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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72
#1. 숙모네 대문 앞
숙모 금아와 함께 걷다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본다.
영옥E : 금아엄마.
숙모 : (돌아본다).....(헉! 놀라운).....
영옥 : .....금아엄마....나 알아보겠어요?
숙모 : .....
금아 : (보는).....
영옥 : (숙모 표정에) 알아 보는거죠?....(금아를 본다)....금.....아니?
금아 : .....예.....안녕하세요(하는데)
숙모 : 금아 먼저 가라.
영옥 : (금아구나 실망의)......
금아 : (돌아보면).....
숙모 : 먼저 가라구 엄마말 안들려?
금아 : 예....(영옥에게 꾸벅 목례하고 돌아선다)......
숙모 : (금아 가는거 돌아본다. 금아 걸어가 모퉁이 돌아 사라지는데)
영옥 : 오랜만이에요 금아엄마....
숙모 : (돌아본다).....
영옥 : .....어쩌면 그 세월이 흘렀는데두....별루 변하지 않았어요 금아엄만?
숙모 : 미쳤어요?....여기가 어디라구 와요? 여기가?
영옥 : .....
숙모 : 핏덩이 어린애 두구 도망 가서 이십 몇 년 세월 동안 그림자두 안비치더니 여기가 어디라구 와요?
영옥 : .....
숙모 : 지금 집에 어머니 계세요. 얼른 가요 어머니 눈에 띠어 경 치르구 싶지 않으면?
영옥 : 갈께요 갈꺼에요 나두 알아요 이러면 안되는거 나두 아는데 ....그래두 한가지만 묻구 싶어 왔어요...
우리 금순이....잘 컸나요?....잘 있나요?
숙모 : .....
영옥 : 여기 사는 사람한테 물어보니까 금순이는 여기 안산다는데....금순이는 어딨어요?....
숙모 : .....
영옥 : 아녜요 금순이 어딨는지는 안알려줘두 되요...그것만 알려주세요...우리 금순이 잘 있나요?
지금 뭐해요? 학생인가요? 학교 다녀요?
숙모 : (기막혀 본다).....
영옥 : 제발요? 우리 금순이 어떻게 컸어요? 잘 살구 있죠?
숙모 : (보다 기막혀 그냥 가려면)....
영옥 : 금아엄마...(숙모 잡는다).....
숙모 : 놔요 이거...(뿌리치고 물러서 노려본다) 그게 왜 이제 와서 그렇게 궁금한지 모르겠는데....
정 그렇게 궁금하면....남편한테 가서 물어봐요. 남편한테 물어보면 아주 자세히 알려줄꺼니까.
영옥 : ....그게 무슨? (하는데)
대문 열리는 소리. 숙모 화들짝 놀라 돌아보면, 여자1 나온다.
여자1 숙모에게 목례하고, 숙모도 목례 받으며 내심 안도하는.
여자1 다가와 숙모를 스쳐 지나가면.
숙모 : 가요 빨리 가라구 여깄다 어머니한테 걸리면 당신두 죽구 나두 죽어. (휙 돌아서 간다)
영옥 : 저기요 금아엄마...(하지만)
숙모 : (총총총 재빨리 걸어온다 혹여 영옥이 따라 붙을까).....
영옥 : (휙휙 걸어가 모퉁이 돌아 사라지는 숙모 충격에 멍하니 본다).....남편?....이이가 안다구?....
영옥 큰 충격에 잠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그러다 문득 다시 정신이 든다.
영옥 모퉁이쪽 보고 황급히 달려간다.
#2. 주택가 골목
영옥 모퉁이 돌아 헉헉 달려온다. 그러나 숙모 모습 이미 보이지 않는다.
영옥 놀라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숙모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영옥 당황해 여기저기 둘러보다 순간 헉헉 숨이 가빠온다. 영옥 그대로 픽 쓰러진다.
#3. 미용실 앞
금순 문밖에 서있다. 손님 다가온다.
금순 다가오는 손님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문을 열어주며.
금순 : 어서오세요 손님, 머리 하시는 동안 세차해 드릴까요? 무료에요.
손님1 : 그럼 좋죠 고마워요.
