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으로 나뉜 두 지역을 잇는 다리는 저 멀리 펼쳐진 풍경 속에서 깊은 동경심을 자아낸다.
부전천이 갈라놓은 동네를 연결하는 다리 너머에는 내가 가보고 싶었던 '삼각지'라는 동네가 있었다.
삼각지에는 내 또래의 여자아이가 살고 있었고, 그녀는 종종 우리 엄마에게 양재 기술을 배우러 오곤 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찾아와서 그녀가 이곳에서 양재 기술을 배우고 있는지 물었다. 그 젊은이는 후에 묘한 인연으로
엮인 ㅇㅇㅇ형이었다.
삼각지는 부산진구 서면중학교 근처의 부암동 마을로, 하늘을 가로지를 듯한 철도 3개 노선이 이 마을 가로지르고 있어 '철의 삼각지'라고 불린다. 주민들은 오랜 세월 동안 철도 소음과 불편함으로 고통받아왔다.
부산 최대의 번화가인 서면의 롯데호텔에서 불과 500여 미터 떨어진 이 마을은 '철(도)의 삼각지'로 알려져 있다. 북쪽에는 부전선(부전~마산), 남동쪽에는 폐선된 동해남부선(부산진역~포항), 남서쪽에는 경부선(구포~범일역)이 지나가며, 이들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철도로 인해 도심 속 오지가 된 이 마을에는 현재도 800가구, 16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유일한 출입로는 철도 아래로 난 굴다리 3곳과 주택가 골목길 1곳이다. 마을의 도로는 너비가 5미터가 채 되지 않아 차량이 양방향으로 통행하기 어렵다. 택배 차량이 잠시 멈추면 뒤에 차량들이 줄을 서고, 주민들은 차량을 피하느라 애를 먹어야 한다.
마을에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당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북쪽과 남동쪽 굴다리는 높이가 2미터, 남서쪽 굴다리도 3미터에 불과해 3.4미터인 소방 펌프차가 마을로 들어갈 수 없다. 북서쪽의 주택가 골목길도 도로 폭이 4미터 남짓이라 전봇대와 전선이 가로막아 소방차 접근이 어렵다.
부산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이곳은 소방차 진입이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유일한 통로인 북서쪽 주택가 골목길조차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굴다리에서 호스를 연결해 화재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삼각지마을 전경(삼각혈 안)
가야 굴다리 벽화
동네로 들어가는 굴다리
동네 모습
부산진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