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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country 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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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여행 후기 스크랩 초보의 축령산 우중 솔로캠핑!!!
차니화니 추천 0 조회 2,546 11.05.07 23:06 댓글 22
게시글 본문내용

처음 캠핑 후기를 적어봅니다...

글솜씨도, 사진 실력도, 캠핑 실력도 모두 초보라 쉬 엄두가 나지도 않았고, 워낙 귀차니스트인지라...

다른 고수님들의 경험만 빼먹고 감탄만 하다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저도 한번 후기라는 것을 작성해 봤습니다..

캠핑할때는 후기를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맘속에서 참 잘만 썼는데...막상 컴터앞에 앉으니 초등학교 때 순서대로 써내려가는 일기장이 되어 버렸네요.."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학교갔다 와서 놀고 저녁밥을 먹은 후에 잠들었다"...머 이런....

하지만 초보의 용기를 가상히 여기셔서 그냥 넓은 아량으로  봐주시길...

다른 분들이 대부분 후기에서 말을 편하게 하시는 데 경어체를 사용하는 것이 왠지 촌스러운 것 같아서 저도 따라해봅니다....

 

혼자만의 주말 캠핑....

금요일 오후 회사에 반차를 내고 아들녀석 학교 운동회에 잠깐 얼굴을 비친 후 축령산으로 향했다.

 

올해는 유난히 주말에 비가 많이 온다는 것으로 기록으로도 나와 있단다....

캠핑이야 사실 세팅할때와 철수할 때만 비가 안오면 성공인 것을....

사실 캠핑장에서 맞는 비야 옵션 아닌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생각에 젖는 것도 캠핑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래도 장비 말릴 생각을 하면....휴~~

 

다행스럽게도 출발할 때까지 보슬보슬 내리던 이슬비도 잠깐 그치고 괜찮은 위치의 데크가 비어 있길래 바로 세팅에 들어갔다.

오늘도 산음휴양림에서 처럼 텐트 없이 타프아래에서 하룻밤을 지낼 생각이었다.

아직 경험이 미숙한 초보라 타프의 자세를 잡는 것이 관건!!

공구 실타프가 너무 얇은 감이 있어서 비가 많이 오면 버텨줄 지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믿고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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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을 잡아 놓고 얼마나 속으로 흐뭇하던지...생각보다 각이 잘나왔다.

 

세팅을 마치고 요즘 많이 듣고 있는 인디밴드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한잔의 여유를 찾는다...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터라 캠핑가서 먹을 요량으로 4컵짜리 비알레띠 브리카와 그라인더를 샀지만 그것도 부담스러워 원두가루와 드립퍼를 가져갔다...

산속에서 느껴지는 진한 커피향...

코베아 필드체어에 등을 의지한 채 발을 쭉 뻗어본다..

 

잠깐 내린 비에도 꽃망울에는 빗망울이 맺혀서 그런지 지 모를 상큼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멀리서 바라본 나만의 사이트...아무리봐도 만족스럽다...초보가 저정도면 그래도 쫌 괜찮게 쳤다는 만족감...

뒤편의 통나무집과도 왠지 어울린다는...ㅎㅎ..

 

 

사이트 구축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낭만전기님께 문자를 날렸는데...

역시나 지난 주 번개에서 너무 무리하신 탓에 이번주는 쉬신단다..진짜 혼자만의 시간이 되겠다...쫌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저녁으로 부대찌게를 끓여먹었는데...내가 배가 고팠던 탓일까?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미처 제대로 된 사진을 못찍었다...먹고 남은 부대찌개라도 아쉽지만...

보기엔 이래도 생각보다 맛있었다...청양고추를 넣어서 매콤하게..콩나물과 된장도 살짝....

맥주2캔은 순식간에 비워버렸고...소주 1병과 맥주 1캔밖에 남지 않았는데...

 

 

I.C....

근데 회사 동료한테서 전화가 왔다...혹시나 하는 우려가...

