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터(이하 '캐')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왕궁앞 공터 경기장입니다.
신의 계시로 세상을 구할 용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벌어지는 제 11 회 용사 선발전을 생중계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캐스터 크리너입니다. 해설 위원으로 드토플씨가
나와계십니다.
해설위원(이하 '해') : 안녕하십니까, 해설을 맡고 있는 드토플입니다.
캐 : 드토플 해설 위원님, 이번 제 11 회 용사 선발전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해 : 뭐, 고리짝 시대부터 내려오는 유치한 대회지요. 어딘가에서 마왕인지
뭔지가 부활하려는 모양입니다. 그걸 막으려고 용사들을 뽑아놓으면,
막기 일보직전에 실패해서 마왕이 부활하고, 또 한바탕 난리가 난 뒤에
봉인인지 뭔지 하겠지요. 한 몇백년후면 12회 용사 선발전이 열릴겁니다.
여하간에 차라리 다 죽으면 조용하기나 할텐데.
캐 : 허허... 상당히 시니컬하시군요.
해 : 글쎄요? 그래도 직업이란게 중학생 고등학생인지하는 이계 생물들이
이 세상에 뚝 떨어져 미녀 수집하고 사람 목숨 우습게 여기고,
왕따 당하던 설움을 푸느라 온갖 삽질을 다하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캐 : 아~ 그 부분은 저도 불만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런
처지곤란한 일을 막을 수 있을까요?
해 : 간단합니다. 우리가 그쪽으로 가서 중딩과 고딩이란 이계 생물들을
멸종시키는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가서 그 시시껄렁한 세계 파괴
주문이나 외워주면 그만이겠지요.
캐 : 이야기가 자꾸 묘하게 허무해지는군요. 자, 그러면 드토플 해설 위원님,
이번 대회의 특징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해 : 이번 대회에서는 지팡그의 네모네모 매뉴얼을 채택하지 않고,
특별히 아메리코의 도엔도 매뉴얼을 채택한다는 것이 색다른 점입니다.
따라서 용사들은 얼굴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 개성을 가지지 않아도
되며, 어린애부터 어른까지 골라잡이식 구성을 띄우지 않아도 됩니다.
캐 : 저런, 수많은 상인들이 슬퍼하겠군요. 이번 마왕대전에서는
팬클럽도 없고, 케릭터 상품도 없고, 용사들의 테마 음반이나
말판 게임은 물론이고 카드 게임도 없겠군요.
해 : 상인들의 비명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하하하하.
캐 : 하지만, 그렇다면- 선남선녀의 코스프레도 없고, 무엇보다
동인지도 없겠군요.
해 : ...그건 좀 섭섭하군요.
캐 : 아쉬운 대로 인터넷이나 뒤져야겠네요.
해 : 뭐 좋은 북마크라도 가지고 계십니까?
캐 :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여기서 잠깐 마도사 특설링에
나가있는 하누카 특파원을 연결해보겠습니다. 해피 하누카!
하누카(이하'하') : 해피 하누카! 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마도사 부문의
용사를 선발하는 마도사 특설링입니다.
캐 : 그쪽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하 : 예, 피를 먹은 부두 인형들이 벽이며 바닥이며 가릴 것없이
여기저기 박혀있습니다. 저주의 글귀나 봉인의 글귀도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캐 : 초반부터 신경전이 대단하군요.
하 : 그렇습니다, 이런 광경은 제 5 회 용사 선발전 이후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캐 : 그래서 결과는 어떤지요?
하 : 저주나 봉인의 글귀에 희생된 출전자들은 현재 인근 마법 병원들에
나뉘어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부두 인형 주살에 인한 사상자는
현재 왕궁 안치소에 안치되어 유가족들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캐 : 굉장히 편리한 상황이군요.
하 :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출전자들은 모두 4명으로
준결승 두 판, 결승 한 판으로 결정나게된 상황이고 보면
편리하긴 편리하군요.
캐 : 주목할만한 선수들에 대해서 알려주시죠.
