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현대차는 양재동 본사 앞에 경찰병력과 용역직원, 경찰버스, 현대차 버스로 철옹성을 쌓았다. 연행자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제대로 시작도 못한 채 ‘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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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내하청 대책위’는 7일 정오,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연행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의 시작을 알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도중, 용역 직원들이 기자회견 장소로 밀고 들어오면서 기자회견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용역 직원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눈에 상해를 입었으며, 여성 참가자 역시 용역에게 폭력을 당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이 “채증한 후 조사하겠다”는 입장만을 거듭 밝히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경찰은 기자회견단이 도로교통과 현대차 업무를 방해한다며 인도 쪽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라고 요구했지만, 인도는 이미 경찰 버스와 현대차 버스, 용역 직원들이 점거한 상태였다. 기자회견단은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할 테니, 현대차 버스를 빼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기자회견단에게 “기자회견을 빙자한 미신고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며 자진해산을 요구했고, 참가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결국 박점규 사내하청 대책위 활동가가 충돌 과정에서 쓰러져,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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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경찰은 항의하는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사지를 들어, 현대차 버스와 경찰버스 사이에 고립시켰다. 기자회견 참가자들과,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용역 직원과 서초경찰서 병력에 둘러싸여 발이 묶였다.
앞서 서초경찰서는 6일 오전, 노숙농성 중이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8명을 기습 연행했다. 연행자들은 아직 석방되지 않았으며, 남아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자들은 본사 정문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인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경찰이 어제 기습 연행을 강행하면서, 농성장도 밀려났다”며 “경비와 경찰에 둘러싸여 20명의 사람들이 세 평도 안 되는 길거리에서 구부리고 밤을 지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달 22일에는, 현대차 사측이 비정규직지회의 본사 앞 노숙농성에 대비해 작성한 ‘금속노조 집회 대응개요’ 문건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문건에 따르면, 농성과 집회에 대비해 서초경찰서와 경찰병력에 관해 협의 중이라고 나와 있다. 현재 사측은 문건에 따라 직원을 동원해 24시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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