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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73
#1. 주택가 거리 (밤)
재희 : (보는)......(보다 차문 탁 닫는다).....(휙휙 걸어가며) 배추머리!
금순 : (기운없이 걸어오다 재희를 본다).....(어?)....
재희 : (그런 금순을 보며 걸어와 선다)....배추머리, 핸드폰은 왜 꺼놨어?
금순 : (왜 화가 났지?...).....밧데리가 나갔어요.
재희 : (그 상대적으로 태연해 보이는 모습에, 잠시 외면했다 본다).....
금순 : .....전화하셨어요?...아까는 약속한 것두 까먹구 사람 바람 맞추시드니....
재희 : ......
금순 : (시선에).....왜요?
재희 : .....너?..........애기엄마라며?
금순 : (순간 가슴 내려 앉는다).....
재희 : 너 애까지 있는 애가 그동안 그렇게 감쪽같이 처녀행세를 하구 다녔냐?
금순 : (보다, 시선 떨군다).....
재희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그러니까 너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거야 그렇지?
결혼했는데 안했다 애가 있는데 없다 아주버님인데 사촌오빠다....
금순 : (무안하고.....가슴이 아릿하다).....
재희 : 왜 그러구 있어 갑자기. 그렇게 따박따박 말대답 잘도 하던 애가?.... 야! 뭐라구 말 좀 해봐?
금순 : (초라해진다)......
재희 : (분해) 말 좀 해보라니까?
금순 :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사실은(하는데)
재희 : (버럭) 몰라서 물어!
금순 : (움찔).....
재희 : (너무 분해 눈가에 눈물이 다 고인다) 너 정말 몰라서 물어?....내가 너 좋아했던 거?
금순 : (놀라워).....
재희 : (그런 금순 노려보다가).....(익!)....(외면하고 차로).....
재희 차에 올라타서 시동 걸고 그대로 부앙 출발한다.
금순 차 출발하도록 그 자리에 꼼짝못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비로서 멀어져 가는 차를 돌아본다.
금순 : .......
#2. 차안 (달리는 - 밤)
재희 도로를 질주해 달려온다. 후회가 밀려든다. 바보같이.....참지 못한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재희 : ........
#3. 다른 주택가 거리 (밤)
금순 벤치에 앉아 있다. 좀 전에 재희가 내뱉은 말이 머리에서 맴돈다. 믿어지지 않는다...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재희E : 너 정말 몰라서 물어?....내가 너 좋아했던 거?
금순 : .....
#4. 숙모네 대문 앞 (밤)
할머니 서성이며 금순이를 기다리다...뒤에 놓인 장의자에 앉는다....앉아서 모퉁이쪽 보는데,
저만큼 금순 모퉁이 돌아 나온다. 기운없이 걸어오는 금순.
할머니 그모습 보며 가슴이 아릿하다.
할머니 : (일어나 보다) 금순아.
금순 : (고개 들고 할머니 본다) 할머니!....(달려와 선다)....왜 나와 계세요?
할머니 : 걍 잠도 안오고...너 오나 안오나 볼라구?...(앉는다)...저녁은?
금순 : 이제 가서 먹어야죠.
할머니 : 여적지 저녁두 안먹었어?
금순 : 맨날 늦게 먹는데 뭐...(웃는다).....
할머니 : 왜 그러구 웃어?
금순 : 그냥....할머니 보니까 좋아서....
할머니 : (손녀의 웃음에서 쓸쓸함 읽는다)....왜?...미용실 일이 잘 안됐어?
금순 : ....예.....그 미용실 다시 들어가기는 어려울꺼 같애요...그동안 제가 잘못하고 실수한 것들이 많아서
부원장님이 저를 안좋아해요.
할머니 : 아녀 첫술에 배부르간? 오늘 가구 냘 가구 모레 가구 하다보면 다르지 않겄어?
금순 : ....저를 싫어하세요....제가 그렇게 행동한게 많아요....부원장님 안된다구 한 가불두 원장님 찾아가서 받았었거든요...
