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떨어지자 '머릿속 시한폭탄' 째깍째깍…뇌동맥류 주의
김잔디 기자
"두통·팔다리 마비·의식 저하 등 전조증상 있으면 즉시 병원 찾아야"
추운 아침©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이번 주말 강추위가 예고되면서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기 쉬운데, 이때 약해진 뇌혈관이 파열되면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약해진 뇌혈관 벽 한쪽이 늘어나 풍선처럼 부푼 상태로, 파열되기 직전까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지주막하 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에 따라 적게는 파열 환자의 15% 많게는 30%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생존해도 시야 손상이나 감각 이상 등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개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데, 최근 몇 년 새 환자가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9만8천166명에서 지난해 16만5천194명으로 68% 증가했다.
고학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초고령 사회에 따른 노인 인구의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뇌동맥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건강검진 등으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면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혈관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우면 된다. 크기가 크지 않다면 정기 검진으로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뇌동맥류의 크기가 3㎜ 이상으로 크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할 때, 뇌동맥류가 잘 터지는 위치에 생겼을 때는 파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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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가 파열된 후에는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고 교수는 "생전 처음 겪는 머리가 깨질듯한 극심한 통증, 구역과 구토,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경련, 발작, 마비와 언어장애 등이 나타난다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을 의심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들은 이때의 두통을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극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두통이 심하지 않더라도 한쪽 팔다리 마비와 의식 저하가 동반된다면 이때도 뇌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뇌출혈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뇌에 가해지는 압력과 출혈 자체로 뇌 손상과 뇌부종 등이 나타나므로,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에 가는 게 장애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술 방법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로 뇌혈관으로 삽입한 뒤 뇌동맥류를 코일로 틀어막는 코일색전술과, 머리뼈를 절개해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어주는 클립결찰술 등 두 가지가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선택하면 된다.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비만하다면 혈당과 혈압, 체중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뇌출혈을 경험한 가족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뇌동맥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jandi@yna.co.kr
약초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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