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카톡
문영
자, 이제부터 머물거나 구르거나
시작이야
시작은 끝이 없어
시작은 끝이 없는 시작이야
시작이라 말하면 시작은 사라져
시작은 시작하지 않은 말이야
자, 이제부터 멈추거나 섰거나
끝이야
끝은 시작이 없어
끝은 시작하지 않아
끝은 시작이 없는 끝이야
끝이라 말하면 끝은 사라져
끝은 끝나지 않는 말이야
자, 머물거나 구르거나 멈추거나 섰거나 살거나 죽거나
시작 없는 끝이야 끝이 없는 시작이야 자, 돌의 카톡이야
----변방동인 제38집, {돌의 카톡}(근간)에서
우주도 둥굴고, 지구도 둥글고, 그 모든 것이 다 둥글다.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모든 것이 가고 모든 것이 되돌아 오는 곳에서 우리 인간들은 시작과 끝, 중심과 주변을 나누지만, 그러나 언제, 어느 때나 혁명은 일어난다.
혁명은 언어의 혁명이고, 언어의 혁명은 시의 혁명이다. 대한민국 울산에서 11명----박종해, 신춘희, 강세화, 문영, 임윤, 장상관, 황지형, 이강하, 박정옥, 강현숙, 김려원----의 ‘변방 동인들’이 제38집 {돌의 카톡}을 쏘아 올린다. “시작 없는 끝”, “끝 없는 시작”의 “돌의 카톡”으로 언어의 혁명을 이룩하고, 이 언어의 혁명을 통해서 한국 현대시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문영 시인의 [돌의 카톡}: 시작이라고 말하면 시작은 사라지고, 끝이라고 말하면 끝은 사라지지만, 그러나 시작과 끝은 둥근 원의 그것과도 같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고, 나의 시는 전인류의 애송시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대서사시, 즉, [돌의 카톡]의 영원한 주인공이고, 나의 행복론은 만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변방동인 시집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