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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명절에 출근하는 게 일종의 전통처럼 되어버렸어.
굳이 집에 돌아가 기다릴 가족도 없었고, 그렇다고 명절 근무 수당이 나쁜 것도 아니었거든.
무엇보다 좋은 건 이 시기에는 보통 사람들이 우리한테 전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거야.
가끔 술에 취한 운전자 같은 사람이 걸려오긴 하지만 대부분은 작은 사무실 파티를 하면서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
올해도 크게 다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나를 포함해서 여섯 명 정도가 긴급 신고 전화를 받고 있었고, 곧 추운 날씨가 찾아올 거라는 예보가 있어서 길에 고립된 운전자들의 신고가 몇 건 들어올 거라고 예상했어.
가끔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사고 정도나 있겠지 싶었고.
교대 책임자인 마티는 우리 모두에게 도미노 피자와 코카콜라를 사줬어.
나는 헤드셋을 쓰고 전화가 걸려오기를 기다렸지.
처음 몇 시간은 예상했던 대로 평범했어.
자세한 얘기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저녁 3시쯤으로 건너뛸게.
그때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어.
마침 내가 휴식 시간에서 돌아온 직후였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어.
그때는 우리 중 다섯 명만 남아 있었어.
누군가 잠시 운전을 해야 했던 것 같고, 날씨도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신고 전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지.
그리고 나는 수화기를 들었어.
늙은 여자였어.
아마 90대 후반쯤 되어 보였어.
뭐, 나중에 생각해보면 내가 그렇게 느꼈다는 정도로 받아들여줘.
“여보세요? 다니엘 맞니?”
그녀는 혼란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어.
순간적으로 그냥 잘못 걸었다고 말하고 끊어버릴까 생각했지만, 곧 훈련받은 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여기는 911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주소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내가 물었어.
“다니엘, 나 지금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려고 하는데 말이야. 이 빌어먹을 게 자꾸 넘어지네.”
그녀가 중얼거렸어.
뒤쪽에서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냄비 같은 게 부딪히는 소리도 들렸어.
“알겠습니다. 지금 집에 다른 분도 계신가요?”
나는 천천히 물으면서 컴퓨터에 짧게 내용을 입력했어.
길게 통화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네가 여기 오기로 했잖아. 그런데 오지 않았어.”
그녀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훨씬 날카로워졌어.
“아이들에게 네가 선물을 열어주러 오지 않았다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니?”
그녀가 속삭였어.
“집에 아이들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내가 물었어.
“아직은 아니야. 하지만 곧 올 거야. 늘 그러거든.”
여자가 의미심장하게 대답했어.
그 순간 뒤쪽에서 남자가 웃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어.
“그러면 지금 누군가 같이 계신 거죠?”
내가 다시 물었어.
그러자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뭔가를 중얼거렸어.
“그건 TV 소리야. 왜 자꾸 질문을 하는 거니? 크리스마스트리 도와주러 올 거야, 말 거야?”
그녀가 짜증스럽게 쏘아붙였어.
“이 전화는 긴급 상황에만 이용하는 번호입니다. 죄송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 정리는 저희 담당이 아니에요.”
나는 그렇게 말한 뒤 덧붙였어.
“내일 다니엘 씨에게 전화해보시고, 오늘 밤은 푹 쉬세요. 알겠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전화는 우리 지도에 위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어.
신호가 시골 지역 여기저기로 계속 튀고 있었고, 이 상태로는 경찰을 보내서 안전 확인을 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였어.
잠시 침묵이 흘렀어.
마치 그녀가 내가 한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 같았지.
그러더니 그녀가 속삭였어.
“그런데 네가 가버리면… 누가 나를 도와주니? 아직 선물 포장도 끝내지 못했어. 이번 크리스마스는 최악의 크리스마스가 될 거야.”
나는 한숨을 쉬면서 최대한 참을성 있게 대답했어.
이미 다른 전화가 울리고 있었고, 나는 이 통화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가 없었어.
“괜찮을 거예요. 아까 아이들이 온다고 하셨잖아요? 아이들은 포장이 어떻게 됐는지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선물만 있으면 되고, 무엇보다 할머니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할 거예요.”
내가 말했어.
“아이들이 오기 전에 선물이 준비되어 있어야 해! 다니엘, 너는 다 잊어버린 거니?”
그녀가 다시 쏘아붙였어.
그때 뒤쪽에서 초인종이 울렸어.
“왔어.”
그녀가 중얼거렸어.
“안 돼.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몇 가지 알아듣기 힘든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가 끊겼어.
나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어.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짧게 보고서를 작성하고 다시 업무로 돌아갔지.
잠깐 쉬는 시간이 생겼을 때 나는 동료인 맷에게 말했어.
“오늘 밤 이상한 전화 받은 거 있어?”