금순 예...손님 들어가면 문 닫고 얼른 주차장으로.
#4. 주차장
호수로 차에 물을 뿌리는 금순, 호수 놓고 고무장갑 끼고 수세미 들고 차에 비누거품을 칠한다. /
싹싹 문질러 닦는 금순. 밀러도 닦고 옆문도 닦고, 본넷도 닦고.
오미자 은주 미용실 안에서 샵을 둘러보다 그모습 본다.
은주 기막혀 보고, 오미자 내심 기특하다.
오미자 은주에게 뭔가 묻고 은주 이내 돌아서서 오미자와 얘기한다. /
호수로 물을 뿌리는 금순 거품 제거해 나간다. 그러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비가 쏟아져 내린다.
금순 어?...하늘을 보다 옆의 차들을 바라보며 안타깝다.
금순 : 에이 기껏 세차해 놨드니 비가 오냐?....(다가가 물부터 잠군다. 양동이 등 도구 챙긴다).....
#5. 주택가 골목
비가 내린다. 영옥 빗속에서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고 있다.
동네 청년 우산 쓰고 다가오다 그 모습 본다. 청년 어? 놀라 다가가 영옥을 흔든다.
청년 : 이보세요...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려요?
영옥 : (핏기가 하나 없는 얼굴로 전혀 정신을 못차린다)......
청년 :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번호 누른다)....여보세요 여기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요....
#6. 도로
빗속을 뚫고 응급차 달려온다.
#7. 엘리베이터
재희 표정 굳어져 서있다. 장박 수련의1 옆에 서 있다.
재희 : ......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장박 내리고 재희 수련의1 뒤따라 내린다.
#8. 입원실
장박 재희 수련의1 입구에 들어선다. 환자 앉아 있다.
장박 : 좋아 보이는데요? 컨디션 좋죠?...(환자 예 대답하고, 챠트 받아 보고 다시 내민다)
이제 수술만 잘 하면 되겠어요. 일차수술만큼 힘들지 않을꺼에요. 마음 편하게 먹고 내일 수술실에서 봅시다.
환자 : 예.
장박 돌아서 입구로 향하는데, 수련의2 들어온다.
수련의2 : 선생님, 사모님이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오셨어요.
장박 : 뭐야?...(황급히 입구로)......
재희 : (보다 뒤따른다).....
#9. 병원 응급실 앞
응급차 달려와 멈춘다. 여전히 비 내린다.
안에서 의료진 달려나오고, 문 열리고, 구조요원 밀차 밀고 내린다.
비에 젖은 영옥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있다. 급하게 밀차 밀고 응급실로 달려간다.
#10. 응급실
장박 문 열고 급히 들어선다.
주치의 인턴 간호사들 달려들어, 영옥에게 응급처치한다. 먼저 기도확보 위해 기관을 삽관한다.
산소마스크 끼우고, 혈압 유지 위해 다리를 올려 높이고, EKG 모니터링을 부착한다. 그리고 혈압 체킹한다.
장박 다가와선다.
인턴 : 혈압이 안잡힙니다.
장박 : ......
주치의 : 도파 빨리 투여하고 씨티 촬영준비하고, 피검사하고....
혹시 모르니까 응급투석 할 수 있게 투석실 자리 있나 빨리 확인하고. (인턴 뛰어간다)
장박 : 어떻게 된거야?
주치의 : 비 맞구 쓰러져 있는거 누가 신고해서 실려왔어. 클날뻔 했어. 비를 얼마나 맞았나 아예 혈압이 안잡히구 상태 심각해.
당장 투석부터 해야하는데 이래서 응급투석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장박 : 아주 안좋아?
주치의 : 의식이 아예 없잖아 혈압두 안잡히구. 왜 이래 자네 와이프 번번히. 대체 살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장박 : .....미안해. 어디서 쓰러져 있었다는데?
주치의 : 몰라 데스크 가서 물어봐.
인턴 : 투석실 자리 알아 봤습니다.
주치의 : 일단 옮겨..(보조요원들 다가와 영옥 밀고 이동하면 뒤따라간다)
장박 : (의식 불명으로 실려가는 아내를 본다).....
