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 망내이 또 약 올맀노. 어이~" 엄마. <역시 엄마야!> "얼른 일나서 밥 마자 묵어라~"
엄마 말 곱게 안 놔두는 형과 누나들. "익아. 니 정말 삐짔나? 뭐 남자가 그만 일로 삐지노. 같이 묵자~. 어! 벌써 된장찌개 다 묵어가네. 익이 좋아하는 계란찜은 벌써 다 묵었네..."
삐져? 남자가 그만 일로?? 으... 그렇게 말하면 내가 우에 일나노... 좀 더 버티어 본다.
역시, 답답해하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 "얼른 일나서 밥 묵어라 안 카나~" 소리가 약간 높아지며 엄마 속 탐이 느껴지면, 못 이기는 척 일어날 작정인데... "놔 두이소. 사나 짜슥이 저래 잘 삐지가 어데 써 묵겠심니까~" 큰형의 비수가 옆구리를 찌르고 나는 몸에 힘이 다시 빠지고 만다.
좀 서럽다. 먹다 남은 계란찜에 밥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가람형이 다 비벼먹었으면 어쩌지... 엄마가 한번 더 채근하실 때가 됐는데...
"얼른 일나라~ 뭐하노. 얼른 밥 안 묵고..." 그제야 못 이기는 체 슬그머니 일어나면... "어! 익이 일어나네. 계속 누워 있지 와?" 이구동성.
으... 체면 깎이네. 다시 누워버릴까? 그때 보이는 조금 남은 계란찜. 어! 작은 히야가 계란찜 남겨놨네. ㅎㅎ 얼른 남은 밥 함께 비벼서 큰 입으로 한 숟가락 푹 넣으면... 크... 그 맛 비할 것이 없다. 고소한 뜨물 숭늉으로 저녁 식사 마무리되면 큰형의 배호 노래 한곡, 숟가락 마이크로 구성지게 넘어갔다.
**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눈 감으면 어제 같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날들이 오십 년도 더 전이라니...
그래도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눈 감으면 곧장 그 시절로 달려가 가슴 따뜻해지는 추억 부자이니 말이다.
저흰 김 한장씩 돌려졌는데 작은 형은 16조각까지 낼 수 있었지요. 전 12조각까지 김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꺼 다 먹고나면 형 남은 김이 부러웠지요. ㅎㅎ 큰형부터의 터울이 14, 9, 6, 3이다 보니 생선 반찬이라도 나오면 마음만 바빴었어요. 가시 빼랴, 살 바르랴... ㅎ 콩꽃님 덕분에 더 디테일한 필름들이 돌아갑니다. ㅎㅎ 내년에도 건강 잘 유지하시고 지금처럼 언제나 수필방 큰 우산으로 계셔주세요~
경상도 사투리가 왜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는지요. 두레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밥먹는 풍경이 너무도 정겹게 느껴져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번집니다. 한번 삐치고 나서 숟가락 놓고나면 다시 일어나 밥먹기 민망하죠ㅎ 엄마가 몇번씩 권해 준 덕분에 달걀찜 맛있게 먹었겠지요. 이제는 먼 추억의 정겨운 풍경. 가슴이 따뜻하기도 하고 또 아릿하기도 하네요. 두레상에서 같이 밥먹던 그 식구들 중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가족들 생각, 또한 살아 있어도 머리 허연 노인이 된 형제 자매들 생각~~ 창밖에는 잔설이 보이는 겨울 밤에 아름다운 추억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가족 해체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데에는 두레상과 같이 가족을 끈끈하게 묶어주던 그런 날들이 거름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같이 이겨내던 그 시절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도 합심해서 잘 극복해왔다고 생각하고든요. ㅎ 늘 쓴 글보다 더ㅠ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베리아님, 새해에도 늘 건강하세요~
첫댓글 새집 이사 했다고 그런가요 데코레이션이 풍성합니다
그런데 환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50년전 추억이 대비되니 우짠지 쓸쓸함도 묻어나는것 같기도 하고
이곳도 지금 이브인데 쥐죽은 듯 ~
원래도 조용한 동네인데 오늘은 더한것 같아서 차라리 쓸쓸하네요 ~ 메리크리스마스~
저희 집 아닙니다. ㅎㅎ
저희는 트리 하나 딱 소품으로 문 앞에 내놓고 체면만 차렸습니다.
분위기 있는 동네 장식 구경하다가 멋져보이는 집이 있어 올렸습니다.
저희 집은 안개 낀 흐린날 찍었습니다.
단풍들겄네님. 메리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요!!
내년엔 더 좋은 일만
있으시고
건강 하십시요!!~~♥️🎁🎄👍🙏
그래도 이뿐댁 에서
옛일을 추억 하시고요..ㅎ
계란찜, 계란말이.. 다 좋치요!!
ㅎㅎ
메리 크리스마스~
하나님의 은총과 성탄의 기쁨이
수샨님에게~
오 남매 중 막내면
살가운 대접을 받으셨겠습니다.
형님들도 의젓하시고요.
어머니께서는 오 남매가 하는
말을 다 들으시는 그림이고요.
동화 속처럼
행복한 집안입니다.
티없이 자란 기운을 아직
고스란히 간직하신 마음자리님
이시네요.
읽으면서 익이가 떠올라 슬몃
웃었습니다.ㅎㅎ
제가 가족 복이 참 컸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들게 살던 시절에...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가지고 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젊을 때와 달리 피하게 됩니다.
