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 한 중년 여성이 "쿠키를 진열해놓은 장식품까지 통째로 팔라"고 나섰다. 매장 입장에선 떼를 쓰는 걸로 보일 수 있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식품을 얹어놓은 매대 때문에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주부는 아예 장식품까지 구입해 가족에게 입으로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라 눈으로도 즐기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다. 이 중년 여성은 "집에서도 가족들이 보는 즐거움으로 입맛을 찾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장식품 구입을 의뢰했다"고 한다.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식품관에 위치한 '딘앤델루카(Dean&Deluca)'에서 있었던 일이다. 1977년 미국 뉴욕에서 작은 식료품 가게로 출발했다. 지금은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에 등장할 정도로 뉴요커들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한국에는 올해 9월 22일 신세계 강남점에 처음 들어왔다. 아시아에선 일본, 태국, 대만에 이어 4번째다.
오픈하자마자 이 매장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각이 미각을 일깨우고 사로잡도록 꾸민 독특한 전시기법과 마케팅 덕분이다.
실제로 27일 오후 2시30분 어깨에 명품백을 맨 한 중년 여성이 잼이 가득 진열된 매대에서 잼을 고르고 있었다. 점원이 이 여성에게 "이것은 진열되어 있는 다른 잼들보다 부드러워서 과자나 요구르트에 넣어 드시기 좋고요, 위의 것은 빵에 발라먹기 좋아요"라고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 여성은 쇼핑바구니에 잼병을 넣었다.
가격은 전체적으로 비싸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상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세금이 많게는 300%나 붙기 때문이다. 조그만 잼 한병이 3만5000원, 한줌 밖에 안 돼 보이는 피스타치오 너트는 8500원이다. 가느다란 병에 담긴 꿀은 11만원 정도. 물가 때문에 장보기가 무섭다는 보통 주부들이라면 입이 쩍 벌어질 가격이다.
그런데도 딘앤델루카는 오픈 일주일도 안됐는데 고객들로 북적댄다. 딘앤델루카 황경선 마케팅 팀장은 "하루에 1500~2000명(계산대 정산 기준)의 고객이 이 곳을 찾는다"며 "지난 주말엔 발 디딜 틈이 없어 정신 없었다"고 전했다.
◇식료품보다 '문화'를 판다=스타벅스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무슨 커피를 밥값 주고 먹느냐"는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이제 스타벅스는 커피와 동시에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딘앤델루카도 이런 전철을 밟고 있는 듯 보인다. 실제로 딘앤델루카를 찾는 고객들은 단순히 비싼 제품을 자랑하듯 사기 위해 이 곳을 찾지 않았다. 매장을 찾은 한 40대 주부는 "(강남에서) 멀리 살지만 좋은 식재료를 사기 위해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
물론 호기심에 구경 왔다가 "왜 이렇게 비싸냐"며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의외로 평범한 중산층 주부들도 많이 찾았다.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데다 이탈리아 등의 장인이 만든 식료품을 가족에게 대접하기 위해서"다.
첫댓글 장식품까지 구입해서 가족들에게 입으로만 즐기는게 아니라 눈으로도 즐길수있게 하려구
장식품까지 팔것을 요구했나보죠.
강남의 부자 사람들은 돈의 가치를 모르는것 같아요..없는 서민들만 불쌍하죠.
돈 있는 사람들은...씁쓸하네요.
저 여유로움이 부럽네요 ㅠㅠ
빈익빈 부익부 갈수록 빈부의격차는 커지게 되어있어요.
강남 멋쟁이들도 많다고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