“몇 개 있지. 점수라도 매기고 있어?”
맷이 씩 웃으며 대답했어.
“그냥 내가 받은 전화 하나가 계속 신경 쓰여서. 치매가 있는 것 같은 할머니였는데 위치를 특정할 수가 없었거든.”
그러자 맷이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어.
“잠깐. 그 할머니 크리스마스트리 얘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다니엘이라는 남자 얘기도 하고?”
“응! 설마 너도 그 할머니한테 전화 받은 거야?”
“작년에.”
맷이 대답했어.
“잘 들어. 이상하게 들릴 거라는 건 아는데, 다음에 그 여자가 전화하면 그냥 끊어.”
“잠깐만. 뭐야? 무슨 사고라도 치는 사람이야?”
내가 묻기도 전에 다음 전화가 들어왔어.
나는 다시 책상으로 돌아갔어.
“911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다니엘, 크리스마스트리는 이제 다 장식했어. 그런데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 하나도 없어.”
나는 한숨을 쉬었어.
맷이 했던 말이 떠올랐지만, 그렇다고 무례하게 굴고 싶지는 않았어.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설명했어.
“네가 지금 나를 두고 가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녀가 다시 속삭였어.
뭔가 이상했어.
“아이들이 이미 왔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물었어.
“선물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더니 아이들이 시간을 더 주겠대.”
그녀가 중얼거렸어.
“하지만 거짓말이었어. 나한테는 아무것도 없어. 내가 거짓말했다는 걸 아이들이 알아챌 거야.”
“할머니,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아이들이 대체 누구죠?”
내가 물었어.
“나도 몰라. 빌어먹을, 나도 모른다고!”
그녀가 중얼거렸어.
“다니엘, 너도 봤잖아! 그 끔찍한 얼굴이랑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애들 말이야.”
잠시 말을 멈추더니 그녀가 낮게 말했다.
“매년 찾아와.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그들을 막을 힘조차 없어.”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울였어.
뒤쪽에서 아까 들었던 남자의 웃음소리가 다시 들렸어.
“할머니, 혹시 지금 위험한 상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내가 물었어.
“그렇다면 ‘시간이 더 필요해요’라고만 말씀해주세요. 알겠죠?”
다시 침묵이 흘렀어.
그리고 무언가 긁는 소리가 들렸어.
문을 긁는 소리인지, 그녀가 발밑을 긁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었어.
“시간이 더 필요해.”
그녀가 속삭였어.
그리고 전화가 끊겼어.
나는 헤드셋을 벗고 곧바로 통화 내용을 마티에게 보내면서 내 자리로 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어.
“무슨 일이야, 게일?”
마티가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어.
“이 전화가 어디서 걸려오는지 알아낼 방법이 있을까요? 이 노인분, 당장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려울 수도 있어. 통화 내용도 확인해봤는데 단서가 별로 없더라.”
그가 말했어.
“뭔가 이상해요. 맷 말로는 이 여자가 매년 전화한다잖아요. 게다가 아이들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했고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걸 이용해서 누군가 괴롭히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내가 말했어.
“내가 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
마티가 약속했어.
그가 자리를 떠나자 맷이 의자를 돌려 나를 바라봤어.
“설마 아직도 그 여자랑 통화하고 있는 거야?”
“이상하지 않아?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전화한다는 게.”
내가 물었어.
“나한테 전화했을 때도 소름 끼쳤어. 처음에는 다니엘이라는 사람 얘기를 하더니, 나중에는 완전히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더라고. 솔직히 무서웠어.”
맷이 말했어.
“그냥 미쳤다고 생각한 거야?”
“게일, 누가 알겠어? 하지만 지금도 또 전화하고 있잖아. 적어도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잊어버려.”
그가 충고했어.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어.
20분 뒤, 그 여자가 다시 전화했거든.
이번에는 그녀가 나를 다니엘이라고 부르자 내가 바로 정정했어.
“아, 맞다. 다니엘은 죽었지?”
그녀가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어.
“착한 아이였어. 항상 내가 시키는 대로 했지. 명절 때면 나를 많이 도와줬는데…”
나는 점점 그림을 맞춰가기 시작했어.
이 다니엘이라는 사람도 아마 이맘때쯤 죽은 게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그녀에게 크리스마스가 더 힘든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죽었어요?”
내가 물었어.
“다들 죽는 방식이 똑같았던 것 같아.”
그녀의 대답에 목이 턱 막혔어.
“할머니,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아까도 말했잖아.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 없었다고.”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붙였어.
“그래서 아이들에게 다른 걸 줘야 했어.”
“그래서… 다니엘을 아이들에게 준 건가요?”
내가 조심스럽게 추측했어.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어.
