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34 PM: 남편이 바람피는 걸 어떻게 막나요?
단순히 마지막에 검색한 항목을 지우려고 기록 탭을 클릭했을 뿐인데 그 항목을 발견해버렸다.
서둘러 바지 지퍼를 올리고는 당황한 채 그것을 바라보았다.
에이미와 나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우리는 의심을 살 행동은 커녕 내 와이프가 있을 때에는 서로를 잘 쳐다보지도 않았다.
만약 아내가 내 핸드폰을 들여다 보았다 하더라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을 터였다.
하지만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에이미가 나에게 보낸 의심을 살 만한 사진은 전부 삭제했으며 통화하는데에도 엄격한 규칙을 적용했다.
에이미는 우리가 제일 최근에 고용한 직원이었고, 그녀의 일뿐만 아니라 남자의 마음을 얻는데에도 뛰어났다.
모두가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는 눈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으며 그녀의 에너지는 색정적으로 느껴졌고, 모든 도덕 관념과 제한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그녀를 무시하려 애쓰며 집으로 빨리 돌아갈 변명거리를 찾았으나 결국에는 그녀의 매력적인 웃음에 나는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4:37 PM: 이혼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나요?
땀방울이 이마에 흐르기 시작했다.
뭐라고? 내 아내가 나와 이혼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건가? 하지만 왜? 와이프는 나와 에이미의 사이에 대해 알 길이 없었다.
다른 누군가가 있는건가?
신뢰 문제로 날 기소한 다음 요가 수업에서 만난 남자와 함께 새롭게 시작할 예정인건가?
4:39 PM: 왜 인간은 감정을 느끼나요?
나는 입을 오므렸다.
만약 어떠한 기적을 통해 내 아내가 나의 불륜에 대해 알게 되었더라면 나는 그녀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 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나는 오늘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식탁을 보니 나를 깨우고 싶지 않아 조용히 토요일에 있던 볼일을 보러간다는 내용의 쪽지가 있었다.
나는 거의 그녀에게 전화를 걸 뻔했다.
그리고 - 아...
핏방울이 키보드 위로 떨어져서 나는 움찔거릴 수 밖에 없었다.
젠장, 뭐야? 나는 바로 천장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강한 금속 냄새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밝은 붉은색 자국이 손바닥에 묻어있었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깨달았다.
나는 코피를 흘려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 축구를 하다가 공을 얼굴에 맞았을 때조차 말이다.
나는 고개를 젖히고는 화장실로 달려가 피가 줄줄 새는 코를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코를 지혈한 후 나는 다시 컴퓨터 앞으로 돌아왔다.
4:44 PM: 뇌의 어느 부분이 사랑을 담당하나요?
이것은... 이상한 검색기록이었다.
나는 와이프가 과학이나 생명과학 쪽에 전혀 관심이 있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었다.
혹시 몰라서 브라우저에 로그인 된 계정도 확인했다.
누군가와 계정을 같이 쓴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해킹을 당한 것일까?
아니다. 모든 것에 순서가 있어보였다.
아내의 웃고 있는 얼굴이 로그인 창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왜 뇌 부위에 대해 검색하고 있었던 것일까?
4:49 PM: 엑세러브레이션은 무엇입니까?
뭐? 엑세러브레이션이... 무엇이지?
멋지게 이혼하는 방법 중 하나일까?
나는 평생동안 이러한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내가 도대체 우리를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찾고 싶은 마음에 이에 대해 클릭하기를 망설이지도 않았다.
나는 그러면 안됐었다.
모니터에 검색 결과가 뜨자 속이 뒤틀리고 구역질이 올라왔다.
사진들은 내가 자동적으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를만큼 불쾌하게 자세했다.
그러나 볼드체로 된 짧은 문단이 내 눈에 들어왔다.
'고대에 행해졌던 시술로 코뼈를 뜯어 뇌를 퍼내는 행위이다.'
(excerebration: 뇌 제거로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들때 행하던 사후처리 과정이다.)
심장이 망치질하듯이 쿵쾅거렸다.
나는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고는 검색 기록 전부를 훑기 시작했다.
5:01 PM: 인간이 시상하부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까?
5:05 PM: 시상하부의 위치
5:11 PM: 테마제팜은 얼마나 안전합니까?
(테마제팜/Temazepam: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진정제 및 수면제 약물)
피부엔 소름이 돋았지만 눈을 뗄 수 없었다.
너무 몰두한 나머지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자기야? 나 왔어!"
나는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할까?
도대체 이에 대해 어떻게 물어봐야 했을까?
"저기?"
그녀가 다시 불렀다.
그녀의 구두가 또각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어, 안녕!"
서랍으로 티슈 박스를 던져넣으며 목이 막힌채 말했다.
"오늘은 어땠..."
"오, 좋았어."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문 앞에 나타났다.
"당신은 어때? 어제 너무 많이 마셨던데!"
"나는- 어..."
나는 말을 더듬었다.
