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박재삼
내 죽으면 설워할 이
참 불과 몇이라도 있을 걸 밑거름삼아 살다 보면
그 사람들은 확실히 내 마음 꽃밭에 핀 꽃이 아닐 수 없고
내 마음이 그 꽃 생긴 가장자리에서 그들 모르게 꽃 생긴 모양대로 한없이 닮아 떨리어 마지 않는 것이 아닐 수 없고
내 죽어 그 밖에 내 모르는 그 많은 사람들은
하다못해 잎이라도 되는 걸로 새기지 않을 수 없고
내 마음이 그 잎들을 멀찌기서 볼 부비고 싶은 그 싱싱한 잎들이 아닐 수 없고
.....과연 안 그럴까.
===[박재삼詩 100選, 박재삼문학관운영위원회]===
해운대 요트경기장에
배롱나무 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계절따라 꽃은 피고 집니다.
어떻게 알고 잊지않고 어김없이
"나 여기 있어요"하고 피어납니다.
꽃이 피고지듯이
아침되고 저녁이 되듯이
사람도 생(生)과 사(死)를 반복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生과 死에는 눈물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는 본인이 울고 주변사람은 웃고,
죽을 때는 본인은 말 없으나 주변사람이 웁니다.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들.
어느 한쪽이 짧지만 모른채 살아갑니다.
고향 뒷산에 무덤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무덤.
봄이면 무덤가에 누워 봄볕을 즐기곤 했습니다.
솜털 가득한 할미꽃이 나의 친구가 되어주곤 했습니다.
하늘의 구름이 둥실둥실 산을 넘어 갔던 고향이 그립습니다.
편한 일요일되시고 건강하세요.
=적토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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