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참가: pl 회장님, 사니 형, 컴불 형, 희망과용기 형(신입회원,^^ 80학번 이희용 선배님),
마포나루 형, 알 형, 멍게, 뜬구름, 가상이, 그리고 오솔길
산행구간: 법주사-문장대-능선(3.6km)-천왕봉(1058m)-법주사 코스
산행거리: 총 16.8km
산행시간: 약 7~8시간(산행 코스 안내도 앞 도착시간 11:19분,
하산 후 법주사 경내 관람시간 19:02)
2년 전 지리종주 산행을 하면서,
특별히 ‘아, 좋다!’를 연발하게 했던 장소가 몇 군데 있었다.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던 탁 트인 시야의 연하봉.
그리고 초록의 댓잎이 만들어가는, 안온한 느낌의 미로 같은 길 등등.
노고단을 지나, 임걸령 샘터로 향하면서 만났던 거 같다.
바람결을 타고 사르락 사르락,
댓잎의 자잘하고 맑은 소리가 배어나오던 곳.
(문장대를 지나, 능선의 산죽길을 걸으면서 이 얘기를 꺼내자,
앞서 걷던 희용 형이 알려주었다. 거기가 ‘돼지평전’이라고.)
속리산행 다녀와서는, 웬 때늦은 지리종주? 하시겠지만
이번 산행, 우리가 걸어가야 할 가장 높은 곳이 ‘천왕봉’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산행이,
내겐 또 그 지리종주 때만큼이나 길고도, 힘든 코스이기도 했다.
장장 16.8km.
드디어 산행 시작
법주사를 지나자, 두 분이 선두에서 겁나게 치고 나가신다.
회장님과, 처음 오신 '희망과용기' 형이시다.
작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나와 ‘꿋꿋하게’ 후미를 지키시던 회장님.
이제는 선두그룹 붙박이 멤버로 자리를 굳히신 듯하다.
요즘 무슨무슨 약, 드시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두 분 뒤로 컴불 형, 사니 형, 알형, 가상이까지.
이제 내 시야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마포나루 형과 뜬구름이 후미를 지키는 동안,
나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문장대로 향한다.
냉천휴게소에 도토리묵 산다고 들어간 멍게총무도 감감무소식.
나는 그렇게 우리 산행 팀의 든든한 ‘가운데’를 지키며^^,
홀로 유유자적 걷는다.
걷다 보니, 나보다도 훨씬 더 힘들어하는 두 청춘과도 만난다.
봄날 데이트 삼아 나왔다가, 얼떨결에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는 두 사람.
둘 다 배낭도 없이, 허리색 하나 달랑 메고 왔나 보다.
“다시는 산에 오자는 말, 꺼내지도 말라”고 호통치고 있는 한 사람.
다름 아닌 여자 친구다.
정작 산에 오자고 한 건 남자친구였지만,
힘들어서 더 이상 못가겠으니 그만 가자고,
사내스럽지 못하게, 여자친구에게 애원하는 눈빛이다.
그 진기한(?) 광경을 지켜보다,
나는 배낭에서 초콜릿 몇 알을 꺼내 여자 친구 손에 쥐어주었다.
힘을 내서, 함께 꼭 오르라는 말을 전하면서,
이번에는 내가 앞서서 걷는다.
우리 팀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막 자리를 뜰 무렵.
문장대를 돌아 나와 하산하는 두 친구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활력을 되찾았는지 활짝 핀 봄날의 얼굴로, 서둘러 산을 내려가던.
그들을 보면서, 나는 또 생각한다.
'저들, 아름다운 청춘의 봄날이, 이후로도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기를…….'^^
천왕봉을 바로 앞에 두고 더 이상 못 가겠다고, 버티고 있는 중....^^
마포나루 형은 무리하지 않으시겠다며, 문장대를 돌아
신선대를 하산 코스로 잡으셨다.
이곳이 오솔길이 기를 쓰고 건너가야 했던 천왕봉 정상.
신선대를 지나고, 입석대를 지나고(다리에 힘 빠져 두어 번 미끄러지고)
천왕봉이 드디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천왕봉 바로 앞, 마지막 봉우리에 다다르자 나는
‘아, 여기에 케이블카 한 대만 있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 마지막 봉우리에서, 물을 마시고, 가뿐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저곳에 가면, 과연 내발로 걸어내려 올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건너 봉우리에서는 빨리 오라고들 난리다.^^
그리고 얼마 후
'에라 모르겠다, 죽기밖에 더하겠나, 한 번 가보자.'
내 가볍지 않은, 발걸음을 비로소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의 몸 상태로는 거의 목숨 걸고 ^^ 올라섰던 천왕봉이다.
그런데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거리였는데도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작은 봉우리와는 또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산 너울의 파노라마가 내 눈 아래에서
장관을 이루었다.
“오솔길, 건너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벌써 뷰가 다르잖아?
파리투도 함께 왔으면 참 좋아했을 그림인데....”
그 장관을 앞에 두고서, 파리투 형의 부재가 아쉬우신 듯,
컴불 행님이 한마디 하셨다.
4월 산행 예정지는 전남 순천의 ‘조계산’이다.
선암사에서 장군봉, 송광사로 이어지는 종주코스.
여기에 벌교 참 꼬막, 주꾸미 등의 맛 기행과,
알 대장님의 월출산 산행계획이 추가로 발표되자,
새로 오신 ‘희망과용기’ 형이 가장 먼저,
‘콜’을 외쳤던 것 같기도 하다.
사족:
- 천왕봉에서부터 내 배낭 대신 지고 내려와 줬던 두 친구,
미안했고, 고마웠다.
- 그리고 ‘희망과용기’ 형의 법주사, 사찰과
불교의 이해를 돕는 해설도 참 유익했답니다.
