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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운 어린이날. 맨날 학교 갈 때 되면 꾸물거리며 늦잠을 자던 딸이 노는 날 만큼은 벌떡 일어나 새벽부터 돌아다닌다. 넌 도대체 누굴 닮은거냐 딸아??
리스트; 딸, 일어났니? 옷 갈아입고 준비해야지. 그전에 내가 예쁘게 머리를 리본으로 묶어주마. 여기 앉으렴!
짠! 잡지에서 본 야자수 스타일은 어떠니? 풉, 으하하하하!!!!
아빠는 10분째 내 머리를 이상하게 묶으며 혼자 숨넘어갈 듯 낄낄대기 시작한다. 무슨 인형옷 갈아입히기 놀이도 아니고.... 아빠, 자꾸 저한테 이딴 장난치면 다시는 얼굴에 뽀뽀 안해줄거에요!!!
어린이날, 소중한 내 자녀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다 큰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어린시절의 소중한 동심을! 놀이공원에 어서 오세요~
오늘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옷장을 뒤져 후줄근하지만 다소 평범한 녹색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 모자를 골라 입고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었다. 이러면 일반인으로 보이려나? 금발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키가 약간(?) 큰 185cm의 남자는 흔하겠지 아마....
딸은 쇼팽이 가게 5곳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옷들을 뒤진 끝에 꼼꼼하게 골라준 연보라빛 나비원피스를 입은 채 신기한 듯 보라빛 두 눈을 빛내며 공원을 두리번거린다. 역시 그의 패션에 관해서 보는 눈은 한치도 틀림이 없어!
우리 귀여운 공주님. 누가 꽃이고 누가 내 딸인지 모르겠구나! 아빠가 분수대 옆에서 사진찍어줄게, 자 치즈, 찰칵!
즐길만한 놀이기구가 참 많다. 방문객들은 놀이기구를 타며 괴성을 지르거나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한다. 아 뭐 먼저 타지? 고민되네....
아빠 내가 회전 목마 탄 모습 찍어줄게! 여기 좀 보세요!!
딸이 카메라를 든 채 해맑게 웃으며 셔터를 눌러댑니다. 회전 목마를 탄 아빠는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지만 두 손은 행여 놓쳐서 목마에서 떨어질까 불안해 하며 기둥을 꼭 잡습니다. 이건 무섭지 않다....이건 무섭지 않아....
아빠 이 트램펄린 좀 봐요! 진짜 높게 올라가요! 야호, 내가 더 높게 올라갈꺼야!
흥, 어림없지. 딸아? 이 아빠는 너보다 키가 훨씬 크단다. 즉 그만큼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 아니겠니? 자 내가 더 높게 올라간다 야호!!!
저 사람 프란츠 리스트 맞지?? 유명한 배우 겸 피아니스트. 모자랑 옷으로 가린다고 모를 줄 알았나? 오늘 기삿거리 좀 잡을 수 있겠는걸!
높게 더 높게! 회전 관람차를 타고 높이 오르자 놀이공원의 모든 풍경들이 점차 작게 보인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저 아래에서 커플들이 손을 잡고 웃으며 팝콘을 먹여주는 모습이 보였다. 저 커플들도 언젠가는 애가 생기면 애를 데리고 여기를 다시 올까? 괜한 호기심이 생겼다.
대롱대롱 줄에 매달린, 어딘지 하찮아 보이는 남자의 작은 스샷. 저 좀 살려주세요!!
야, 플레옐 리스트 너! 같이 번지점프 하자고 조르더니 혼자 도망가냐!!! 빌어먹을, 아기 때부터 기저귀 갈아주고 분유 타 먹이고 피아노 가르쳐 주고! 있는 돈 없는 돈 들여서 키워놨더니 도망을 가? 저건 딸이 아니다 원수다 원수! 나 좀 살려줘!!!
딸은 낄낄대며 좋다고 박수를 치며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힘껏 소리쳤다. 사랑하는 나의 아빠! 바지 지퍼 열렸어요~ 흰색이다 흰색!