"내가 그랬었나?"
그녀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내가 농담을 하는건지 아닌지 알기 위한 눈빛이었다.
"어... 그러니까... 이-이게 전부 뭐야?"
나는 컴퓨터 화면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녀는 책상 옆에 서서는 축축한 나무 표면을 보며 찡그렸다.
"뭐가?"
나는 브라우저 사용기록을 가리켰다.
내 검지가 눈에 띨 정도로 떨렸다.
"아"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두 볼에 홍조가 떠올랐다.
"음, 당신이 한번 시도해보자고 했잖아 그래서… 좀 조사를 해야 했거든 알지?"
"뭐? 우리가 뭘 시도해보자고 했다고?"
"오"
그녀는 손을 휘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 엑세...뭐시기. 당신이 더 잘 알잖아."
피가 차갑게 식는듯 했다.
뇌 제거술.
"캐런... 도대체 뭔 짓을 한거야?"
그러나 그녀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카펫 위로 피가 후드득 떨어졌다.
계속해서.
카렌은 나를 바라보며 하얗게 질렸다.
"무-무슨..."
갑자기 살점 덩어리 한 개가 내 코에서 튀어나와 내 셔츠 앞으로 굴러갔다.
우리는 둘 다 충격 속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고는 내 아내가 소리지르며 방 밖으로 도망갈 준비를 했으나 나는 그녀를 잡아서 벽 쪽으로 밀어붙혔다.
"도대체 씨발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그녀는 내 손아귀에서 몸부림치며 아등바등 거렸으나 나는 그녀를 더 꽉 붙잡았다.
피가 입으로 흘러들어오더니 내 턱을 따라흐르며 우리 둘의 옷에 얼룩을 만들었다.
"어-어떻게 기억을 못할 수가 있어?"
그녀가 팔꿈치로 내 갈비뼈를 때리려고 하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뭘 했는지 기억을 못하는거야?"
나는 패닉에 빠진 그녀를 바라보며 가장 최근 날 밤의 기억들을 떠올려보려고 애썼다.
"내가... 뭘 했었지?"
"다... 당신이 일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는 에이미 때문에 날 떠난다고 말했잖아."
그녀가 흐느꼈다.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사랑했잖아!"
나는 생각에 잠겨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더 많은 살점들이 내 배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윽! 앰뷸런스를 불러야겠어!"
카렌이 도망가려고 애쓰며 소리쳤다.
"이게 씨발 도대체 뭔데? 그러고 또 뭔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데?"
나는 그녀에게 따지며 말했다.
심장이 거의 바깥으로 튀어나올만큼 쿵쾅댔다.
"너가 뭔 짓을 했는지 말해."
"씨발 뭐라고 존?"
그녀가 소리질렀다.
"우리는 술에 취해있었잖아 알겠어? 완전 술에 꼴아있었다고! 그리고 당신이 이걸 고칠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잖아! 우리 관계를 고칠 수 있다며! 당신이 뇌에 시상하부란게 있다고 했고 그걸 제거하면 에이미를 그만 사랑할 수 있을거라고 했잖아..."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아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정말로 내 뇌의 일부분을 제거하려고 했던건가?
그리고...
"잠깐..."
내가 작게 말했다.
"에이미가 누군데?"
그녀의 표정은 내가 기억하지 못한 것이 바보 같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에이미.
그 이름은 어딘가 익숙했다.
너무나도 익숙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확히 떠올릴 수 없었다.
"도...도대체 씨발 무슨 말이야?"
그녀가 당황하며 말했다.
"에이미! 너랑 6개월 동안 바람핀 여자!"
“나… 나는”
나는 떨리는 입술과 함께 아내를 놓아주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기억이 나지 않아.”
카렌이 나를 응시했다.
그녀의 하얀 블라우스는 마치 학살 현장을 연상케 했고, 입술은 굳게 다문 채 가늘게 일직선으로 닫혀 있었다.
"도...도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내가 속삭였다.
그녀는 잠깐 동안 침묵을 유지했지만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여보... 만약... 만약 내가... 실수로 시상하부 대신에 해마를 건드린거라면?"
뭐라고?
말이 되는게 아무것도 없잖아.
"씨발 카렌 나는 빌어먹을 사전이 아니란 말이야! 말 좀 제대로 해봐! 도대체 그 망할 놈의 해마는 또 뭔데?"
이 다음에 그녀가 할 말에 대해 나는 들을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자기야."
그녀가 훌쩍였다.
"당신은... 의사잖아.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이야."
첫댓글 바람 안 피웠으면 될 일
마지막 문장이 소름도 쫙 돋고 좋다 마무리가
ㅋㅋㅋㅋㅋ 마졍 바람안피웠으면 될일~~~
왜 개쌉소름 존잼이네요
오호
오 재밌다
이제 누가 의사하냐..
대박 ㅋㅋ
재미있다
오 흥미로운데
굿다이노
우와 좋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람을 왜 피워서는^^
꼴좋다
존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