그땐 너무 다급해서 그랬는데 아마 부원장님 입장에서는 제가 정말 미웠을꺼에요.
할머니 : .....
금순 : 싫은 사람 자꾸 볼려면 그것도 괴롭잖아요 할머니?....
오늘 부원장님 보면서 더 매달리면 부원장님 괴롭히는거 밖에 안되겠구나 싶었어요...그래서요...
할머니 : ......
금순 : (빙그레) 괜찮아요 할머니 다른 미용실 알아보면 되요. 짧지만 그래두 경력두 있구 저번보다 훨씬 자리 구하기 쉬울꺼에요.
당장 안구해지면 그동안 휘성이랑 놀아주면서 그동안 못한 엄마노릇 하구요.
할머니 : ......
금순 : .....할머니?.....내가 너무 쉽게 포기한거 같에서 실망스러우시죠?
할머니 : 아녀....그럴만 허니께 그렇겄지....괜찮여...그람...다른데 일자리 구허믄 되지. 아 서울 시내 미용실이 좀 많어....
금순 : .....예....휘성이는요 할머니?
할머니 : 휘성이 아까 참에 놀이터 앞이서 휘성이 작은삼촌 만나서 그 편에 딸려보냈어.
금순 : 아 그러셨어요?
할머니 : 그려서 계속 여까정 올꺼 읎다구 니 전화기로 전화했드만 안받잖여.
금순 : 밧데리가 나갔어요.
할머니 : 워찍혀 헛걸음혀서.
금순 : 아녜요....이렇게 할머니 보니까 너무 좋은데......참.....(가방에서 박하사탕 봉투 꺼내 내민다)
...할머니 좋아하시는 박하사탕!...
할머니 : (반갑다)....어이구 오랜만이네....워서 났어? 샀어?....난 이놈만 믁으면 입이 션혀서 참 좋아...잘 먹으께 고마워...
금순 : .....할머니....시장에서 그렇게 어렵게 자리 따내서 저 키워주셨는데
저는 아직은 겨우 할머니한테 박하사탕밖에 못 사드려요.
할머니 : (보는).....
금순 : ....그래두 금순이 언젠가는 꼭 미용사 될꺼니까요....할머니 그때까지 꼬옥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되요.
할머니 : .....그람....걱정두 말어. 핼미는 너 미용사 돼서 휘성이 대학 보내도록 잘 키워내는거 보기 전까지는
절디 눈 안감을틴께 그런건 걱정두 말구....금순아...기운냐.....너 이보다 더한 일두 훌쩍훌쩍 잘 뗘넘어왔는디
이까지꺼 암것두 아녀, 미용실 금시 다시 구할껴 걱정마 기운 빠질꺼 하나 읎어.
아 장차 훌륭헌 미용사가 될 너 같은 앨 놓친 그 미용실이 손해지 니 손해 절디 아녀 기운냐 걱정두 말어.
금순 : (눈물 그렁해져서 빙그레).....
할머니 : 걱정두 말어 이?...(열심히 고개 끄떡이며 안스러운 손녀를 위로하고 독려하고)
금순 : 예 할머니...
#5. 시완방 (밤)
성란 화장대 앞에서 스틴 로션 바르다 돌아본다. 시완 서 있다.
성란 : 무슨 말?
시완 : 아까 어머니께 한 말 말이야.
성란 : 아...다시 출근한거 같다....이제는 집에는 쉬러오면 안되겠네요 한 말?
시완 : 그래...옆에서 듣는 나두 당황 했는데 엄마가 얼마나 당황하셨겠냐?
성란 : 웃으면서 얘기했는데 뭐...그리구 틀린 소리 아니잖아. 내 일하다 들어와서 집에 오자마자 또 집안일 해야 하는거면
또 다른 출근이지 뭐야? 나 결혼 전엔 집에 쉬러 갔었는데 결혼하구부터는 진짜 집에 오면서 쉰다는 생각 안들어.
시완 : 사실이 그렇다구 그걸 그렇게 꼭 입밖에 내어야 하나? 그런 말....엄마 세대는 수용하기 힘들어.
