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가까운 김포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훌쩍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김포 여행은 크게 3개 코스로 나눌 수 있다. 대명포구, 덕포진, 교육박물관, 약암온천을 한데 묶는 코스와 조각공원과 애기봉 코스, 그리고 문수산 삼림욕장과 유리공예전시장, 차박물관 코스다. 모두 48번 국도와 인접해 있어 하루만에 돌아볼 수 있다.
제일 먼저 갈 곳은 대명포구. 군사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온 대명 포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다가 재작년 9월 30일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다. 대명포구를 가로막고 있던 해안철책선 중 250m 구간을 군과 협의해 시민들에게 개방키로 한 것이다.
|
강화도와 접해 있는 대명포구. | 대명포구는 강화도 초지리와 마주하는 바닷가. 예전에는 ‘한정나루’로 불리던 곳으로 양곡 사거리에서 8km 정도 떨어져 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바다로 흘러드는 들머리에 자리한 탓에 자연산 어종이 풍부하다. 물때를 맞춰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가면 싱싱한 생선을 살 수 있다. 거래되는 생선은 거개가 자연산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다. 어판장 입구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직접 재배한 채소며 곡물들을 팔고 있다. 해질 무렵 포구에서 강화도를 마주 보며 바닷가의 석양을 즐기는 일도 꽤 낭만이 있다. 포구 한쪽으로는 제2강화대교가 우람하게 서 있다.
◆겨울 온천의 메카, 약암온천 대명포구를 둘러보고 덕포진 방면으로 2km쯤 오다 보면 우측으로 약암온천(031-989-7000)이 보인다. 지하 400-500m 암반에서 용출되는 천연 미네랄 라듐천과 광염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미네랄 라듐천은 순환 및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체질을 중성으로 변화시켜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붉은 색으로 변해 홍염천수로도 불리는 광염천수는 염분이 바닷물의 10분 1 정도로 바닷물을 이용하는 해수탕과는 다르다. 각종 철분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피부미용과 관절염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약암온천은 71개의 객실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1급 호텔을 두고 있어 하룻밤 묵을 수 있으며 온천장은 동시에 1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각종 질병 치료에 온천만큼 좋은 요법은 없다. 온천욕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른바 온천요법은 온천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번쯤 알아두는 것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온천욕은 식사 1시간이 지난 후 10-15분 입욕했다가 30분-1시간 정도 푹 쉬는 것이 좋다. 고온탕에선 10분 이상 온천물 속에 몸을 담그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온은 사람 체온보다 다소 높은 38℃ -43℃가 적당하다. 뜨거운 온천물에 들어갈 때는 먼저 탕물을 끼얹어 몸을 따뜻하게 한 다음 욕탕에 들어간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가 갑자기 찬물과 열탕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 열탕에서는 피부혈관이 확장하므로 혈압이 저하된다. 온천욕을 많이 하면 좋다는 생각에 탕에 너무 오래 있거나 하루 4회 이상 온천욕을 하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또 때밀이 타올로 피부를 세게 미는 것은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비누칠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온천욕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한 방법이다. 온천물에는 구리, 아연 등 금속이온과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등 몸에 좋은 물질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온천욕 후 일반 물로 씻지 말고 자연 상태로 말리는 것이 좋다.
|
역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덕포진. | 인근에 있는 덕포진에도 가볼 만하다. 강화도 초지진과 맞닿아 있는 덕포진(사적지 제292호)은 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다. 덕포진은 병인-신미양요를 치른 역사 유적지로 조선 후기 내내 서구세력의 침략으로부터 영토를 보호하는 천혜의 요새지로 활용되었다. 고종 3년(1866)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군이 강화성과 문수산성을 공략하면서 갑곶진까지 철수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이곳 덕포진에서 별군관 이기조가 지휘하는 포대가 요격하여 물리친 바 있다. 지금도 바닷가 언덕에는 그 당시 불을 뿜던 포문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덕포진 안에 마련된 유물전시관에 보관 중이다. 덕포진은 1981년 사적 292호로 지정됐으며 포대와 파수청터 등이 당시의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다. 파수청터 근처에는 잘 가꾸어진 무덤이 하나 있는데 그 무덤에는 고려 때 군주에 대한 충성을 간직한 애절한 전설이 담겨져 있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모인 교육박물관 덕포진 바로 앞에는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 부부가 세운 덕포진교육박물관(031-989-8580)이 있다. 실물을 재현한 각종 교육 용구들이 눈길을 끈다. 이 박물관에 들어서면 누구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게 된다. 김동선(63)-이인숙(58) 부부는 옛 교육 용구들을 구하느라 갖은 고생을 했다고 들려준다. 요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물건들도 전시돼 있다. 나무틀에 모래를 담아 글씨 연습을 하던 사판(砂板), 일제시대 때 사용했던 피아노, 옛날 교과서와 교재, 병아리 우리, 가래 등등 저마다 사연이 서린 4천여 점의 물건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
