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자기 부모는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경우를 두고 어긋나는 덕悖德이라 이름하고 제 부모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자를 어긋나는 예悖禮라 한다 군자는 어버이 섬기는 효를 충성을 다해 나라님을 섬기고 형님을 섬기는 아우의 마음을 고스란히 어르신에게로 옮긴다 그와 같이 집안을 다스리는 이치를 끝내 고스란히 관직의 행으로 옮긴다
위의 글은 모두 <효경>에 나오지만 어린이가 먼저 익힐 <동몽선습> 어린이를 일깨우는 <계몽편> 어린이 교재 <소학> 등에도 빠지지 않고 중복되는 글이다 그렇다면 왜 비슷한 내용의 글을 그토록 여러 곳에서 보여주는 것일까 아기가 엄마로부터 말을 배울 때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반복하다가 마침내 발음과 담긴 내용을 익히듯 아이들이 효를 익힘도 그러하다 마더 텅mother tongue으로 익힌다
효경에서 중요한 논리를 배우게 된다 부모에게 올리는 효도의 덕성을 같은 논리로 이웃에게 펼치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법도를 그대로 이웃에게 전하는 것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배우기도 하지만 형과 누나에게서 배움도 크다 그처럼 형을 대하는 마음으로써 더 어린 아우들을 사랑으로 이끌고 그 사랑하는 마음을 옆으로 펼쳐 마침내 관官의 사회로 옮겨 나간다
이처럼 효경 말씀을 읽고 익힌 사람은 이를 이웃과 동료와 다른 이를 위해 하나하나 펼쳐가라며 가르친다 앞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효孝는 치사랑이며 내리사랑이고 세로 사랑이며 동시에 가로 사랑이다 효는 아들딸이 부모를 모심이지만 어르신이 젊은이를 보듬음이며 제자가 스승의 좋은 점을 따르듯 스승이 제자를 바른길로 인도함이다
효경에서 효의 또 다른 면을 가르친다 집에서는 어르신을 마구 홀대하면서 밖으로 나가서는 모범 주부가 되고 집에서는 가정 폭력을 휘두르다가 모임에서는 으뜸 신사가 되고 남 앞에서는 거룩한 효자가 된다 그러하여 상賞이란 상은 모두 휩쓴다 <명심보감>이 과연 어떤 책일까? 도대체 무엇을 내로남불이라 하고 무엇이 네거티브negative며 무엇이 포지티브positive인지 옳게 구분하는 광학Prism을 통해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밝은明 마음心의 보배寶 거울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