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49권》
51. 비상품非常品
[3 - 14]
그때 음향왕이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각각 수보리 벽지불의 사리를 메고 내 나라로 돌아가자.'
신하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금金 평상에 눕혀 수레에 싣고 국내로 돌아갔다. 이때 음향왕은 곧 쇠 곽을 만들도록 명령하고 그 안에 향유를 가득 채운 뒤에 벽지불의 몸을 목욕시키고 겁파육의로 그 몸을 쌌다. 다시 온갖 채색이 있고 좋은 비단옷으로 그 위를 덮어 쇠 곽 안에 넣고는 또 쇠 덮개로 그 위를 덮고 여러 곳에 못을 쳐 든든하게 하고나서 흰 천 1백 장으로 그 위를 덮었다.
그리고 갖가지 좋은 향을 가져다가 벽지불의 몸을 그 속에 두고,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향과 꽃을 공양하였다.
이레가 지난 뒤에 벽지불을 화장한 사리舍利에 다시 이레 동안 풍악을 울리면서 공양을 올리고 네거리에 탑 하나를 세웠다.
그리고는 향, 꽃,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공양하고 광대로 하여금 풍악을 울리며 그 탑에 공양하였느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어떤 중생이 벽지불의 사리를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곧 삼십삼천에 태어날 것이요, 또 어떤 중생이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면 세갈래 나쁜 세계를 돌려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나니, 그때의 음향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는 바로 지금의 나였느니라. 그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면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니, 나는 지금 그 이치를 관찰하고 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고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널리 펴라.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면 곧 욕애欲愛, 색애色愛, 무색애無色愛를 모두 끊고, 무명無明과 교만도 영원히 남김없이 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불로 초목과 높고 좋은 강당의 창과 문을 태우는 것과 같다. 비구가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사유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욕애, 색애, 무색애를 영원히 끊어 남김없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마음을 다해 어기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게 하라."
이렇게 설법하실 때 그 자리에서 60여 명의 비구들은 번뇌가 다 끊어지고 뜻에 이해가 생겼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