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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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무명:2011/09/13(火) 17:07:48.28 ID:0GxkDVgM0
갑작스럽지만, 나는 상자가 무서워.
크고 작은 거 상관없이 무서워.
뚜껑이 열려 있고 안에 든 게 보인다면 그나마 낫지만,
뚜껑이 닫혀 있는 건 진짜 너무 무서워.
무서워서 몸이 움츠러들어.
내가 중학교 시절 겪은 일이 원인이야.
외갓집에 커다란 창고가 있어.
흙벽으로 된 거.
아이에게는 보물산이나 다름없잖아?
여름방학 때 부모님이랑 같이 귀성하면
한 살어린 남동생이랑 반드시 탐험을 하러 들어갔어.
낡은 갑옷이나, 날이 없는 일본도나.
영문 모를 농기구 등 여러 가지 재밌는 게 잔뜩 있었어.
그날은 동생은 부모님이랑 외할머니와 함께 장을 보러 가,
나 혼자 창고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었어.
동생을 돌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는 안 가는 안쪽으로 가봤어.
그러자 사람모양을 한 나무판과,
묘한 가시가 잔뜩 달린 마대,
뭔가 꺼림칙한 분위기가 풍기는 물건들이 빽빽하게 놓여 있었어.
좀 으스스하여 기분이 안 좋아진 나는 가볍게 둘러본 후 돌아가려고 뒤를 돌았어.
463: 462:2011/09/13(火) 17:09:40.71 ID:0GxkDVgM0
[그것]은 오래된 옷장 위에 놓여 있었어.
옷장 위에, 이거 참 또 오래되어 보이는 신단?같은 것 위에 있었어.
예쁜 금박무늬가 그려진 가로 세로 15cm쯤 되는 정육면체 상자.
드러운 창고에 있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예쁜 상자였어.
나는 빨려 들어가듯이 그 상자를 향해 손을 뻗었어.
상자를 살펴보니 한가운데 부근에 여는 장치가 있더라.
드래퀘 보물상자 같은 그런 느낌.
나는 두근두근 기대하며 살짝 뚜껑을 열어봤어.
....개실망.
상자 안에는 똑같이 생겼지만 반쯤 되는 상자가 들어 있었어.
아 장난치지 말라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 상자도 열어봤어.
반쯤 예상했지만 안에 든 건 더 작은 상자.
꼭 마트료시카 같아.
상자 안에 상자, 상자, 상자....
그런데 상자를 계속 열던 중 나는 상자 바닥에 뭔가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어.
[손톱]
[치아]
[귀]
[코]
[신장]
.
.
.
살펴보니 모든 상자에는 신체 일부의 명칭이 적혀 있었어.
살짝 오한이 들면서도 이제 와서 관두기엔 내 성미에 안 맞아.
나는 오기가 생겨 계속 열었어.
[폐]
[췌장]
[비장]
[머리카락]
.
.
.
드디어 마지막 상자가 나왔어.
약 1cm쯤 되는 작은 상자.
위에는 친절히도 [끝]이라고 적혀 있었어.
아래를 보니 [두개골]이라고 적혀 있었어.
나는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조심스레 상자를 열었어.
464: 462:2011/09/13(火) 17:10:58.57 ID:0GxkDVgM0
상자 안에는 작게작게 접은 종잇조각이 한 장 들어있었어.
또 낙담을 하면서 펼쳐봤어.
[이상의 물건들을, 곧 받으러 가겠소이다.]
그 후 2개월이 지나 남동생이 죽었어.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길에 행방불명 되었어.
행방불명되었는데 어떻게 죽었는지 아냐고?
통학로에 떨어져 있었어.
남동생의 뇌가.
다른 부위는 발견되지 않았어.
나는 남동생의 뇌가 발견되었을 때,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두려워했어.
그 상자에
[뇌]
라는 글자만이 없었던 게 생각이 났기 때문이야.
너희들도 섣불리 상자를 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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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이야기.....이런 저주.......너무........사야님.......취향...........
첫댓글 뇌만 나왔는데 남동생꺼라는걸 알 수 있는거야..? 아니 뇌를 가져가고 다른 부위를 남겨야되는거 아니야...?
뇌만보고 남동생인지 어케알앗디야
구라같음
사야님 블로그들어가서 글보면 그냥 그런데 막이슈에서 보면 존잼임 ㅋㅋㅋㅋㅋ
근데 연건 지가 열고 왜 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