엄만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 아니잖아.
성란 : 그래서 내가 도우미 아줌마 도움 받자구 한거였어....다 잘할 수는 없잖아. 나는 수퍼우먼이 절대 아니야.
시완 : 누가 수퍼우먼이 되래? 날이면 날마다 요구하는 것두 아니구 늦는 날은 할 수 없구 어쩌다 일찍 들어오는 날
그거 조금 맞춰드리는 게 그렇게 힘드냐?
성란 : .....알았어. 알아 무슨 말인지....아는데.
시완 : 아는데?
성란 : .....이런 말 하면 또 화낼지 모르겠는데....나 처음에 맞춰 살려다가 실패한 사람이야.
그땐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뭐든지 내가 맞춰야 한다구 생각했어. 그래서 뭐든 알았어 해줄게. 예 그렇게 할께요 어머니...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도저히 남에게 나를 백프로 맞춰가며 살 수는 없는 애라는거 깨달았구....
시완 : ......
성란 : ......그래서 그래....다시는 그런 실패 반복하구 싶지 않아서....
시완 : 누구라두 자기를 백프로 맞춰가며 살수는 없어...그리구 내가 지금 너한테 백프로 너를 다 죽이구 맞춰 달라는거니?....
그리구 그렇게 평생 살자구 하는거야? 우리 여기서 일년 살다 나갈꺼야. 그 일년간....(후)
성란 : .....
시완 : 좀 양보하고 이해하구 넘어가 줄 수 없어?...우리 이제 가족이잖아.
성란 : .....알았어....근데.....아니야 알았어.
시완 : 말해 뭐?
성란 : .....아니야....애써 볼게.
#6. 마루 (밤)
금순 현관문 닫고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금순 안방쪽 살피며 작게.
금순 : ....다녀왔습니다.
정심E : 그래 쉬어라.
노소장E : 수고했다 금순아.
금순 : 예 아버님 어머니...안녕히 주무세요.
#7. 안방 (밤)
정심 노소장 이불 펴놓고 누워 있다.
노소장 : 금순이가 요즘은 자주 늦네....지난번 구직 강좌 듣다가 들었는데 미용실 일이 꽤 고되다구 하드라구,
특히 지금 금순이 하는 수련생 생활이 아주 고되구 힘들어서 몇 달 못버티구 그만 두는 사람이 다반사래.
요즘 애들 힘든 일 잘 안할려구 한대잖아.
정심 : (본다)....구직 강좌라니? 당신 그런 것두 나 몰래 들으러 다녔어요?
노소장 : 지난번 구청에서 하길래 한번 가서 들어봤지. 나같은 사오십대 퇴직자들이 꽤 많드라구.
정심 : 많죠 그럼 우리만 겪는 일인가...들으니까 돈을 떠나서 젊은 나이에 그냥들 있을수가 없어서
퇴직금들 갖구 빵집 치킨집 꽃집 뭐 그런 것들을 많이 한대요.
노소장 : 그렇다구 하드라구. 그런데 대부분 별 재미를 못본데.
정심 : 별 재미면 낫게 손 털고 박수 치구 나오는 사람이 다반사래드라. 그럼 안하던 일을 갑자기 잘 할 수 있나?
노소장 : 그래서 나는 중개사 시험을 한번 봐봐야겠다 생각한거야.
정심 : 공인중개사 시험 그거 요즘 하늘에 별따기래?
노소장 : 삼십대엔 일년 사십대엔 이년 오십대엔 삼년이라는 말두 있드만.
정심 : 그런걸 당신이 어떻게 해요?
노소장 : 일단 해보는거지 안되면 말구.
정심 : 그러지말구 나랑 여행두 다니구 등산두 가구 그래요. 당신 골빠져요. 젊어서두 공부랑은 별루 안친했잖아?
노소장 : 이사람이...나 공부 잘했어.
정심 : 에게....하늘이 알구 땅이 알구 내가 안다....공부랑 친한 사람이 그렇게 밤마다 내 창문 밑에 와서 뻐꾹뻐꾹 해댔어?