로데오를 성공하면 기념품을 준다는 말에 혹해 도전해보기로 한다. 몸이 너무 흔들려서 멀미가 날 것 같지만, 유명인이 왔다는 소문을 언제 들었는지 사람들이 몰려와 기대 가득찬 눈빛으로 바라보니 차마 도망갈 수가 없었다....
여기를 보세요 찰칵~ 잡지 표지 잘 나왔네. 유명인의 일상 코너에 실으면 돈 좀 벌겠어!
음메! 우리 엄마가 느끼한 거 많이 태우면 탈 난댔어. 황소는 느끼한 심이 너무 싫었는지 혼심의 힘을 다해 남자를 튕겨낸다. 퉤 맛없어!
롤러코스터 출발합니다! 멀미 조심하세요! 극심한 구토를 대비해 가까운 화장실 위치는 알아보셨나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지만 김정 상태창을 보니 매우 행복해 보입니다. 나 내려간다아아아!!!!
우리 딸 어디있을까? 이 아빠가 널 잡으러 가겠다! 잡히면 무한 뽀뽀를 해주마!
플레옐 선장님, 저기 저 바다에 해파리 괴물이 출몰했습니다! 당장 공격 명령을 내려주세요!
전군 해파리 괴물에게 대포를 쏴라! 뱃머리를 우현으로 돌리자! 공격!!
꺅 리스트다 리스트!!! 오빠 노는 모습 완전 잘 생겼어요, 여기 좀 봐주세요!!
티셔츠와 모자로 몸을 가려봤자 별 4개의 슈퍼스타에게는 별 의미없는 일일 뿐입니다.
우어어어어 나는 바다 괴물이다. 어디 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 선장을 한번 잡아 먹어보겠다!!
까르륵 대며 대포를 발사하는 어린 여자아이를 위해 최대한의 연기 능력을 발휘해 괴물 연기를 합니다. 얼굴은 일그러지고 표정은 다소 못생겨졌지만 딸이 원한다면야 얼마든지 괴물이 되어줄 수 있는 아버지입니다.
아빠 저 여기 매달려 있어요! 저는 우주 비행사에요! 우리 해적놀이 했으니까 이제는 우주 여행 하고 놀아요. 아빠는 우주 괴물!
185cm의 남자에게는 너무도 좁디좁은 어린이 전용 출입구. 아니 제작자는 호기심 많은 어른도 여기 들어가려고 시도할거라는 걸 상정 못한걸까? 아 씨 머리 또 꼈네. 꾸역꾸역 욕을 중얼거리면서도 어떻게든 몸을 구겨 넣습니다.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고 레버를 올렸더니 기구 조명에 불이 들어왔어요! 전생에서는 없었던 신기한 장난감의 세계. 희열을 느낀 남자는 요리조리 버튼을 누르며 미소를 짓는다. 거기 서 있는 얘들아 욕 하지 마렴 아저씨 한 10분만 더 눌러보자 응?
아이들이 왜 미끄럼틀을 좋아하는 지 이제 알 것 같아! 아이가 어릴 적 미끄럼틀을 태워달라고 칭얼댈때마다 지겨움을 느꼈던 자신에게 속으로 반성을 해본 남자. 야호!!
아빠 우리 누가 먼저 반대편으로 가서 오래 매달리나 철봉 시합해요! 저도 이제 힘 세다고요, 꼭 아빠를 이기고 말거에요!
이거 봐요 이거 저 완전 잘 하죠? 아빠는 오늘 저를 이길 수 없을거에요!
남자가 해맑게 웃으며 딸을 향해 말한다. 나의 사랑하는 딸아 구급차좀 불러줄래? 아 X발 어깨랑 팔이 껴서 안 빠져....
