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북한사찰순례 문화유적답사기 (2)
김형근
북한의 국화 목란
북한의 국화는 목란이다. 평양에서 아리랑 공연을 볼 때 이 목란을 상징하는 그림 등을 보면서 목란이 목련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도 목란 이야기가 나와 북한 안내인에게 목련과 비슷한 것 같다고 나의 견해를 말했다. 안내인은 목련과 목란은 전혀 다른 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련이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것을 모른다. 목련은 연꽃의 한 종류인 것이다. 그런데 목란도 ‘나무에 피는 난’이라는 뜻으로 원래 이름이 함박꽃인데 김일성 주석이 붙인 이름이다. 북한에서 파는 그릇이나 찻잔 등에서 표현되는 문양을 보면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았지만 목란을 상징한 것 같은데 내 눈에는 그게 연꽃을 상징한 문양으로 보였다. ‘목란’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북한이 목란을 국화로 지정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일성주석이 1964년 5월 황해북도의 어느 휴양소에 들렀을 때 그 곳의 함박꽃나무를 보고 "이처럼 좋은 꽃나무를 그저 함박꽃나무라고 부른다는 것은 어딘가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내 생각에는 이 꽃나무의 이름을 「목란」(나무에 피는 난이라는 뜻)으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 기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북한은「김일성훈장」(72.3 제정)에 목란 꽃을 새겼고, 김일성·김정일이 해외 인사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하는「국제친선전람관」(78.6 준공)의 천장과 벽,「주체사상탑」(82.4, 준공)의 기단 벽 부분과 탑신 받침대 등에 목란꽃 무늬를 새겨 넣는 등 목란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다가 91년 4월 10일「국화」로 공식 지정하였습니다.
목란(木蘭)은 목련과(Magnoliaceae)의 나무들,
특히 목련(木蓮. 학명 Magnolia kobus)의 다른 이름이다.‘목란’은 함박꽃나무(학명 Magnolia sieboldii)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북조선의 나라꽃이다.
모란(牡丹, 학명 Paeonia suffruticosa)의 다른 이름.
목란 또는 화목란(花木蘭)은 서사시 목란사의 주인공이다.
목련과에 속한 낙엽 교목. 숲속에서 자란다. 높이는 10미터 정도이며, 가지는 굵고 많이 갈라진다. 잎눈에는 털이 없으나 꽃눈의 포(苞)에는 털이 빽빽이 난다.
꽃은 4월 중순부터 잎이 나기 전에 피는데, 지름 10센티미터 정도이고 꽃잎은 6~9개이며 긴 타원형으로 백색이지만 중심 부분은 연한 홍색이고 향기가 있다.
세 개의 꽃받침 조각은 선형으로 꽃잎보다 짧으며 일찍 떨어진다. 수술은 30~40개이고, 꽃밥과 수술대 뒷면은 적색이다. 열매는 5~7센티미터로 곧거나 구부러지고 종자는 타원형이며 외피가 적색이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이 글을 보면 결국 ‘목란’은‘목련’과 관련이 있는 꽃이다. 함박꽃을 검색해봐도 목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불사 연꽃
평양 창광원 봉사기지 연꽃
을밀대 부근 애련정에서 춤추며 노는 북한 노인들
평양에서 자주 본 연꽃
연꽃이 불교의 상징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적어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안내원들이나 박물관 등의 안내 강사들은 다 알고 있다. 2005년 1차 순례단과 함께 갔을 때 개성 박물관 안내 강사는“연꽃은 번식력과 생명력이 아주 강한 꽃입니다”라고 연꽃을 직접 키워본 사람처럼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말은 연을 직접 키워보지 못한 사람은 할 수 없는 말이다. 묘향산 보현사에서 만난 최형민 스님은 “보현사에 아름다운 연못이 있었는데 전쟁때 폭격으로 연못이 망가졌고 아직도 복원을 못했다”라는 말을 들었다. 북한 방문하면 개성을 거쳐 판문점을 가는 일정이 있는데 이번 여행에 그 곳을 안내하는 군인도 연꽃이 불교의 상징이라는 말을 하였다.
연꽃은 고구려 벽화에도 나온다. 아산 인취사에서 연꽃 보급운동을 맨 처음 한 혜민스님은 우리나라에 연꽃이 오랜 전부터 있었다는 증거로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연꽃을 들어 설명하였다. 연꽃이 따뜻한 남쪽지역에서 많이 자라지만 북한 지역에서도 일찍부터 있었다는 증거이다.
평양에 갈 때마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길에 파란 연잎이 멀리서도 확연하게 보이는큰 연못이 보였다. 그곳에 대규모 연밭이 있다. 전에부터 그 연못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기어코 갔다. 그 마을은 이름도 아에 ‘련못동’이다. ‘평양역 --련못동’ 행 이라는 행선지를 달고 다니는 버스도 있다.