노소장 : 그런다구 창문 넘어 나와준 사람은 또 어떴구?
정심 : (웃는).....맞어 그땐 옆방에서 아버지가 주무시는데두 왜 그렇게 겁나는게 없었는지....
마당 다 쓸고 다니게 생긴 판탈롱 바지 입구 머리에는 물방울 스카프 하구....
여보 진짜 우리한테두 그런 시절이 있기는 있었나?
노소장 : 있었지 왜 없었어...
정심 : 애들은 안믿을꺼야 우리한테 그런 시절이 있었다구 하면...
#8. 거실 (밤)
은주 들어선다. 아줌마 문 열어준다.
은주 : 아무도 안계세요?
아줌마 : 예. 박사님이 몇 번이나 전화를(하는데. 전화벨 울린다)...받아보세요 박사님이실꺼에요.
은주 : (다가가 전화 받는다) 여보세요. 예 저에요.
장박E : 왜 그렇게 전화가 안돼?
은주 : 밧데리 나갔어요....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장박E : 니엄마 중환자실에 있다.
은주 : ....왜요? 왜 갑자기 중환자실이에요?.......예에.....알았어요. 은진이 데리구 잠깐 갈께요....
아녜요 잠깐 들를께요. 가서 전화 드릴께요....(끊고 잠시 걱정스럽다).....
#9. 은진방 (밤)
은진 책상에 앉아 공부 중이다. 노크소리. 문 열리고 은주 들어온다.
은진 : (내심 반갑다) 언니.
은주 : .....공부해?
은진 : (아직 좀 어색하다) 숙제...왜?...앉어.
은주 : 숙제 많이 남았어?
은진 : 아니 다 해가.
은주 : 그럼....잠깐 병원에 갔다오자. 엄마가 쓰러지셔서 중환자실에 계시대.
은진 : (놀라서) 엄마가?
#10. 중환자실 (밤)
영옥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기도 삽관 된 상태에서 여전히 의식이 없고, 산소마스크 끼고 있고, EKG 모니터링을 부착했다. 수액 달고 있다.
장박 영옥을 바라보고 서있다.
장박 : ......
#11. 중환자실 밖 복도 (밤)
은주 은진을 데리고 걸어온다. 겁에 질린 은진의 어깨를 감싸 보호하며 은주 은진을 데리고 온다.
장박 앉아 있다 돌아본다. 장박 일어난다.
은진 잰걸음으로 다가오고, 은주도 다가와선다.
은진 : 아빠 엄마는? 엄마 많이 아파요?
장박 : 좀 안좋으신데 괜찮아질꺼야....계속 혈압 높여가며 응급 투석 중이니까 곧 좋아지실꺼야....(은주 본다) 올꺼 없다니까.
은주 : 와봐야죠. 의식은요?
장박 : (은진 의식해서 대답 피하지만).....
은진 : 엄마 의식두 없어 아빠?
장박 : 지금은 없는데 곧 좋아지실꺼야.
은주 : 그래, 엄마 전에 아플 때두 쇼크 한번 크게 와서 중환자실 들어 왔었던거 기억 안나? 그때두 삼일만엔가 회복 했었잖아.
걱정마 곧 회복하실꺼야.
장박 : 그래 언니 말이 맞어.
은진 : 면회 되요 아빠?
장박 : 지금은 안돼.
은진 : 안돼요? 엄마 보고 싶은데.
장박 : 언니 따라 그만 집에 가구 내일 와 은진아.
은주 : (은진 어깨 당겨서 안으며)...괜찮아, 이럴수록 은진이 니가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엄마가 빨리 회복하셔....
내일 와서 보구 오늘은 그만 가자. 갈께요.
장박 : 그래 가라. 가 은진아.
은진 : 예....내일 일찍 올께요.
은주 : 저녁은 드셨어요?
장박 : ....대충....
은주 : 안들어오실꺼죠?
장박 : 여깄을꺼다.
은주 : (아빠가 걱정스럽다)....내일 일찍 옷 챙겨올께요....그래두 잠은 좀 주무세요.