나란히 나란히. 꼭 닮은 두개의 금발머리는 철봉 위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단 둘이 이러고 있으니 참 좋구나. 딸아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요새 학교 생활은 어때? 잘 지내니? 널 괴롭히는 사람은 없고? 아이에 대한 많은 것을 더 알아가기 위해 조심스레 질문을 건네는 아버지. 다행이 학교 생활을 이야기하며 웃는 아이를 보니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딸, 우리 누가 더 높이 그네 올라가나 시합하자구나!
시원한 5월의 산들바람이 그들의 기다란 금발 머리카락을 기분좋게 간질이고 그네가 높이 올라갈 때마다 그들의 웃음소리도 한층 높아진다. 모자가 날아가고 기다란 치마가 펄럭거려 안이 보여도 그들은 그저 즐거움에 취해 웃기만 할 뿐이다.
딸 치맛속이 다 보이잖니! 여자애는 치맛속 함부로 보여주는 거 아니야!
아버지의 당황스러운 간절한 외침에도 딸아이는 그저 그네가 높이 올라가는 것이 즐겁고 기쁠 따름이다. 아 아빠 저는 하늘을 날고 있어요!
웃는 모습이 소름끼치게 닮은 부녀. 이랴! 흔들거리는 목마를 타며 웃음을 짓는다. 아 이렇게 재밌는 걸 유아들만 타는 건 반칙 아닌가요?
아빠 나 잡아봐요!~ 처음 타는 롤러스케이트는 매우 힘들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움직이는 것이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그런데 딸아 좀 천천히 가면 안될까? 나 힘들어!
으아아악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엉덩방아 찧는 소리가 난무한다. 아이 참 아빠는 맨날 피아노만 치고 운동은 거의 안하니까 실력이 꽝이라구요! 그래서 저를 평생 잡을 수 있겠어요?
거대한 오락기의 요란한 사운드와 형형색색의 레이저는 심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게임을 붙잡고 버튼을 연타하는 2개의 금발머리. 뒤에서 초딩들이 자신도 해보자며 소리를 지르고 떠들지만 두 금발머리는 귀를 꼭 막고 그들을 무시한 채 게임을 진행한다. 아 잠깐만 이것들아 이번 판만 좀 깨고....
딸아 아 아빠한테 아이템 좀 떨궈줄래? 야 이 플레옐 리스트 이 불효자 같으니! 너 자꾸 아빠한테 일부러 미사일 날릴래? 뭐 아빠 죽어라라고? 오냐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게 정말!
화려한 디자인의 인형을 그냥 지나칠리 없는 아이. 아빠를 붙잡고 사랑스러운 미소 필살기를 날려대며 조른다. 저 인형 하나 사주세요! 사 주면 공부 열심히 할게요 네?
가격이 좀 비싼데....지갑을 열까말까 망설이는 아버지에게 주인이 다가와 큰 소리로 외친다. 딸아이에게 사랑 받는 아빠가 될 수 있는 기회! 해머게임으로 최고 점수를 달성하면 저 인형들 중 원하는 것 한 가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한번 도전해 보시겠어요?
피아노를 무대에서 놓은 지 꽤 오래지만, 그래도 피아니스트의 손목 힘과 스킬은 무시할 수 없지. 딸아 기다리렴 곧 인형 따 주마!
요란하게 망치를 휘두르자 철판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손목에서도 뚝 하고 무언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에이 설마....기분 탓이겠지? 내 손목!!!
축하합니다. 그나저나 딸이 아빠랑 정말 똑같이 생겼네요! 주인이 건넨 곰인형을 보자 딸아이는 연신 아빠 최고 사랑해요를 외치며 곰인형을 끌어안고 코에 뽀뽀를 날려댄다. 그런 딸을 본 리스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딸아 한 가지만 묻자. 넌 곰인형이 좋으냐 이 이빠가 더 좋으냐?
아이: 곰인형이요! 곰인형에서는 술이랑 담배 냄새가 안 나잖아요~
농담이에요 농담!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을 가리고 눈물을 글썽인 채 으어어엉 요란스레 우는 아빠를 달래느라 딸은 애를 먹는다.