#11. 미용실
오미자 다가온다. 바쁘게 샵이 돌아가고 있다.
혜미 손님2에게 가운 입히고.
혜미 : 이쪽으로 오세요 샴푸부터 해드리겠습니다.
손님2 : 그 아가씨 그만 뒀나요? 나금순인가?
혜미 : (본다)...예. 그만뒀는데요.
손님2 : 아쉽다...그 아가씨가 샴푸해주면 아주 기분 좋고 개운하고 좋았는데...왜 그만뒀어요? 다른 미용실로 갔어요?
혜미 : 잘 모르겠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손님과 함께 간다).....
오미자 : (그모습 보고 있다).....(창밖 본다. 비 그쳤다 금순 모습 보이지 않는다).....
은주 : (다가온다) 원장님. 다 끝났어요. 가세요...어 비 그쳤구나...(우산 내려 놓는다)....
오미자 : 그러네...(역시 내려놓고 은주 따른다)....
#12. 주차장
오미자 은주 다가온다.
은주 : (다가오며 살핀다) 나금순 드디어 갔나부네요.
주차관리 아저씨 막 파킹하고 차에서 내린다. 얼른 다가와 인사를 한다.
오미자 : 나금순은 갔어요?
아저씨 : 아뇨 들어오는 차마다 다 세차해 놨는데 비가 오니까, 아까 식당에 밥 한다구 올라갔어요.
은주 : 뭐요?....원장님 저 더 이상은 못참겠어요. 저는 나금순처럼 막무가내인 친군 본적이 없어요.
오미자 : (보다, 편들 수는 없어서) 좀 그런 구석이 있기는 있지.
#13. 미용실 식당
금순 절인배추를 씻고 있다. 열심히 배추를 씻어 소쿠리에 올리고 올리고 한다.
아줌마는 무채를 썰고 있다.
금순 : 김치가 잘 절여진거 같에요. 간도 적당하고 숨도 적당히 죽구요.
아줌마 : 그걸 다 알어? 김치 담굴 줄 아나부네?
금순 : 아직 소문 못 들으셨어요?...저 아줌마에요 아줌마. 애 엄마에요.
아줌마 : 그래?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하다 일어난다) 원장님.
금순 그말에 돌아보면, 오미자 은주 입구에 들어서 있다.
금순 얼른 일어난다.
금순 : .....
은주 : 그거 놓구 나와요...(큰소리) 나와요 당장! 여기가 어디라구 이렇게 나금순씨 멋대루야!
도대체 나금순씬 기본 도리구 상식이구두 없나? 내가 그렇게까지 얘기 했으면 알아들어야지?
어떻게 남의 얘길 그렇게 귓등으루도 안듣구 있는데루 무시해?
금순 : .....
은주 : (버럭) 못나와요? 사람 시켜 끌어내야 나오겠어요?
금순 : .....나갈께요...(얼른 배추 놓고 고무장갑 벗기 시작한다).....
오미자 : .....
은주 : (그제야 후 조금 진정 된다)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서울 시내 미용실이 여기 한군데두 아니구
왜 이렇게까지 미련을 떨어? 이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다른 샵에 일자리를 알아보라구.
왜 이렇게 시간낭비 해가며 피차 힘들구 피곤하게 해?
오미자 : .....
금순 : ....예...(소지품 들고 나가려다...주춤 멈추고 조심스럽게)....그동안 정말 감사했구...또 죄송했습니다 원장님 부원장님...
정말 다른 꿍꿍이 갖구 이런건 아니었어요. 마음 저 깊은 곳에서야 정말 여기서 다시 일하구 싶지만
그렇다구 그런걸 바란건 아니에요.
오미자 : .....
금순 : 엄연히 제 잘못으로 짤렸구, 제가 아무리 애엄마라두 부원장님 말씀대루
샵에서 제 개인사정을 일일이 봐줄 수는 없는거 너무 당연해요.
은주 : .....
금순 : ....다만...어젠 너무나 갑작스런 해고에 당황해서 그런거구....그리구 오늘 이런건.....