하 : 일명 마법계의 사천왕이라 불리우던 네 사람중 3명은 안치소에
누워있습니다. 홀로 살아남은 로코코 백작이 유일하다시피한
우승 후보입니다. 그외에 지팡그에서 온 시다바리 선수만이
생소한 동양 페이스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캐 : 네, 그럼 계속해서 수고해주십시오. 해피 하누카!
하 : 해피 하누카!
캐 : 드토플 해설 위원님, 이 마도사 부문 경기에 대해서 해설을
부탁드립니다.
해 : 예, 마도사는 용사 일행중에서 꼭 필요한 직업이라든지, 초반엔
후져도 뒤로가면 갈수록 강대한 마법을 쓰게 된다든지하는 게임책
같은 소리는 다들 알고 계시겠죠?
캐 : 넘어가지요.
해 : 그러해서 마도사의 생명은 바로 주문. 이 주문을 얼마나 빨리
영창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빨리 주문을
외우는 자가 승리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단연 랩문화를 가지고있는
흑인이 유리하다고 봅니다.
캐 : 아, 바로 로코코 백작이 흑인이군요.
해 : 시-카고 출신인 만큼 스타카토식 영창에 능하기로 유명하지요.
발음도 분명하고 랩 음반도 한 장 낸 경력이 있습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캐 : 그럼 이번에는 파이터 선발 경기가 열리는 엠엠에프 체육관을
연결해보겠습니다. 헉슬리 특파원?
헉슬리(이하'헉') : 안녕하십니까, 헉슬리입니다. 여기는 엠엠에프 체육관입니다.
캐 : 그쪽은 어떤 편리한 상황이 전개중입니까?
헉 : 뇌마저 근육인 사람을 뽑는데 무슨 편리한 상황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한군데 몰아넣고 한 사람 남을때까지 싸우게 하는거지요.
캐 : 허허허... 그러면 케릭터성이 사라질텐데요.
헉 : 몇 명 남은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캐 : 안이하군요, 뭐 그래서 유력한 우승 후보는 어떻게 됩니까?
헉 : 대중 없습니다. 8.5등ㅁ신에서 9.5등ㅁ신의 영웅형 프로포션의
근육 인간들이 잔뜩 모여있는데요. 마사지 기름 냄새가
대기실에서 보도석까지 흘러나오는 것이 사람의 이성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간혹 근육 매니아들이 머슬 파워 우먼들을
도촬하려다 적발되어 각종 무기아래 피떡이 되고 있긴 합니다.
마사지 기름 냄새와 피냄새... 아주 죽겠습니다.
캐 : 고생하시는군요.
헉 : 먹고 살려면 별수 있습니까. 저 근육 인간들 등에
마사지 기름 바르는 아르바이트생보다야 팔자가
편하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캐 : 준비는 어떻습니까? 7회 선발전처럼 시체 치울 장비가 없어
링 옆에 쌓아두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까?
헉 : 체육관 옆에 인부들이 폭 30미터 깊이 20미터 초거대
구덩이를 90%이상 완성해놓은 상태이고, 임시 화장소도
개설되어 뒷처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시합이 끝난 뒤에는 왕실 예술 대학에서 시신들과
홍보 포스터를 이용해 '분서갱유 : 피와 살 냄새가 나는 곳'을
무료로 공연할 예정입니다.
캐 : 뭡니까, 그건?
헉 : 뭐 대학도 요즘은 자기 피알을 해야 하니까요.
몇 년내로 학생들이 모자른 상황이 된다잖습니까.
캐 : 대학의 앞날이 암울하군요.
헉 : 저는 지금도 암울합니다, 속편한 소리 하시네요.
캐 : 네, 그럼 계속해서 살아남아주십시오. 헉슬리 특파원.
드토플 해설 위원님, 파이터 클래스 부문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좀 해주시지요.
해 : 간단하잖습니까. 몸빵이 필요하니까, 싸움 붙여서
제일 잘 싸우는 놈을 뽑는거지요.
캐 : 용사 선발전 치고는 참 저속한 표현이군요.