대신 이상한 긁는 소리가 다시 들렸고, 웃음소리도 들렸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니? 그 애들이 나를 내버려두질 않아.”
그녀가 말했어.
“주소가 필요합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드릴게요.”
내가 말했어.
“안 돼! 네가 오면 안 돼! 그들이 너까지 죽일 거야!”
그녀가 다급하게 외쳤어.
“제발요. 제발 제가 도와드리게 해주세요.”
내가 말했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건 다니엘뿐이었어. 그런데 이제 없어.”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어.
“영원히 없어졌어.”
긁는 소리가 점점 커졌어.
웃음소리도 커졌고.
그제야 나는 그 소리가 아이들이 놀면서 내는 웃음소리처럼 들린다는 걸 깨달았어.
“그렇다면 제가 다니엘이 되어드릴게요.”
내가 말했어.
“제가 다니엘이 될 수 있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그녀가 이해했을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잠시 침묵한 뒤 그녀가 물었어.
“정말…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거니?”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어.
그리고 마침내 그녀에게서 주소를 받아냈어.
“좋아요. 이제 저랑 계속 통화하고 계세요. 최대한 빨리 전문가들을 그쪽으로 보내도록 할게요…”
그 순간 그녀가 비명을 질렀어.
마치 누군가 그녀를 공격하는 것 같았어.
“무슨 일이죠? 다른 사람이 거기 있나요?”
내가 물었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녀의 비명을 집어삼키고 있었어.
아이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것도 들렸어.
그리고 곧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어.
마치 그 아이들이 불쌍한 노인을 직접 공격하고 있는 것 같은 소리였어.
나는 흥분해서 맷에게 손짓하고 급히 메모를 적었어.
-당장 출동 요청해.-
맷은 처음에는 내 말을 믿지 않았지만, 결국 내 지시에 따랐어.
“할머니, 괜찮으세요? 아무 소리도 안 들려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내가 물었어.
비명 때문에 귀가 아플 정도였어.
그리고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전화가 끊겼어.
다시 연결하려고 했지만 전화선 자체가 끊겨 있었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어.
자세한 걸 알게 된 건 구급대원들이 돌아온 뒤였어.
마티가 나를 사무실로 불렀어.
“그래서요? 뭐 알아냈어요? 그 여자분은 괜찮았어요?”
내가 물었어.
“게일, 무슨 장난인지 모르겠는데 정말 이상하더라. 거기까지 한참 운전해서 갔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아무것도 없었다고요? 무슨 말이에요?”
내가 물었어.
“네가 알려준 주소에는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된 건물만 있었어. 꽤 오래전에 난 불 같더라. 3~4년 정도 된 것 같았어. 잔해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 물론 노인도 없었고.”
구급대원이 말했어.
“그럴 리가 없는데요. 저는 불과 한 시간 전에 그 여자와 통화했어요. 주소를 잘못 알려준 건 아닐까요?”
내가 물었어.
“누가 알겠어? 아무튼 화재가 상당히 심했던 것 같아. 안에서 작은 시신도 여러 구 발견됐어. 옛날에는 고아원 같은 곳이었을지도 모르겠더라.”
아이들.
내가 들었던 이야기와 정확히 들어맞았어.
내가… 유령과 통화했던 걸까?
“그래도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로 돌아왔어.
그리고 맷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했어.
“별로 안 놀랍네. 내가 장난이라고 했잖아.”
맷이 말했어.
“그런데 뭔가 이상해. 뭐가 이상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헤드셋을 다시 쓰고 전화를 받기 시작했어.
“911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대답이 없었어.
그러더니 누군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어.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다니엘…”
그 목소리가 속삭였어.
“다니엘, 네가 오지 않았어.”
등골을 타고 오한이 내려갔어.
목소리는 마치 그녀가 죽어가고 있는 것처럼 들렸어.
아니.
어쩌면 이미 죽은 사람일지도 몰랐어.
“무슨 일이 있었어요?”
나도 속삭이듯 물었어.
“내가 그들을 막았어.”
그녀가 말했어.
“전부 다.”
기침 소리가 들렸어.
“이제 다 죽었어. 나도 죽었고.”
그녀가 다시 기침했어.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그들의 악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을까…?”
그녀가 기침을 하더니 토하는 소리가 들렸어.
“집에 불을 지른 거군요.”
내가 말했어.
“사람들은 곧 나를 잊겠지.”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졌어.
“그러면 저 사악한 작은 괴물들도 사라질 거야. 전부 지옥으로 돌아갈 거야.”
다시 기침 소리가 들렸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죠? 대체 뭘 원하는 거예요?”
내가 물었어.
전화가 다시 끊겼어.
그리고 그제야 내 교대 시간이 끝났다는 걸 깨달았어.
나는 차 키를 집어 들었어.
