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5-6, 우리 춘덕이가 최고지
아저씨와 고모님 댁으로 출발했다.
무얼 사면 좋을지 아저씨와 의논하고 고모님에게도 여쭈어 단호박 피자 한 판과 콜라를 샀다.
고모님은 조카 온다는 소식에 보일러 온도를 높여두었다.
밖은 제법 쌀쌀한데 방바닥은 따뜻했다.
“고모님, 올해 내가 참 자주 왔지요. 벌써 세 번이라.”
“춘덕이가 세 번이나 왔다고?”
“그렇지요. 1월에 왔었제, 대목 앞에 권술이하고 왔으니까 오늘로 세 번째지.”
“그렇다, 참. 나한테 전화해주고 묵을 거 사다 주고, 우리 춘덕이가 최고지.”
“고모님, 명절에 아드님 댁에는 다녀오셨나요?”
“오데요. 대목에 여 눈이 엄청시리 와서 꼼짝도 못 했어. 데리러 온다꼬 자꾸 전화는 오는데, 내가 안 간다 캤어. 계속 집에 있었어.”
“많이 적적하셨겠어요.”
“그렇지요. 그래도 권술이가 야를 데꼬 왔다가 한참 이바구하다 갔어. 귤이랑 베지밀이랑 사 왔더라꼬. 권술이가 저그 아재라고 춘덕이를 막 챙기더라고. 참 고맙지.”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형수님 돌아가시니 더 신경 써서 아저씨를 챙기더라고요. 고모님, 책이 나와서 가져 왔습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무슨 책이라요?”
“아저씨 도우면서 쓴 글입니다. 책 속에 사진도 있으니 살펴보세요.”
“이걸 쓴다고 얼마나 힘들었겠노. 춘덕이가 사진이 참 잘 나왔네. 그런데 내가 글을 몰라.”
“다 읽어드리면 좋겠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이번에는 아저씨가 일하러 가는 농원 대표님이 쓰신 편지를 읽어드리고 싶은데 어떠신지요?”
“들어보지요. 읽어줄랍니까?”
이상호 대표님이 쓴 ‘빛나는 별’을 읽었다.
“사장님이 인상도 좋은데 글도 참 잘 쓰시는 분이네. 우리 춘덕이가 우째 이리 좋은 사람을 만났으꼬. 춘덕이 니가 늦게사 복이 터졌는갑다.”
“좋은 분이라요. 사모님은 더 좋은 분이고요.”
“그케, 그 소리를 들은께 내가 기분이 좋다.”
두 분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피자를 나누었다.
“이기 피자라 캤나? 달달하니 참 맛이 좋네. 이런 거는 돈이 비쌀 긴데 다음에는 안 사와도 돼. 그냥 와. 집에도 묵을 거 많다.”
“많이 안 비싸요. 돈 버니까 살 돈 있어요.”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김향
김향 선생님, 책 속의 편지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아저씨와 고모님 주고받는 말씀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월평
백춘덕, 가족 25-1, 새해 안부,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5-2, 백지숙 씨와 새해 인사,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5-3, 백권술 씨와 새해 인사, 계획 의논
백춘덕, 가족 25-4, 아재 모시고 북상 갑니다
백춘덕, 가족 25-5, 고모님 댁 방문 소식 전하며
첫댓글 “그렇다, 참. 나한테 전화해주고 묵을 거 사다 주고, 우리 춘덕이가 최고지.” 고모님 말을 들으며 아저씨께 세상 사는 지혜를 배웁니다. 자주 안부 전하고 묵을 거 사서 얼굴 뵙고. 이 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