저 믿구 가불까지 해주신 원장님께두 너무 죄송하구, 저를 받아준 제 첫 직장인데....어떤 식으로든 조금이라두
샵에 보탬이 되구 싶구 해서....근데 이것도 결국 제 입장만 생각했던거 같에요...죄송합니다.
은주 오미자 : .....
금순 :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안녕히 계세요...(꾸벅 목례한다).....(문으로 돌아선다....다가가 문 닫고 나간다)....
오미자 : (가는 금순 보다 은주 힐끔 본다).....
은주 : (그러나 아무런 표정 변화 없다).......
#14. 미용실 앞
금순 나온다. 금순 통창으로 보이는 미용실 안쪽 풍경을 바라본다.
활기차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모습들, 부러워 바라본다......
저만큼 윤소란 실장을 본다.
금순 윤실장을 보다가....잠시....뭔가 생각난 듯, 고개 돌리고 기운 차려 나선다.
#15. 몽따지
서점 - 금순 패션 메이컵 헤어 각종 잡지를 보고 있다. 메모를 열심히 하면서 본다. 트렌드를 알 것도 같다.
그러다 생각난 듯 디카를 꺼낸다. 주위 살피고 슬며시 돌아서서 잡지의 사진들을 디카로 찍는다.
다양한 헤어스타일, 메이컵 패션을 사진등/
다른 미용실 - 금순 자리에 앉아 손님처럼 잡지를 보고 있다. 뒤적이다가 역시 맘에 드는 사진들을 카메라로 찍는다. /
또 다른 미용실 - 금순 역시 잡지를 뒤적이다 사진을 찍는다.
또 스텝이 다가와 안된다고 막는다. 금순 마음에 들어 그렇다고 설명하지만 스텝 안된다고... /
거리 - 금순 걷다가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의 여자 지나가면 다가가 사진 한 장만 찍는다고 말하고 찍는다.
안된다는 사람. 찍으라는 사람. 금순 열심히 찾아 다니며 찍는다. /
거리(밤) - 금순 길가는 사람 사진을 찍고 돌아보면, 어느새 어두워져 있다. 엄마야 놀라서 황급히 달린다 /
피씨방 - 금순 컬러 프린터기로 디카를 인쇄하고 있다. 찍은 사진들 프린터기에서 속속 나온다.
금순 흐뭇하게 집어들어 본다 /
금순 컴퓨터 앞에 앉아 스텝 뽑는 미용실을 찾고 있다. 검색해서 인터넷 상으로 직접 이력서를 작성한다.
경력 난에 오미자미용실 스텝 2개월 쓴다. 써놓고 속이 상한다. 그러다 이내 다시 이력서를 작성한다.
#16. 숙모네 대문 앞 (밤)
숙모 걸어온다. 숙모 주위를 살핀다. 혹시나 영옥이 있나 싶은 마음에....
멈춰서서 이곳 저곳 살피고 경계하지만 영옥 모습 없다. 숙모 휴...안도의 한숨 쉰다.....
숙모 대문으로 다가가 문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17. 숙모네 마루 (밤)
숙모 현관문 열고 들어온다. 끄응 다가와 앉는다.
숙모E : 그러니까 금순엄마는 지 남편이 금순이를 찾은지 전혀 몰랐던거야. 몰랐으니까 나를 찾아왔겠지?....
근데 우리집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치...그렇게 쉽게 알아낼꺼 그동안은 뭐하다 이제 병 걸려 찾는데?...
그런 몹쓸 병에 걸렸으면 아무리 찾구 싶구 보구 싶어두 꾸욱 이 악물구 참아 넘겼어야지
그게 한줄기 양심이라두 있는 행동 아냐?....(하다)......안색을 보니까 진짜 병색이긴 하대....
그냥 잘 있다구 할걸 괜히 남편 얘길 했나?....알구 보면 그 여자두 참 팔자 박복하고 안된 여잔데...
할머니 : (현관문 열고 들어온다) 왔냐?
숙모 : (움찔 놀란다)...어머니...어디 다녀오세요?
할머니 : 휘성이가 하도 몸부림을 쳐대서 조 아래 놀이터 델꾸 나갔다가 휘성이 짝은삼촌을 만났잖여.
또 지 삼촌이라구 따라간다구 허길래 얼런 딸려보내구 오는겨.
