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사고팔 때 정밀도가 높은 자나 저울로 재고 달아 팔면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서로 만족한다.
자나 저울에 대한 믿음이다.
반면에, 시골장터에서 새댁이 '한 단에 2천 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쪽파를 사면서 그냥 해보는 말로나마 "할머니 비싸요" 할라치면 "아따. 남는 거 없어~" 하면서도 할머니는 다른 단의 쪽파를 빼서라도 한 움큼 더 집어준다.
'한 단', '한 움큼'. 분명 계량 단위이지만 기준은 모호하다. 할머니 마음 대중으로 만든 '한 단'이요, 할머니 손대중으로 집은 '한 움큼'이다. 그러나 얼마나 정확한 지 새댁은 이의 제기하지 않는다.
정밀한 계량으로 자나 저울이 주는 신뢰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다. 서로 간에 인심을 주고받는 일종의 '인심 저울'이다. 사는 사람은 '한 움큼' 더 받아서 만족하고 파는 사람은 '한 단'을 더 팔아서 만족한다.
산업 발달로 국가별 지역별 문화별로 그 기준이 각기 따로였던 계량 기준을 국제협약으로 통일한 것이 미터법이다. 미터법으로 계량 기준이 통일되면서 여러모로 편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자나 저울이 정밀해져도 정확히 재거나 달아낼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아래와 같은 '마음의 계량단위'다. 오로지 마음으로 계량하고 마음으로 혜량한다.
미나리 한'움큼'
국수 한'사리'
새끼줄 다섯 '발'
수수 한'홉'
콩 한'줌'
천'길' 낭떠러지
한'뼘' 구두
세'치' 혀
잠 한'숨'
열 '길' 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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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저울이 제 아무리 정교해진들 잴 수 없고 마음 저울로도 계량할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도 못 되는 그 속을 모른다는 '사람의 속마음(쏘가지*, 속아지)'이다.
좁다 깊다로만 잴 수 있을 뿐 더 이상 정밀하게 계량할 수는 없다.
혹시 궁예라면 관심법으로 좀 더 정밀하게 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끝.
(*)대개는 속이 깊으면 '속마음', 속이 좁아 터질 정도면 '쏘가지'라고 하지요. ㅋㅋ
다음은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췌하여 일부 편집한 자료입니다. 제 글의 맥을 이어가며 읽어가면 좋을 듯하여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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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자가 없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길이를 쟀을까요? 제멋대로 잴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도 어떤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나라마다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키나 손, 발 길이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서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길이를 재기 시작했어요.
서양에서는 고대 이집트,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하여 로마, 중세 유럽 등을 거치면서 길이를 잴 때 가장 널리, 오랫동안 사용했던 단위가 있어요. 바로 ‘큐빗’이랍니다. 큐빗이란 성인 남자의 가운뎃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말해요. 1 큐빗은 약 50cm 정도 되는 길이에요. 영국의 과학자 뉴튼에 의하면 피라미드 내부는 왕이나 성직자의 팔꿈치까지의 길이인 긴 큐빗을, 외부는 일반 백성의 팔꿈치까지의 길이인 짧은 큐빗으로 된 벽돌을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이러한 단위 중,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단위들이 있어요. 바로 영국에서 길이의 단위로 사용하는 ‘야드’랍니다. 야드는 가슴 한가운데부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말해요. 지역마다 시대마다 조금씩 그 길이가 달랐는데, 지금은 1야드를 91.44cm로 정하고 있어요. 야드는 영국의 왕 헨리 1세가 정한 길이에요. 그 밖에도 ‘피트’나 ‘인치’ 등을 사용해요. 피트는 발 길이를 뜻해요.
