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따기와 매실 엑기스를 다 담그고 난 후, 산 밑에 있는 매실나무에 살충제를 뿌렸다, 산속에서 해야 할 큰 일이 끝나서 긴장의 끈을 놓게 되니, 갑자기 온몸이 아프다, 그리고 기운이 없어지면서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데,,, 밥도 먹기 싫고, 조그만한 움직임도 귀찮기만 하다, 그냥 잠자고, 멀리 깊은 산속을 쳐다본다, 잡초와 꽃들이 뒤엉켜 있는데도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내가 왜 이러지? 하고 나를 자책해 보지만 아무 일도 하기 싫다,,, 그래서 오후에 억지로 밭으로 가서 낫을 들고 잡초를 베는데,,, 하기 싫은 일을 한 탓인지, 그만 낫으로 내 다리 정강이를 찍고 말았다, 다행히 등산복 두꺼운 바지를 입고 있어서 피가 조금 나고 말았는데,,, 마저 풀을 낫으로 후려쳐 베는 순간,, 갑자기 아량이가 풀 베는 곳에 뛰어들어서 아량이의 오른쪽 뒷다리를 베고 말았다, 피가 철철 쏟아진다,
급히 집으로 데리고 와서, 비상용으로 준비된 알콜을 베어진 다리에 쏟아 부은 다음 머큐럼을 바르고 후시딘 연고를 발라주었다, 상처가 5cm 이상 벌어져 있다, 혼자서 비상으로 약을 발라주는데 낑낑대면서도 가만히 앉아 있다, 연고를 바른 후, 지혈을 하기 위해 붕대를 칭칭 감아 주었다,
집안에 있는 테라마이신(항생제) 한 알을 빵속에 넣어서 주니 잘 받아 먹는다, 비상 조치를 취한 후,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가슴이 떨리고 아무런 의욕이 없다, 그렇게 힘차게 뛰놀던 아량이가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왜 나한테 자꾸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모르겠다,
다행히 비상 조치를 취한 탓인지 아량이의 다리에서는 피가 멈추었다, 집 현관 앞은 아량이가 흘린 피로 엉망이다, 걸레로 피를 닦는데,, 잘 닦아지지가 않는다, 난 아량이에게 연신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아량아!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절대로 아니란다," 미안하다고 자꾸만 중얼거리며 말하는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제발 더이상 덧나지 말고 낫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핏자국을 걸레로 닦고 또 닦는다, 저녁을 먹고 싶지가 않다, 막걸리 한 잔과 위스키 두 잔을 연달아 마시니 속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안정된다, 오디오를 크게 튼다, Gary Karr의 <Kol Nidrei op.47 콘트라 베이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소파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으니,,,
가슴이 떨리고, 슬픔이 밀려온다, 조그만한 촛불 하나만 켜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음악의 음률 속에 나의 모든 걸 던져 넣는다, 이럴 때 누가 내 옆에 있었으면,,,
다음날 아침 일찍, 아량이의 다리를 보니 퉁퉁 부어 있다, 서둘러 붕대를 풀어 보니 붕대를 너무 꽉 조이게 감아서 피가 통하지 않아 다리가 부어 오른 것 같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테라마이신 한 알을 먹인 후에 트럭에다가 아량이를 태우고, 동해시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는 아량이의 다리 상처 부위를 보고 깜짝 놀란다,
상처가 너무도 깊어서 꿰매야 하는데,,, 마취를 해도 되는지 를 검사하는데 10만원이고, 마취비가 5만원, 꿰매는데 5만원이란다, 아니 이 조그만한 상처 치료하는데, 무슨 치료비가 이렇게 비싸냐고 하며,, 그냥 내가 꼭 잡고 있을 테니, 그냥 꿰매달라고 해도 그건 안된단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느냐고 물으니, 상처를 붙게 하는 강력 본드가 있는데,, 그걸로 붙이면 된다고 하면서, 그래도 상처가 내가 비상 조치를 잘해서 감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2차 감염이 되어 ?을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기에,,,
아량이를 가만히 눕히고, 내가 아량이 머리를 꽉 붙잡고 있는 가운데, 수의사가 상처 부위를 강력 본드로 붙이고 붕대를 감은 다음, 주사를 두 대 놔준다, 그리고 염증이 생기지 않게 약을 조제해주는데,,, 영 미덥지가 않다, 그리고선 치료비가 72000원이란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니, 동물은 의료보험이 안되고 강력 본드 값이 굉장히 비싸서 그렇다는데,,, 짜증이 난다, 아량이 다리 상처 부위도 소독도 안해주고,,,
삼척에서 치료하면 3만원이면 되는데, 너무 비싸다고 하며, 가격을 깍아달라고 하니 영수증을 발급해서 안된단다, 내가 현찰로 5만원을 건네며, 깍아달라고 하니 영 찜찜한 표정이다, 나도 찜찜하긴 마찬가지고,,, 바늘로 꿰매야 하는데,,, 과연 본드로 상처가 붙을지도 모르겠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량이를 차에서 내린 후, 다리를 살펴 보니 붕대가 상처 부위 밑으로 내려와 있다, 게다가 강력 본드로 붙였던 살이 다 떨어져 벌어져 있다, 아 이건 완전 사기구나,,, 이런 동물병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나는 다시 알콜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머큐럼을 바르고, 후시딘 연고를 바른다, 그리고 거즈를 상처 부위에 덮은 후 붕대로 감은 다음, 넓은 투명 테이프로 붕대 위를 감고서 고무줄로 약하게 묶었더니 붕대가 흘러내리질 않는다,
오후가 되자, 아량이는 상처가 아프지 않는지, 강아지 코난과 장난도 치고 나를 따라다닌다,
서울로 돌아오는 날, 아량이 상처 부위를 감은 붕대를 풀고 소독한 다음, 병원에서 조제해 준 약을 먹였다, 그러고서도 미덥지가 않아서 테라마이신 한 알을 먹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뭐 잘 낫겠지요,,, 멧돼지들과 싸워서 상처가 더 심하게 났을 때도 자연 치유되는 걸 많이 봐왔기에,,, 그래도 걱정은 많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난 좀 우울하답니다,,,
내가 우울해도 마누라는 계속 잔소리를 해대고 있으니,,, 아 마누라가 밉다,,,정말로 밉다,,,,
베란다에 새롭게 세팅한 탁자,,, 수박 먹고 커피 마시기에 좋다,
자연 냉장고,,, 빨간 고무다라와 흐르는 물통,,,
나의 침대방에서 밖으로 바라본 전경,, 접시꽃이 창밖에 피어 있어서 좋다,
다리가 아픈지 계속 ?는다,,
내가 이번에 새로 만든 커피 식탁,,, 대리석 탁자와 의자,,, 코난이 많이 컸다,,, 아량이와 이젠 장난도 치고 나를 따라 산길도 걷는다, 아량의 다친 다리,,, 내가 새롭게 붕대를 감고서 고무줄로 묶었다,,, 좀 지쳐있다,,, 얼마나 아프겠는가,,,
4년된 매실 엑기스,,, 사람들이 너무도 좋아해서,,,맛이 너무나 깊고 좋다고 해서,,, 막 퍼주었더니, 큰 장독 2개에 가득했던 매실 엑기스가 바닥이 났다,,,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다,,,
침실 창문 앞에 피어 있는 접시꽃,
|
출처: 산골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수도자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산속이야기를 가끔 올리겠습니다,
제가있는 산속은 강원도 삼척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