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이 까페에 가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토탈워 게임이 아니라
워해머와 관련된 몇 가지 트러블 때문이었죠^^물론 미디블 2 유저이기도 합니다만..
기왕 생각난 김에 미니어처 게임이란 것을 몇 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저보다 잘 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너그럽게 보아 넘겨 주시거나 제가 실수한 내용에 대해 몇 가지
첨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흔히 알려진 워해머(Warhammer) 말고도 미니어처 게임은 외국에서 상당수가 나와 있으며 전세계
차원의 토너먼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 생소한 장르지만요.
기본적으로 컬렉팅 + 모형제작 + 게임이라는 요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배경이 되는 세계관에 관한
자세한 설정들이 꽤 매력적이라 관련 소설이나 만화, 설정자료집 등이 발매되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게임들은 각 모델마다 정해진 '포인트(point)'가 있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군대를 구성한 뒤
테이블에 각종 지형지물과 자기 군대를 배치한 뒤 게임을 시작합니다. 바둑이나 체스처럼 번갈아
가며 턴(turn)을 진행하지만, 체스와 달리 한 턴에 자기 군대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끝마친 다음
상대방에게 턴을 넘깁니다. 턴방식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해 보신 분들은 이해가 가시겠죠.
대부분의 판정(명중, 피해, 사망, 퇴각 등)은 주사위를 굴려서 하며, 이동거리는 자로 잽니다.
게임 종류에 따라 대규모 전투를 재현한 대신 개별 전투는 간략하게 표현하는가 하면, 몇 개 안 되는
모델로 게임을 하는 대신 공격방법이나 행동이 대단히 자세하게 묘사된 게임도 있습니다.
1983년에 처음 발매된 워해머 판타지 배틀(Wahammer : Fantasy Battle)은 게임즈 워크샵(Games Workshop)이
내놓은 최초의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당초 체스나 백거먼, TRPG 같은 것으로 돈을 벌던 회사가
치타델 미니어처(Citadel Miniature)라는 자회사를 세우고 게임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했죠.
보시는 것과 같이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기본으로 하며,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판타지 세계관은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서 직접 왔다기보단 이 워해머 세계관에서 가공된 것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가 사실상 이 워해머를 '매우 많이'
참고했거든요-_-(오크=녹색피부란 공식도 워해머가 최초)
인간 왕국 두 개 외에도 엘프(하이/다크/우드), 드워프, 뱀파이어 카운트 등 십 수개 진영이 있고, 현재
워해머 40k에 비해 매출은 좀 딸리지만 비교적 고연령층에서 매니아가 많습니다. 오래된 만큼 밸런스도
어느 정도 잡혀 있고요.
워해머 40k는 워해머 판타지를 SF 세계관에 옮겨놓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기 4만년의 우주에서
은하계 전체를 장악한 인류제국과 각지에 할거하는 외계인들, 그리고 악마(...)들이 이리저리 뒤엉키는
데카당한 세계관이 매력입니다. 우리나라에는 RTS인 '워해머 40k : Dawn of War'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40k를 대표하는 진영이라면 역시 인류제국, 그 중에서도 '스페이스 마린'이 가장 유명한데,
어지간한 보병화기는 다 튕겨내는 장갑강화복을 입고, 19가지 수술을 받아 맨손으로 두개골을 부수고
입에서는 산성침을 뱉으며, 2주동안 잠도 안 자고 싸울 수 있고, 키는 2미터가 넘는 거인들이라는
무시무시한 설정입니다-_- 물론 그런 이들을 쉭쉭 찢어발기는 친구들도 존재합니다.
레이저캐논과 마법, 우주전함과 이단심문관, 미신과 첨단기술, 악마와 중장갑 탱크가 공존하는
세계관이 무척 매력적이라 GW의 매출 절반 이상을 이 워해머 40k 관련 컨텐츠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GW에서는 워해머 외에도 '반지의 제왕' 게임 역시 발매중입니다. 예,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반지의 제왕이요.
이들 세 가지 게임의 세계관/설정을 기반으로 조금씩 다른 게임(함대전, 전투 럭비-_-, 초대규모 전투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 게임들도 몇 개 더 존재하지만 주력 라인업은 위의 세 개입니다.
GW 외에도 미니어처 게임은 많습니다.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플레임즈 오브 워(Flames of War)란
게임도 있죠.
또, 저 유명한 스타쉽 트루퍼스 역시 미니어처 게임이 존재합니다. 영화판보다는 원작 소설에 더 가깝지만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판 알보병들 역시 '경보병'이란 이름으로 추가가 되었더군요
이 외에 최근 제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워머신(Warmachine)이란 게임도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와서
새로 나온 것이라 아직은 그리 라인업이 다양하진 않지만, 국내에서는 워해머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마법과 증기기관이 결합된, 일종의 '스팀펑크' 세계관이 매력적입니다. 거대한 증기기관 전투로봇인
'워잭(Warjack)'과 이를 다루는 마법사인 워캐스터(Warcaster)', 이들 외에도 각종 보병이나 지휘관 등의
모델들로 다양하게 군대를 꾸릴 수 있습니다. 워해머보다 군대 규모는 다소 작은 대신 전투 묘사가 보다
세밀하게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워해머보다 가격이 싸다는게 저한텐 매력입니다. 다만 플라스틱
모델이 없고 전부 화이트 메탈(주석 합금) 모델이라는게 부담되실 분들도 있겠지만요.
여러가지 게임이 있는데, 보통 어지간한 군대 하나를 꾸리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10~50만원 정도가
드는 것이 보통입니다. 같은 가격의 프라모델이나 피규어에 비해 다소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런
미니어쳐 게임의 경우 '모형을 산다'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부가가치값을 더 낸다는
개념이 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죠. 더구나 어지간한 취미들(스키, 인라인 스케이팅 등)에 비해 본다면 이 모델들을
사서 망가뜨리지만 않는 이상 몇 년이고 즐길 수 있으니 꼭 그렇게 비싼 것만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카메라에 비하면 훨씬 뽐뿌의 정도가 약하다고나 할까(...)
워해머, 워머신, 플레임즈 오브 워의 경우 지금껏 정식 취급업체가 없어 까페 차원 공동구매에 만족해야
했던 것을, 최근 어느 용자분께서 홍대 근처에 직접 오프라인 샵을 열어 운영중입니다. '오크타운'이라고...
http://www.orctown.co.kr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각 게임들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시는 것도...^^
게임즈 웤샵 - 워해머 시리즈, 반지의 제왕
http://uk.games-workshop.com
몽구스 퍼블리싱 - 스타쉽 트루퍼스, 바빌론 5 등
http://www.mongoosepublishing.com/
프라이버티어 프레스 - 워머신, 호드 등
http://www.privateerpress.com/
플레임즈 오브 워
http://www.flamesofwar.com/
덧. 전 절대로 위에 열거한 그 어느 업체와도 직접적 관련이나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첫댓글 판타지는 왠지 흥미가 가지 않아서.....히스토릭에도 배틀게임들이 있는데 그것도 비슷한 종류인가 보군요 ~0~
해보고싶은데...음...모여서 하기가 자주하지 못할것같아서..돈은 어찌해보겟는데...과연 자주 모여 하실분들이...
멋있고 해보고 싶습니다.
고대전을 해보려고 슬쩍 사이트 뒤져봤다가 가격에 쇼크먹고 버로우탄 생생한 기억이...-ㅅ-;
아...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