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태균이에게는 주기적으로 강박의 시기가 오곤 합니다. 지난 주말 극도의 강박에 사로잡혀 잠도 못자고 계속 괴성을 내는 통에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어지러웠습니다. 공교롭게도 아빠가 제주도에 오는 때와 겹쳐서 나타나니 아빠의 등장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가름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번 방문 때도 계속되는 짜증때문에 여간 마음쓰이는 게 아니었는데 이번에 또 그렇습니다.
대학다닐 때 어떤 대학원 과사무실에서 고정알바를 했었기에 그 과 대학원생들과 아주 친하게 지냈는데 유난히 그룹에서 홀로 맴돌며 말없이 웃고 다니던 수재급의 대학원생 하나가 많이 생각납니다. 이 대학원생의 가장 두드러진 행동은 강박적인 손씻기. 그 행동이 유난히 심해지는 때가 있곤 했습니다. 나중에 전해듣기로는 어떤 대학 교수로 가면서 결혼도 했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괴성때문에 센터에 안보내려 했는데 이게 강박을 더 자극한 듯, 센터들어가면서 몹시 흥분해서 날뛰듯 갔습니다. 걱정을 했더니 아닌게 아니라 센터에서 손물고 괴성내고 한 모양입니다. 오후 야외활동에서는 조금 수그러들었다는데 아직 흥분의 기미가 역력합니다. 주기적인 강박기에 있을 때는 행동이 빨라지고 계속 흥분상태에서 숨도 가빠지고 정체모를 화를 삭히지 못해 손을 물어대곤 합니다.
이것저것 일도 많은데 종일 태균이 생각을 하면서 'God bless your brain!'을 외쳐봅니다. 자기도 주체할 수 없는 뇌의 파장에 정기적으로 시달리는 것은 자신의 고통을 넘어 이제 저의 머리까지도 하얗게 만들곤 합니다.
내일 카누타기 바다활동이 또 있는데 태균이 소수멤버 중 하나로써 오늘과 같은 상태라면 갈 수가 없다! 태균이만 볼 수 없지않느냐 라고 직접 담당선생이 친절하게도 엄마마음을 더 속상하게 합니다. 굳이 그렇게 미리 못박지 않아도 되건만 웬지 더 야속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혹시 다른 원생들에게 피해를 줄까 종일 체크하며 미안해하던 마음이 급서운함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설사 못가는 상황이 되어도 다 이해하고 수용할텐데 이 아픈 엄마의 마음이 굳이 그렇게 생채기를 한번 더 얹을까? 발달학교 운영할 때 혹시라도 나는 누군가의 엄마에게 비슷한 상처를 준 적은 없을까? 수없이 많았을 수도 있고, 그냥 사실이나 미래예측 조치를 전달했을 뿐인데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수산한못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을 홀로 달래고 있습니다. 제가 멍하니 한 자리에 앉아있으니 준이는 한없이 돌고있고 태균이는 약속대로 7바퀴 후에 엄마처럼 멍하기 앉아있습니다.
여름더위가 한계를 넘으면 경기파장이 더욱 꿈틀댄다는 것을 깜빡한 것 같습니다. 걷기 후에 시원한 바다수영이 열을 내려주었건만 며칠 눈염증이 걱정되서 아예 생략했더니 다시 잠깐이라도 해야할까 봅니다. 어제도 삼다수 숲을 걷는데 어찌나 불쾌지수 최고점이던지 땀으로 샤워를 했을 정도였습니다. 계속된 소나기로 진흙탕길에 빠지기도 몇 번, 고생스런 걷기이긴 했습니다.
또 하루가 저물어가고, 그만하라는 말을 듣지 못한 준이는 한없이 돌고있고 태균이는 차로 가버린 모양입니다. 오늘로써 강박은 버리고 또다시 계단을 오르는 계기가 되길... 여기저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공사는 순조로운데... 우리의 산책로도 어서 만들어졌으면!
첫댓글 염천 더위에 매일 땀범벅이 되는 강행군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지막 바다 샤워로 심신을 위로해야 하는데 바다 쉰 일이 큰 원인 같습니다. 카누는 참석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