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8일 오후 1시.
그는 조용히 어영부영 거리다가 A고등학교에 도착했다. 바깥에는 오후의 햇살이 그의 얼굴에 내리쬐었다.
‘햇빛이 너무 강하군. 선글라스를 쓰고 오기를 잘했어. 이거 잘 되면 좋을 텐데.....이거 끝내고 빨리 박영민이라는 놈이나 조사를 들어가야겠다.’
그는 속으로 이리저리 중얼거린 뒤에 차에 내려 핸드폰을 꺼내어 한영진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걸려라.. 뭐, 학교에 가서 얘기하면 안 만나 줄 것도 뻔하니까, 그냥 연락을 해서 수업이 끝나면 따로 다른 곳에서 만나는 것이 좋겠어.’
“여보세요?”
잠시 후 한영진은 계형사의 연락을 받았다.
“여보세요?”
“네.”
“음, 한영진 학생 핸드폰입니까?”
“네. 맞는데요. 접니다. 누구시죠?”
“아, 한영진 학생인가? 나는 경찰서 강력계 형사 계민찬이라고 하네. 최대일이라는 친구에 대해 자네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잠깐 만날 수 있나?”
“무슨 일이신데요?”
“아니, 다른 일은 아니고, 그 친구가 살해를 당했어. 그건 들어서 알고 있겠지?”
“네. 그건 참 저도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화기록에 자네와 연락을 했던 기록이 남아 있더군. 그 친구가 어땠는지, 평소의 성격 같은 것을 물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전화를 준거야.”
“제 번호는 누구한테서 알아내신 거죠?”
“그야 물론 피해자 핸드폰에 기록이 남아 있었다니까..”
“아....뭐 나가봤자 10시쯤에 학교가 끝나니까요, 그냥 전화로 통화하죠..”
“이건 좀 남이 듣기에는 곤란한데...”
“뭐, 최대일 죽은 것은 우리 학교 애들 다 아니까 상관없어요.”
‘이거 곤란하군............’
“잠깐만 나와줄 수는 없겠나? 지금 A고등학교 정문에 있는데...”
“뭐, 할 수 없죠.”
“시간 뺏어서 미안해. 빨리 끝낼게.”
“네, 네 알았습니다.”
라며, 한영진은 조용히 핸드폰을 끊어버렸다.
‘음....이거 대화의 페이스가 완전 그 녀석에게로 빼앗겨 버렸다. 이렇게 빼앗기다가는 아무것도 못 알아낼 텐데.......어떻게 한다.....’
2004년 6월 28일 오후 1시 20분.
그는 천천히 조용히 담배를 피면서 한영진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20분을 기다린 결과 잠시 후 조금 양아치 같이 위의 교복 와이셔츠 단추 2개를 풀어헤치고 한쪽 귀에 귀걸이를 한 학생 하나가 교문 앞을 조용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뭐에요?”
“음, 반가워. 나는 아까 얘기했지만, 강력계 형사 계민찬이야. 음 부탁대로 나와줬군. 좀 간단하게 얘기만 하고 갈게.”
그는 지갑의 뱃지를 꺼내 보이며 이야기했다.
“빨리 하세요. 저 밥도 안 먹어서 매점가야해요.”
“알았어. 음. 평상시에 최대일이라는 학생은 어떤 학생이었어?”
“그거? 그 새끼 꽤 비열했죠. 사람이 말이죠...제가 중학교 때 그 새끼를 좀 알아서 그러는데요, 그 새끼 여학교에 가서 이리저리 찝쩍댔어요. 여학교에서 모르는 애들이 없었다니깐요?”
“그런가....”
“그 새끼 그게 좀 웃긴 게 고등학교 올라와서 여자친구 생겼다고 성격을 조금 고쳤어요. 그래봤자 여자친구 없을 때랑 그게 그거였지만.....”
“흐흠.....”
계형사는 주머니에서 조용히 사진을 꺼내어 한영진에게 보여주었다.
“아?! 이건...”
“그래...그 녀석 여자친구 사진 맞지?”
“어?! 얘가 아닌데?”
“뭐?! 뭐라고?!”
“제가 봤던 여자가 아니에요. 제가 봤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에요...아주 그때 만날때는 그놈이 새로 사귄 여자라면서 아주 자랑하던데.....그 여자는 이전에 사귀었었나 보죠.”
‘그렇군. 원한관계가 확실히 잡혀가는 것 같군. 그러니까 최대일은 박혜림과 사귀다가 그 사실을 최대일이 알고는 차버리고 다른 여자를 사귀어버렸다. 그걸 알고 박혜림은 찾아갔지만, 아주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그 원한으로 최대일을 살해했다. 여기서 스토리가 잡혀버리는 구만......원한에 의한 살인이다. 조금씩 뭔가 잡히는군.’
“언제 그 두 명을 만났었지?”