1피트는 30.48cm이고 3피트는 1야드가 되지요. 인치라는 단위는 어른 엄지손가락 너비의 길이를 말하는 것으로 약 2.54cm 정도, 1/12 피트예요. 그 이유는 고대 서양에서 12라는 숫자를 자주 사용했던 것과 관련이 있어요. 인치는 지금까지도 허리둘레 등을 나타낼 때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사람의 신체 부위의 길이를 기준으로 단위를 정한 것은 서양뿐이 아니었어요. 고대 중국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약 3000년 전, 중국 주나라에는 주척이라는 자가 있었어요. 엄지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뻗은 길이를 기준으로 삼아 만든 자였지요. 이 자의 길이는 오늘날로 치면 23.1cm가 돼요. ‘촌’이라는 단위도 있었는데, 1촌은 가운뎃손가락의 첫째 마디와 둘째 마디 사이의 길이이고, ‘자’ 또는 ‘척’이라는 단위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1척의 길이는 약 30cm 정도이지요.
양팔을 활짝 벌린 길이인 약 1.8미터쯤 되는 길이는 발이라는 단위를 사용했어요. 즉, 1촌이 여덟 개면 1척(자)이 되고, 1척이 다시 여덟 개 모여 한 발이 되는 것이에요. 또한 고대 중국인들은 신체 부위를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 좀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길이를 정하기 위해 새로운 단위 기준법을 개발했어요. 그것은 곡식의 낱알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곡식의 낱알을 기준으로 길이를 정한 후 부피, 무게로 확장하는 것이지요. 매우 독특한 단위 기준법인데, 음악에까지 활용되었다고 해요.
이러한 단위들은 삼국 시대 이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어요. 별도의 단위가 없었던 우리나라는 이 중국식 단위들을 계속 사용하다가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가 되어서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고쳐 사용했답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는 도량형을 정비하여 ‘황종척’이라 명하였고, 이것을 음악가인 박연이 담당했어요. 박연은 황해도 해주에서 생산되는 기장이라는 곡물 중 크기가 중간 정도 되는 것을 골라 100알을 나란히 놓은 길이를 황종척 1척으로 정하였어요.
황종척 1척의 길이는 대략 34.48cm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황종척을 10등분 한 것을 1촌, 1촌을 10 등분한 간격을 1분, 1분을 다시 10 등분한 것을 1리라고 했어요. 위로는 10분을 1촌, 10촌을 1척, 10척을 1장으로 하는 단위를 만들었어요.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에는 한 옥타브에 12음이 있어요. 이 음의 기준도 위의 단위를 활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해요. 관의 길이에 따라 다른 음이 나기 때문에 서로 다른 12가지의 음을 구분할 수 있었어요.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길이만으로 음 간격을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관의 길이를 1/3
씩 잘라 내는 방법이었어요. 1/3을 잘라내고 남은 관의 1/3을 덧붙이면 그 중간음을 얻을 수 있었답니다.
. 마일(mile): 로마 시대에 사용된 행군한 거리를 나타내는 기호에서 유래한 것으로 1 mile은 1760yd로서 1.609344km에 해당한다.
. 마라톤 거리(42.195km):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마라톤이라는 도시에서 아테네와 페르시아가 전투를 벌였는데 아테네가 이겼고 전령 병사가 그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갔던 거리이다. 이 병사는 한달음에 달려와 "이겼다"라는 한마디 승전보를 남기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한다.
. 캐럿(karat): 여러 설이 있으나 'guirrat'라는 아라비아 명칭의 나무 종자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1캐럿은 0.2g
. 뼘: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의 잔뜩 벌린 거리. 성경에서는 반 규빗(약 23㎝)을 의미한다.
. 에이커(acre): 1 에이커는 4,840 yd2(제곱 야드)이다. 영국 왕 에드워드 1세(1272~1307) 시대에 황소를 부려 하루에 갈 수 있는 땅의 면적을 기준으로 정해진 것이다.
첫댓글 가을바람이 솔솔부는 목요일날 늦은 저녁시간에 컴퓨터에서.
좋은글을 읽으면서 쉬었다 가네요 조석으로 시원한 날씨에 몸 관리를 잘 하시기를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