회사일때문에 일요일까지 자료를 만들어서 이사장에게 갑자기 보고를 해야 한단다...일요일에 출근해야 할듯...원래는 축령산 1박 후 토요일에는 근처의 캠핑파워야영장에서 있는 알파인텐트에 참여할려고 했는데....그래서 토요일 철수하는 것으로 계획 수정..

 

우울한 생각은 얼른 잊어버려야지...

대충(?) 저녁을 맛있게 먹고, 솔캠에서만 느끼는 특별한 매력....멍때리기에 돌입한다...

 

인디밴드 노래 중 내가 좋아하는 바비킴 노래가 하나 섞여있다. 사실 바비킴이 인디밴드는 아닌데, 요즘 인디밴드의 대세 10cm가 피쳐링을 한 탓에 인디밴드 노래로 내 맘대로 분류해버렸다...근데 얼마전 바비킴이 크게 다쳤다는데 괜찮은지 갑작스래 걱정이 된다...

건강하게 얼른 일어나서 더 좋은 노래 들려줘야 하는데...

요즘 좋아하는 인디밴드는 십센치 외에도 가을방학, 브로콜리너마저, 옥상달빛, 이아립 등이 좋다..듣기 편해서 너무 좋다...

 

혼자서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노라지 저녁 무렵부터 내리는 빗소리도 음악소리에 섞여 나쁘지 않다..

왠지 나를 더 분위기 있는 남자로 만들어 주는 듯한 착각. '실타프의 펄럭거림도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댄스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순간 '나도 꽤 로맨틱하단 말야'라는 착각....머 혼자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들 창피할 것도 없자나?

 

하지만 이런 착각도 잠깐...입이 심심해진다...허기가 지는 것도 아닌데..먹고싶다..착각놀이는 잠시 뒤로 접어두고...

그래서 집에서 미리 준비해온 김치부침개를 부쳐 먹기로 한다.

나만의 전매특허....우리 식구만 아는 비법..알면서도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비법..김치부침개

나만의 김치부침개는 고구마가루를 부침가루와 섞고, 계란 1~2개와 김치, 그리고 물이 아닌 우유로 반죽을 하되....얇게...최대한 얇게 부친다...그럼 쫄깃하면서도 영양가 있는 김치부침개가 된다...

 

 

 

느즈막히 바로 뒤 데크에 남자 혼자서 와서 텐트 세팅을 대충 마무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부침개 2장을 가져다 주고, 감사의 표현과 함께 요플레 큰거 하나를 얻어왔다...혹시 술 생각이 나면 오라고 했는데...아무래도 술하고는 안친한 분인 것 같다...살짝 기다리다 그냥 포기하고 나 혼자 소주 한잔...

 

근데..아무래도 오늘 날 잘못잡았다..

휴양림에 도착했을 때부터 날씨도 안좋은데 생각보다 텐트가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인천의 한 학교에서 단체로 캠핑을 왔단다...

무슨 학교인지는 모르지만 초중고 과정이 한학교에 있는데, 아무래도 대안학교쯤 되는듯...암튼 그맘때 아이들처럼........ 시끄러웠다..

그런데 듣는 우리야 시끄럽겠지만 우리도 저맘때가 있었지. 그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얼마나 재밌었는지를 생각하며 살짝 올라오는 짜증을 눌러본다...

근데...인간적으로 너무 시끄럽다...

얘들아!!! 나 멍때리러 왔다고....

 

12시 넘어서 살짝 졸립기도 하고 해서 잠을 청했다...

근데...잠을 설쳤다...도통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비는 그렇다 쳐도 바람이 어찌나 불어대던지...

어설프게 친 타프가 초보티내고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동이 터 있었다...그것도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고함소리와 함께...

타프 밑에는 송알송알 물방울이 맺혀있다...밤새 날 잠못자게 괴롭히긴 했지만 물방울이 예쁘긴 하다.

진한 안개도 피어있고 말라있던 도랑에 살짝 물이 흐른다...

 

 

 

 

 

 

 

원래 2박 일정으로 준비해서 먹어보지도 못한 한우 살치살...애들이나 구워줘야 겠다..

