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 흐림
추석이 지난 지 4일째인 오늘, 영락원에 홀로 계신 어머님을 찾아 뵈었다.
추석 당일이나 다음날은 너무 혼잡하여 오늘 아침 8시에 아버님과 동생 부부와 참배하기로 약속하였기에
아침부터 간단한 제수 준비와 밭에 갈 준비로 엄청 서둘렀다.
일찍 출발하여 아버님과 동생과 함께 영락원을 찾아 뵈었다.
인고의 75년 삶을 살다 가신 어머님을 작년에 영락원에 모시고
그 후로 자주 찾아 뵙기는 하였지만 가을 들어 처음으로 찾으니
쓸쓸한 낙엽이 쌓이고 풀벌레 소리 한결 구슬프다.
일찍 온 덕분인가, 아직은 덜 붐비고 차량도 한적하다.
어머님을 모신 제 2영락원
영락원 로비는 깨끗하면서도 생화와 조화로써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이미 옆에는 다른 분이 어느 망자의 원혼을 달래고 있다.
영락원 앞에는 제사를 행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영락원 오른쪽에는 산골을 할 수 있도록 영락정이 갖추어져 있다.
건너편에 보이는 부산 시립 공원묘지
준비한 제수와 청주를 준비하여 헌주하며 어머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였다.
명절이나 제삿날에 찾아 뵙기는 하여도 마음만은 항상 어머니를 모시고 있어야 하는데.....
자식이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보다 어머님이 자식을 생각하는 것이 백배, 천배 더하리라.
9시가 되어서 아버님은 동생 차편으로 가시고, 우리는 철마로 달려 밭으로 향하였다.
어머니 생전에 집에서 텃밭을 가꿀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씀을 새기며 우리도 어머니를 따라 텃밭을 가꾸는지도 모른다.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철마 도로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고, 들판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우리 밭으로 들어 가는 길입구에 보이는 묘소에도 붉고 노란 꽃들이 곱게 장식되어 있다.
밭에 도착하니 전에 그물문을 열어 두고 갔지만 다행히도 짐승의 침입 흔적은 보이지 아니한다.
아내는 역시 먼저 고추밭에서 고추를 수확한다. 고추를 저리 좋아하니 아들만 둘 두었는가? 그런데 나는 왜....?
4일 만에 또 왔지만 붉은 고추와 풋고추가 그득하다.
아내가 고추를 딸 때, 나는 하우스 옆의 상추밭을 더 넓혔다.
눈 아래로 아직도 이용하지 못하는 땅이 펼쳐져 있지만 하우스 바로 옆이라 손보기가 수월한 탓에...
괭이와 호미, 삽 등 손 기구를 사용하여 30분 작업하였더니 제법 밭 모양이 난다.
추가로 상추와 부추씨를 뿌리고 흙으로 가볍게 덮어 준다.
이 정도면 우리 식구 먹거리로는 충분하고 이웃에 조금 나눌 수도 있겠다.
가운데 부추밭을 1m 연장하고, 우측의 상추밭을 넓히고 골을 파고 배수로를 내었다. 차량용 헌 대나무시트를 덮어 풀을 제거하려고 한다.
씨뿌린 지 딱 4주가 된 상추의 모습이다. 쌈이라도 싸려면 2주는 더 있어야 될 것 같다.
첫댓글 온 산천이 묘지로 가득해지는데 영락공원납골당처럼 더이상 산소로 산을 잠식하지 않았으면합니다..개인적으로는 솔향기또한 화장을 하고 산소를 만들지 말라는 유언이라도 미리 준비해야할듯합니다.... 산소 관리도 후손들에겐 물려주고 싶지않은 유산이되어야한다...는....솔향기의 생각입니다...
그렇습니다. 일년에 여의도 넓이만큼 산소로 잠식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남습니다. 저도 아내도 화장을 하고 수목장을 하자고 약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