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3-12)> 세계의 별미, 복어(鰒魚))
미식가(美食家)들은 복어(鰒魚, Pufferfish)를 철갑상어 알을 소금에 절인 ‘캐비아(caviar)’와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Foie gras)’,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서 자라는 버섯인 ‘트러플(truffle, 西洋松露)’과 함께 ‘세계 4대 진미(珍味)’로 꼽기도 한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나 있지만,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 황복, 자주복, 검복, 까치복, 은복, 밀복, 졸복, 가시복, 거북복 등이 있다.
중국 북송(北宋)시대의 시인 소동파(蘇東坡, 1037-1104)는 복어 맛을 가리켜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고 극찬했다. 일본 에도(江戶)시대 잇사(小林一茶, 1763-1828) 시인은 “(복어 독이 무서워) 복어를 먹지 않는 바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후지산(富士山, 높이 3,776m)”이라는 글을 남겼다. ‘복어 전문 조리사 자격증’을 처음 만든 것도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참복’을 최고로 치지만, 중국에서는 ‘황복’이, 일본에서는 ‘자주복’이 인기가 있다. 대부분의 복어는 겨울이 제철이다. 우리가 별미로 치는 참복, 검복, 자주복 등은 늦가을부터 한겨울, 봄철까지가 제철이다. ‘황복’은 바다에서 살다가 봄철에는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온다. 소동파나 조선 시대 문인들이 이야기한 ‘복사꽃 필 무렵의 복어’는 황복을 말한다.
매월 셋째 토요일 12에 파인트리클럽(PTC, 1958년 11월 창립) 초창기 회원들이 모여 오찬을 함께 하면서 1960년대 학창시절 클럽활동에 관한 옛날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어제(2월 18일) ‘PTC7080(회장: 김학문)’ 오찬모임에는 6명이 참석했다. 80세 이상으로 구성된 모임 회원 중 손규식 전 ㈜해인 사장은 미국 가족방문, 윤용 전 고려대 교수는 재미교포 초청 강연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있어 불참했다. 정윤표 박사(정치과원장)는 학위수여식 귀빈으로 참석, 표학용 사장은 회사업무로 참석하지 못했다.
어제 오찬은 충무로 소재 ‘부산복집’에서 복 매운탕을 맛있게 먹었다. 복매운탕에는 복어와 콩나물을 많이 넣어 국물 맛이 깊고 개운했다. ‘부산복집’은 1968년 대구에서 ‘부산복어식당’이란 이름으로 복집을 개업했으며, 1976년 서울(충무로)로 이전한 50년이 넘는 복어 전문식당이다. 부산복집은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어 토요일에도 식당 홀이 꽉 차서 여러 사람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식사 후에는 커피전문점이 아닌 인근 다방(茶房)에서 옛날 방식으로 달걀노른자를 동동 띄운 쌍화차을 마셨다. 1958년 11월 3일 창립된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은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 서울시청 옆 미국공보원(USIS) 회의실에서 영어로 진행한 회의가 끝나면, 인근에 위치한 ‘매란다방’에서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눈 옛날 생각이 났다. 그리고 현재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손규식 회원과 전화가 연결되어 서로 근황을 전했다.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지역 조달청장으로 부임한 강석희(姜石熙, Sukhee Kang) 전 어바인(Irvine) 시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안부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가 관할하는 지역은 미국 서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네바다, 알래스카, 아이다호, 오리건, 워싱턴, 아메리칸사모아, 동아시아, 괌 등이다. 강석희 청장은 1971년 고려대 재학시 한국파인트리클럽(설립자 박명윤) 산하 서울파인트리클럽 제38대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1977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한국에서 절대 없어지지 않을 단체로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 고대동문회 그리고 파인트리클럽을 꼽았다.
<사진> (1) 부산복집 모임, (2) 다방에서, (3) 강석희 조달청장.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19 February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