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네식구의 필리핀 여행기를 한번써 볼까 합니다. 이유는... 저희가 세부여행을 준비하면서 모르는게 너무 많았고, 이래저래 정보를 공유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죠^^;
문화적 충격도 좀 있었고.. 또 우리네 옛날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마음이 좀 아픈것도 있었답니다.
혹, 세부여행을 가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라고 써 봅니다요~!! (아! 저도 한번 가면서 알게 된거니까 정답이 아닙니다. 제 견해만 쓴거니까 참고만 합시다^^v)
1. 나름 준비했는데.. 화상을 입었다! 4월의 필리핀은 우기도 아니고 여름도 아니라서 (마눌님 왈, 3~5월이 여름이라네요. 헐~) 놀기 좋다는 말에 혹 했습니다. 그래도 더운곳이라길래 나름 철저히 준비를 했습죠. 근데.. 홀랑 탔습니다. 단 한나절 햇볕에 노출한것 밖에 없는데 말이죠. 우리 첫째 꼬맹이의 얼굴 색깔을 보세요.
이렇게 변하는데 하루도 아니고 한나절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 (선탠 크림을 듬뿍 발라줬는데도.. ㅠ.ㅠ)
코리안이 필리피노 같지요???
경험을 해 보니... 필리핀의 햇살은 너무 따갑습니다. 그래서 금방 익어요. 덜 타는 요령을 배웠는데요.
긴 팔의 수영복(잠수복 비슷한거 있죠?)을 입습니다. 일반 수영 가디건을 가져가면 헬퍼들이 와서 벗으라고 해요. 물에 옷 입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씀!
그리고, 가능한 머리도 손수건이나 후드모자 비슷한걸로 가려줍니다. 전 그냥 햇볕에 있었더니 두피가 타서 너무 아파요 ㅠ.ㅠ
낮에는 그냥 숙소에서 있고, 5시 무렵 나가서 신나게 놉니다. 햇볕도 덜따갑고 물은 따뜻하고 좋아요.
2. 세상 천지는 "지프니" 세상~! 무질서 속의 질서라고 해야 하나요? 공항부터 숙소까지 웃기면서도 또 무서웠던건 이겁니다.
가로등이 눈을 씻고 봐도 거의 없더라!
도로는 왕복1차선인데 달리는 차는 동시에 4대!
밤에 웃통벗은 남자들이 도로 위에 터덜대며 "차야~ 나를 받아다오~!" 하는 자세로 걸어다님.
도로가 워낙 어둡고 대부분의 리조트가 해안가쪽에 있다 보니 시 외곽이고, 그래서 한적한 시골길(?)로 한참을 달려가더군요. 그런데 어두운 길에 뭐가 터덜대고 걷는데 모두 현지인들! 차가 받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건.. 지프니라는 교통수단인데요. 포터 트럭을 개조해서 만들었다네요. 큰 버스가 안보여서 '영감'님에게 물어보니 도로가 비좁고 다들 가난해서 큰 버스는 장거리 운송에만 쓰이고 대부분은 이렇게 개인이 트럭을 개조한 '지프니'를 타고 다닌다네요. 옆에 씌여있는게 행선지고~ 색깔 모양도 제각각이고~
그리고, 얘네들은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아무데나 서고 아무때나 출발한답니다. 택시 타시면 얘네들 수십대를 추월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요.
3. 나 어릴 적, 시골같아요! 일단, 사진한장 깔고... 세부시는 또 다르긴 한데, 막탄에 있는 대부분의 리조트는 담 넘어가 대부분 이런 모습이라네요. 나 어릴 적, 살던 고향 모습이라 코끝이 찡~했어요 ㅠ.ㅠ
그리고, '영감'님이 알려준 정보 하나! 가게 사진을 잘 보시면 작은 봉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저거 과자가 아니라네요. 일회용 샴푸, 린스 뭐 그런거.
