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雞林歷史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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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사기행 후기방 고창 선운사 영산전 연화화생도 판벽화
浮雲 추천 0 조회 9 26.07.01 03:00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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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6.07.01 03:03

    첫댓글 선운사 영산전 외벽에는 정토(극락) 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은 그 중에서도 극락왕생의 핵심 사상인 '연화화생'의 극치와 환희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 작성자 26.07.01 03:04

    ​불교의 정토 신앙에 따르면,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중생은 인간처럼 어머니의 태(胎)를 빌려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극락정토의 아미타불이 있는 보배 연못(寶池)의 연꽃 봉오리 속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이를 '연화화생(蓮花化生)'이라고 부른다.
    즉, 시커먼 업장(업보)을 맑히고 청정한 깨달음의 존재로 탈바꿈하여 눈을 뜨는 신성한 순간을 의미한다.

  • 작성자 26.07.01 03:05

    그림 하단을 보면 활짝 피어난 거대한 백련(하얀 연꽃) 위에 미소를 띤 동자들이 올라앉아 있다. 이 동자들이 바로 이승에서의 업을 씻고 극락세계에 막 태어난 왕생자들을 상징한다. 깃털처럼 가벼운 천의(天衣)를 두르고 날아갈 듯 유려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작성자 26.07.01 03:06

    동자들이 연꽃에서 태어나는 신성한 순간을 축하하기 위해, 그림 상단에는 연꽃잎들이 비처럼 흩날리고 있다. 또한, 연주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허공에 떠서 스스로 신비로운 소리를 내는 극락의 악기들(장구·북 형태의 천고, 비파 등)이 구름 사이로 날아다니며 극락세계의 장엄함과 환희를 묘사하고 있다.

  • 작성자 26.07.01 03:07

    오랜 세월로 인해 퇴색되었으나, 전반적으로 푸른빛(바다나 극락의 보배 연못을 연상시키는 배경) 바탕 위에 하얀 연꽃과 붉은 악기, 동자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조선 후기 사찰 벽화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작성자 26.07.01 03:08

    이 벽화는 조선 후기(1821년 영산전 재건 무렵으로 추정) 민중들이 꿈꾸었던 고통 없는 유토피아, 즉 극락정토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불교 예술의 해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미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 작성자 26.07.01 03:18

    옆의 연작 연화화생도는 도상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세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앞의 그림에는 연꽃 위에서 태어나는 존재들이 머리카락이 있는 천진난만한 동자(아이)이다. 이는 보통 일반 세속의 중생들이 업장을 씻고 순수한 영혼으로 극락왕생한 것을 상징한다.
    허공에 비파, 천고(북) 같은 악기들이 날아다니며 정토의 환희로운 '소리(음악)'를 강조했다.
    동자들이 연꽃 위에서 춤을 추듯 율동적이고 자유로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작성자 26.07.01 03:19

    뒤의 그림에는 연꽃 위에 앉아 있는 인물들이 머리를 깎은 스님(승려)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가사를 입고 가슴 앞에 단정히 손을 모아 합장(合掌)을 하고 있다. 즉, 평생 수행에 정진했던 고승이나 수행자가 정토에 왕생하여 화생하는 순간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오른쪽 상단 구름 위에는 실로 묶인 불교 경전(경책)이 떠 있고, 왼쪽 상단 구름 위에는 불교 음악을 연주할 때 쓰는 법구인 요령(방울)이 떠 있다. 이는 화생하는 주체가 '수행자(스님)'인 만큼, 그들이 평생 의지하고 닦았던 불법(佛法)과 수행의 상징물들이 극락세계에서도 장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운데 스님은 화려하게 활짝 핀 연화좌 위에 가부좌를 틀고 단정히 앉아 깊은 삼매나 예경에든 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왼쪽의 스님은 아직 연꽃잎이 몸을 감싸고 있는 상태에서 상체만 밖으로 내밀어 합장하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왕생의 등급(품계)이나 수행의 깊이에 따른 화생의 순간을 세심하게 나누어 묘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작성자 26.07.01 03:20

    앞의 그림이 일반 중생들이 극락에 태어나 누리는 환희로운 축제 같은 분위기라면, 뒤의 그림은 평생 깨달음을 구하던 수행자가 마침내 정토에 이르러 맞이한 엄숙하고도 성스러운 화생의 순간을 차별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화가(화승)가 영산전 외벽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정토 신앙의 다양한 면모를 지혜롭게 나누어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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