장박 : ....고맙다....가.
은주, 은진을 데리고 장박을 남겨두고 가려니 마음에 걸린다. 장박 가는 두딸을 본다.
#12. 금순방 (밤)
국그릇에 밥을 말아 김치 놓고 밥 먹는 금순. 휘성은 옆에서 자고 있다.
방바닥에 낮에 프린팅한 사진들 한가득 널려있고, 스케치북 펼쳐져 있다.
각장 싸인펜도 놓여있고, 금순 스크랩북 만들고 있다.
금순 밥 한입 떠먹고, 사진을 뒤직이며 분류한다. 긴머리 웨이브머리 짧은 컷트 등등 머리를 모양별로 모으고, 다시 한입 떠먹고. /
다 먹은 빈그릇 쟁반에 놓구 쟁반 한 옆으로 치운다.
금순 스케치북에 사진들 파트 별로 모아서 붙인다. 하반기 트랜드 동향 분석한 것 메모해 온 것 설명해 적고, 다시 장을 넘기고 /
패션 메이컵 별 사진도 붙이고 밑에다 동향을 분석해 메모한 것 적고...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인써트.
재희 : (너무 분해 눈가에 눈물이 다 고인다) 너 정말 몰라서 물어?....내가 너 좋아했던 거?>
금순 가만히 하염없이 생각에 빠져든다.........
<인써트.
- 의국에서 기어이 손을 잡고 약을 발라주던 재희,
디카샵 앞에서 금순을 몰래 쳐다보다 얼른 고개 돌리던 재희,
현금인출기 앞에서 돈을 뽑아 내밀던 재희,
차안에서 금순에게 타라고 하던 재희,>
금순 그런 재희 모습들 떠오르며....그랬었구나.....그렇게 생각이 떠오를수록 가슴에 알 수 없는 슬픔이 자꾸만 차오른다.
금순 : .......
그러다 문득 시계를 보고 얼른 다시 사진 고르며 스크랩 작업 계속한다.
#13. 병원 복도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영옥을 실은 침상이 밀려 나온다.
보조요원들 침상을 밀고 이동하고, 그 뒤로 수련의가 뒤따른다.
#14. 투석실
영옥을 실은 침상이 들어온다. 주치의 장박 기다리고 있고.
주치의 달려들어 투석기 연결하고, 응급투석을 한다.
장박 한쪽에 서서 그 모습 지켜보면서, 그래도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영옥을 한없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계속 바라본다.
긴장과 걱정으로 손을 꼭 쥔다. 꼭쥔 손에 땀이 찬다.
수련의 혈압을 잰다.
주치의 : 얼마야?
수련의 : 60이구요 밑에 혈압은 50이상 안잡힙니다.
주치의 : 도파 더 투여해..(다른 수련의 다가와 주사약을 공급한다).....
장박 : (그 모습 지켜본다)......
#15. 연구실
장박 문 열고 들어오고, 주치의 뒤따라 들어온다.
주치의 소파에 앉고, 장박 냉장고로 다가가 음료수 꺼내다 따서 내민다.
주치의 : (받고)....일단 투석은 끝냈으니까 좀 나아지겠지.
장박 : 의식이 돌아와야 말이지. 의식이 안돌아온 적 언제 있었어?
주치의 : 투석 잘 끝냈으니까 곧 돌아올꺼야...그때 그 아가씨는 누구야? ....
장박 : (보는).....
주치의 : 그때 검사 의뢰했던 아가씨 말야. 조직적합성 아주 뛰어났던....
그렇게 뛰어난 조건을 가진 아가씨를 찾아 놓구 왜 이러구 있어? 그 아가씨가 신장 못 주겠대?
장박 : .....
주치의 : 신부전환자들 다 그렇지만 특히나 자네 부인의 경우는 이식만이 살길인데...
지금두 문제지만 깨어난다 해두 언제 또 이런 상황 오지말란 법 있어?
장박 : ......
#16. 재희방
재희 가방 챙기고 있다. 오미자 문 열고 들어온다.