워낙 가난해서 큰 통으로 사지 못하기 때문에 행사가 있거나 특별한 날이면 일회용품을 사서 쓴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가게에 철조망이 쳐져 있던데 이것도 좀도둑이 많아서 일상적으로 설치한다네요. 이 사진은 '크림슨 리조트'에서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갈때 지나는 시장입니다. 화려한 시설 너머가 이런 모습이라는게 참 씁쓸하더군요.
4. 물은 마실수 있지 않다!여행 중 세번째로 묵었던 '마리바고 리조트'입니다.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친절한 듯 무성의한(?) 안내문을 봤는데요. 이거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 저 세면대에서 이빨을 닦아보고 알았습니다. 물이 민물이 아니라 소금기 가득한 담수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래서 상당히 짭니다. 당연히.. "물은 마실 수 있지 않다"입니다. 하하하하
나름 한국인을 배려한 것인데 조금 아쉽더군요^^
5. 웃기는 짬뽕들! 우리 꼬맹이들 물놀이용 튜브를 세개 가져갔었습니다. 저녁에 물놀이를 하는데 건너편에 있던 남미계열 가족이 와서 잠깐만 하나를 빌려달라길래 흔쾌히 빌려주고, 까페에 가서 식사를 하고 왔는데 이들이 사라진겁니다. 아~!! 물론, 튜브는 있었어요. 제 자리가 아니라 저그들이 있던 저쪽까지 홀랑 가져다 놓았더군요. 빌려준건 하난데 그곳에 세개 전부 있었어요. '웃긴 짬뽕이군' 하고는 그냥 왔는데... : 다음 날, 마리바고 비치에 큰 꼬맹이를 내려놓고 목에 거는 튜브를 묶어주려는 순간~!!!! "허걱!!!!"
분명히 달려있던 플라스틱 클립(잠금 장치)이 없는겁니다. 그리고, 투박한 모양의 매듭 ㅠ.ㅠ
정말 웃기는 짬뽕이었습니다.
또 웃기는 짬뽕들은... 섹스관광을 온 외국인들이 많다는 겁니다. 나이 지긋이 든 외국인들 옆에는 무척 젊거나 취향 독특하게 생긴 Shemale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제가 묵은 리조트에서 약 열댓커플이~~~ 우리 꼬맹이들이 알까 두려웠어요 ㅠ.ㅠ
6. 블랙 리스트에 오르다! 뭐냐구요.. 입국 첫날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저만 30분 여권 뺏기고 서 있었는데요. 이유를 모르고 있다가 물어보면 그냥 기다리라고만 하고.. 나중에 뭘 적어서 주는데 거기에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블랙리스트 명단과 대조한 바, 동일인이 아님을 확인합니다." 뭐 이런거...
근데, 출국할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네요. 이번에도 출국 수속을 하는데 절 가리키면서 공항직원) "이 여권 사진이 당신 맞아?" 나) 입국할 때 받은 종이를 보여주며, "그래 나다!" 그랬더니 피식~!!! 웃으면서 들어가라고 하네요.
피식~!!!!??? -.-;;;
이참에 성형을 해????
아참!
중요한 정보!!!
출국할 때 많이 당혹스러웠던 경험이라 공유합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입구에 쭈우욱~ 줄 서 있고 앞에는 공항직원이 뭔가를 검사하는데요.
첨에 엄청 쫄았네요. 근데 알고보니 그냥 자기 여권하고 비행기 티켓을 보여주면 바로 입장시켜 줍니다.
(이거 안보여주면 들여보내 주지를 않아요)
여기부터 엄청 중요!
1. 안으로 들어가면 무지 작은 항공사 데스크가 있는데 여기서 표 교환하시고요.
2. 잊지말고 "Departure Card"를 달라고 하세요.
3. 그리고, 공항세를 (인당 500페소였나 600페소였나) 항공사 데스크 옆 안쪽에 있는 창구에 내시고~
(공항세를 내니까 표에다 딱지를 하나씩 붙여주네요)
4.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관리원이 공항세 인지를 확인한 뒤 들여보내줍니다.
5. 들어가면 바로 자리 차지하고 아까 받은 Departure Card를 인원수 대로 쓰고요.