해 : 다시할까요? 드높은 정의와 이상의 실천을 위해 수련으로서
심신을 갈고 닦아 목표를 향해 두려움없이 달려나갈 수
있는지를 페어 플레이로써 겨루어 단지 승자만이 최고가
아닌 패배자들의 노력을 돌아보며...
캐 : 예, 고맙습니다. 하여간에 잘 싸우는 몸빵이 좋겠죠?
해 : 그야 다시 말할 것도 없지요. 뒤에서 마법 주문 외울 시간정도는
벌어줘야지 진정한 몸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캐 : 그럼 다음으로 성직자 부문 특설링을 연결해보겠습니다.
비토 크라이스트!
비토(이하 '비') : 예, 여기는 성직자 부문 특설링입니다.
캐 : 그곳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편리합니까?
비 : 예, 이곳도 별 다르지 못합니다. 일단 교황청의 추천서를
받아야만 출전할 수 있는 탓에 재야 인사들은 한 명도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캐 : 허허, 민중의 목소리보다는 공신력이군요.
비 : 비참한 사회의 단면이랄 수 있겠지요.
캐 : 그래서 추천서를 받은 출전자들은 몇 명이나 되는지요?
비 : 교황청 기준에 따라 각 교회들의 설립 목사들만이 출전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신도수가 2000명이상이어야 하고, 년간
헌금 액수와 교황청 재건 지원금 액수등등을 따져 추천서가
나오는 바람에 출천자 수는 겨우 3명입니다.
캐 : 풍자인지 아니면 편리함인지 알 수 가 없는 상황이군요.
비 : 만일의 경우 책임 회피를 위해서-라는 거겠죠.
캐 : 여하간에 요즘 젊은 것들이 잔꾀만 늘어서...
비 : 아아, 크리너 캐스터씨.
캐 : 예?
비 : 실질적으로 교황청을 적으로 돌리는 것보다
젊은이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더 살벌한 세상이라는걸
모르시는지요?
캐 : 그러니까, 요즘 젊은 이들의 대외적 발언에 있어서의
오묘함은 실로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비 : 비참하시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캐 : 그쪽도 이 나이 되보시지...가 아니라, 선발 형식은 어떻게
됩니까?
비 : 네, 죽은지 24시간이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시신들을
늘어놓고, 어느 성직자가 많이 살리느냐로 승부가 갈리게
되겠습니다.
캐 : 시신이 모자랄 경우에 대한 준비는 되어있나요?
비 : 출전한 성직자들의 성력이 그렇게 높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만전에 만전을 기하여 우상 숭배하는 국가를 덮쳐 다량의 포로를
확보해놓은바, 모자라면 즉석에서 죽여 바닥에 깔도록 되어있습니다.
캐 : 그야말로 성스러운 선발전이군요.
비 : 성직자들의 성력과 이교도들의 처단을 한자리에서!-가
홍보 문구였으니까요.
캐 : 그렇군요, 그럼 계속 수고 부탁드립니다.
비 : 잠시뒤 시합때 뵙겠습니다!
캐 : 드포틀 해설 위원님 간단히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해 : 할 말은 많지만, 그냥 한 마디로 줄이겠습니다.
오호호호호!
캐 : ...알겠습니다. 말해서 무사할 자신이 없다는 걸로
확신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설된 부문이 남았는데요. 선발명이 희한합니다.
백업 요원 선발전... 드토플 해설 위원님, 이 선발 부문에
대하여 설명을 좀 해주시겠습니까?
해 : 간단히 말해 인종 구색 맞추기인거지요.
캐 : 인종 구색?
해 : 백인만 와글거리면, 인종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까
흑인이든 동양인이든 하나라도 끼워넣는겁니다.
캐 : 허허허허.
해 : 그렇다고 흑인이나 동양인이 중요한 역을 맡으면
백인 자존심이 깨지니까, 초라하게 백업 요원이나
시키는거죠. 중간쯤에 죽여도 될 역할로 말이죠.
캐 : 우울한 이야기군요.