오미자 : 재희야 지금 은주한테 전화 왔는데 은주엄마 쓰러져서 중환자실에 있다는데?
재희 : (돌아본다) 중환자실에요?.....회복이 안되셨나보구나 곧 회복하실지 알았드니.
오미자 : 넌 알구 있었어?
재희 : 예 길에서 쓰러져서 응급차로 실려왔었거든요.
오미자 : 어머나 저런....그럼 지금 아주 위험한 상탠거야? 위독하다거나 그런거야?
재희 : 글세 가봐야 알겠는데요 밤새 상황이 또 어떻게 변했는지 몰라서..(가방 챙긴다).....
오미자 : 재희야....너 왜 그렇게 얼굴이 꺼칠하니 안좋아? 너 어디 아퍼?
재희 : 아뇨....
오미자 : (얼굴 들여다본다).....근데 왜 그렇게 안색두 안좋구...
재희 : 왜?...아픈데 없다니까...(슬쩍 피하고 가방 마져 챙긴다).....
#17. 마루
노소장 정심 시완 태완 금순 성란 휘성 둘러앉아 아침을 먹는 중이다.
금순 : 짝은아주버님... 어제 휘성이 데려다 줘서 고마워요.
태완 : 내방 비샌거 알어?
금순 : 아뇨 몰랐어요. 비 샜어요?
태완 : 비샜어.
정심 : 그래서 오늘 방수공사해야 하니까 웬만하면 니들 둘다 일찍들 왔으면 좋겠다.
금순 : 예 어머니.
성란 : 어뜩하죠 저는 오늘 늦을꺼 같은데요.
정심 : .....그래 그럼 할 수 없구.
성란 : 방수 잡기 까다로울텐데.
시완 : 아버지 계시잖아.
성란 : 아 아버님이 계시니까 걱정 안해두 되겠네.
정심 : 뭐 끓는 소리가 난다?
금순 : 아 제가 물 올려놨어요. 옥수수차 다 떨어져 가길래요..(얼른 일어나 가면).....
성란 : 동서 간 김에 시완씨 국 한그릇만 더 퍼다 줄래?
금순 : 예 형님.
태완 : (그모습 얄미워 본다)......
#18. 주방
금순 씽크에 한가득 쌓인 설거지 하고 있다. 태완 다가와 컵에 물 따라 마신다.
태완 : 출근 안하냐?
금순 : (주춤해 돌아보는데).....(문 열리고 시완 성란 나온다).....
시완 : 제수씨 아직두 하구 있어요?
성란 : 그래 동서 출근 안해?
금순 : 이거 마져 해놓구 가두 되요. 가시게요?
성란 : 진짜 우리집 대가족이다. 저 설거지 양좀 봐. 무슨 대책을 세우든가 해야겠어. 이렇게는 동서나 나나 너무 힘들어.
태완 : (본다)....무슨 대책이요?
성란 : 그건 고민해 봐야죠.
시완 : 그래 일단 출근하자...가요 제수씨....(태완에게) 간다. (성란과 간다)
성란 : 가 동서.
금순 : 예 다녀오세요.
태완 : (가는거 보다가 가면).....참 말은 잘해. 입만 살아서....나보다 더한 강적이라니까.
금순 : (힐끔) 누구요?
태완 : 누군 누구야 제수 동서 내 형수지...근데 왜 출근 안해? 벌써 갔어야 하는 시간 아냐?
금순 : (어뜩하지....어색한 미소로 돌아서 설거지 하려다...다시 돌아본다)...저기요 아주버님....사실은 저....짤렸어요.
태완 : (본다).....
금순 : .....아버님 어머니께는 이따 저녁에 말씀 드릴께요. 오늘까지는 나갔다와야거든요.
태완 : .....그래 알았어....근데 어쩌다가?
금순 : .....
태완 : 야 클났다 집안에 백수가 몇 명이야.....이거 형수한테 함부러 하면 안 되겠는데.
#19. 미용실
오미자 문 열고 다가온다.
스텝들 청소하면서 오픈 준비 중이다. 오미자 다가오자 다들 인사한다.
