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그렇게 하여 태어난 사람도 일반 사람의 인격으로 살 수 있을까요? 물론 유전자 조작을 어느 부분, 얼마만큼 하였는지에 따라서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자연스럽게 잉태, 성장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다 해도 분명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겉모습을 비롯하여 의식구조도 다를 바 없으리라 봅니다. 다만 일반사람들과 무엇인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것을 이용해서 특별한 훈련을 시킵니다. 그리하여 소위 ‘인간병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생각과 의식까지 지배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만든 사람을 이야기한 작품도 있습니다. 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비교해봅니다. 로봇과 인공지능 인간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로봇은 입력된 정보에 따라서만 움직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인간은 스스로 생각도 합니다. 인간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지요. 평범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상의 지식까지 소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사람이 아니라 기계이니 말입니다. 겉모습은 사람과 똑같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문제는 지식을 활용하는 의식은 가지고 있는데 인간의 감정까지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봇과 모습 자체도 다릅니다. 로봇은 보기에도 기계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인간은 말 그대로 사람입니다.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감정이 없다는 것이지요.
반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전혀 차원이 다를 것입니다. 사람과 똑같습니다. 다만 유전자 조작으로 어느 부분 남다른 재능이나 능력을 지닐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것을 이용해서 누군가 아니면 어느 조직이 자기 이익을 위해 태어나면서부터 격리하여 특별한 훈련을 시킵니다. 그렇게 하여 자기 입맛에 맞게 기계화 또는 로봇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가능할까요? 그렇게 탄생시켜 훈련시키고 지구의 종말을 대비하여 먼 우주로 내보내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행 중 문제가 발생합니다. 아무리 조작되었다 해도 인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독립적인 사고와 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말입니다. 생각하겠지요. 나는 누구이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등등.
생각하는 존재, 바로 인간입니다. 단순히 생각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생각에는 인간의 존재 근원을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이 담겨있습니다. 인간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소위 자아의식과 자기성찰입니다. 생각한다는 것이 어떤 점에서 개인에게는 발전과 성장의 동기이지만 어떤 조직에게는 방해물이고 저항세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공산주의 독재자들은 백성들이 생각할 틈을 주려 하지 않습니다. 자꾸 생각하면 통제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신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사람도 사람으로 상대하려 하지 않습니다. 일부 집단, 권력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특별한 훈련을 받으며 자랍니다. 그러면서 늘 주의를 줍니다. 누군가 찾고 있다는 사실, 언제인가 마주쳐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킵니다. 아직 스물도 안 된 앳된 소녀인데 ‘한나’는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스로 때가 되었다 생각하고 아버지 ‘에릭’을 떠납니다. 그리고 마주할 상대 ‘멜리사’를 먼저 찾아 나섭니다. 외진 산속에서 생활하다 이제야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찾아가야 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지요. 여행 중 또래 친구를 알게 되고 그 가족과 함께 합니다. 반면 멜리사도 진작 없애야 할 존재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알고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여 멜리사와 그 조직이 한편이 되고 한나와 그 아버지라는 에릭이 다른 한편이 되어 서로 쫓고 쫓기는 상황이 전개됩니다.
서로 상대를 죽여야 끝나는 일입니다. 그러한 전개 속에 한나는 자신의 탄생 기원을 알게 됩니다. 에릭이 친 아버지가 아님을 알고는 혼란에 빠집니다. 에릭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사실 자식처럼 사랑하며 키웠습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훈련시켜준 것입니다. 당초 국가를 등에 업고 그런 사람을 만들려 한 의도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사람을 가지고 장난질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종교적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윤리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일입니까? 한나가 껴들어 함께 여행하게 된 친구와 그의 가족도 엉뚱한 일에 개입되어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냥 이야기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짐작하기에 미래가 두려워집니다. 로봇이야 기계이니까 별 문제도 아닙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인간도 일단 인간이라면 사고능력을 갖게 됩니다. 감정이 없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인간은 어떻게 볼 것인가? 사실 이런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 아닌가요? 말 그대로 ‘조작’입니다. 창조주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일이 아닐까요? 어떤 목적이든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이 과연 우리 일반 사람과 같은 인격체로 인정되어야 하는가? 그런 미래를 상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화 ‘한나’(Hanna)를 보았습니다. 2011년 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