맞겠다.
누구든 나를 떠난 사람 때문에는 마음 아파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미움은 사랑의 또다른 이름이다."란 말이 있긴 하다.
나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설사 그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빨리 정리 하려고 의도적으로 애를 쓰는 편이다.
자존심이 상해서이기도 하고, 또 어차피 끝났다면 깨끗이 잊는 게 서로에게도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또,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 눈 때문에 허허 헛웃음 웃으며 가식을 떨지는 못하는 성격이다.
나는 그런 사람과 어울리고 나면, 소화제를 먹어야 한다.
그래도, "이유없이 남을 미워하고 험담하지 않는다면, 친구는 어디든지 있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산다.
'나한테 거리를 두는 사람은 나의 어떤 면 때문일까'도 생각하면서....
2022년 12월 10일 오후 3시 40분,
권다품(영철)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