오미자 : 좋은 아침....거기 탁자 삐뚤어졌다 잘 놔야지...(윤소란에게 다가와 선다) 윤실장.
윤소란 : (새로 들어온 헤어제품을 놓고 보다가) 원장님 나오셨어요?
오미자 : 오늘 부원장이 집에 사정이 생겨 늦거나 어쩌면 못올지두 모르니까 그렇게 알구 윤실장이 신경 좀 써줘요.
윤소란 : 예 알겠습니다 원장님.
#20. 미용실 앞
금순 스크랩북을 들고 걸어온다. 금순 조심스럽게 다가와 서서 통창 안을 바라본다.
손님들 많고, 직원들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보인다.
금순 그모습 바라보다가, 윤소란을 눈으로 찾는다. 커트 중인 윤소란 모습 보인다.
금순 그 모습 보며 빙그레 반갑다.
금순 : ......
#21. 미용실
손님이 무척 많고 번잡하다. 스텝들 바쁘게 움직이며 손님들을 샴핑실로 안내하며 오고 간다.
오미자 다가오며 샵을 둘러보고 살핀다.
혜미 : 손님 잠시만 기다리세요....(이동하는데)
손님3 : (기다리면서) 나 한참 기다렸어요. 샴푸라두 우선 좀 해줘요.
혜미 : 예 손님 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주세요.
윤소란 : (커트 하다 돌아본다) 혜미씨 어디가 해드리지?
혜미 : 샴핑실에 손님 한분 대기하고 계세요.
윤소란 : 그래...(둘러 보고 말희 다가오자) 말희씨 지금 시간 돼?
말희 : 저두 지금 염색 손님 기다리시는데요.
윤소란 : 그래...(손님3 돌아본다)...죄송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손님3 : 그 아가씨는 어디 갔어요. 그 늘 기분좋게 웃구 샴푸 시원하게 잘해주던 아가씨?
윤소란 : 예...그만 뒀어요.
오미자 : (그모습 보다...저만큼 앉아있는 손님 보고 돌아서다 보면)....
통창 밖에서 안쪽을 기웃거리는 금순 모습을 본다. 금순 둘러보다 오미자와 눈이 마주치자, 놀라서 얼른 고개 돌리고 외면한다.
통창 밖으로 총총히 피해서 창문을 벗어나는 금순 모습 보인다.
오미자 그모습 보다 입구로.
#22. 미용실 밖
금순 총총히 통창에서 벗어난다. 금순 휴...안도의 한숨. 그러다 스크랩북 본다. 전해드려야 하는데....
입구에서 오미자 나온다. 오미자 둘러보다 금순을 본다.
오미자 : 나금순.
금순 움찔한다. 아후....돌아보고 꾸벅 목례한다.
오미자 보다 다가온다. 오미자 다가와선다.
금순 : (목례한다)....안녕하세요 원장님.
오미자 : 여긴 또 웬일이야?
금순 : .....윤소란 선생님께 전해드릴게 있어서요....
오미자 : 뭔데? 줘봐 내가 전해줄게. 윤소란 지금 바뻐....내놔봐.
금순 : .....예....(결국 내민다)....
오미자 : 뭐야 이게...(받아서 펼쳐본다. 웨이브 커트 긴머리 짧은머리 별로 분류하구 분석한 스크랩북이다.
사진 다양하고, 촘촘히 트랜드 분석해 적어놓은 글씨를 봐도 얼마나 열심히 정성을 기울였나 알 수 있다)
.....스크랩을 했구만.
금순 : 예....전부터 선배님들 하는거 보고 해보고 싶었던 거라서요...혹시나 선생님께 조금이라두 도움이 됐으면 해서요....
오미자 : (보다 덮고)...그래 알았어. 내가 전해줄게.
금순 : .....예.....그럼....(머뭇대다) 안녕히 계세요 원장님....(가려면)
오미자 : 지금 바뻐?
금순 : 아니요.
오미자 : 그럼 샴핑실서 샴핑 좀 할 수 있어? 지금 손님이 많은데 일손이 딸리거든.