해 : 케릭터는 쾌활할겁니다. 아마도 시도때도 없이
농담따먹기나 하는 역할을 하겠죠. 매번 그러다가
곤경에 빠지면 백인이 구해주며 우월성을 확인한다...
그런게 아니겠습니까?
캐 : 흠... 그런건가요. 그러고보면, 선발전이라는 것도
추첨제군요? 백업 요원 부문 추첨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왕 사부 특파원?
왕 :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백업 요원 부문 추첨장입니다.
캐 : 편리하고 말 것도 없군요.
왕 : 뭐 이런 역할에 자존심 구기고 나오면, 동포들에게 구박이나
받을테니 멀거니 추첨식으로 하는 것이 참여율이 높으니까요.
뭐 뽑힌 사람은 동포들에게 구박 꽤나 받을 겁니다. 그렇게
동포를 이간질하는 역할로써도 위력이 상당하겠죠.
캐 : 추첨권은 많이 팔렸습니까?
왕 : 매진입니다. 그래도 돈이 좋은거죠.
캐 : 뭐 여러모로 우울한 장소군요.
왕 : 빨리 수당이나 받아 집에 가고픈 마음뿐입니다.
캐 : 결과는 내일 신문으로 확인하는걸로 하고... 그만 돌아가셔도
좋겠는데요? 시간상 추첨장에 마이크가 넘어갈 여유는
더 없을 듯 합니다.
왕 : 그거 좋군요. 이만 갑니다.
캐 : 예,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자 그럼 잠시 쉬어가는 말씀을 듣고,
인기 드라마 '부잣집 자녀님들의 호화찬란 연애기'가 끝난 후
경기 하이라이트 편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해 : 어라? 10만원짜리 케비어 샌드위치가 밤참으로 나온다는군요.
캐 :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요. 여하간에 이런건 조용히
여기에서만 알고 있어야합니다. 잘못해서 방송에라도 나가면
골치 아파지...(방송끊김)
Name Keisey (2003-02-27 19:50:49, Hit : 86, Vote : 0)
Subject
아래에 이어서 방송대본
캐 :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다시 왕궁 공터 경기장입니다.
해 : 어? 웬지 목소리가 다르군요?
캐 : 그러는 드토플 해설 위원님의 목소리도 상당히 다르잖습니까.
해 : 흠, 전반 후반 나뉘어서 가장 대사 많은 케릭터들을
모두가 해볼 수 있게 하려는 배려같군요.
캐 : 눈물나는 대표 시삽의 배려군요.
해 : 배려보다는 성우진의 반발을 두려워하는 비굴함이 아닐까
싶은데요.
캐 : 어쨌든, 드라마는 중략하고, 커머셜 광고를 보내드리는 동안
모든 시합은 끝나고, 시상식만 남아있는데요. 상당히 안이하기
그지없지만, 결승전 하이라이트를 돌려보도록 하죠.
해 : 네, 일단 마법사 부문의 결승전 경기입니다.
캐 : 아, 승리자가 의외로 지팡그의 시다바리 선수군요!
해 : 로코코 백작의 랩핑보다 빠른 주문 외우기를 지팡그 사람이
해냈을 리가 없을텐데... 뭣보다 지팡그의 랩은 무조건
하우스풍이어서 다 거기가 거기인 것이...
캐 : 경기 진행을 보면 알겠지요.
해 : 네, 한 번 보지요. 지금 자료 화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캐 : 아프로 머리의 로코코 백작이 먼저 주문을 외우고
그다음 산발의 시다바리 선수가 주문을 외우는군요.
해 : 일단 라인 뒤에 서서 20미터 전방에 세워진 집을 파괴하는 것이
필수 요건입니다. 주문 등급에는 제한이 없지만, 속도가
생명이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춰 목표물을 부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 중요하지요. 물론 주문의
등급의 높을수록 가산점이 붙긴 합니다.
캐 : 아, 로코코 백작이 외울 주문을 선택했나 봅니다.
해 : 아아- 아이스 봄버 주문입니다! 모든 마법중에서 4번째로
영창문이 긴 마법인데요! 로코코 백작은 과연 몇 초내로
주문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요?