조용한 곳이 더 좋구요. ㅎ
추억 부자 마음자리님의
따스한 가족들의 밥상 이야기에
미소가 마음속까지 퍼지네요
행복한 성탄되세요^^
그때 서민들이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옻칠된 두레상이
있었지 싶습니다.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던 가족들도요.
새해엔 겨울꽃장수님 우울함도
활짝 개이기를.. 소망합니다.
어제 이브는
큰 아들네 갔다가,
저녁 9시 다되어
집에 들어와
작은 아들네
식구들과 케이크 자르며
맥주 한잔으로 크리스마스를
축하했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늦은 아침을 먹고
가까운 영화관에
가려했으나
예약이 잘 안되어
종일 TV로 세계여행을 즐겼습니다.
마음자리님
이제 그 곳은
성탄의 아침이 밝겠군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성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성탄절 동안 두루두루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셨네요.
새해에도 혜전님 늘 건강하시고
유익한 시간들 많이 가지시라고
기원 드립니다.
그걸 두레상이라 하나요.
오붓한 가족식사, 그 정경이 많이 그립겠습니다.
먹고, 마시고 지금은 많이 자제 하지만
우리처럼 밖에서 떠들석 하지 않고
정작 산타 근원지인 서구 사람은 탄신일에는
조용히 가족끼리 식사 하더군요.
연말 연시 잘 보내세요.
언젠가 제 큰형도 그러더군요.
그때 두레상에 둘어앉아 같이
저녁 먹던 때가 삶 중 가장
행복했다고...
한스님도 연말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두레상에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차례를 기다리는 마음자리님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상이 차려지면 제가 제일 바빴습니다.
서툰 손으로 빨리 먹어야 ㅎㅎ
맛있는 공동 반찬을 얼추 먹을 수
있었거든요.ㅎ
두레상, 가족이 한 곳에 모이는
맛나고 정겨움이 오고 가는 식사 시간,
밥상 머리 교육도 함께 하는 곳입니다.
제 기억에도, 두레상 기억이 많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화기애애했던 시절
그 시절은 이제 또 다시 올까요.
어머니는 김을 연탄불에 구워서 두 장씩 돌렸습니다.
크게 뜯어서 재빠르게 먹는 남동생은
아껴먹는 여동생의 몫을 빼앗아 먹었지요,^^
아마도, 경상도 지방에서만 두레상이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둘레상이라 하거던요.
마음님의 글에서, 어린시절을 붙잡아 옵니다.
저흰 김 한장씩 돌려졌는데 작은 형은 16조각까지 낼 수 있었지요.
전 12조각까지 김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꺼 다 먹고나면 형 남은 김이 부러웠지요. ㅎㅎ
큰형부터의 터울이 14, 9, 6, 3이다 보니 생선 반찬이라도 나오면 마음만 바빴었어요.
가시 빼랴, 살 바르랴... ㅎ
콩꽃님 덕분에 더 디테일한 필름들이 돌아갑니다. ㅎㅎ
내년에도 건강 잘 유지하시고
지금처럼 언제나 수필방 큰 우산으로 계셔주세요~
다복한 분위기에서 곱게 자란 분 같습니다.
형제끼리 교감을 많이 하는 집안이 참으로 부러운 때가 있었답니다.
생긴대로 주어진대로 살아야 하니 참는데 이골이 났답니다.ㅎ
유년기의 복이 제일 크다보니
남들보다 어릴적 추억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계란찜은 먹고 싶은데
고집을 꺽기는 자존심 상하고ㅋㅋ
어렷을때 다들
그런 경험 한두 번쯤은 있을듯요.
맘자리님 글 보면서
저도 그랬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 마음을 잘 읽고
골려먹기를 좋아하던
형들과 누나들이었는데
저를 많이 아껴주셨어요.
노다지 같은 추억도 선물해주고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을
이렇게 실타레 풀듯 술술 잘도
풀어 놓는 맘자리 님 재능 타고
나셨어요.
골목대장 추억부자 이 보다 더
잼나는 일도 드물어요.
그~쵸
갑자기 감사하다는 생각은 왜 드는거래요
삐돌이 막둥이 맘자리님👍
가정집에서 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정말 멋있네요.
확실히 미국은 다르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저렇게 멋있게 꾸며 놓은 모습을 보면 역설적으로 고향이 더 그립고 그러진 않나요?
그땐 왜 그렇게 서운한 게 많던지..
엄청 삐돌이였어요.
대신 울진 않고 나도 한방 먹여야지 기회를 노렸지요. ㅎ
이브날이면 통금도 해제되고 시내 중앙에 북적대던 인파에 휩쓸려다니던 그때는 언제나 그립지요.
경상도 사투리가 왜이렇게
정겹게 느껴지는지요.
두레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밥먹는 풍경이 너무도 정겹게 느껴져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번집니다.
한번 삐치고 나서 숟가락 놓고나면
다시 일어나 밥먹기 민망하죠ㅎ
엄마가 몇번씩 권해 준 덕분에 달걀찜
맛있게 먹었겠지요.
이제는 먼 추억의 정겨운 풍경.
가슴이 따뜻하기도 하고 또 아릿하기도
하네요.
두레상에서 같이 밥먹던 그 식구들 중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가족들 생각,
또한 살아 있어도 머리 허연 노인이
된 형제 자매들 생각~~
창밖에는 잔설이 보이는
겨울 밤에 아름다운 추억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가족 해체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데에는 두레상과 같이 가족을
끈끈하게 묶어주던 그런 날들이
거름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같이 이겨내던 그 시절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도 합심해서 잘 극복해왔다고 생각하고든요. ㅎ
늘 쓴 글보다 더ㅠ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베리아님, 새해에도 늘 건강하세요~