그리고 직접 그곳으로 가서 진실을 확인해보기로 했어.
차로 거의 30분 정도 걸렸고, 날씨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혹독했어.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구급대원들이 말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어.
불탄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어.
대신 숲속 깊은 곳에 다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작은 집 한 채가 있었어.
그 모습은 오히려 크리스마스 동화 속에 나오는 작은 공방 같은 느낌이었어.
나는 차를 세우고 코트 지퍼를 끝까지 올린 뒤 집으로 걸어갔어.
문을 세게 두드렸어.
안쪽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어.
잠시 후, 노인 여자가 문을 열었어.
마치 노먼 록웰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생긴 여자였어.
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몸도 불편해 보였어.
“이 시간에 대체 누구세요?”
그녀가 속삭였어.
“저… 다니엘이에요.”
나는 거짓말을 하면서 집 안을 슬쩍 들여다봤어.
어두웠어.
희미하게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였고, 식탁 위에는 음식이 놓여 있었어.
그리고 계속해서 웃음소리가 들렸어.
“아, 다니엘이구나. 어서 들어오렴!”
그녀가 속삭였어.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단다.”
나는 그녀를 따라 좁은 복도를 지나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어.
그런데 뭔가 냄새가 났어.
끔찍한 냄새였어.
마치 썩어가는 시체가 전나무 아래에 숨겨져 있는 것 같았어.
“전등이 안 들어오나요?”
내가 물었어.
그때 아이들이 내게 불쾌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어.
그 아이들의 손은 더럽고 낡은 것처럼 느껴졌어.
“쉿. 이제 축제를 시작해야 해.”
노파가 말했어.
그러더니 성냥에 불을 붙였어.
나는 대체 뭘 하려는 거냐고 묻기 위해 입을 열었어.
하지만 그 순간 그녀가 성냥을 크리스마스트리에 던졌어.
순식간에 나무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어.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자 어두웠던 방 안이 밝아졌어.
그리고 나는 그제야 그곳에 있던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있었어.
그녀의 아이들.
정말 아이들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야.
그들은 모두 벌거벗은 채였고, 생김새는 아이가 아니라 늙은 남자들에 가까웠어.
그들은 으르렁거리며 나를 향해 달려들었어.
누렇게 썩은 듯한 이빨과 뒤틀린 손톱을 드러낸 채로.
방 한쪽에서는 노파가 미친 듯이 웃고 있었어.
그리고 그 뒤쪽에는 한 노인이 서 있었어.
배가 갈라져 있었어.
아마 이 작은 악마들에게 먹이로 바쳐진 사람이었던 것 같아.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크리스마스트리를 밀어 넘어뜨렸어.
거대한 전나무가 노파를 세게 덮쳤고, 나는 그대로 현관을 향해 달렸어.
악마 같은 아이들이 바로 뒤에서 따라왔어.
야생동물처럼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어.
불길은 점점 집 전체로 번지고 있었고.
나는 간신히 차까지 도착했어.
그리고 차 안에서 그 작은 집이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지켜봤어.
결국 동료들이 봤다는 그 화재가 실제로 일어난 거야.
나는 그 끔찍한 녀석들 중 누구도 집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확인했어.
그리고 불길이 사그라들어 집이 완전히 재가 될 때까지 차 안에 앉아 추위 속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어.
차 시동을 걸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날 밤 내가 겪은 일은 아직도 현실감이 없었어.
다음 날 아침에는 다시 근무가 있었어.
몇몇 동료들이 어젯밤 내가 받은 전화에 대해 물어봤지만, 나는 그 일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른 상담원 옆에 앉았어.
이 악몽이 제발 끝나게 해달라고 속으로 기도했어.
그런데 옆자리 동료가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내가 전날 밤 그 노파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했어.
나는 재빨리 헤드셋을 낚아채고 전화를 끊었어.
그 동료가 나를 바라봤어.
“게일, 방금 뭐 한 거야?”
나는 대답했어.
“그 여자한테서 다시 전화가 오면 받지 마…”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
이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어.
다른 동료들도 위험해질 수 있었으니까.
“누군가 다니엘을 찾는 여자에게서 전화가 오면… 나한테 넘겨.”
내가 명령하듯 말했어.
나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았어.
온몸의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로 소름이 돋은 채, 그 전화를 기다렸어.
크리스마스만 지나면 돼.
그러면 저 여자는 내년까지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했다.
제발…
이번에는 내가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바란다.
첫댓글 존잼
와우 얘네는 이렇게 직접 겪어봐야 아는구나.. 그래서 공포영화가 많구나.. 하지말라면 좀 하지마라
와 저길 어떻게 찾아갈 생각을...
주인공 그래도 잘 도망쳐나왔네
주인공 잘 처리했다 ㅜㅜ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