저....노란 머리 너 되게 예쁘게 생겼다. 이름이 뭐야? 너도 혼자 놀러왔니? 혼자 왔으면 나랑 같이 라마 보러 저기 가지 않을래?
플레옐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온 남자 아이. 남자애는 얼굴이 빨개진 채 조심스레 말을 건넵니다. 남자애는 여자 아이가 매우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놈시키가 어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누구 딸에게 수작질이야. 내가 전생이랑 같은 실수를 할 것 같아? 저런 바람둥이 놈팽이 같은 놈에게 딸을 주느니 차라리 길거리 거지에게 내 딸을 주고 말지!
수작 레이더망을 포착한 수작 전문가(?)는 빛의 속도로 잽싸게 달려와 남자아이를 혼냅니다. 남자아이는 울며 도망갔고 플레옐은 왜 아빠에게 자신이 바람둥이랑 어울리면 안되는지 이유모를 설교를 10분이나 들어야 했습니다. 아빠가 왜 저러지??
풀숲에서 머리만 쏙! 어딘지 기괴한 파파라치. 유명인의 일상 포착을 위한 몸부림. 파파라치도 꽤나 힘든 직업이구나....
자신의 허리 만큼 오는 작은 키를 가진 딸의 조그만 손을 꼭 잡고 같이 말굽을 던지는 것은 부모로서의 작은 기쁨. 딸이 조그만 손으로 거대한 말굽을 집어들고 막대에 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남자는 아이의 손을 잡더니 말한다. 아빠랑 같이 던져볼래? 같이 던지면 더 잘들어갈거야.
우와 말굽이 다 들어갔어요! 폴짝대며 노래를 부르고 방방뛰는 여자아이를 보는 건 부모로서 흐뭇합니다.
이런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게 부모로서 아이 키우는 맛이려나? 문뜩 자신의 전생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3명의 아이가 있었지. 아이 키우는 맛을 진작 알았더라면 귀찮다고 기숙학교에 보내지 말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많이 사랑해줄걸. 자신을 안아달라며 쪼르르 달려오는 여자아이를 본 그는 곧 상념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옵니다. 과거를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이 아이만큼은 아버지로서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할거야.
맛있는 햄버거랑 핫도그 팝니다. 시원한 오렌지 주스도 있어요, 어린이날을 맞아 모든 행사메뉴 반값으로 팝니다!
아빠 나 배고파요. 우리 햄버거 사 먹으면 안 돼요?
그래, 실컷 노는데 빠져 점심도 못 먹었었지! 좋아 오늘 저녁은 햄버거로 결정! 저, 치즈 버거에 베이컨 듬뿍 추가해서 2개 주세요~
자 지갑에 돈 충분히 넣었어. 네 소름돋게 느끼한 표현대로라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심즈 세상 최고 미녀가 될 사랑스런 아기 공주님이 막 조른다고 길거리 음식 마구 사먹여서 식사 대충 때울생각 말고 레스토랑 가서 제대로 된 밥 먹여 알겠어?
놀이공원을 가기 전 여우같은 잔소리꾼 마누라(?)로부터 귀에 피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들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며 움찔하지만 커다란 보라빛 눈을 빛내며 햄버거를 오물거리는 볼 빵빵한 아이를 보자 잔소리는 어느새 쿨하게 잊혀져버렸다. 자 먹자!
딸 치즈가 고소하고 맛있지? 그런데 쉿! 엄마(?)에게 햄버거 사 먹은건 꼭 비밀로 해야된다. 그는 건강에 매우 병적으로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거든.
그래, 식사비 반절을 몰래 빼돌려서 비상금 챙기고 담배 산 거 알면 그가 나를 오선지 뭉치로 두들겨패고 의자를 집어던지겠지! 윽 생각만 해도 끔찍한걸?
