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먼동이 트려고 할 때 일어나
여느 날 아침처럼 맨손체조를 한 오분쯤 하고
새벽이에게로 돌아가는데
황야의 새벽이다 보니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었습니다.
이리저리 바람길 따라 흔들리는 들풀들과 같이
바람을 느끼고 싶어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가
사진 속의 들꽃을 만났습니다.
비슷비슷한 들꽃들 천지였는데
유독 이 두 들꽃이 눈에 꽉 찼습니다.
물기가 돌며 발했을 생기와 빛깔은
다 날려 보내 버리고
세찬 바람과 찬 기운 속에서도
꼿꼿하게 허리 곧추세우고
드라이플라워처럼 탈색된 모습으로
하얗게 웃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는데...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나오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생각났습니다.
들풀들 자라 있던 산길을
손 꼭 잡고 함께 걷던 그 할아버지 할머니
허허롭던 그 웃음이 떠올랐습니다.
첫댓글 조금은 서글프고
슬프지만
갈때는 모두 순서도 없이
간다지요....
가끔씩 내가 여길
얼마나 더 올수 있을까?
순간 순간 후회 없이
사과도 하고 사랑도
해야지....
한답니다...♥️♥️🤗🤗
그렇지요?
순간순간 후회없이
사과도 하고 사랑도 하고. ㅎ
영하 14도를 가리키고 있는 새벽에 마음님 글을 읽습니다.
말라버린 들꽃을 바라보는 마음님의 마음에서 허허로움이 느껴집니다.
시베리아 한파가 몰려들어
아주 많이 춥다고 들었습니다.
새 동네 외출 하실 때 잘 챙겨입고
나가시기 바랍니다.
억새 사이에 민들레 꽃송이
하늘거리며 마음님 반겨주는듯 합니다.
저도 방송으로 시청했었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다정하실까
생각드네요.
춥고 긴긴 겨울밤 지나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도 쌀쌀합니다.
행복하게 기쁜 시간 되세요.
눈물나게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그 분들의 대화와 그분들의 나눔이
가장 자연 닮은 사랑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긴 지금 그런대로 푹한 날씨에
겨울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겨울 바닷가 말라버린 꽃잎들이 쓸쓸하게 합니다
어차피 꽃은 피었다 씨앗을 남기고 지듯이 우리 삶도 피었다가 시들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있는것들의 숙명이니 그냥 허허롭게 가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에
눈 뜨고 살다가
별소풍 끝나면
그렇게 온 곳으로 돌아가겠지요.
천상병 시인 이죠? 살다가 소풍이 끝나서 돌아가면 아름다웠노라고 할거라는 말.
그분을 존경하고 좋아했지요.
한번도 뵙질 못했지만
소풍과 돌아간다는 그 말씀이 좋아
귀천 찻집에도 가끔 들러
그분의 향취를 느껴보곤 했었지요.
@마음자리 '귀천'을 접하고 나서 이 시인이 정말 행복하셨나? 하면서 저의 관점도 조금 바뀐 계기가 되었답니다
어쩌면 이렇게
감성 충만하신지~
그 순수하신 마음
여전히 소년 같으세요.
마음이야 언제든 ㅎㅎ
두루두루 여러 세대를 함께 삽니다.
가끔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이가 몇인지
이름이 뭔지... 잊고 삽니다. ㅎ
폰에서 본 사진이 작아 그런지
훨씬 선명했습니다.
두 번째 읽어요.
시들고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처연합니다.
새벽이와 쌩쌩하십시요.
시들고 사라짐도
눈물 나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그분들의 영상을 보며
들었던 생각입니다.
오늘 밤운전 다녀오면
성탄절 연휴 들어갑니다.
빗길 안전 운전해서
새벽이와 잘 다녀오겠습니다.
마른 줄기에
색 바랜 꽃이
아름다울 리 있겠습니까만,
가공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은
자연을 닮아 자연 속에
스스로를 지키고 있으니
우리들 마음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저 황량한 들판에
두 꽃송이 헤어지지 않고
서로를 지켜주는
마른 꽃이련만
행복해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은
말씀처럼 부담스럽지 않고
보기에도 편합니다.
정체성을 잃지 않은 두 꽃송이
잠시라도 바람 막아주고 싶었습니다.
다큐, 저도 감명깊게 보았지요.
영감님은 작고 하셨다는데
할머니는 아직 생존해 계신지?
들꽃이 민들레 같기도 한데
감성이 충만하신 마음 님
남은 한 해 잘 보내세요.
올 한해 ,덕분에 수필방이 더 풍성하고
즐거웠습니다.
저도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강계열 할머니께서는
지난 유월 현재 백수연을 하셨고
정정하시답니다.
뒤늦게 수필방에 합류하여
여러 선배님들 덕분에 저도
따뜻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드라이플라워. 혹시 수레국화?
마음자리님. 새벽이와 오늘도좋은 하루 보내세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꽃이름에 워낙 문외한이라..ㅎ
새벽이와 조심해서 잘 다니겠습니다.
마른꽃이 된것 같네요.
한때는 그것도 물기많은 꽃이 였을텐데요 .
저는 오늘 산책길에 노랗게 핀 민들레를
보면서 유난히 노랗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
겨울 민들레라 그런지요 .
마음자리님 이 글을 읽을 줄 알았으면
사진 하나 찍어 오는것인데 ...
사시는 곳 부근에 큰비가
내렸다는 소식 있던데
산책하시고 댓글 다신 걸 보니
괜찮으신가 봅니다. ㅎ
아.. 그곳엔 민들레가 여전히 노랗게
피어있군요.
처음 이 노부부의 삶을 알게 된것은
인간 극장 이었습니다
이 분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감동 하고 감탄 했었지요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자리에 눕던 날
할머니는 남편의 생명이 끝나감을
아셨는지 아궁이에 할아버지의 옷을 태우시더군요
그 장면을 보며 마음이 젖었습니다
인간극장 그 프로를 통해 소개되는
삶이 사실 우리가 알고 배워야할
역사 아닐까 합니다.
저도 인간극장에서 먼저 보았는데
애틋하게 감탄하며 그렇게 보았지요.
그러게요 줄기마저 바짝 말라
영락없이 노인의 체구지만 꽃은
아직도 예쁘기만해요.
마치 금실 좋은 노부부처럼
왠지 미래 맘자리님 부부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하구요.
타국에 살다보면 아무래도 부부애가
남다르긴 하실거예요.
그~쵸
ㅎㅎ
속 정은 깊은데 서로 말은 별로 없어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손 꼭 잡고 같이 다니고 싶은데..ㅎ
들꽃을 어쩜 저리도 세세히 보시고
묘사를 하셨는지요.
드라이 플라워 처럼 탈색된 꽃을 보시면서
영화속 노부부의 이야기를 생각하셨군요.
님아, 그 강을건너지 마오.
고전시가 공무도하가가 연상되네요.
고운 글 감사드리면서
잘 읽었습니다.
느낌이 오면 일단 사진에 담아 두고
오가는 길 자주 들여다 보면
이야기와 연상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길 위에서 느끼는 행복 중 하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