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등 각종 윤활유를 만드는 에쓰오일토탈윤활유주식회사(STLC)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S-OIL토탈윤활유(주)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회의를 하고 있다.
STLC 사내하청업체 정우실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45명이 지난 2일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 산하에 STLC 사내하청지회를 만들고 출범식을 열었다.
정우실업은 STLC 온산공장에서 윤활유 충전 공정을 맡고 있다. 원청인 STLC는 2년에 한 번씩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하청업체를 바꿔왔다. 그 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그 때마다 새로운 업체와 재계약해야 했다. 최저가 낙찰제로 들어온 업체는 수지타산을 맞추려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졸라맸다. 22년째 근무하는 A씨의 기본급이 고작 130만원에 불과하다.
재계약한 첫 해에는 연차 휴가도 없다. 근속이 최대 2년까지 밖에 인정되지 않아 20년 넘게 일해도 근속 수당은 늘 최고 2만원에 불과하다. 입사해서 12개월 미만으로 일하고 업체가 바뀌면 그 동안의 퇴직금은 한 푼도 받을 수가 없다. 조합원 B씨는 “100m 달리기를 하다가 20m쯤 갔는데 다시 출발점에 돌아가서 뛰는 꼴”이라고 말했다.
STLC 사내하청지회 이남석 지회장은 “업무지시를 원청에서 받기 때문에 하청업체가 바뀌어도 업무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며 “명백한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일단 정우실업에 단체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이 일하는 공정은 5월 1일이면 또다시 새로운 업체로 교체된다. 따라서 노조는 새로 들어오는 업체와 원청인 STLC 측에 고용 보장과 근속년수 인정을 요구하고 ‘불법파견 판정’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