6. 다음은 출국 심사를 받습니다요.
7. 출국 심사가 끝나고 들어오면 또다른 관리원이 여권과 비행기표를 검사합니다.
(다짜고짜 표를 달라고 해서 첨엔 좀 당황^^;;;)
8. 안에 면세점이 있는데 우리나라 구멍가게 크기니까 알아서 하시고요.
9. 비행기 타기 위한 마지막 코스~!!!
짐 검사를 다시 합니다. X레이로~ 신발까지 벗어야 한다네요.
10. 이제 아시아나든 대한항공이든 해당 공간으로 이동하는데요.
탑승구도 아닌데 앞에서 표를 티켓팅합니다. (비행기 탈때는 탑승구에서 그냥 통과)
아기 있는 분들은 줄 설때 맨 앞에 서 있거나 아기가 잘 보이게 들고(?) 계세요.
그러면, 직원이 먼저 탑승하라고 배려해 줍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비행기 탈때까지 짐 검사만 세번 했나...?
이게 제일 불만입니다. -.-++
7. 세군데 리조트 비교! 저희는 세군데 묵었습니다. 첫날은 'ISLA 리조트' 3일간은 'Crimson 리조트' 마지막 날은 'Maribago 리조트'
장단점이 있는데 비교하자면요.
숙박비 비교 ISLA 리조트 < Maribago 리조트 < Crimson 리조트
서비스 비교 Maribago 리조트 < ISLA 리조트 < Crimson 리조트
객실 크기 Crimson 리조트 < ISLA 리조트 < Maribago 리조트
객실 쾌적함 Maribago 리조트 < Crimson 리조트 < ISLA 리조트 -> 민물 제공 여부하고 공간, 그리고, 침실의 쾌적함 기준이요~
식사 비용 Crimson 리조트, ISLA 리조트 < Maribago 리조트 -> 이거.. 마리바고가 식음료가 꽤 비싸더군요...
첫댓글 ㅎㅎㅎ,,,세세한 배려심의 후기,,,아주 잘 읽었네요,,^^
1월초에 가고 10월에 또 갈려고 해요^^
이번엔 이슬라랑 마리바고 생각중인데 이슬라 아침식사가 엉망?이란 글이 있어 걱정도 있었는데 괜찮은가요?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요^^;
이슬라 아침 조식 부페..
음.. 썩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뭐 나쁘지도 않던데요.
다른 조식부페보다 먹을게 많이 없긴 하지만 뭐 아침에 이래저래 많이 챙겨먹는 사람도 없잖을까요?
마리바고는 애들 놀기 좋더군요.
단지 밥값이 다른데보다 비싸더라는~~~~
호핑나가신 섬이 날루수안섬일듯~~ 크림슨이 괜찮아보이네요.. 따님들 귀여워요~~ 내년에 세부로~~ ㅎㅎ
아~ 날루수안섬 맞네요^^
오~ 후기 잼있게 잘 봤습니다..^^
라파언니 내년엔 크림슨이네요...헤헤~
엄마 아빠모두 성격들이 너무 좋으셔서^^
크림슨 리조트 앞바다 물고기가 벌써 저래 모였네요,,, 나중에 크림슨 바다 함 가봐야겠어요~
예쁜 공주님들 건강하고 밝게 키워주세요^^
ㅋ~~ 영감님.
필리핀에서 감사했습니다^____^
내년에 또 뵐께요~!
진짜 물반,,고기반,,, 여행 준비하는 분들께 매우 도움되는 글을 쓰셨네요... ^^ 그리고,,공항입국심사 이야기!! 몇번 다녀봤지만 아직도 헷갈린다는 거,,, 여행갈 땐 볼펜 필수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기들이 너무 귀여워요 !!
크림슨이 전체저으로 이쁘긴하네요,,,,,ㅎㅎㅎㅎㅎ
재밌게 잘 다녀오신걸 보니 저도 빨리가보고 싶어여 ㅋㅋㅋㅋ
잘보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