캐 : 3,2,1! 시작했습니다.
로코코 백작 : asdjdjlajsdlk(랩노래 삽입)
해 : 아! A4용지로 2페이지가 넘어가는 주문을! 로코코 백작
15초만에 끝냈습니다. 시간 15초! 주문 선택 점수 5점!
그야말로 신의 경지가 아닐 수 없군요!
캐 : 대단합니다! 역시 마법으로서 일어난 가문의 적자답군요.
해 : 시다바리 선수에게 가망성은 거의 없겠는데요?
캐 : 아, 시다바리 선수도 주문을 골랐습니다. 미티어 샤워...
미티어 샤워를 골랐군요?!
해 : 운석 주문은 A4용지로 10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주문인데,
어이가 없군요.
캐 : 자, 시다바리 선수 라인에 섰습니다. 스타트 3초전! 3,2,1!
시작했습니다.
시다바리 : 미티아 샤와!
해 : 아아! 짜증납니다! 두 단어에 하늘에서 운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건 모든 주문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군요!
캐 : 아! 로코코 백작이 지팡그 게임식 주문 영창은 사기라며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해 : 저는 로코코 백작편을 들어주고 싶군요!
캐 : 시다바리 선수! 심판에게 허리케인 사의 두오부로 게임
팩키지를 내보입니다!
해 : 아, 저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런지요! 두오부로가
모든 서양식 주문 영창을 말해주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캐 : 그렇다면, 지팡그식 주문 영창에 대한 것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실지로 메가 드라이브에는
주문 영창 시간이 걸리는 롤플레잉 게임이 나오기도 했었잖습니까?
해 : 음... 하기사, 불두스도 엠엔엠즈도 마찬가지이긴 하군요.
로코코 백작이 바보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캐 : 아, 심판이 로코코 백작의 항의를 기각합니다. 시다바리 선수가
우승하게 되는군요.
해 : 한 마디로 짜증나는 시합이었습니다.
캐 : 자음 하나 바꾸죠? 짜증나는 시삽이었습다-라고.
해 : 그것도 그렇죠, 아이디어가 없으면 없는거지... 이렇게
사람을 짜증나게 할 수 있는 겁니까? 이건 앞부분과
뒷부분만 웃기면, 중간 부분은 사람들이 잊어먹는다는
코미디 공식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이런 세속적인!
캐 : 아, 시상식이 급하다는군요. 재빨리 파이터 부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해 : 마지막 남은 두 사람은... 픈트시 선수와 황금봉 선수군요.
캐 : 이름이 이상해야 살아남는 경기였을까요?
해 : 여하간에 결승 하이라이트를 보겠습니다.
픈트시(이하'픈') : 간다! 나의 두 주먹을 빠르게 내뿜어 음속의 벽을
만들어내는 철권음벽으로 간단히 쓰러뜨려주마!
받아랏! 철!권!음!벼어어어어어어억!
황금봉(이하'황') : 훗! 본래 나는 살을 내주고 뼈를 치는 놈이지만,
이제 더 이상 내줄 살도 없다! 내 진심을 보여주마!
붕괴점을 찾아 혼신의 힘을 다한 펀치로써 마무리 짓는
일점격파권! 너의 철권음벽 따위 무너뜨려주마!
황씨가문 비급! 일!점!격!파!궈어어어어어언!
캐 : 아! 두 선수 격돌합니다! 피와 살이 튀는군요!
해 : 대사량을 봤을 때, 금봉 선수가 더 유력할듯도 싶습니다만,
목소리는 픈트시 선수가 더 컸습니다! 과연 누가 힘겨루기에서
이길지 저도 모르겠군요!
캐 : 두 선수 동시에 뒤로 물러섭니다! 서로 피투성이가 된 것이 다음
공격에서 결판이 날 것 같군요! 누가 유리할까요?!
해 : 이제 서로 말을 길게할 여유는 없으니, 고함 소리가 크고
오래 유지되는 쪽이 이길 겁니다.