앞으로도 공부 많이 시켜주세요.^^
- 그리고 뒤풀이 장소에 오셔서 맛있는 산채정식 쏘신 가상이 언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첫댓글 오솔길, 수고많았네. 눈치보고 뺀질거리면서 안쓸라고 했지! 그런데 너 보니깐 쓰면 잘쓰는데, 앞으로 쭉 붙박이??ㅋㅋ 간간이 붙이는 멘트도 좋고, 근데 그렇게 많이 걸었다냐? 나는 요즘 약도 많이 먹고, 조만간에 살빼기에 도전한다. 당분간 산에 가서 뒤풀이 때 술을 안먹을 생각이다. 누구냐? 지금 비웃는 사람! 그래도 이번엔 꼭 노력할거다(슬그머니 꼬리 내리는 중? 아냐!! 참말로). 그래 가지고 더이상 50대의 넉넉한(?) 몸을 갖지 않을 테다. 다만 알려두고 싶은 건 몸따라 맘 간다고 내 맘도 팍팍해질거야. 얼만큼 팍팍해질지는 두고보자구...
뒤풀이에서 거명되었을 때 쓰려고 맘은 묵었는데요, 요 며칠 바빴어요. 이틀간 오전엔 야구보고(지는 야구 빅게임 하는 시간 일 생기면 그 일 연기 또는 취소시켜요ㅎㅎ), 오후엔 일 때문에 한밤중까지 밖에 나돌아다녀야 했어요....그래도 일요일 그로기상태에서도 사진은 불러 색보정까정 마쳐서 멍게총무한테 보냈구마요, 거의 살신성인의 정신으로다가 ㅎㅎ....참, 언니 살빼기 또하세요? 얼굴은 많이 야위어 보이시던데..참말로....
진짜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참이다. 기대하시라!!!
유난히도 등산로 양옆으로 산죽이 많았던 산행이어서인지 오솔길의 산행기에 풀향기가 그득하구나.약간 길긴했어도 능선길이 너무 좋았던 산행이었다. 작년가을에는 문장대에서 신선대를 거쳐 바로 하산했는데 문장대에서 천왕봉가는 능선을 걷는 재미가 무척 좋았다.설악산처럼 바위들의 모양새도 범상치않았고 거의 평지처럼 편안하게 뻗쳐있는 능선,무엇보다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만든 파란 하늘과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 그리고 옆에 좋은 친구들.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저는 신선대 지나, 뒤돌아본 입석대가 참 멋졌어요. 거대한 사각의 바위로 우뚝 솟아있던....못 가봤지만, 이스터 섬의 모아이 거석이 떠올려지던....
희용이 형이네요! 형은 학교 때보다 더 젊어지신 듯...형 얼굴 보니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진짜루 언제 한 번 뵈요...형 레포트 내가 대신 써서 냈는데 욕만 진탕 하시고 만거 기억하시는지...니가 안 써 냈으면 재수강이라도 하는데 대체 어떻게 썼길레 D를 받을 수가 있냐고 볼 때마다 투덜대신거...진짜 미안했어요...내가 예나 지금이나 주제에 늘 마음만 앞서가지고...후후...전 산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맨날 마음만 앞세우고선 못 가고 있어요...내년에 실컷 놀려고 부를 축적하고 있는 중이라...쩝쩝...경환이 형도 보고 싶네요...나한테 참 잘 해 주셨었는데...아...그리고 오솔길 너도 오랜만이다...연락 좀 혀...
언니도 오랜만이네....작년에 원숙이랑 개심사에 갔던 게 이즈음일 거야. 개불알풀꽃을 찍었었응게.... 시간 한 번 내서 놀러갈게요....
내 차에 네비를 달아서 인제 어디든 갈 수 있다...이번에 오면 수덕사 도토리묵밥 먹여주께...
마포나루 매우매우 즐거웠음 집에가서 옛앨범을 보았는데 법주사와 문장대의 빛이바랜 사진몇장 잠시두눈 눈물글썽 속리산의 산행추억 오래오래 간직하고 마음튼튼 몸도튼튼 희용이형 술집말고 등산가서 자주봐요 멍게총무 문장대서 코믹하게 찍은사진 어디갔어 오솔길의 산행후기 너무너무 잘썼구나 피플러버 회장님은 체력상태 굿입니다 일등도착 부러워요 산오를때 도와줬던 뜬구름아 고맙구나 이다음엔 전라남도 조계산에 간다는데 아주많이 기대되요 선암사와 송광사라 벌교꼬막 맛있겠지
그날보니 하산해서 쌩쌩하던 형이정말 부러웠쓰.....^^
경환이 형은 산티아고 간다던데.빨리 연락해야 할 걸.벌써 갔나? 아무튼 요즘 시간이 남아도니 네가 당진 댕겨가소,하면 옳다 좋구나 내려갈끼다.그리고 오솔길 뺀질거리더니 엉거주춤 빨리 썼네?오늘 안 올라오면 한 마디 할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쳤고마.아무튼 수고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욕 봤다.
산행기 빨리 올리지 않으면, 누가 한마디 하려한다, 계시가 오던걸요....그래서 하산과정은 생략하고 약식으로다....난중에 시간 나면 2탄 올리까요? ^^
형이랑 같이 한 번 댕겨가소... 묵밥 멕여줄게...
돼지엄마! 이희용이다. 게시판에 올린 신고 글에도 써놓았지만 댓글로도 다시 사과의 말을 남긴다. 내가 그랬었나? 어쨌든 미안하다.
들락날락 댓글 다는 오솔길에게 감투상을 내린다.받으라 마.
좋은 산,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모두들 반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