 

 

 

여기서 휴양림 데크위에서 최강의 위력을 자랑하는 나의 아이템을 소개한다.

바로 나사못이다....

데크위에서 나사못이나 일반 못은 살짝 불편한 감이 있는데, 이 데크용 나사못은 그냥 손으로 돌리면 된다...한번 걸어놓으면 타프나 텐트가 빠지지 않는다...

저번 산음 휴양림에서 낭만전기남과 정우야님, 고등어님께 몇개씩 분양했더니 나도 몇개 남지 않아서 더 장만해야겠다..

 

 

아쉬는 아침은 대충 어제 먹고 남은 부대찌게에 라면을 끓여 먹고 있자니 어제 살짝 다녀가셨던 노년의 신사분께서 다시 방문해주셨다.

어제도 이리저리 관심있게 보시더니 오늘은 아예 카메라를 들고 오셨다...그런데 그 포스가 범상치 않다..필카에 노출계까지...

오지 백패킹도 7년정도 경력을 갖고 계신 노신사는 오늘은 손주들과 통나무집에서 주무셨는데, 화장실 빼고는 비박보다 나을게 없다고 하신다...

내가 드리퍼에 내려드린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비박이며, 카메라, 커피등 짧은 시간이지만 짧고 굻은 얘기들을 나눈 뒤 커피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손주들에게 가셨다...

스쳐가는 듯한 인연이 캠핑에서는 의외로 많고, 대단한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다...

취미가 같으니 남같지 않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금새 거리감이 없어지고...

그래서 하나의 좋은 기억을 만들게되는...

캠핑이 주는 그런 예기치 않는 이벤트(?)가 싫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느즈막한 벚꽃을 보았다...축령산에는 이제 벚꽃이 떨어지고 있었다.

왠지 아주 멀리 온듯한 느낌...서울에서 맘만 먹으면 금새 올 수 있는 곳인데...

 

 

알파인 텐트 축제가 열리는 캠핑장이 여기서 3km밖에 안되는데...

그것을 뒤로하고 돌아오자니 속이 쓰렸지만 별수 없자나...일요일 출근해서 일을 해야하니...

쉽게 포기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원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지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내 얼굴이 나오는 사진이 별로 없기는 하고, 워낙에 인지도 바닥인 유령에 가까운 회원이라 후기글을 보고 어캐생긴 ㅋㅊㅂ 인지 궁금해 하실 횐님들이 계실 것 같아서 스맛폰으로 셀카를 찍어본다...정면은 민망해서..

.

 

차니화니의 첫 캠핑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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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07 23:59

    첫댓글 차니화니님~~^^ 와아~~ 후기가~~ 글이면 글! 사진이면 사진!
    진정 고수의 향취가~~ 완전 최고예요~~*^^*
    초보라고 말씀하신 건 넘 큰 겸손이시네요~~
    완전 후기의 종결자이십니다~~ 후기 종결자 넘버원에 등극하심을 축하드립니다~~ㅎㅎ
    2주년 정모때 뵈야쥐요~~^^ 아참! 그리고 혼자 가실땐 저한테도 문자 주세용~~ ㅋㅋ

  • 작성자 11.05.08 11:21

    역시나 크레커님께서 1등으로 댓글을 달아 주시네요...
    근데.고수라는 말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다음에 갈때는 크레커님께 꼭 연락드려야겠어요...
    저도 크레커님과 함께 하는 캠핑이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 11.05.09 00:28

    ㅎㅎ 그럼 차니화니님과 함께 가면 맛있는 김치부침개 먹을 수 있는거죠??? ㅋㅋ 감사합니다~ ^^

  • 11.05.08 07:19

    빗방울떨어지는 축령산의 분위기나는후기 ~~
    최고네요 ㅎㅎ

  • 작성자 11.05.08 11:23

    비가 와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약간 방해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참 활기찰 시기인지라 이해하고 넘어가면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아요...
    우중 캠핑도 나름 매력이 넘치잖아요..