숙모 : 잘하셨어요? 얼런 딸려보내신거 보니까 어머니가 힘드시긴 꽤 힘드신 모양이네요.
할머니 : 나 힘들어 그러간. 우리 금순이 그 되디 된 몸 이끌고 또 여 꼭대기까정 왔다가
그 바윗딩이를 업구 내려갈 생각 허니께 그러지. 휘성이가 요즘 원체 커놔서 업으면 을매나 무겁고 심이 드나 몰러.
안업어보곤 말을 못혀...내 휘성이 업구 가는거 볼띠마다 저러다 내 새끼 허리가 끊어져 나가는거 아닌가
을매나 짠하고 속이 상헌지.
숙모 : .....
할머니 : 워쩌 그러구 봐?
숙모 : 그냥요...혼자 몸으로 금순이를 키워내신 어머니가 참 대단하단 생각두 들구 존경스럽기두 하구요.
할머니 : 워쩌 그려?
숙모 : 한편으론 금순이한테는 그렇게 끔찍하신 양반이 그 옛날 왜 그렇게 금순이엄마한테는
그보다 더할 수 없이 모지락스럽게 구셨나 궁금하기두 하구요.
할머니 : (눈에 힘이 팍 들어간다) 뭔소리여?
숙모 : 제가요....그동안 목숨이 하나밖에 없어서 이제사 이런 말씀 드리는거지만....
그당시에 어머니가 금순이 엄마 조금만 덜 쥐잡듯 잡았어두 금순이엄마가 도망까지는 안가지 안았을까(하다)
할머니 : .......
숙모 : (할머니 표정에)...라는 생각을 전혀 안하죠. 아니 아무리 시어머니가 고약하게 군다구
그렇다구 핏덩이 어린애를 두구 도망을 가요? 그거는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에요 암요..
하다 못해 짐승도 지 새끼는 안버리구 거두는데, 더구나 아버지두 죽구 없는 애를...
용서가 안되죠 인간이 아녜요 인간이면 어떻게 그래요?
할머니 : (그래도 표정 무섭게 굳어 노려본다).....
숙모 : 어머니...잘못했어요...제가 날이 더워서 잠깐 맛이가 갔었나봐요...
할머니 : (그래도 무섭게 노려본다).....
숙모 : (무섭다).....
#18. 병동 데스크 (밤)
재희 챠트 검토 중이다. 간호사들 카트에 약품 싣고 있다.
재희 챠트 작성하다 문득 생각에.
재희E : 병원 앞에서 8시에 만나. 시간 칼같이 지켜.
재희 : (시계를 힐끔 본다. 재희 이내 시선을 떼고 다시 챠트를 뚫어져라 노려보며 작성한다)....
(챠트 탁 덮고 다음 챠트 당겨서 검토한다. 챠트를 들여다보는 표정 마치 아무하고나 싸울 듯한 표정이다.
속에서 치미는 화를 꾹꾹 누르느라)......
#19. 병원 앞 (밤)
금순 서있다. 금순 재희가 나오나 안나오다 안쪽을 살피다가, 이내 핸드폰 꺼낸다. 어? 핸드폰 밧데리 나갔다.
금순 핸드폰 다시 넣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가간다.
금순 : 저 실례지만 지금 몇신가요?....
행인 : 8시 19분이에요.
금순 : 고맙습니다...(다시 뒤돌아서 나오나 안나오나 살피다가)....(이내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20. 병원 로비 내 공중전화부스 (밤)
금순 들어선다. 수화기 집어들고 동전 넣으려다 아차 멈춘다.
금순 : 휴대폰이 꺼졌으니 전화번홀 모르지....(수화기 내려놓고 돌아나온다)
#21. 의국 앞 복도 (밤)
금순 다가온다. 금순 의국으로 다가가 똑똑 노크한다.
#22. 의국 (밤)
재희 수련의1 막 책상에 자료 놓고 의자 당겨 앉으며.
수련의1 : 천백일호 이정민 환자 수술일정이요(하는데,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주르륵 열린다).....
재희 : (돌아보면)......