금순 : 예 그럼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오미자 : 그렇다구 복직이 되는건 절대 아니야.
금순 : 예 알아요 원장님.....그럼 지금 가서 할까요?
오미자 : 그래....
금순 그말에 반가운 마음으로 입구로.
오미자 가는 금순 보다가 스크랩북 펼쳐본다.
오미자 : (넘겨보다가).....(패션과 메이컵까지 사진, 기사, 트렌드 분석 해놓은 것 본다)
....제법이네....어디서 이 자료를 다 모았나....분석도 제법 정확하구....
#23. 숙모네 마루
숙모 상에다 밥공기 가져다 놓는다. 금아 국그릇 쟁반에 들고 다가와 놓는다.
할머니 문 열고 나와 상에 다가와 앉는다.
금아 : (쟁반 치우고)....엄마 어제 그 아줌마 누구에요?
숙모 : (본다. 내심 당황스럽지만)....어떤 아줌마?
금아 : 왜 아침에 저랑 같이 나가다 대문앞에서 마주친 아줌마요. 저 금아냐구 묻던?
숙모 : ......
할머니 : 뉘기? 뉘기 만났어?
숙모 : ....옛날에 같이 식당서 일하던 여잘 우연히 만났어요.
금아 : 식당서?....그 아줌마가 식당서 엄마랑 같이 일을 했다구? 되게 잘사는 집 아줌마 같앴는데?
숙모 : .....어쨌든 같이 일했다니까.....그나저나 너!...진짜 공부 안할꺼야?
금아 : .....
할머니 : 아 워쩌 그려 심심허믄 가다 한번씩 이미 끝난 얘기 아녀?
숙모 : 끝난 얘기는 무슨 끝난 얘기에요 어머니 저는 제 입으로 아직 허락 해준 적 없어요.
할머니 : 그럼 어여 해줘. 애덜 말루다 이미 꺔 끝났어.
숙모 : (속상한데).....
할머니 : 금아야 말혀봐 니가 요시 날이면 날마동 허고 댕기는 일이 뭐셔?
금아 : ....면접두 보고....알바두 하구 그래요....
숙모 : ....
금아 : 가능하면 영화사 쪽이나 기획사 쪽 홍보실 일을 하구 싶어서 그쪽으로 주로 알아보구 있는데요.
아직 뽑는데가 많지 않아서 현재는 이력서 내서 연락만 오면 닥치는 데로 면접은 다 보구 있어요.
숙모 : (속상한데).....(전화벨 울린다).....
할머니 : (보다 받는다)...여보쇼....여보쇼....아 여보쇼 진화를 혔으면 말씀을 허쇼....(하는데 툭 끊어진다)
.....뭐셔 아침부터....엊그제두 이러드만 또 이러네.
숙모 : (장기중인가 싶어 이상해 보는데).....
금아 : 진짜 아빠 아녜요 할머니?
할머니 : ....글씨 말여 암소리두 안들려서 짐작을 헐 수가 있나....(수화기 보며) 혹시 또 전화오믄 말여 에미 니가 받어봐.
아녀 아녀 만약 애비면 금아 니가 질루 만만컸다 금아 니가 받어봐.
금아 : 예....
할머니 : (수화기만 바라본다).....
숙모 : 드세요 그렇다구 전화가 당장 또 오겠어요....드세요...
할머니 : 그려 알것어...(그말에 수화기 보던 것 포기하고 숟가락 든다).....
숙모E : (먹는 척 하며 걱정스럽다)......장기중 이 인간 아냐....
어제 금순엄마 그러구 갔으니 나한테 따질려구 전화한거 아냐?.....
#24. 공중 전화부스
수화기를 내려 놓고 손을 떼지 못하고 있는 남자, 삼촌이다.
삼촌 : .....어머니....죄송합니다.....
삼촌 손을 떼고 돌아선다. 초최한 모습이다.
삼촌 부스에서 나와 선다. 막막한 표정으로 거리를 둘러보다, 한쪽으로 방향 정해 걸어간다.
- 73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