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걸음은 무조건 파킨슨병?… '이 질환' 증상일 수도
루이소체 치매에 걸리면 파킨슨병처럼 몸이 느려지고 걸음걸이가 나빠지지만, 손을 떨지는 않는다.
몸이 느려지고 종종 걷는 건 대표적인 파킨슨병의 증상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루이소체 치매의 증상일 수도 있어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루이소체 치매와 파킨슨병은 모두 뇌세포를 손상하는 알파신뉴클레인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명확히 구분해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소실되지만, 루이소체 치매에 걸리면 대뇌피질과 뇌간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가 쌓여 뇌세포가 손상된다. 교수는 "루이소체 치매 환자에게 파킨슨병 치료제인 도파민을 투약하면 효과가 좋지 않다"며 "초기 루이소체 치매는 치매 약물에 알츠하이머병 치매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명확하게 진단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루이소체 치매에 걸리면 파킨슨병처럼 느린 동작과 종종걸음을 걷는 걸음걸이가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파킨슨병에서 자주 나타나는 손 떨림 증상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도 다르다.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가 치매를 앓지만, 이 증상은 병에 걸린지 1년 이상 지난 후 나타난다. 반면 루이소체 치매는 치매 증상이 먼저 생기고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거나 거의 동시에 나타난다.
파킨슨 증상 말고도 루이소체 치매 환자는 크게 ▲환시 ▲렘수면행동장애 ▲인지 변동 등을 겪는다. 루이소체 치매 환자가 환시를 경험하면 매우 생생한 환시를 보게 된다. 교수는 "루이소체 환자는 까만 모자를 쓴 사람이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고 한다는 식으로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환시를 설명하기도 한다"며 "정신질환이라고 오해해 항정신병 약물을 쓰면 오히려 환자는 움직이지 못하고 자리에 눕게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잠을 잘 때 꿈의 내용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증상이다. 예를 들어 싸우는 꿈을 꾸면서 옆에 자는 사람을 때려서 다치게 하거나, 벽을 주먹으로 쳐서 본인이 다치곤 한다. 인지 변동도 겪는데, 이런 증상을 겪는 환자는 낮 동안 멍때리거나 낮잠을 많이 자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교수는 "루이소체 치매는 진행이 매우 빠르고, 특히 알츠하이머병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더 빨리 나빠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초기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