금순 : (들어서다 보고) 아저씨?...(수련의1에게) 안녕하세요?...여기 계시면 어뜩해요? 오늘 저랑 8시에 약속하셨잖아요?
재희 : (차갑게 보다)....
금순 : (보는)...어....기억 안나세요?
재희 : 기억 안나.
금순 : (어).....제가 만나자구 한것두 아니구 아저씨가 먼저 한건데.
재희 : (차갑고 싸늘하다) 기억 안난다구. 그리구 여기 의국이야. 누가 의국에 이렇게 함부러 드나들라구 했어?
여기 일반인 출입금진거 몰라?
금순 : .....
재희 : 나가봐....나가보라구? 작업중인거 안보여?
금순 : (보다가)....예...(수련의에게) 안녕히 계세요. 실례했습니다...(그대로 돌아서 문으로. 문 닫고 나간다)
재희 : (문 닫히면....화가 치밀어).....(문 노려본다)......
#23. 의국 밖 복도 (밤)
금순 문 닫고 나와 서서 한편으론 어이없고 한편으론 멍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모르겠다....
금순 : .....
잠시 문쪽 보다....이내 걸어서 의국을 벗어난다.
#24. 의국 (밤)
재희 : (애써 감정 수습하고 자료를 뚫어지게 본다)......계속해.
수련의1 : (재희 심상찮은 얼굴 살피다가).....예....천백일호 이정민 환자 수술 스케쥴 나왔구요....
김인호 선생님 내달 세미나 때문에 출국 앞두구 계셔서(하는데)
재희 : (챠트 탁 덮고 의자 확 밀치며 일어난다)....미안한데.....10분만 쉬자...
수련의1 : 예...(일어나 얼른 문으로. 문 닫고 나가는)
재희 : (치미는 화를 주체 못하겠다. 왔다...갔다...서성 서성....이리 저리...감정 상태가 쉽게 주체가 안된다)
....후.....후....(여러번 심호흡 해보지만 못 참겠는, 옆의 의자를 발로 확 찬다).....
#25. 태완방 (밤)
태완 방문 열고 들어오다 앗 차거? 놀라 주춤선다. 방바닥에 물이 흥건하다. 방바닥에 이불도 다 젖었다.
태완 : 앗 차거....이게 뭐야?...뭐야 비가 샌거야?......아버지 엄마 와보세요...
태완 양말을 벗어 던지고, 첨벙첨벙 걸어가 벽지가 들 뜬 벽에 손을 대본다.
노소장 정심 들어서다 앗 차거! 역시 물이 흥건한 방안 풍경에 놀란다.
정심 : 어머나 이게 어떻게 된거야?
태완 : 비가 샜나봐요.
노소장 : 비가 샜구만 샜어...거기가 샜어.
태완 : 그쵸 여기 들뜬데 여기가 샌거 같에요.
정심 : 아후 세상에 이걸 어쩌면 좋아. 그러기에 내 뭐랬어요 곰팡이 슨게 심상찮다구 물 새는거 같다구 방수 잡아야 한댔잖아요.
노소장 : 이제라두 잡으면 되지. 괜찮아 장마철두 아니구 낼 당장 사람 불러 잡으면 돼....
일단 이 물이나 퍼내구 닦아야겠네. 너 가서 대야랑 걸레랑 가져와.
정심 : 나둬요 내가 가져올테니까....저 이불 저걸 어쩌면 좋아. 너는 침대 쓰는 애가 방바닥에 왜 이불은 깔아놨어?
태완 : 깔아논게 아니구 급히 나가다 떨어뜨렸어....그래두 천정서 뚝뚝 떨어진게 아니라 방바닥만 젖었지 다른건 다 멀쩡해.
정심 : (전혀 위로가 안된다. 짜증나고 속상한 표정으로 보다 나간다).....
#26. 마루 (밤)
정심 화장실에서 대야와 걸레를 양동이 들고 나온다. 정심 계단을 다 올라가고 나면,
성란 다녀왔습니다 들어온다. 성란 빈 마루를 보고 주방으로 다가가 보고 갸웃,
안방으로 다가가 똑똑 노크하구 어머니 부른다. 반응없자 방문 열어보고 없는 것 확인하고 닫는다.
