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을 찾아서[01] 엘리자미니 alsgml00000@hanmail.net
"지금부터 2:2 미팅을 시작하겠습니다!!"
에엑-? 지금 뭐하자는 거야!?!
효정의 옷깃을 붙들고 구원의 눈빛을 보냈지만,
효정은 나의 구원의 눈빛을 살포시 즈려밟고 두녀석들을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어댔다.
"안녕? 난 아리여고 2학년 이효정이라고 해. 그리고 이 옆에 애는 무성고 2학년 최.현.서"
으아아악-
내 나이 꽃다운 18세.
난생 처음하는 미팅으로 심장이 벌렁벌렁~
"넌 친구대타로 왔다고 했지?"
"그래."
범생이 같이 생긴 저 놈이대타로 왔단 말이지~?오호라-
"이젠 너희들 소개를 해줘."
너무 능숙한 효정의 말쏨씨에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우선 노랑머리 싸가지같이 생긴 녀석부터 소개했다.
"난 무진공고 2학년 이동하. 얜 무성고 2학년 김원재"
무성고??
우리학교에 저런 녀석이 있었던가..
나는 머리를 긁적였고, 효정이 역시 의외의 표정을 보였다.
이 년.. 두 녀석 프로필도 모르고 다짜고짜 미팅을 한 거야?!!?
"그럼 미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물건 집기! 남자가 소중한 물건을 내고 여자가 집도록 하자!"
효정이는 음흉한 눈빛을 보냈고,
몇 분뒤 테이블 위에 담배 한갑과 깔끔하게 코팅된 세잎클로버 책갈피가 있었다.
난 분명 세잎클로버 책갈피가 저 범생이 녀석 물건이라 장담했다.
"가위바위보!!!!!"
"아악-!"
효정이는 승리의 기쁨을 맘껏 즐기며 여자는 보! 라며 웃어재꼈고, 나는 애꿎은 주먹만 째렸다.
내 생각대로 효정이는 세잎클로버 책갈피를 집었고, 난 남은 담배 한 갑을 집어 들었다.
"세잎 클로버 책갈피 주인~?"
"나!"
뜨억-
우리는 순간 놀랐다.
범생이 녀석이 아니라 노랑머리 녀석 물건이었기 때문에.......이런 취향의 녀석인가..
더욱 압권은 표정이의 표정이었다.
나의 손에 쥐어져있는 담배 한갑과 범생이 녀석을 쳐다보며......
나 역시 입만 뻥긋 거렸고...... 그렇게 우리들의 데이트는 시작되었다.
범생이 녀석은 대략 이랬다.
검은 뿔테에 기집애같은 하얀 피부. 그리고 의외로 키는 컸다.
그리고 목에 걸려있는 하트 반쪽 목걸이. 가느다란 손가락.
이런 녀석이 내 놓은 물건이 담배 한 갑이라니...
몇분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효정이는 이동하라는 녀석이 마음에 들었는지,
우리 둘 눈치를 보곤,
"우리 이제 1:1 데이트를 할 시간이 다가왔구나~"
라는 말만 남겨두고 이동하 쌩 나가버렸다.
고요한 음악만 흘러나오고 난 힐끔힐끔 쳐다볼 뿐.
효정이와 동하녀석이 나간 걸 확인 한 후 내 앞의 원재라는 녀석은
검은 뿔테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세를 거만 자세로 바꾸었다.
근데...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내가 뻥진 표정으로 쳐다보자,
녀석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테이블 위에 있던 오렌지 쥬스를 마신다.
"이름이 뭐라고 했지?"
"......최..현서...........요."
".....무성고라고 했지?"
"응......네"
"존댓말이랑 반말이랑 섞지마. 듣기 거북하거든."
"응,"
녀석은 오렌지쥬스를 다 마시고 빨대로 장난을 치며 말한다.
"내 이름은 김원재가 아니라 김민재거든. 김원재는 내 동생이거든.
동생이 아파서 대타로 나온 거야. 나 누군지 알지?!"
김민재!!!!!김원재!!!!!!
이제 알겠다! 무성고에서 알아주는 쌍둥이 형재.
김민재는 김원재의 형으로 무성고에서 알아주는 싸가지고
김원재는 형과 달리 뛰어난 머리로 우리 학교 전교1등!!
(참고로 형은 전교 꼴지..)
둘이 얼굴은 똑같지만 성품보고 알아챈다는!!!!!!!
으흑!이 녀석을 몰라봤다니,
몇일전만 해도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니던 천하의 최현서가..
"내 주머니에는 담배와 라이터밖에 없어서 말이야. 이만 그 담배 주면 안되?"
"으..응!"
녀석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나에게 건낸다.
"번호찍어."
"..."
"싫어?"
"없는데.."
"하- 너 몇살이냐?"
"18세.."
"미친다."
녀석은 휴대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렸고
난 애꿎은 손만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몇 반이야?"
"2반."
"그럼 원재랑 나랑 같은 반이잖아."
"응."
"근데 원재를 몰랐던거야?"
"....내가 기억력이.."
"나참.."
부르르르-
휴대폰 진동소리가 우리는 고요함을 깨트렸고,
녀석은 문자내용을 보더니, 표정이 싸악 변한다.
"가 봐야겠다. 가자."
"응? 으응.."
딸랑-
아로테스 문을 열고 나가서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때,
빵빵-
요란하게 울리는 자동차를 바라보니, 나를 향해 돌진 하고 있다?
미친 자동차아냐? 여긴 시내 한 복판이라구!!
"꺄악!"
눈을 질끈 감았다.
입술이 촉촉했다. 눈을 떴다.
녀석이 나의 허리를 감아 옮기는 순간 나의 몸무게에 이기지 못해 휘청했고
그 덕에 넘어졌는데, 그 자세가 .키.스.자.세.
시내 한복판에서 녀석과 나는 그렇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