이 번 여행에서도 첫날 들어오는데 연밭이 보여서 안내인에게 연밭을 가보고 싶다고 부탁하였다. 그 안내인은 평양에 연밭이 많다고 했다. 매년 워싱턴 DC에서 미연방수생식물원과 공동으로 연꽃축제를 주최하는 필자에게는 매우 흥미있는 말이었다. 안내인이 말한 곳 외에도 평양의 을미대 밑에도 연꽃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필자가 가본 평양의 연꽃이 있는 곳은 련못동, 을미대 밑, 평양시 중구역 창광원 앞 종합봉사기지이다. 안내인은 주체사상 탑 옆에 큰 연못이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그 곳은 방문하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평양시를 다니다 보면 높은 산은 아니지만 보이는 산 중의 한 곳이 을밀대이다. 어느 정도 차로 간 후에는 차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야 한다. 2005년 순례 때 이 곳을 방문했는데 어느 정도 올라가니 노인들이 장기를 두고 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정자에서 많은 노인들이 노래부르고 춤을 추며 놀고 있었다. 을미대를 향하여 올라가니 곳곳에 심지어는 다니는 길에도 자리를 깔고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야유회를 즐기는 모습이 많았다. 가족끼리, 또는 직장 동료들인지 여러 사람들이 한데 모이고 때로는 연인들 모습도 많이 보였다. 을밀대 정자에서 보면 저 멀리 산도 멋있게 보이고 전망이 좋다. 바로 아래로 영명사가 보이는데 지금은 사찰이 아니다. 영명사는 평양을 대표하는 사찰이었는데 한국전쟁 폭격으로 다 없어졌다. 지금은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그 부근에 부벽루도 있다고 한다. 영명사 자리에 들어선 자리는 북한을 찾는 귀빈들을 숙소인 영빈관으로 쓰여지는 듯 누구도 그 건물에 대해서는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필자는 이번 여행의 방문지를 요청할 때 부벽루를 신청했는데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리고 평양에서도 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을밀대 갈 때 까지도 안내인이 부벽루를 갈 수 있다고 장담을 하길래 기대반 의심반 하면서 갔다. 하지만 부벽루는 역시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안내인이 을밀대 바로 앞에서 물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건을 파는 주민에게 물어보니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안내인 조차도 부벽루가 영빈관 부근에 있어 출입금지 지역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부벽루는 그림자도 볼 수 없었고 을밀대 지역을 안내하는 지도에는 크게 나와 있었다. 필자는 부벽루를 보려고 을밀대를 가자고 했는데 헛탕을 쳤다. 하지만 을미대 밑에서 뜻하지 않게 연꽃을 보게 되었다. 을밀대 밑에는 3 군데에 연못이 있었는데 2개 연못의 연잎은 매우 컸다. 다른 한 곳의 연못은 규모가 컸는데 연꽃의 잎이 작아 보였다. 나머지 두 군데 연못은 연꽃 상태가 좋았다. 그러나 연자(씨)가 있는 벌집 모양의 씨방은 누군가 다 잘라간 것 같았다. 을밀대 밑은 공원이고 그 부근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여있는 곳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연못처럼 보인 곳도 있고 규모가 작은 연못은 공원에서 일부러 조성한 연못 같았다.
창광원 앞 종합봉사기지에 있는 연못도 매우 규모가 컸다. 평양시내를 관광하다 잠깐 시간을 내어 우리 일행은 이곳으로 갔다. 필자는 이 곳에 직접 가서 연꽃도 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곳은 평양시에서 일부러 만든 연못으로 보였다. 연못 가운데 조각상도 세원 놓았는데 조경에 많은 노력을 한 모습이 보였다.
련못동 연못은 전주 덕진연못처럼 자연스럽게 조성된 연못으로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보려고 했지만 숙소인 양각도 호텔에서는 이곳이 멀어서 혼자서는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9월 9일 마지막 날 순안 공항장 가면서 기어코 이 곳을 방문하였다. 연못은 “련못 공원’이라는 현판이 크게 써 있는 곳이었다. 이 곳은 공원은 관리를 잘해서인지 씨방이 그대로 있었다. 이 연못에는 데이트를 하는 청춘 남녀들을 포함하여 한복 입고 나들이 온 사람들, 노인들 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연꽃이 다 떨어져서인지 연꽃에는 별 흥미가 없어 보였다.
평양 외에서는 남포에서 연못을 보았고 사리원 성불사 입구에서는 연못에 핀 연꽃을 보았다. 우리 일행이 성불사를 방문한 날은 9월 1일 이었다. 연꽃은 대개 뉴욕과 남한은 7월에 피고 9월에 피는 연꽃은 매우 드물다. 연꽃은 섭씨로 최소 25도 이상이어야 핀다. 위도 상으로는 사리원은 남한 보다 북쪽인데 그곳이 산으로 둘러 쌓인 곳이라 9월에도 연꽃이 핀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불사 입구 외에는 필자가 방문한 북한에 있는 사찰에서 연꽃을 본 기억은 없다.
지난 호에서 언급을 했지만 북한에는 단풍나무 잎 차 , 뽕나무 차, 뽕나무 흑버섯 차, 결명자 차, 마가목차, 참나무 버섯 차 등 많은 종류의 차가 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많이 만드는 연차는 볼 수 없었다. 연으로 만든 음식도 본적은 없는데 연자 죽이나 연근으로 만든 음식은 틀림없이 있을 것 같은데 언젠가 한 번 맛보고 싶다.
을밀대 아래 연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