성란 : 다들 어디 나가셨나? 문두 안 잠그구 어딜 가셨지?...(방으로).....
#27. 시완방 (밤)
성란 문 열고 들어온다. 성란 가방을 한쪽에 두고 다가가 옷장문 연다.
#28. 마루 (밤)
성란 문 열고 나온다. 타이즈 풍의 스트레칭 복장이다. 매트를 손에 들었고, 음악 크게 틀었다.
성란 다가가 마루에 매트를 깔고 그 위에 큰 타월을 한 장 덧깔고 스트레칭(혹은 요가)를 하기 시작한다.
#29. 태완방 (밤)
태완 정심 노소장 걸레로 훔쳐서 양동이에 물기를 짜내고 짜내고 하면서 물을 훔쳐내는 중이다.
그러는데 음악소리 들리기 시작한다.
정심 : (노소장과 마주 본다)....이게 뭐야?....
태완 : 뭐야....형수 온거 아냐?
정심 : 얘는 왔으면 왔다구 인사두 않구.
노소장 : 우리가 여깄는지 몰랐나부지....
태완 : 참 엄마 아침에 형수 황당하지 않았어? 전날 화장실 껀으루두 사람 황당하게 하드니?
정심 : (힐끔).....
노소장 : 황당하긴 뭐가 황당해 니가 잘못한거지?
정심 : (속마음과 달리) 그래...성란이는 금순이랑 달리 애가 깐깐하구 빈틈이 없어 보이니까
공연히 속뵈이는 짓두 하지말구 지킬껀 딱딱 지켜가면서 살어.
태완 : 내가 속뵈이구 못지킨게 뭐가 있어? 형수한테 문제가 있지.
내가 어제 오늘 계속 지켜보니까 아침 제수 혼자 다하는거 같드라구 형수는 옆에서 구경만 하구 있구?
아무리 돈 잘 벌어 생활비 내놓는다구 그래두 되는거야? 그래 놓구 식구들 다같이 밥 먹는데 자긴 아침 안먹는다구
앉어있지두 않구 말야...진짜 제수가 농담반 진담반 처럼 한말을 형수는 온몸으로 실천하구 있잖아.
정심 : 금순이가 무슨 말을 했었는데?
태완 : 자긴 돈 못벌어 생활비 못내니까 몸으로 때운다구 했잖아. 형수 그말 당연하게 여기는거 같드라구.
정심 노소장 : ......
태완 : 내 보기엔 엄마가 잘 못 하는거야. 이런 일일수록 엄마가 딱 중심을 잡아 교통정리를 해줘야지.
그래야 엄마로서 위신두 서고 집안에 기강도 잡히구.
노소장 : 이자식은 하여간 입만 살아갖구.
태완 : 제가 틀린 소리 했어요? 저는 형수 며칠 겪어보지두 않았지만 어째 영 감이 안좋아요.
정심 : (내심 태완 말에 흔들리지만) .....아유 시끄러. 얼른 치우기나 해....(다시 걸레질 한다).....
(그러다 문득 문쪽 본다) 얘는 무슨 음악을 이렇게 크게 틀어놓구.
태완 : (걸레질 하다 문득 돌아본다) 설마 형이랑 둘이 들어와서....진짜 아무두 없는지 알구.
정심 : 알구 뭐?...(하다 눈치 채고 태완 등짝을 찰싹 때린다)....
태완 : 아야!
#30. 마루 (밤)
정심 노소장 태완 순으로, 걸레 물 가득한 양동이 대야를 들고 계단을 내려온다.
정심 태완 얘기가 그래도 걸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내심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오다가
마루 풍경에 그만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선다. 요가 복장으로 매트 위에서 요가 동작을 하는 성란 모습에 할말이 없다.
성란 ‘개 기지개 켜는 자세’와 ‘고양이 자세’를 교차하면서 이상한 동작을 하는 중이다.
노소장 태완 내려서서 역시 그 모습 보고 놀랍고 민망하다. 몸에 딱 붙는 복장에다 이상한 포즈에 노소장 똑바로 못본다.
정심 : 얘....얘 성란아!
