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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의 불꽃 축제 2005/11/17 00:38 | 추천 1 스크랩 5 |
11월 16일. 수요일.
예고된 대로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APEC 개최를 기념하는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를 보려는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 들어 부산에서는 이 일대가 엄청난 혼잡을 겪었습니다. 남구청에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는 아들이 버스와 지하철을 도저히 탈 엄두를 못낼 정도로 혼잡하여 광안동 집까지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올 정도였습니다.
때마침 세르비아와의 축구국가대표팀과의 친선 경기도 있고 하여 광안리 해변에 내려 가는 것을 포기하고, 마침 우리팀이 한 골을 먼저 넣는 것을 보고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옥상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몇 사람은 카메라와 비디오 장비를 갖추어 촬영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예고보다 10분 늦은 밤 8시 40분에 드디어 시작을 알리는 한 발의 불꽃이 올라 오고 이어서 화려한 수를 놓는 불꽃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도 환호가 터지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샷터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세계최대의 불꽃놀이 행사에 무려 8만 발의 불꽃이 발사되었다는 소식에 한편 장엄하면서도 씁쓸한 비애가 스며 나옵니다. 세계 불꽃놀이 화약의 90%가 중국산이라는데 이번 행사에 얼마나 많은 달러가 새어 나갔는지....연기와 함께 사라진 그 소중한 땀도.
위의 마지막 불꽃이 한 발에 5천 만원짜리 불꽃이라고 합니다. 구경이 광안대교의 주교각의 거리인 500 미터를 넘습니다. 일생에 다시 볼 수 없는 이런 불꽃 축제를 생생히 눈으로 바라 본 것은 멋진 추억이기도 하겠지만 경제도 어렵고 하루에 굶거나 생활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람이 30명이나 된다는 현실 속에 공허한 연기로 사라지고 마는 이런 형식적 행사에 수백억이나 소모하면서 이렇게 크게 해야 하는지 의문도 듭니다.
작은 불꽃 하나에 쌀 한가마니가 불타고, 큰 불꽃 하나에 서민의 집이 불타고 말았습니다. 무려 8만발이나 쏘아 대었다니 휘황찬란한 불꽃의 뒤에는 얼마나 많은 서민의 피눈물이 흐르고 있는지 한번 돌이켜 볼 일입니다.
국가적으로 지역적 공동 권역에 있는 국가들끼리 회의를 하고 바람직한 국제 관계를 위해 APEC을 우리 나라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국가적 위상도 제고할 수 있고, 좋은 일이지만 단순히 한 시간이 못되는 눈요기감의 축제에 이토록 많은 재화의 낭비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로나 하천의 정비, 문화재 복구, 문화산업의 육성에 매진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 같습니다.
더구나 50분의 행사를 위해 전국적으로 일시에 좁은 지역에 100만 명의 인파가 몰려 들어 3시간 전부터 시작해서 마친
후 7시간 이상 동안 이 일대는 물론 부산시 대부분의 교통이 마비되고 무질서의 극치를 이루어 각국 대표와 CEO등이 차속에 몇 시간씩
갇히었다는 보도를 접하니 외화내빈의 행사는 앞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
첫댓글 해파리 같은 불꽃도 있군요. 아름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