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직장(숲속에사과) 25-7, 웃음마저 닮아가는 사람
9일 늦은 저녁, 이상호 대표님으로부터 출근 소식이 전해졌다.
‘내일은 좀 춥지만, 아저씨도 출근하시자고 연락했습니다.’
‘아저씨께서 출근하기만을 기다리셨는데 내일 출근하신다니 감사합니다.’
10일 오후, 대표님에게 소식했다.
지원계획 의논 당시 대표님이 고민하던 내용을 워크숍 전에 공유했고 워크숍 당일에 몇몇 분의 강도 있는 피드백이 있었기에 이 내용을 대표님에게 전하고 이후에 더 깊은 대화가 오가길 바랐다.
‘대표님, 오늘은 기온이 좀 올라서 다행입니다. 점심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다름 아니라 며칠 전 지원계획 워크숍 때 대표님께서 고민하는 내용을 미리 공유하였고 팀 내에서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그때 나눈 내용을 보내드리니 먼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이 글에 더해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가야 한다면 적절한 시기를 정해 의논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임우석 선생님 피드백>
① 아저씨가 상시로 할 만한 일을 만드는 것에 동의합니다.
② 백춘덕 아저씨가 근로자로 인정되는 경우는 산재보험 적용이 가능할 겁니다. 이렇게 하려면 근로계약을 맺고 근무를 해야겠죠. 이 경우 농장에서 일어난 사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 재해로 신청할 수 있을 겁니다. 산재 승인되면 치료비, 휴업급여, 장해 보상 등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는 산재보험 적용이 어려울 겁니다. 이 경우에는 월평빌라의 책임하에 치료비 지원이나 보상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체 상해보험으로 처리 가능하도록 공문이나 서류를 갖춰 놓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③ 2024년 기준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 하지만 백춘덕 씨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장 사장님이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를 받으면 법적으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 지급이 가능합니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보호작업장의 평균 임금은 50~120만 원 선이고 일반 사업장의 경우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받으면 50~80만 원 수준이며 2023년 기준, 장애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약 130~15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를 명확히 하려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장애인 고용장려금 등 정부 지원 여부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④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먼저 백춘덕 씨의 능력에 맞는 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씨 뿌리기, 수확 보조, 포장 같은 일 말이죠. 작업을 세분화해서 아저씨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정부 지원금도 적극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장애인 고용장려금은 월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또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 시 세제 혜택 및 추가 지원이 있다고 합니다. 백춘덕 씨가 농장에 출자 혹은 투자하여 소득 배분이 가능한 형태도 고려해 보면 어떨까요? 필요하다면 농장 사장님이 아저씨에게 일을 가르치거나 교육을 통해 업무 능력을 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판매 홍보 때 김향 선생님이 쓴 일지나 이야기를 넣어 보는 건 어떨까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는 겁니다. 필요하다면 아저씨의 부족한 부분을 도울 수 있는 근로 지원인 배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정부 지원이 있다고 하네요.
<박시현 선생님 피드백>
대표님과 아저씨가 비공식적인 관계라 모든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다. 덕원농원에서는 이런 비공식적인 관계를 그냥 이어왔는데 숲속의사과 대표님은 이런 비공식적인 관계를 공식적인 관계로 전환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공식화하기에 당장 무얼 할 여건이 안 되어 고민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고민해 보고 다시 대표님과 의논하면 좋겠다.
‘네, 감사합니다. 읽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저씨를 만나서 그랬는지 아내가 김치찌개와 막걸리를 준비해줬습니다. 아저씨와 눈도 치우고 비료도 뿌리고 그랬습니다..
‘두 분은 웃는 모습이 점점 닮아가시는 것 같아요. 완전 하회탈이네요.’
사진 속 두 분은 웃음마저 닮았다.
아저씨는 이틀 연이어 출근했다.
대표님은 11일 밤에 또 소식했다.
‘내일은 비가 와서 쉽니다. 모레는 우리가 일이 있어서 쉬고요. 14일에는 아저씨와 출근합니다.’
‘네,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틀 일하고 이틀 휴식.
칼바람 맞아가며 일하셨으니 따뜻한 곳에서의 안식이 필요할 것이다.
2025년 2월 11일 화요일, 김향
그러게요. 두 분 웃음이 참 닮았습니다. 선하십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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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이가 들면서 미소가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두 분이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