성란 : (동작하다 그제야 돌아보고) 어머 어머니 아버님! 계셨어요?....(일어나 선다).....
노소장 : (음...시선 똑바로 못 두고 외면한다).....
정심 : (그런 아버지 보고 성란 보면)....
성란 : (멀쩡한 표정이다)....저는 아무두 안계신지 알았어요...도련님 방에 다들 계셨던거에요?
정심 : 얘 너는...일단 옷부터 좀 갈아입구 나와봐.
성란 : 예?...아 예....(메트 들고 타월 들고 느긋하게 방으로).....
정심 : (어머머 어이없이 그모습 보다) 음악두 좀 끄구.
온 집안이 다 웅웅 울리도록 음악을 틀어놓으면 어뜩해 지금 시간이 몇신데?
성란 : (방으로 가면서 아무렇지도 않다) 예 아무도 안계신지 알구 그랬어요 끌께요.
태완 : (허)....
#31. 주방 (밤)
계단으로 다시 올라가는 태완과 노소장. 정심 그 뒤에 대고.
정심 : 물기 하나도 남기지 말구 다 닦아내야 해요. 내가 곧 마른 걸레 들구 올라갈께요..
정심 밥솥으로 다가와 열어본다. 어이가 없다.
성란 옷 갈아입고 문 열고 나온다. 정심 돌아본다.
정심 : 너 와서 이 밥솥 한번 열어 봤니?
성란 : 아뇨.
정심 : 아니라니....너는 저녁 때 집에 와서 아무두 없으면 일단 식구들 저녁은 있나 그것부터 확인하고
밥이 없으면 밥부터 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안드니?
성란 : 아무두 없어서 오히려 생각 안했어요. 먹을 사람이 없잖아요.
정심 : 왜 먹을 사람이 없어? 그럼 늦게 오는 사람들은 죄다 저녁을 먹구 올꺼라 생각했단 말야?
성란 : 늦으면 늦는 사람이 알아서 해결할꺼라구 생각했어요.
정심 : (보는).....
성란 : 저희 집은 그랬거든요.
시완 : (들어서 다가온다).....(두리번거리다 인사하려는데)
정심 : 그래 너희 집은 그랬나 모르겠지만 우리집은 아니다. 나는 집에 누가 밤 12시에 찾아와서 밥을 찾아도,
언제나 밥을 먹을수 있게 해주자가 내 원칙이야. 그러니까 얼른 쌀 씻어서 저녁부터 안쳐.
세상에 지금 시간이 몇신데 여태 쌀두 하나 안 씻어놓구....
앞으로 퇴근 해 집에 오면 일단 밥이 있나 그것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라. 알았니?
성란 : (빙그레 여유있게) 어머니,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퇴근 해 집에 온게 아니라 꼭 또 다시 출근한 기분이에요.
정심 : 뭐?...(기막혀 보면)....
성란 : (빙그레 여유있게)....이제 집에는 마냥 쉬려구 오면 안되겠어요.
정심 : (허 기막혀 멀뚱히 본다)....(웃는 얼굴에 화도 못내고).....
시완 : ......
성란 : (그릇 들고 쌀통으로 돌아서다 시완을 본다) 어 왔어?...
정심 : (그말에 돌아본다).....
시완 : 다녀왔습니다....(정심 표정 보고 난감하다).....
#32. 주택가 거리 (밤)
재희차 다가와 선다. 재희 거칠게 주차를 하고 싸이드 올리고 시동 끈다.
재희 후....차에서 내린다. 적당히 차에서 벗어나, 핸드폰 집어들고 배추머리 띄워 전화를 건다.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음이 나온다.
재희 와락 열나는.. 핸드폰 확 집어던질 뻔...간신히 멈춘다.
재희 후...고개 들고 하늘을 본다. 내가 왜 이러지? 진정하자....마음을 다스린다.
재희 : ......
재희 잠시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다가, 픽...자조적인 실소가 난다. 재희 스스로가 한심하다...
재희 차로 돌아가 차문 열고 다시 타려다 보면, 저만큼 금순 걸어오는 모습 보인다.
재희 : (보는)......(보다 차문 탁 닫는다).....(휙휙 걸어가며) 배추머리!
- 72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