교육박물관 앞에 선 이인숙-김동선 부부. | 덕포진을 둘러보고 누산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실향민들의 한이 서린 애기봉과 김포조각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문수산 기슭에 자리한 조각공원에는 미국의 댄 그레이엄, 러시아의 일리야 카바코프, 일본의 고조 니시노 같은 유명 외국 작가들과 김영원. 김주호 등 국내 작가들이 출품한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다. 수목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도심에서는 맛보기 힘든 사색과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조각공원 끝머리 능선 위 팔각정에 오르면 시원스레 펼쳐진 김포평야와 한강이 내려다보여 상쾌하기 그지없다. 공원에는 또 배구장 농구장과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청소년수련관, 눈썰매장, 레포츠 공원도 함께 있어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조각공원 맞은편 문수산 자락에는 문수산성과 삼림욕장이 각각 자리잡고 있다. 문수산은 김포에서 가장 높은 명산으로 동쪽으로는 한강 포구와 서울의 삼각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이는 절경지로 경치가 사계절 아름다워 ‘김포의 금강’이라고 불린다. 문수산 삼림욕장은 약 4.6㎞의 등산로와 팔각정, 벤치, 원두막, 평상, 야외탁자 등 편의시설과 철봉, 평행봉, 배드민턴장, 씨름장, 배구,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의 운동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아주 좋다. 산 안에 있는 문수산성은 조선 숙종 때 축성한 성으로, 구한말 외세의 침략에 저항한 역사의 산교육장이다. 고종 3년(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행코스: 동녘골-문수산-헬기장-문수산성. 산림욕장 입구 왼편에 작은 절 문수사가 있다. 100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
문수산 기슭에 자리한 김포조각공원. | 조각공원에서 5㎞쯤 더 가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애기봉이 우뚝 서 있다. 병자호란 당시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愛妓)와의 슬픈 전설이 얽혀있는 이곳은 한강 건너편으로 북녘땅 황해도 개풍땅이 지척이다. 실향민들을 위해 망배단도 세워져 있는데, 분단의 아픔이 온몸으로 전해온다. 애기봉은 출입통제소에서 신고서를 써야하기 때문에 신분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면 이곳에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석탄일이면 대형연등이 불을 밝혀 북녘땅까지도 밝은 빛을 전한다. 애기봉 관광 및 견학 수익금은 재향군인회에서 전액 보훈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입시간 08:30~17:00. 애기봉 관리사무소(031-988-6128)
이외에도 군하리 갈림길에서 1㎞쯤 더 가면 ㈜성진유리에서 운영하는 ‘그라스빌 유리 전시판매장’이 나온다. 예쁜 유리제품을 파는 이곳에서는 직접 유리를 녹이고 구워 컵이나 병 등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1만원의 실습비를 내면 직접 해볼 수도 있어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꽃병 촛대 어항 찻잔 등 이곳에서 직접 만든 각종 유리공예품들을 저렴한 값에 살 수도 있다. 문의: 031-981-6774
|
문수산 중턱의 문수산성. | 또한 애기봉 못 미쳐 월곶면 개곡리에는 차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도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 박물관은 사단법인 예명원 손민영(60세)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했는데, 지상 3층 규모의 전시실과 연수원, 연못, 정자, 투호장 등의 부대시설과 잔디밭을 갖추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 전남 강진요에서 만들어진 연잎찻잔과 풍로를 비롯해 전통예절과 관련된 6백여 권의 고서는 이 박물관의 자랑거리다. 매주 금, 토, 일요일 전시관을 개방하고 있으며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입장료는 무료다. 연락처 031-998-1000.
♦가는 길=서울에서 갈 경우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타고 가다가 김포대교를 건너 48번 국도를 탄다. 누산삼거리에서 직진하면 강화 방면 애기봉과 조각공원으로 이어지고 좌회전하면 덕포진과 양촌쪽으로 빠지는 352번 지방도로와 만나게 된다. 양촌면과 대곶면 소재지를 지나 9km쯤 가면 석정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직진하면 대명포구, 우회전하면 석정리와 덕포진 가는 길이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덕포진에서 시멘트로 포장된 오솔길을 따라 1.2km쯤 들어가면 된다. 김포 누산삼거리에서 대명 포구 가는 마을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있다. 지하철 5호선 송정역에서 약암온천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하루에 2번(오전 10시 40분, 오후 4시 30분) 다닌다. 올림픽대로→김포제방도로→누산삼거리→마송→성동검문소→문수산. 약암온천과 덕포진 주변에 약암관광호텔(989-7001~9)을 비롯해 리베여관(987-9866), 그랜드여관(987-4978), 스위스파크(987-6255), 부메랑모텔(997-3500) 등이 있고, 대명포구에 가면 싱싱한 회 맛을 즐길 수 있다. 회마을(987-7890), 서산꽃게전문점(989-6835), 덕포진가든(989-5087), 인천횟집(987-0251), 삼호복집(981-3536) 등이 권할만하다.
| |
첫댓글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