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욱. 창작세계 문학상 수상

[정태욱]

[창작세계 시인상 수상소감문]
경이로울 수 있어야 삶이다

*
잊고 지낸지 오래다.

문학을 붙잡고 울고 불고 날뛰던 젊음은, 직장생활에 순치되면서 나이를 까먹고, 사업한다고 열정을 소진하고, 아이들 키우고 나니 중년마저도 사라졌다. 하긴 백세시대라면서 '지금도 청춘이니 힘내라'고 온갖 곳에서 부추기는, 상술이거나 침 바른 칭찬이거나에 솔깃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해마다 봄이 시작되면 절감한다.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라는 싯귀가 아니더라도, 영혼이 빠져나간 몸은 죽은 나무일뿐임을.
연두색 새순들의 물결 속에서 벌어지는 개화와 낙화, 결실과 낙엽의 불타는 계절, 눈을 뒤집어 쓴 혹한의 명상과도 같은 차디찬 정신이 깃들어야만 펄펄 살아있는 숲이 되는 것이 이치이거늘, 얼이 빠진 채 살아가니 사철이 망각된 고사목이 되었구나하고 새삼 한탄하는 것도 매번의 봄이다.

파별난적(跛鱉亂跡)같은 일상으로 뿌리가 괴사했으면서도, 마치 문학이나 하는 양, 마치 새순을 내고 태평양의 바람을 잉태하는 숲인 양 착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매를로 퐁티'가 지각현상학에서 말한 <환각의 다리>처럼.

하지만 역시 '봄이 봄인 것'은 '봄이 봄이기 때문'일까. Eliot의 시를 불러오지 않더라도 올해의 사월만큼은 내 피가 뜨거움을 다시금 자각케 한다. 죽은 계절의 그림자처럼 빈둥대고 있다가, 문득 소스라치고 내 안에 생명이 꿈틀댐을 느낀 지금이다.
문 효치, 강 만수, 김 원용 등 대 시인들의 우레 같은 격려를 창작세계를 통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졸작시 "봄날은 간다"를 선정해주신 세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 나은 시로 보답해 드리리라 다짐해본다.

최근에 태어난 손주 이야기다. 처음에는 배냇짓이, 다음에는 꼼지락거림이, 눈 마주쳐 방글거림이, 다리를 들어 올림이 묘기 같더니, 별꽃잎 같은 아랫니가 솟더니, 뒤집더니 기더니 무엇인가를 잡더니 하는 것들이 순차적으로 또렸해져 나를 경이로움 속에 빠지게 한다.

이처럼 나 역시 나 자신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경이로울 수 있도록, 오늘의 수상을 계기로 다시금 문학정신의 청춘을 찾고자 한다.
시야말로 나를 온전히 죽일 수 있고, 그리하여 다시 살아나게 하기 때문이다.

빈 나이테의 삶을 부활이라는 시정신으로 살펴 볼 수 있게 해준 발행인에게 감사한다.
날이 갈수록 간절한 사랑아.
멀어서 가까운 우정아.

2017년. 5월.
정 태욱

[이재찬]

수상 축하드립니다.나이들수록 여러 분야에서 정진하는 친구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정태욱]

재찬.감사하오.골빈노인안되려고악쓴다오ㅎㅎ

[한정희]

축하~~!!!!!!!!!!
축하 드립니다~~~~~!!!!!!!!
10살배기가 나이타령 이라니~~~~
대상 수상으로 청춘의 길에 올라섰스니 내일의 거목이 보입니다요~~!!!

[정태욱]

야곱성인덕분ㅎㅎ.

[유등천(김종남)]

경축!! 수상 축하드립니다
홈 페이지를 잘 안오다보니 뒤늦게 소식을 접합니다
소감 인사문이 시나 글에도 문외한인 이사람에게도 이성적 감성적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건강과 함께 더 많은 정진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