“저번 주 쯤에요. 그 때는 아주 자랑을 하던데요.... 그러고 연락이 없었어요. 아, 그러고 보니 그 여자애 얘기는 들었어요. 쌍둥이 자매라고 그러던데요...”
‘내 추측이 대충 맞아드는군.’
“음. 그래 맞아.”
“또 원조 한다는 거까지요.”
“그건 아무래도 사진 속 여자의 언니일거야.”
“그래요?”
“원조한다는 그건 어떻게 알지?”
“아, 며칠 전에 어떤 검사가 아주 대놓고 그 여자애 찾아다녔어요. 지가 검사라고 계속 꽥꽥대면서 그 여자 어디 있냐고 찾아다녔죠.”
“윤검사 답군. 결국 만났어?”
“그 검사요? 끌고 갔죠. 결국 그거 교장이 그 여자애 겨우 조사받던 거 빼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 검사 알아요?”
“음. 나랑 좀 아는 검사야. 너야 잘 모르겠지만, 요즘 한창 잘 나가는 검사야. 아, 그러고 보니 이 학교 이사장 구속됐다며? 거기에 대해 좀 아는 거 없어?”
“네. 뭐, 들려오는 소문들 몇 가지 빼고는요.”
“소문들?”
“네. 뭐, 그 상대 여자들이 돈을 한푼도 못받았다느니 하는 소문들이요..”
‘뭐, 별로 들을 것이 없는 소문들이군.’
“아, 참, 저번에 통화 했을때는 무슨 내용으로 통화했었나?”
“흠....그거였어요. 커플링 디자인 좀 같이 보러 가자고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뭔가 알고 싶었나 봐요.”
“그건 왜 학생이랑 간거지?”
“아무래도 제가 조금 여러 여자들을 만났기 때문이겠죠...”
“뭐 그런가보군....나야 잘 모르지만...”
“아, 최대일에 대해서 잘 아는 놈이 있다면 박영민이라는 애 한번 찾아보세요. 그 새끼 최대일에 대해 많이 알아요. 저보다도. 그놈, 중학교 1,2,3학년 동안 같은 반이었으니까요. 저는 바빠서 이만. 참고로, 그 새끼 너무 싸가지가 없어서 조금 열 받아 하실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다른 애들 찾아보세요. 여기에 그놈이랑 중학교 동창인 애들 조금 있으니깐요.”
“그 친구 어디학교 다니는지 아나?”
“여기요. 찾아봐요. 그럼 갈게요.”
“시간 뺏어서 미안하구만.”
“알면 아무 말 하지 마세요.”
한영진은 조용히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계형사는 그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후, 뒤돌아서 조용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이거, 씨발 또 만나야 하는 거야? 뭐 다행이군. 한영진이라는 녀석. 가기 전에 빼낼 것은 다 빼내서. 내일 또 와서 다시 조사를 해볼까? 아니야, 이 학교. 더 오기 싫어진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지만, 이 학교는 빨리 박영민을 만나고 싶은 느낌이 도무지 들지를 않는다. 그냥 다음에 시간 나면 오기나 해야겠다.”
그는 주머니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서 빈 공백에 자신이 한영진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영진의 말로는, 여자친구는 저번 주에 새로 사귀었다는 것이다. 새로 사귄 여자친구는 별로 만나서 조사할 일은 없겠지만........또 알아내지 못했군. 한영진은 전혀 그 여자친구, 그러니까 박혜림이 어디에 산다거나 하는 것을 모르겠지. 그러니까, 그 여자 주소만 알고 조사를 해보면 시놉시스를 알아낼 수 있을 거다. 단, 증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지....또 따로 알아낸 것은 박유림은 윤검사와 만났다는 것이다. 교장이 조사하던 것을 겨우 손을 써서 빼냈다고 하면, 위에도 관련된 사람이 있다는 걸로 해석해도 문제는 없다. 흠, 의외의 사건을 알아내어 버렸군.’
그는 담배를 다 피운 후에 차를 타고 다시 경찰서로 돌아갔다.
※ 드디어 중간고사가 끝나버렸습니다. 다른 학교는 시험 한번만 보고 취업 나가게 시켜주는데,
우리 학교만 기말까지 보게 하고 보내줍니다. 여하튼 싫은 학교에요.
이미 대학도 붙어서 점수에 별로 신경 안쓰지만,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군요..
특히 수학이...못보는 과목이라 말이죠..(저번 1학기 중간고사때는 점수가 한자리가 나오더군요..)
→The Vengeance←의 ~어느 한 학생의 복수~ 편과 ~그 남자의 추적~ 편을 모두 보시려면,
[말머리]-[스릴러]로 찾으시면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리플도 많이 부탁드려요!!!!!!!!~~~~~~
첫댓글 1빠 ㅎㄹㅀ
박영민이라면 혹시 어느 한 학생의 복수의 그 학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