캐 : 두 선수! 다시 서로를 향해 뛰어갑니다!
황 : 아아아아앗싸아아아아아아!
캐 : 금봉 선수! 앗싸를 외칩니다!
해 : 좋지 않군요! 앗싸는 아로 시작하고 끝나기 때문에 큰소리가 짧고
여운만 길게 이어집니다!
픈 : 와아아아아아앗!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캐 : 픈트시 선수! 왓촤입니다! 왓촤!
해 : 탁월한 선택! 두 글자의 자음이 서로 북돋음 효과를 내고! 오와 아가
번갈아가며 터져나오는 완벽한 기합 소리입니다!
캐 : 아! 금봉 선수! 뼈가 부러지며 쓰러집니다!
해 : 기합 소리를 적절하게 선택한 픈트시 선수! 승리자로써의
자격이 충분합니다.
캐 : 아아, 멋진 한판이었습니다.
해 : 역시 왓촤-란 좋은 것이죠.
캐 : 자, 시상식이 목전이니 바로 다음 성직자 결승전은 승리자의
하이라이트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 : 웬지 급하군요? 양이 늘어나서 계획에 맞추기 위해 '빨리빨리'하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군요.
캐 : 모뎀 유저들의 원한을 사시렵니까?!
해 : 자, 그래서 성직자 부분 우승자는 오쟈스 목사군요.
캐 : 목소리가 좋기로 유명한 목사지요.
해 : 과연 오쟈스 목사가 어떤 성력으로 가장 많은 시신들을 부활시켰는지
벌써부터 궁금하군요.
캐 : 오쟈스 목사의 부활 주문을 들어보겠습니다.
오쟈스 : 땅에 누운 자들이여 들어라! 하늘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자들
들어라! 하늘에서는 영원히 사노니! 이승에서는 이른 살이면 끝나는
세금들을 영원히 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뿐인가!? 아픔도 거짓도
없는 세상! 아프다고 쉴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없고! 선의의 거짓말로
서로서로 기분 상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없다! 과연 그것을 원하는가?!
그것이 너희가 원하는 새 삶인가?! 깨어나라! 단지 이른 살만 되면!
이른 살만 되면 세금이 없는 이곳으로! 영원한 세금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이 땅으로!
캐 : 과연... 하늘 나라에서도 세금을 내야하는걸까요?
해 : 뭐 충실한 노동을 바탕으로 생겨난 종교니까, 하늘 나라에서는
건강한 육신으로 아픈 날 한 번없이 일해야하긴 하겠군요.
생기는게 있으면 내는 것도 있어야할 것이고... 예배도 못빠지고,
상당히 불편하긴 하겠죠.
캐 : 흠, 시신들이 살아날만도 하군요.
해 : 누가 뒤에서 '거기는 세금이 공정해. 거기는 강제 헌금도 없어. 거기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만하는 상황도 없어.'라고 외쳤다면 승부가
달리 낫겠지만.
캐 : 결국 오쟈스 목사의 승리로 결정났으니 어쩔 수 없군요.
자, 그럼 시상식 장으로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지금까지 캐스터에
크리너, 해설 위원에 드토플씨였습니다.
해 : 와, 이제 케비어 샌드위치다!
캐 : 아직 안끝났어요! 그리고 라면이라고 하라니까! 자, 현장의
파울로 특파원에게 마이크를 넘깁니다. 파울로 특파원!
파울로(이하'파') : 예, 여기는 왕궁내 시상식장입니다. 위대하신 우리왕
브람스키 208세와 현명하신 여왕 유보건 와네뜨 님이
각 부문 우승자들을 알현하고 계십니다. 그럼 두 내외분의
축사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왕 : 뭐, 다들 축하한다. 이제 임무만 잘 처리하면, 국가적 영웅이 되어
노후는 걱정없을거다. 기분 째지지? 이게 모두 나같은 현왕 치세에나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지. 다들 알아서 감사하는게 좋겠군.
미리 말해두지만, 죽더라도 이 몸을 원망하지는 마라.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성불 시켜줄 책임감 따윈 일절 느끼지
않으니, 왕궁 마도사로 하여금 소멸 시킬뿐이다.
