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blog.naver.com/saaya1217/220605391710
대학시절, 서클 친구와 둘이서 심야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어.
충동적으로 옆 시 라면 가게까지 멀리 나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불구불 뱀처럼 구부러진 산길을 지나갔어.
낮에는 몇 번 정도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밤이 되자 이게 같은 길이 맞나 할 정도로 꺼림칙한 분위기가 풍겼어.
핸들을 쥐고 있는 건 나였는데 좀 겁쟁이인 편이라 운전을 딴 사람한테 맡기는 편이 마음이 편했어.
하지만 친구인 야마네는 라면 가게에서 멋대로 한 잔 걸친 상태라 조수석에서 무책임하게 너스레를 떨기만 했어.
그때 [여기 고개 말이야, 여러 이상한 소문이 돌잖아.]
갑자기 야마네가 목소리를 죽이고 속닥거렸어.
나는 그런 걸 들어본 적이 없어서 [뭐야뭐야? 무슨 얘기?] 라고 물으면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흥미 없는 척을 하며 [어.] 라고 대강 대답을 했어.
야마네는 어째선지 고개를 숙이곤 얼마 동안 입을 닫고 있었어.
도로는 2차선이었는데 반대쪽에서 차는 한 대도 지나다니지 않았어.
명색뿐인 가로등이 듬성듬성 세워져 있었어.
무언인 채로 차를 운전하고 있자, 갑자기 커다란 사람의 그림자가 전방에 보인 것 같아 일순 놀랐는데 길가에 세워져 있는 지장이라고 깨닫고는 안심했어.
이 부근은 어째선지 이상할 정도로 큰 지장에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어.
그때, 꾹 닫고 있던 야마네의 입이 열렸어.
[있잖아, 무서운 얘기해 줄까.]
이 자식, 얌전히 있는 것 같더니 괴담을 생각하고 있었구만. 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그래서 [그래, 좋아.] 라고 말했어.
야마네는 고개를 숙인 채 말하기 시작했어.
[우리 집 친가 정원에 말이야 난쟁이가 묻혀있다고 해. 할아버지가 그랬는데. 우리 집, 오래됐잖아.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돌이 정원 구석에 있는데. 그 아래에 묻혀 있대.
그래서 할아버지가 말하길 그 난쟁이는 우리 집안을 대대로 지켜 준다고 해.
그 대신 언제나 화가 나 계셔서 매일매일 물을 길어 와그 돌 주변을 깨끗히 해야만 해.
아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매일 그 돌을 보러 가는데 그런 게 말이 되나 싶어서 초등학생 때 병원에서만 지내시던 증조할아버지의 문병을 갔을 때 물어봤어.
증조할아버지도 난쟁이가 묻혀 있다고 가르쳐 주셨어. 그것도 우리 할아버지에게 들었다고 그러더라. 아이에게 있어선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로 먼 옛날이니까. 이건 진짜가 틀림없네 라고 단순하게 믿었어.]
야마네의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어.
이런 곳에서 하는 괴담치고는 꽤나 이상한 얘기네.
야마네는 말했어.
[난쟁이라는 건 좌부동자라던가 말이야. 집의 수호신인 이미지가 있잖아. 근데 묻혀 있는 건 이상하지. 나는 증조할아버지께 물어봤어. 왜 묻혀 있는 건지.]
거기까지 들었을 때 갑자기 전방에 사람 그림자가 보여서 무심코 핸들을 반대로 꺾으려고 했어.
라이트에 일순밖에 비치지 않았지만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아.
지장이야.
그리 생각한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어.
한 번 지나간 길?
말도 안 돼.
길은 한 길밖에 없었어.
[증조할아버지는 침대 위에서 양 손을 마주하고 눈을 감은 채 말했어.
옛날 우리 집 당주는 복을 부르는 동자를 집에 맞이하여 매우 번성했던 것 같아.
하지만 술과 여자를 대접해도 동자는 돌아간다고 했대. 그래서 당주가 칼을 꺼내 들어 동자의 사지를 갈가리 잘라내어 그 각기 부위를 집 어딘가에 묻고 말았대.]
나는 머리가 어지러워졌어.
길을 모르겠어.
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져 있는 경치는 변함이 없지만 아직 고개를 빠져나가지 못한 건 이상한 것 같았어.
아까 본 지장은 무엇이었을까.
두 개가 있었다는 기억은 없어.
차선이 구불구불 라이트를 피하듯이 몸을 비비꼬고 있어.
야마네는 이따금 생각을 떠올리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계속 말했어.
[그 후 우리 집은 상가로서 계속 부유했는데 요절이나 유행병으로 가족이 죽는 경우도 많았다고 해.
증조할아버지가 말하길 동자는 복을 불러옴과 동시에 우리 집안을 무참히 저주하는 신이라고.
그러니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 그 돌은 소중히 해야만 한대.]
그만 둬.
[어이, 그만해.]
못 돌아간다고 라고 말하려고 했어.
하지만 같은 길을 빙글빙글 도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과 야마네가 하는 얘기가 아무리 생각해도 들어맞지 않았어.
처음에 말한 <이 고개의 여러 가지 이상한 이야기>는 뭘까 라고 문득 생각했어.
야마네는 계속 말하려고 했어.
[이건 우리 집에 전해 내려오는 비밀 얘기라서 원래 문외불출일 터긴 한데….]
[어이, 야마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
야마네는 고개를 들지 않았어.
나쁜 장난을 치는 것 같았는데 자세히 보자 어깨를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것 같았어.
[이 얘기에는 이상한 점이 있어서 나 그걸 물어봤어.
그러자 증조할아버지가 주문 하나를 가르쳐 줬어.]
[야마네. 뭐야 대체. 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야마네에! 차 밖이 이상해, 눈치도 못채는 거냐.]
나는 필사적이었어.
[그러니까…이럴 때는 이렇게 말하래.
호―이 호―이
네 팔은 어디 있는 거니
네 다리는 어디 있는 거니
기둥을 짊어지고 어영차
인연을 짊어지고 어영차
호―이 호―이]
심장에 차가운 물이 스며든 기분이 들었어.
전신에 소름이 돋아 따끔거릴 정도였어.
호―이 호―이라는 잔향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어.
보이지 않는 안개 같은 것이 머리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 들었어.
[부탁이야.]
야마네는 그리 말하고 양손을 마주친 후 입을 다물었어.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 본 적 없는 넓은 길로 나와 있었어.
시내로 들어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차를 세울 때까지 우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야마네는 그 고개 부근에서 조수석 문 아래쪽 틈에서 얼굴이 우릴 엿보는 게 보였다고 해.
경박한 소리를 갑자기 멈췄을 때쯤이겠지.
창백한 얼굴이 주욱 하고 납작하게 기어 나와선 히죽히죽 웃길래 이건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해.
내게 말했다기보단 자기 발 부근에 있는 얼굴을 노려보면서 그 얘기를 들려준 것이야.
그의 집안사람이 위험해 처할 때 하는 주문 같은 거겠지.
[집에 돌아가면 난쟁이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해 둬.] 라고 나는 농담을 섞어 말했어.
[하지만 네가 그런 걸 믿는다니 의외네.] 라고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 야마네는 신묘한 표정을 짓곤 말했어.
[나, 파봤어.]
첫댓글 오이건 다른 번역 버전인데 이게 더 잘읽힌당
캬
ㅅㅂ 동자만 불쌍해 왜 죽여ㅡㅡ
왜 제목이 야마네에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