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은 지난 1년간 수비조직력 극대화에 초첨을 맞췄고 결과도 그런 대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히딩크 감독은 신년 인터뷰에서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에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었다.
아직까지 히딩크 감독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도는데 히딩크호는 초장부터 삐걱거린다. 예견됐던 플레이메이커 부재 때문에 좀체 전진하고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히딩크 감독이 윤정환 노정윤 고종수 안정환 등 여러 선수를 시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자들은 지금까지 모두 퇴짜를 맞았다. 이번 골드컵에서도 이천수 박지성이 감독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히딩크호가 플레이메이커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국내 축구전문가 10명에게 '대표팀 플레이메이커 적임자는 누구인가'라고 물어봤다. 그중 3명은 윤정환(29·C오사카)을 꼽았는데 ▲도움과 득점력 겸비 ▲경험풍부 ▲판단력 탁월 등이 그 이유였다. 3명이 '필요없다' 또는 '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윤정환〓정종덕 위원은 "적재적소에 공간패스를 찔러줄 줄 아는 보기 드문 정확한 패싱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선수"라고 호평했다.
또 "프리킥과 슈팅력도 겸비하는 등 득점력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차경복 감독은 "순간 패싱력은 윤정환처럼 경험이 많은 선수에게서만 나올 수 있다"고 말했으며, 조윤환 감독은 "플레이메이커에게 수비부담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윤정환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정윤〓이상철 위원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노정윤이 적임자"라고 꼽았다. 프로와 국제경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것 역시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았다.
또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어 큰 경기에서도 제 기량을 보일 수 있는 배짱도 갖췄다"고 말했다.
▲송종국〓신문선 위원은 히딩크 감독의 전술상 체력·스피드가 우수한 송종국을 적임자로 꼽았다. "투톱 아래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돼 득점도 해야 하고, 스리톱 때는 기동력을 앞세워 다른 공격수의 공격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월드컵에서 강팀과 맞붙어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메이커 역시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명보〓곽성호 위원은 "플레이메이커는 기동력 못지않게 경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경기흐름을 읽을 줄 아는 홍명보를 수비형 MF로 기용, 플레이메이킹을 맡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홍명보가 기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중앙 DF 송종국이 커버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곽위원은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에 임박해서 어린 선수들보다는 경험있는 선수를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없다〓김호 감독은 "플레이메이커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기존의 한국선수들 중 적임자를 찾아 만드는 것은 감독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주성 위원은 "적임자가 없는 이상 남은 기간 중 조직력을 다지는 게 우선 과제"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필요없다〓강신우 위원은 "히딩크 감독은 공·수 능력을 겸비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히딩크 축구 스타일상) 플레이메이커가 굳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적임자를 찾는다고 해도 월드컵에서 한수 위의 체력과 경기력을 갖춘 상대와 만나 제 기량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라고 예상했다. 강위원은 "조직력 강화로 플레이메이커 부재를 커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인의 전문가가 꼽은 대표팀 플레이메이커
전문가\구분=적임자=이유
김호 수원감독=없다=적임자 발굴은 감독의 몫
차경복 성남감독=윤정환=순간 판단력과 경험 풍부
최만희 전 전북감독=고종수 윤정환 노정윤=감독이 주변의 조언을 참고해 선택
조윤환 전북감독=윤정환=도움 및 득점력 겸비
강신우 goodday 해설위원=필요없다=감독의 축구 스타일
신문선 MBC 해설위원=송종국=체력·스피드·수비력 겸비
이상철 KBS 해설위원=노정윤=공·수 균형, 배짱과 경험 풍부
정종덕 SBS스포츠 해설위원=윤정환=정확한 패싱력 탁월
곽성호 i-tv 해설위원=홍명보=경기를 읽는 능력 탁월
김주성 MBC 해설위원=없다=조직력 다지는 게 급선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