여왕(이하'여') : 그나저나 냄새들이 심하군요. 뒤로 열걸음씩 물러나세요.
왕 : 시상식은 이쯤할까? 필요한 물품등은 모험 출발전에 마을에서 요령껏
구해가게. 어떤 집이든 마음껏 들어갈 수 있는 권한과 무엇이든
마음껏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권한을 주도록 하지. 용사들에게라면
이정도 권한쯤은 줄 수 있겠지.
여 : 다만 귀족 밀집 거주 지역은 피하도록 하세요. 정치란건 그대들같이 천한
존재들이 이해할 수 없을만큼 민감한 사항이니까.
혹 감히 내 말을 어겨서 귀족들의 경비병들에게 찔려 죽는다고 하더라도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왕 : 질문있는 사람?
픈트시 : ...용사가 되었다는 느낌이 나지를 않는데요?
시다바리 : 살아도 그만, 죽어도 그만이라는 뜻 같은데...
용사의 가치가 좀 뭐하다고 느껴집니다.
오쟈스 : 주신 권한은 교회 목사할때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는데,
뭐 좀 더 색다른 권한은 없나요?
왕 : 과연, 그렇군. 그러고보니 왕궁내 첩자 침입 가상 훈련 시즌이군.
경비병들의 눈에 살기가 도는 것이 보기 좋구만. 아, 질문 더 있나?
여 : 망설이지 말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들 하세요.
왕 : 흠, 의견을 말하는 것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데 다들 그것을 모른척 하는군. 이래서야 정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겠지. 뭐, 그래서 나같은 지도자가 필요한거겠지만.
왕이란 힘든거야.
여 : 하찮은 존재들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덕목이 뭔지 알고 있나요?
충성! 바로 맹목적인 충성이에요! 자신들의 삶을 그마나 보람차게
만들고 싶다면, 맹목적인 충성을 잊지 말도록 하세요.
왕 : 그럼 바로 그대들의 모험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네.
여 : 정신 바짝 차리고 들으세요.
왕 : 그대들도 알고 있겠지만, 현재 우리 세계는 중학생, 고등학생이라는
이계인들로 인해 크나큰 재산 손실을 입고 있지. 온갖 보물들과
아리따운 미녀들을 빼앗기는 것은 둘째치고, 사람들을 개미 밟듯
죽이는 것이 왕궁의 수입에 큰 타격을 주고 있어. 이는 심각한
일이야. 따라서! 우리는 마왕과 협력하여, 엄선된 용사들을 이계로
투입! 중학생과 고등학생이라고 불리우는 이계인들을 말살하고!
한 발 더 나아가! 그곳의 보물과 선남선녀들을 싸그리 긁어모아
한층 강력한 세상으로의 발전을 도모코저 하는 것이다!
여 : 물론 이렇듯 막중한 일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없겠지요!
모든 일은 작은 것부터! 이것으로 강렬한 이계 세상 데뷔!
안정적인 시작을 위하여!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의 두목이라
여겨지는 자의 목을 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왕 : 조금있으면, 마왕이 이계로 가는 포탈을 왕궁 하늘에 열어줄 것이야!
너희는 그 곳을 통하여 이계로 가라! 가서! 그 자의 목을 베어오너라!
여 : 그는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거쳐오는 여러 집단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집단의 두목입니다! 그 저주스런 집단의 이름은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 그 더러운 수괴의 이름은 정 대영!
지도자를 잃은 어리석은 무리들은 흝어질 것이고! 이것으로써
이계 정벌의 초석을 다지는 겁니다!
왕 : 이계 날짜로 2001년 7월 28일 토요일! 2호선 이대역! 9층의
에뚜와르~ 커피샵에서 저 더러운 수괴가 모임을 주최한다는 정보가
있다! 너희는 일치 단결하여! 최대한 괴롭게 수괴를 죽여 그 목을
나에게 가져오너라!
가라!
너희가 세계를 구원하는거다!(울림소리 페이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