아빠는 어른용 에너지 드링크, 나는 달콤한 레몬 주스! 우리 건배해요 건배! 우리의 즐거운 어린이날을 위하여 짠~
꼴깍. 달달한 음료수 한잔은 하루종일 노느라 피곤했던 몸에 활력과 생기를 되찾아줍니다. 시원해!
단 1시몰레온으로 얻을 수 있는 거품병의 행복. 한참 거품병에 집중하던 남자는 농담삼아 딸에게 말했다. 딸아, 나중에 너가 크면 파이프 담배 잘 부는 법 알려주마. 겉담과 속담, 도너츠 만드는 법까지 속성으로 가르쳐주마! 이딴 비누 거품보다 담배가 훨씬 맛있고 죽여주는 거 알고 있니? 넌 내 딸이라 머리가 좋으니 금방 기술을 터득할게다.
우리 딸 재밌게 놀았니? 이제 집에 가야지. 오늘 아빠 어땠어?
아이: 하늘 땅 만큼 즐거웠어요! 그거 알아요? 텔레비전에서 연기를 하는 아빠도,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멋진 음악을 만드는 아빠도 좋지만 오늘 저와 함께 놀았던 아빠가 저에게는 최고의 아빠였어요! 다음에도 우리 같이 놀아요, 사랑해요 아빠!
아유 귀여운 내새끼 말하는 것도 예쁘구나. 기분이다! 아빠가 진하게 입술뽀뽀 해줄게!
아이: 싫어요! 아빠 입에서 담배 냄새 난단말이에요, 그냥 볼에다 해주세요!
쇼팽: 재밌게 아빠랑 놀다 왔니? 자 어린이날 선물 받으렴. 너 이 인형 갖고 싶어했잖아! 이거 줄테니까 밀린 숙제도 열심히 하고 늦잠 자지 말고 등교 준비도 스스로 잘 해야한다 알겠니?
아이는 보라빛 눈을 빛내며 선물 상자를 받아들고 고개를 격하게 끄덕거립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는 기쁨에 취해 누가 영혼을 내놓으라고 해도 그러려니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야호! 이 피규어 친구에게 갖고 가서 자랑해야지.
아니 이것들이 왜 맨날 2층에 자기 방 놔두고 내 침대에서 자고 가는거야? 아무리 계단 올라가기 귀찮아도 그렇지 내 방이 무슨 네놈들 공용 모텔이냐? 그래도 오늘은 둘다 귀여우니 봐준다. 쌕쌕거리며 서로를 끌어안은 채 웃으며 잠든 부녀를 본 베토벤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렇게 피곤했냐? 옷도 안 갈아입고. 어디보자 새 이불이라도 덮어줘야는데 어디갔지?
5월 6일- 날씨 맑음
어제 아빠랑 놀이공원에 놀러 갔다. 회전 목마도 타고 트램펄린, 롤러코스터도 탔다. 아빠랑 게임을 해서 멋진 인형도 선물로 받았다. 저녁으로 먹은 햄버거는 치즈가 맛있었다. 정말 꿈 같이 행복한 하루였다! 엄마는 어린이날 선물로 내가 갖고 싶어했던 피규어를 주었다. 알렉스가 자기는 어린이날에 엄마 아빠랑 동물원 갈 거라며 자랑을 하는 모습이 정말 꼴보기 싫었는데 잘됐다! 나는 더 좋은 놀이공원에 갔다 왔다고 자랑해야지. 약오르지? 메롱~ 참, 지금 내 옆에서 모차르트 아저씨가 왜 자기는 놀이공원 안 데려갔냐며 곰인형을 끌어안은 채 바닥을 뒹굴거리며 울부짓고 떼를 쓰고 있다. 볼이 빵빵한 걸 보니 단단히 삐친게 틀림없다. 그런 아저씨를 살리에리 아저씨가 귀를 잡아당긴 채 화를 내며 끌고 간다. 다음에는 다른 아저씨들이랑 놀이공원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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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놀이공원에서 제대로 놀았네요ㅋㅋ 아버지가 다정해서 딸이 행복하게 자랄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