  • 11.05.08 09:10

    나홀로 캠핑에 비까지 동반하셨으니 아주 멋진 추억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
    밤새 비바람에 고생하셨겠지만 보는 우리에겐 그져 낭만이 뚝뚝 떨어진다는~~~~ㅎㅎ

  • 작성자 11.05.08 11:23

    낭만이 디온님께도 전해졌다니 다행이군요...
    저도 참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잘때 타프 날아갈까 걱정하면서 잠을 설친 것만 빼면요...

  • 11.05.08 10:19

    빗방울과 함깨한 솔로캠핑.. 멋져요..사진과 후기도 멋지고^^
    다음주 시간나시면 유명산휴양림 갑시다.참 데크나사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할려고 마트 가니 없던데..
    그리고 한우는 숯불에 구리석쇠 아시죠..ㅋ

  • 작성자 11.05.08 18:33

    낭만전기님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갑작스럽게 연락드린 거긴 하지만...
    다음주는 제가 식구들하고 오토캠핑 약속이 되어 있어서 좀 어려울 것 같고...
    놀토가 아니면 아무때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놀토는 아이들 데리고 캠핑을 가야해서요..
    데크 나사는 공구품목이라...제가 더 구해서 필요하면 분양해드릴게요...
    구리석쇠 좋다고 하는데....지금은 그냥 원형 로스터 사용하고 있네요...

  • 11.05.08 11:35

    드디어 차니화니님 사진을 보게 되네요 .
    흙냄새 솔솔나는듯한 비오는 숲도 좋고 흐린날 붉은색 타프가 조화로워요

  • 작성자 11.05.08 11:28

    어렵게 후기 쓰게 되네요...항상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기만 하자니 죄송한 생각도 들고 해서...
    근데 사진 용량을 너무 줄였나봐요...해상도가 너무 떨어져서 느낌이 살짝 죽었어요...
    원래 발로 찍는 사진이 오죽하겠습니까만은....
    정우야님과의 산음휴양림과의 시간도 즐거웠는데..너무 짧은 시간이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길게...

  • 11.05.08 20:56

    솔캠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미 캠핑 고수아니신가요? 캠핑 자체를 즐기고 사람을 즐기신다면 진정 고수라 생각합니다. 멋있습니다.

  • 작성자 11.05.09 08:28

    잘살자님 감사합니다. 캠핑이라는 것이 사람을 너그럽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훨씬 쉽게 다가가게 만들어주니까요.

  • 11.05.09 13:33

    매주 주말을 밖에서 자는저도 차니화니님의 글을 보니 오늘도 퇴근후에 축령산으로 떠나볼까요 잘 보았습니다.

  • 작성자 11.05.09 15:30

    오늘은 어버이날 못가본 처갓집에 가야 돼서....조금 더 더워지면 날파리와 모기가 극성을 부리겠죠...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 11.05.09 13:55

    다른말 필요 없습니다 솔로비박 멋지십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 작성자 11.05.09 15:31

    제가 감사하죠...부족한 후기에 글을 남겨 주시고...

  • 11.05.09 14:46

    와우 진짜로 각이 대단하신데요 ? ㅎㅎ 비오는 데크위에도 빨강이 강렬하게 멋집니다 참 진솔한 분이시던데 멍때리기가 잘어울리실것 같습니다 ^^

  • 작성자 11.05.09 15:32

    이번 정모에서 후우린노오또님을 뵐 수 있음 좋겠어요...꼭이요...남해에서 뵜을때 첫눈에 무척 정이 많으신 분이라는 걸 금새 알겠더라구요...이왕이면 후노사님도 같이...

  • 11.05.09 20:32

    타프 각. 멋지십니다! ^^

  • 작성자 11.05.09 22:24

    감사합니다. 너무 초보티 내고있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11.05.16 15:33

    아...사진 보니 저도 같은날 같은곳에 있었나 봅니다.... 중간 사진찍에 오른쪽 맨 구퉁이 녹색 텐트에 제가 칩거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블다 하이라이트 펴기 귀찮아서 후배 텐트에서 그냥... 잤거든요.... 빨강색 때문에 눈에 확 띄었는데.. 역시 오지캠핑분이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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