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2. 오전 20개기관이 참가하는 안전행정부장관배 바둑대회에 처음 출전하게 되었다. 10월초 허영선 바둑회장님으로부터 대회출전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다. 약 30년 전 현역 시절 테니스동호회를 창립하여 중앙대회에 출전하고, 20여년 전 축구동호회를 결성하여 교통부 위상을 높이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옛일들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2010년부터 교우회 바둑동호회에 참여하고 있으나, 중앙대회에 출전하기에는 실력이 미약하여 망설였는데, 몇몇고수분들의 사양으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참가등록은 신동진, 안찬근, 이만선, 한석홍, 허영선(가나다순) 5명으로 하고, 주전 선수 3명은(동시대국) 안찬근, 이만선, 한석홍으로 하기로 하였다.
틈틈이 나의 약점인 소목정석을 따로 익히고, 전날 술을 먹지 않는 등 컨디션까지 감안하면서 정성을 기울였다. 중앙대회인 만큼 긴장은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법이니 “올림픽 정신으로! 당당하게!” 참가하자는 결의와 나름대로의 전략으로 ‘오더(순서)’까지 미리 정해놓았다. 그러나, 이른 아침 한국기원(서울 성동구)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약간 무거웠다.
<< 예선전 >>
우리 교우회는 교육부(삼락회), 총무처(총우회), 선거관리위원회(선우회)와 제5조로 편성되어 예선전을 벌였다.
1차전 총무처는 상위 실력으로 평가되는 팀인데, 나의 상대는 다행히 실력이 엇비슷했다. 우리 동반자가 1승 1패가 되어 나의 대국에 관심이 모두 집중되고 있었다. 상대의 중앙대마 살리기와 나의 실리작전으로 혼전중인데, 중앙대마 20여개를 잡는 행운으로 2대1 승리했고, 2차전 나의 교육부 상대는 역시 대등한 실력으로 보였지만, 나의 중앙대마가 몰리면서 생사패가 났는데, 패는 요술쟁이라던가? 살자는 패로만 착각한 나머지 상대가 오히려 중앙 10개가 잡히면서 역전무드! 무난히 승리로 이끌었으나, 동반자들이 모두 패배하여 1대 2패! 4팀이 모두 1승1패로 “돌아가는삼각지”가 되었다.
마지막 3차전이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되었고, 우리는 선관위와 예선 마지막대국을 벌였다. 나의 상대는 야간 우위의 실력을 갖춘 소장파로서 무리없이 두는 분이었다. 중앙에서 용호상박의 혼전이 벌어졌는데 약 70% 둔 상황에서 모두 초읽기에 몰렸으나, 나의 실수로 시간초과사태 발생! 내가 시간패를 선언하려는 순간, 현재 스코어는 1승 1패 상태에서 패배한 동료 이만선 회원이 “시간패라면 나의 상대가 먼저다. 내가 이긴 것이다!”라고 시간초과 문제를 강력 주장하면서, 없었던 일로 합의하고 계속 바둑을 진행하게 되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던가? 상대방이 유리하니 좀 느슨해진 듯 보였다.
아! 드디어 행운이 왔다. 중앙에서 하변에 걸친 20여개 대마를 포획할 수 있는 수를 발견했다. 나의 우변 백대마가 포획당하기 직전(두집이 못남), 절묘한 먹여치기 수줄임의 수읽기를 발견한 것이다. 순간 가슴이 뛰고 손이 부르르~떨였다.
나의 3연승! 오늘은 왠지 바둑돌의 흐름이 좋았고 뭔가 잘 보였다. 종합전적 2승1패로 예선전 통과! 대망의 8강 앞으로!
"우리 점심시간에 소주 안먹기로 하자!" 는 결의가 실현 된 것이다. 좋아하는 소주 한잔 없는 육개장도 맛있었다.
<< 8강전 >> 대진 추첨운으로 10강에서 8강으로 도약!
8강전은 보건복지부 팀이었다. 우리와 큰 실력 차이는 없는 듯 했다. 나의 상대는 장고파였고, 약간 우세했다. 약 60% 진행되었을 때, 생각시간 7분 씩의 계시계가 놓아졌다. 내가 약 4분 남았을 때, 상대는 30초 1회 초읽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우리팀 동반자는 1승1패로 이미 바둑을 끝내고 내 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의 결과에따라 우리부의 운명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약 80%진행중, 내가 백이고 6호반 공제가 있지만, 마무리단계에서 10집 이상 부족한 상태이므로 뒤집기가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중앙에서 엎치락뒷치락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면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흑인 상대방의 초읽기! 하나, 둘, …,시간이 가고,"아홉~”,"열"직전에 흑돌이 빠르게 놓여졌다. 당황한 나머지 더듬거리며 오른손이 계시계의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계시계에서 “시간이 초과되었습니다!”라는 멘트가 크게 울렸다. 카운트 10초이내에 버튼을 눌러야하는데...1초이상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초시계도 바둑의 일부분이니 어쩔 수 없는 법! 우리 부의 2대1 승리로 꿈에 그리던 준결승에 진출했다.
“고국에계신 동포여러분! 기뻐해주십시요!” 옛날, 타국에서 큰 소리로 승리를 전하는 어느 아나운서의 멘트가 생각났다.
<< 준결승전 >>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 경찰청(경우회)이었다. 사전 실력을 분석하고 작전을 세워 대진표를 짰지만,역시 너무 강했다.
상대 3명이 모두 초고수급으로 0대3패! 나의 상대는 몇 년 전 인천시장배 우승등 많은 수상경력이있는 공인 아마 6단(1급)의 고수였다.한 수 크게 배웠다.
<< 대회결과 >>
우승/ 국세청, 준우승/ 경찰청, 3위/ 교통부! 장하도다! 짝!짝!짝!
<< 감사합니다 >>
대회 전전날 맛있는 점심으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시고 성원해 주신 전승규 (전)바둑회장님과 동호회원님들께 깊이감사드립니다. 허영선 (현)바둑회장님! 생삽겹살에 소주등 꿀맛 궁합으로 입상축하만찬 베풀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더욱 발전하는 교우회와 바둑동호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교우회! 천세! 만세! 만만세~~~!
2014년 10월23일 교우회 이사 안찬근 올림
첫댓글 장하고도 장합니다
꼭 신의 경지에 도달하소서 !
좋은글 감사합니다.이관선을 이만선으로 수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만선고수님! 미안~ 이런실수를...승전보를 급히 전달하려다보니 이해해 주세요.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내년엔 그 이상 도전해 봅시다. qu깅서님! 격려말씀 감사,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